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표 목사인 저는 지나간 32년이라는 긴 기간동안 홀로 개척한 교회를 헌신적으로 목회했던 경기도 남양주시의 도심에 있는 모 교회를 2020년 3월 29일(주일)을 끝으로 은퇴했습니다. 애통하는 눈물을 훔치며 만 65세의 나이에 예장 "백석교단, 황해노회"를 은퇴한 것입니다. 이렇게 은퇴한 남기표 목사는 일단 무조건 쉬고 싶은 절박한 심정에서 서울의 북한산 자락을 낀 정릉골에 제가 정착할 집을 마련했습니다.
은퇴 당시에 저는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금강로(음현리)에 "예수문"공동체를 설립한다는 준비가 전무했습니다. 은퇴 후에는 무조건 쉬면서 무제한적인 기도와 더불어 예수 주님과의 친밀한 시간을 가질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매 순간마다 한 걸음, 한 걸음,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인도를 받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던 저에게 너무 뜻밖의 큰 일이 일어났습니다. 은퇴 후 정릉 집에서 머문지 약 2~3주가 지날 즈음부터 악성 불면증에 시달렸습니다.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심신은 물론 영적인 부분까지 악영향을 받았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저에게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저런 고심과 더불어 다른 대안을 찾는 심정으로 일단 제가 머물던 정릉 집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경기도 포천 북부의 산정호수 근처에 있는 모 수양관 기도처에 머물렀습니다.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는 선배 목사님이 관리하는 시설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그 곳에서 40일이라는 기도 기간을 정하고 그 곳에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매 순간마다 오직 예수주의에 근거한 기도에 집중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면증으로 인한 수면 장에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하루 밤에 2~3시간 정도 잠을 자면 그 다음 이틀 밤은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이런 일들이 매번 반복되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약 20일 이 지날 즈음에 어떤 계기가 있어서 포천시 내촌면에 있는 음현리로 기도 처소를 옮겼습니다. 그럼에도 불면증 증상은 조금도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내촌면 음현리에서 남은 기도 기간이 끝나는 40일이 끝났음에도 여전히 악순환이 반복되는 불면증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기도 중에 경험하는 주님과의 친밀함이 불러오는 영적인 신비는 한결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성 수면 장애는 계속 되었습니다. 이런 상태의 모습으로 저는 2020년 5월~12월까지 어둠의 터널 같은 불면증 날들을 보냈습니다.
특히 같은 해 9월~11월은 감히 무덤이라 할 만큼 죽음 직전까지 경험했습니다. 그 때 저는 신경정신과 의사가 처방해준 강력한 약을 먹었지만 그럼에도 그 약은 수면에 별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어쩌다 하루 밤을 웬만큼 자고나면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이틀 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웁니다. 그러다 사흘 째 되는 밤에는 웬만큼 잠을 잦습니다. 그러다가 또 다시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밤에는 온전히 든 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불면증 약을 먹든 먹지 않든 상관없이 이런 불면의 날들이 계속적으로 반복되었습니다. 그 때 제 심령은 숨소리 뿐만 아니라 심장소리 까지 기도가 되어 하늘을 향하여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의 수면 문제는 최악이었습니다. 식욕은 떨어지고 체력을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잠시 서 있기조차 힘들었습니다. 잠시 햇빛이라도 받고 싶어서 밖에 나가서 앉아 있으려 해도 그 마저 쉽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제 영혼의 평안과 자유는 태평양 바다와 같은 신비에 있었지만 제 육신은 죽음의 문턱에 걸쳐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때 저는 2020년 11월 말일경 제 집사람이 잠자리 들기 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보, 아무래도 오늘 밤에 잠을 못자면 죽어서 시체가 될 것 같으니까, 나 죽으면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말고 조용히 시체 처리 해요” 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물론 제 집사람은 화를 내면서 노발대발 했습니다. 그런데 신비스럽게도 바로 그 날 밤(2020년 11월 말일)에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정말 달콤한 꿀잠을 잦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밤에도, 또 그 다음 날 밤에도, 또 그 다음 날 밤에도, 너무 신기할 정도로 악성 불면증은 사라지고 꿀잠의 밤들을 보냈습니다. 