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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수학교육전공 E54029 윤소영입니다.
가끔 어떤 일을 할 때 계획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나의 대부분의 시간을 벌어지는 상황에 맞게 직관에 의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제일 기억에 남는 나의 직관 경험담은 약 3년 전쯤, 2016년 11월 말, 대학을 졸업하기 전 갖춰야 하는 졸업조건을 모두 완료하고 진로에 대하여 갈등하고 있을 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생각 정리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나의 가족, 친구들, 주변 사람들이 한 명도 없는 해외로 떠나보자 생각을 하였다. 떠나고자 하는 마음을 정한 뒤 무작정 호주 비자를 신청하고 떠나기 일주일 전에 항공권을 끊고, 쉐어하우스만 구한 후 계획이 없는 호주여행을 시작하였다.
처음 한달은 멜버른이라는 도시에서 생활했다. 도착했을 때는 이른 아침이었다. 호주라는 국가에 왔지만 이 곳에 있는 어떠한 정보도 알아보고 오지 못해서 처음엔 조금 헤매었다. 한국 핸드폰의 전파가 잘 터지지 않고 와이파이도 연결되었다 말았다하며 잘 연결되지 않았다. 캐리어 하나와 쉐어하우스 주소 하나만을 가지고 일단 공항밖으로 나갔다. 나갔을 때 다행이도 시티로 가는 공항버스가 바로 앞에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척 티켓을 구매하고 시티로 가는 2층 공항버스를 탔다. 약 20분의 시간이 걸렸었는데 한국에서는 볼 수 없던, 내 생각에서만 존재하던 것들이 내 눈앞에 펼쳐졌었다.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시티에 도착한 후 숙소를 찾기전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무사히 도착했다는 연락을 하기 위해 핸드폰 연결을 해야해서 핸드폰 유심을 살 수 있는 곳에서 유심을 구입하였다. 한국처럼 신분증이 필요했고 요금제도 고르고 꽤 잘 해낸것 같다. 이제 숙소를 찾아가 짐을 풀었다. 쉐어하우스는 한 살 어린 동생과 갓 서른이 된 언니 그리고 집주인 언니까지 넷이서 생활하였다.
멜버른 시티는 거의 트램을 이용해 움직이는데 처음에는 교통비가 너무 많이 들거라는 생각에 그냥 계속 걸었다. (트램은 zone1까지는 무료였는데 그걸 나중에야 알았다.) 걷다보니 처음 왔던 그곳이 다시 보이는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일주일간 여기저기 구경을 하면서 멜버른 시티가 직사각형 모양처럼 생겼구나를 알게되었고 지도를 보지 않고도 잘 찾아 갈 수있는 정도가 되었다. 멜번에 도착한지 3주가 된 그때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 였는데 호주는 한국과는 달리 40도 이상의 뜨거운 여름이었다. 같이사는 한 살 어린동생은 남자친구가 호주분이라 자주 집에 오질 않아서 볼 시간이 거의 없었고 서른이 되신 언니분은 저녁시간에는 거의 집에 있었기에 얘기도 하고 같이 놀러도 많이 다녔다. 사람 사귀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같이 일하는 동료 BEN과 SUN오빠를 소개시켜줬다. 크리스마스 즈음에 호주에서는 쉬는 날이 많았고 무료로 기차를 탈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친해진 언니 오빠들과 같이 무료 기차 기회를 이용해 Geelong Beach에 놀러갔고 눈이 오는 더운 날을 보냈다.
