불곡산 산행 3/9(양주역~양주 둘레길 3구간~양주별산대전시관~불곡산정상~상투봉~임꺽정봉~악어바위능선~암벽연습장~날머리)

[자유인]

산행지 : 양주 불곡산

산행일 : 3월 9일(일)

산행거리 : 6.8km

산행코스 : 양주역~양주 둘레길 3구간~양주별산대전시관~불곡산정상~상투봉~임꺽정봉~악어바위능선~암벽연습장~날머리

산행시간 : 11시 7분~15시 40분경(4시간 30분 정도, 휴식시간 포함)

참가자 : 카라반지기님, 허공님, 루비님, 자유인 이상 4명

원래는 3월 8일 토요일에 예봉산을 가기로 했으나, 9일 경기 북부지방에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마지막으로 설화를 볼 욕심에 급히 산행지를 불곡산으로 변경하였다. 설화를 보려면 일찍 등산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산행을 주관하시는 지기님에게 산행시간을 앞당기자고 전화를 했더니, 일행 중 한 명이 11시가 되어야 산행이 가능하다고 해서 늦춘 것이란다. 할 수 없지 뭐, 날씨가 좀 추워 설화가 오래 버텨주기만을 바랄 수밖에! 

산행일이 임박하자 경기 북부지방에 대설주의보가 내렸단다! 야호!!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 기분이 한껏 들뜬다. 산행 당일 일어나 커텐을 제치니 바깥이 온통 눈이다. 일기예보대로 밤새 눈이 많이 온 것이다. 설화들의 화려한 향연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으로 가슴은 부풀어만 간다. 빼놓았던 스패츠까지 챙겨서 베낭을 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거기다 눈까지 내려 축복해주는 듯하다.

그런데! 서울에서 지하철이 전철로 바뀌는 순간 설레이던 나의 가슴은 그대로 얼어붙고 만다. 어디에도 눈송이 하나 볼 수가 없다. 아니, 어이해 서울에 눈이 이토록 없을 수가 있는가!! 설화에 대한 기대감이 와르르 무너진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서울에는 비가 왔단다. 그러면 약간의 희망이 보인다. 평지에는 비가 오더라도 북쪽에 있는 산에는 눈이 왔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고 희망의 불씨를 지펴간다. 

드디어 양주역에 도착했다. 집에서 무려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저 앞에 보이는 불곡산을 보니 눈 하나 보이지 않는다. 애고! 오늘 산행은 바위구경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대합실에 나와 조금 있으니 허공님과 루비님이 나타난다. 가게에 들었다 오는 모양이다. 조금 있으니 지기님이 도착. 산행준비를 마치고 출발한다. 그런데 지기님이 양주시청으로 향하지 않고 야산으로 향한다. 오늘은 특별히 아스팔트 길을 걷지 않고 야산으로 해서 갈 모양이다. 저 앞에 둘레길 표지판이 보인다. 양주둘레길 3구간이다. 이 둘레길은 산이라기보다는 언덕을 걷는 모양새다. 이 길로 자전거도 많이 타고 다니는 모양이다. 길바닥에 자전거 바퀴 자국이 많이 나있다. 중간에 토끼굴이 있는데 마치 산채처럼 꾸며 놓아서 산적의 소굴같다. 오른쪽으로 불곡산이 보인다. 산세를 보아하니 정상을 올라서 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임꺽정봉으로 올라야 할 모양이다. 약간 힘든 산행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3구간을 걸어서 다시 도로로 나왔다. 도로 건너에는 양주 향교와 양주별산대전시관이 있다.