그야말로 하나님의 신비가 나타난 표적이었습니다. 불면증 약물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우리 하나님께서는 저를 죽도록 버려두지 아니하시고 극적인 상황에서 저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꿀잠 자기를 2020년 12월부터 2021년도 12월 말일까지 계속해서 불면증 없는 좋은 날들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어찌된 일인지 2022년 1월경부터 또 다시 2020년 9월에서 11월의 때처럼 제 2차 악성 불면증이 찾아왔습니다. 제 1차 불면증 당시와 똑 같은 불면의 날들과 고통스런 날들이 다시 반복되었습니다. 이 때에도 강력한 수면제를 먹든 안 먹든 상관없이 수면 장애는 계속 되었습니다 하루 밤을 웬만큼 자고나면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이틀 밤은 또 다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이런 날들이 2021년 1월부터 2021년 5월 말일까지 계속적으로 반복되었습니다. 아마도 제 1차 때의 불면증 보다 제 2차 때의 불면증이 더 심했던 것 같습니다. 그 때의 제 육신은 그야말로 반 시체였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제 영혼은 기도의 깊은 신비의 바다에서 영적 황홀경에 들어가고 이런저런 신비 체험 현상이 있었지만 제 육신은 무덤의 문턱에 걸쳐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때 저는 정말 제 스스로 죽을 방법을 찾기도 했습니다. 평상시 저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보면서 저 사람은 애초부터 예수를 믿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막상 저에게 영과 육이 분리된 상태에서 육신의 고통이 최악으로 찾아왔을 때 저는 저도 스스로 죽음의 문제를 고민했습니다. 때로는 암 같은 불치병으로 중환자실에서 보내다 죽은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웠습니다. 그러면서 나도 저렇게 죽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때로는 강원도의 깊은 산 속에 들어가서 그냥 굶어 죽을 까, 또는 고층 건물에 올라가서 뛰어 내릴까, 등. 더불어 매번 예수주의 신앙을 가르치고 주장해온 목사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을 생각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한 번은 제가 금식기도원에 들어가서 40일 기도 목적을 세우고 금식을 하면서 죽음을 택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저는 오산리 기도원과 강남 순복음 기도원에 문의를 했습니다. 어떤 절차를 따라서 장기 금식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쪽의 대답은 독방 사용료로 하루 2만원을 부담해야 하고 1주간에 1번 이상 건강과 관련된 면접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건강 체크를 하고 위중한 상태로 보이면 기도원을 떠나서 병원으로 보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때 그 40일 금식기도로 죽는 방법을 접었습니다.
이렇게 이런 저런 최악의 날들을 보내면서 드디어 2021년 5월 말일이 되었을 때부터 신비하고 놀랄 정도로 한 순간에 눈만 감으면 논만 감으면 녹아 떨어지는 꿀잠이 찾아왔습니다. 역시 이 때에도 수면제 약하고는 전혀 무관한 꿀잠이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그토록 이중 삼중으로 제 삶의 앞을 가로 막았던 그 최악의 불면증 장벽이 무너지고 평지가 되었습니다. 그 후로부터 저는 불면증이 없는 숙면의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려 드립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제가 철저하게 깨달은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그 어떤 최악의 절망적인 진통이나 아픔이 있을 때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은 철저한 회개와 더불어 다시 새롭게 만들어진 새로운 그릇이 되어라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욥기 23:10)는 말씀처럼 정금 같은 그릇으로 가듭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사람이나 세상을 의지하지 말고 오직 목숨을 거는 심정으로 하나님만 의지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사형 선고를 받은 줄 알았으니 이는 우리로 자기를 의지하지 말고 오직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심이라”(고후 1:9)는 말씀처럼 그렇게 하나님만 의지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셋째는, 진통하는 과정이 아무리 최악의 절망이라도 그 과정에서 절대로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불평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후과를 좋게 하시는 그 하나님을 향한 절대 신뢰를 가져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할 때 우리 하나님은 나중의 결과를 선으로 값아 주신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 10:13)는 말씀처럼 우리 하나님은 그 어떤 시험이든 결국에는 피할 길을 열어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