나의 SNS에 Geelong beach에 간 사진을 올렸는데 학부 때 같은과 오빠가 연락이 왔었다. 자기도 멜버른에 살고있다고 해서 크리스마스에 멜버른에 있는 Ivanhoe 라는 크리스마스마을에 같이 가기로 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호주에 왔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내 생각을 어지럽히고 복잡하게 하지는 않았다. 크리스마스 마을에는 집을 아주 멋지게 꾸며 contest를 하는 거였는데 아마 내가 찍은 저 산타클로스할아버지의 집이 1등을 해서 상금을 받아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4주쯤 지냈을 때, 약 1년의 시간을 보내고 가려고 했으나 가지고 간 400이 조금 넘는 돈이 거의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니 더욱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컸었다. 고민을 하던 중 고등학교 친구가 연락이 왔다. 시드니에 있는데 한 번 보고 가라는 것이었다. 한국에 갈까 시드니로 갈까 하는 고민 끝에 시드니로 가서 좀 더 살아보다 가자는 마음을 가지고 시드니로 떠났다. 언제까지나 부모님의 지원으로 살아갈수는 없기 때문에 시드니에 와서 바로 일자리를 구했다. 외국인들만 오는 작은 스시 가게였는데 약 3개월 정도 일했는데 서툴다고 부끄러워 하지 않았고 손님들도 나의 발음에 대해 조언도 해주고 어려운 단어에 있어 알기 쉽게 풀어서 알려주시니 나의 영어회화 실력도 늘었다.
(단골손님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Michale)
(Blue Mountain 등반 사진) - train 노선에서 가장 멀리있는 산에 가보기로 한날
서두가 너무 길었는데 내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가고싶은 도시의 비행기만 끊고 배낭하나만 들고 여행을 시작했다.
여행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나의 여행은 이 네개의 사진으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끊임없이 걸었고 힘들고 지쳤지만 즐거움은 항상 따라왔다.
여행은 길거리를 지나가다 볼 수 있는 호주의 지도를 가지고 스크랩하다가 시작하게 되었다. 호주의 맨 위쪽에 있는 수상 레저의 Cairns를 시작으로 Palm Cove라는 파도가 멋있던 마을 떠오르는 도시 Brisbane, 서핑의 도시 Gold Coast, 포카리스웨트의 광고에 나오는 등대가 있는 Byron Bay를 순서로 여행을 하였다. Google Maps를 이용하였지만 웹으로 그 도시의 주요 즐길거리, 먹거리등을 검색하여 여행하지 않았다. 그저 내 발길이 이끄는 데로 눈이 끌려가는 데로 움직였다.
이 사진들은 여행의 중간쯤에 갔던 Alice Springs라는 호주의 원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과 호주의 배꼽이라고 불리는 Ululu에서의 사진이다. 가까운 공항으로 티켓을 발권한 줄 알았는데 항공권 검색을 한국 사이트 위주로 해서 잘알 아보지 않고 그냥 발권하여서 Ululu에 못갈 뻔했지만 다른 도시로 움직일때 까지의 기간을 3~4일정도로 잡아둔 터라 다시 알아보고 가까스로 1일 정도는 Ululu를 구경할 수 있었다. Alice Springs는 Ululu에서 가까운 공항중 하나였는데 이 지역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였다. 공항에 도착했는데 멜버른공항과 시드니 공항과는 달리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허허벌판이었다. 아주 작은 공항이었는데 information에가서 Alice springs 마을로 가는 shuttle bus가 있는지 알아보고 표를 구매하려 했는데 만석이라 1시간을 기다려야 된다고 했다. 이 표는 숙소 구매할때 미리 예약을 했었어야 했었다. 알지못한 나는 그냥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하고 공항 밖으로 나갔다. 다른 교통수단으로는 Taxi가 있었는데 10분에 60불을 달라는 것이었다. 옆에 중국인이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자기도 마을로가는데 같이 가는게 어떻냐고 물었다. 큰 캐리어를 가지고 있는 그녀와는 달리 딸랑 가방 1개인 나는 Taxi든 Bus든 상관이 없어서 그럼 같이 가자고 했다.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마을에 도착한 후 밥을 사먹으려고 했던 나는 또 하나의 난관에 이르었다. Supermarket도 1개밖에 없던 그곳에 식당이 있을리가... 다행이도 그 중국인 친구가 나와 같이 장보고 그 친구의 숙소에서 요리해먹자고 자기가 요리를 잘하는데 요리를 해주겠다 하였다. 호주는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4시에 밥먹기로 했다. 밥을 해먹는데는 공동 요리실이었는데 거기서 일하는 일본인 남자애가 같이 먹게 되었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얘기하다보니 깜깜한 밤이 되어있었다. 일본인 남자애가 호주 원주민들도 있고 문신한 어떤 부족이 사는데 굉장히 폭력적이기에 혼자서 숙소로 돌아가는 건 위험하다했다. 그래서 그 친구가 숙소로 데려다 주었다. (사실 남자애도 처음보는 애라 위험하긴 마찬가진데 말이다.)