별산대전시관을 들머리로 해서 불곡산을 오르기로 한다. 들머리 근처에는 시산제를 한창 지내고 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주능선에 이르니 12시 23분이다. 들머리에서 30분 정도를 오른 셈이다. 적당한 곳을 골라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그런데 다들 고구마, 과자 등 간식만 꺼낼 뿐 도시락을 가져온 사람이 없네! 나도 누룽지만 가져왔는데. 오늘은 누룽지에 물을 살짝 부어서 가져왔는데, 먹기가 괜찮다. 전에는 보온도시락에 누룽지를 넣고 물을 가득 부어 왔다. 점심 때 먹으려면 누룽지가 완전 해체되어 가루를 씹는 것 같았는데, 물을 살짝 부어와서 먹을 대 뜨거운 물을 부으니 제법 씹는 맛이 난다. 누룽지를 나눠먹고 출발하니 점심시간이 짧아서 좋다. 

이제는 등산로가 험해지기 시작한다. 산행로 옆은 급경사로 거의 절별 수준이다. 암벽이 나타나고 계단을 오른다. 정상이 보이길래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저 앞에서 허공님이 고함을 지른다. 좀 더 앞으로 가서 사진을 찍으라는 것 같다. 펭귄바위를 배경으로 앞서간 지기님과 루비님 그리고 허공님의 사진을 줌으로 당겨서 찍는다. 정상인 상봉에 도착하니 1시 30분이다. 사방을 두러보며 경치를 조망한다. 저멀리 북한산과 도봉산이 보이고 반대쪽으로 저멀리 바위산이 하나 보이는데, 명성산이 아닌가 싶다. 임꺽정봉을 바라보니 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야 하는 모양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어쩌랴! 산은 오르라고 있는 것인데.

오늘 설화를 구경하지 못하는 대신 바위구경은 실컷 해야 할텐데. 불곡산에는 펭귄바위, 쥐바위, 물개바위, 공기돌바위, 코끼리바위, 복주머니바위, 삼단바위, 악어바위, 거북바위(두꺼비바위), 쿠션바위, 남근바위 등 온갖 바위들이 다 있다. 바위를 제대로 구경하자면 악어바위 능선으로 하산을 해야 하는데, 악어바위 능선길을 찾는 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다들 불곡산에 몇 번씩 왔음에도 아직 악어바위를 구경하지 못했단다. 눈에 불을 켜고 악어바위능선길을 찾으며 임꺽정봉을 향한다. 상봉에서 상투봉을 거쳐 임꺽정봉을 가기까지는 온통 바윗길이다. 겨울에는 상당히 위험할 것 같다. 임꺽정봉을 200미터 남겨놓고 악어바위능선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악어바위능선으로 내려가자면 임꺽정봉을 오른 뒤 되돌아와야 한다는 얘기다.

2시 36분에 임꺽정봉에 올라서니 악어바위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거북바위가 보이길래 줌으로 당겨서 악어바위도 확인한다. 악어바위능선으로 내려오니 온통 바위길이라 암벽 타는 맛이 제법 난다. 악어바위 앞에는 다들 사진 찍느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진을 안찍고  갈 수도 없는 노릇! 해서 차례를 기다려 사진을 찍는다. 삼단바위를 지나 뒤돌아보니 바로 앞에 복주머니바위가 덩그렇게 솟아 있다. 일품이다. 내가 보기엔 악어바위보다 복주머니바위가 더 멋있는 것 같다.

복주머니바위를 뒤로 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어놓는다. 남근바위를 지나서 한참을 내려오니 암벽연습장이 나온다. 옆에는 군사훈련장이 있다. 날머리에 도착하니 3시 40분경이 되었다. 이로써 4시간 30분에 걸친 오늘의 산행을 즐거운 마음으로 끝낸다.

<양주둘레길 제3구간>

토끼굴 입구

오른쪽이 불곡산 정상인 상봉, 왼쪽이 임꺽정봉

양주별산대전시관 입구

<양주별산대전시관에서 정상 가는 길>

들머리

불곡산 정상인 상봉

펭귄바위

펭귄바위

<상봉에서 임꺽정봉 가는 길>

임꺽정봉

북한산과 도봉산이 아스라히 보인다

뒤돌아본 정상

왼쪽은 정상인 상봉, 오른쪽은 상투봉 정상

임꺽정봉과 악어바위능선

물개바위

임꺽정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