비행기를 처음에 잘못 끊었기도 하고 내가 Ululu tour를 가려고 했던 날짜에 그 지역에는 숙소가 모두 만석이었다. 그래서 뭐 어때 하며 노숙을 선택하려고 했다. 반나절 tour를 신청해서 다니는데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를 만났고 돈주고도 못볼 멋진 하늘색 변화도 보았으며 Barbeque파티도 성공적이었는데 내가 노숙을 선택하려고 한 마음을 없애버리게 할만큼 이곳은 야생 그 자체였다. 다행이도 hotel shuttle bus가 있어서 그걸 타고 돌아다니며 숙소에 방이있나 찾아 보다가 운좋게도 그날 묵을수 있는 방을 찾았다. 무서웠지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방안을 찾으려고 해보니 해결책은 항상 있더라....
혼자서 하는 여행은 교육의 도시, 물가가 싼 Adelaide가 마지막이었다.
학부 때 친하게 지내던 아는 동생들이 나를 보러 호주까지 와준것이다. 나는 각종 투어 숙소등을 제공해 주었다.
순조롭게 이뤄지던 여행에 한가지의 문제점이 생겼는데, 기차타고 움직이는 여행중 숙소 하나의 날짜를 잘못 이해하여 하루는 정말로 노숙을 하게 되었다. 그 때 도착시간이 아마 자정쯤이었을 것이다. 숙소 주인은 전화도 안 받고 기간늘리고 싶다는 이메일과 문의도 받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 곳은 내가 이 여행을 하기전 기차를 타고 놀러다닐때 밤하늘의 별이 정말로 이뻤던 인적이 드문 지나가던 마을이었다. 도와줄 사람도 한명도 지나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넷은 가방에 있는 모든 옷들을 다꺼내고 혹시나 모르는 비상식량, 술(럼주, 소주)로 한 3시간을 버틸쯤 너무 힘든것이다. 이 추운데에서 가만히 있다간 죽을 수도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무거웠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살아보려 그 주변에서 멀리떨어진 곳을 갔다. 계속 걷다보니 24시간 여는 맥도날드가 있었던 것이다. 그곳은 정말 천국이었다. 따듯하게 아메리카노와 버거 하나씩 섭취하고 체크인 시간까지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이 고비들을 무사히 넘겨 행복한 나
다른 다양한 일도 많았지만 여기까지 쓰겠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해결해 나갈 방안은 분명 존재한다. 침착하게 생각하고 잘 대처하는 자세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 비행기 안에서 만난 인도 Engineer
이 비행기를 탔을때 한 커플 중 여자친구가 내 자리에 앉게되었는데 나는 그냥 커플끼리 앉으라고 자리를 양보했다. 양보를 한 덕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 때 물이 매우 마시고 싶었지만 호주 달러밖에 없었고 말레이시아 화폐가 필요했는데 다행이도 말레이시아 화폐가 있는 이 친구가 바로 옆자리였다. (호주달러로 쓰면 남은 말레이시아 화폐를 해결하기가 귀찮을 것 같아서) 옆자리의 인도 친구에게 잘 이야기 해서 이 친구가 물을 사준 기억이 있다.
첫댓글 인생의 축소판과도 같은 여행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