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비는 오지 않고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화요일입니다.
어제는 기린샘께서 매실을 담그신다고 장독대에 매실을 넣고 설탕 부으며 차곡차곡 재고 계셨는데
오늘은 키다리샘께서 원예시간에 장미꽃잎을 말려서 향기나는 것을 만드신다고 장미꽃을 따고 계셨습니다.
사서 쓰던 매실액, 방향제 같은 것들을 학교에서 딴 열매와 꽃으로 직접 만든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신비롭습니다.
다 만들어진 완성품만을 봐오다가 실제 만드는 과정을 조금이라도 눈으로 보니
만드는 과정 속에 사람의 손에 있는 정성의 기운이 만들어질 대상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서
사서 쓰는 물건과는 다른 특별한 감정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건을 쓰는 사람에게도 그 기운이 전해질 것 같구요.
학교 앞에 만발한 장미꽃이 점점 시들어 가는 것을 보니, 그동안 우리 눈을 즐겁게 해주었던 장미꽃이 고맙기도 하고
아쉬운 생각도 듭니다.
음악시간에는 ‘숲속을 걸어요’를 배웠습니다. 어렸을 적에 이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있었는데,
지금도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와 특수학교 기본교육과정 음악교과에 수록되어 있네요.
숲속을걸어요 산새들이 속삭이는 길
숲속을걸어요 꽃향기가 그윽한 길
햇님도 쉬었다 가는 길
다람쥐가 넘나드는길
정다운 얼굴로 우리모두 숲속을걸어요
노래를 부르며 숲속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친구 산새, 꽃향기, 햇님, 다람쥐를 떠올려 봅니다.
'다람쥐가 넘나드는 길~~' 구절을 부르면서 진짜 다람쥐가 숲속에 넘나들고 있다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산책시간마다 통키를 안고 다람쥐샘이 숲속을 넘나들고 있으니까요. ㅎ ㅎ
도심지에서는 산새, 꽃향기, 햇님, 다람쥐를 만나기 힘들지만 큰나무 친구들은 산책시간과 금요산행시간 마다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기도 하네요.
저학년은 리듬막대를 치며 ‘숲속을 걸어요’를 불러보고,
고학년은 ‘좋으신 하나님’ 노래에 맞추어서 계이름을 몸으로 나타내어 보기를 하였습니다.
자신의 계이름이 나올 때마다 앉았다 일어 서기를 하였는데 긴 수업시간을 참느라 항상 엉덩이를 들썩 거리던 우리 아이들에게는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참 즐거워보였습니다.
지난 시간에 배운 곡을 물어보니 두현이가 ‘누구일까’ 노래를 몇 구절 흥얼거려줍니다.
동욱이는 ‘숲속을 걸어요’ 박자에 맞추어 리듬막대를 두드려줍니다.
지영이는 머리와 어깨를 들썩이며 몸으로 노래를 표현해 줍니다.
예슬이는 노래 가사를 또박또박 읽어 주었습니다.
승현이는 특유의 박수치기를 하며 박자를 맞추어 줍니다.
음악시간을 마치면서 '참 아름다워라' 라는 색소폰 ccm 연주를 들으며 시간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입으로 몸으로 노래를 불러서 모두들 흥분된 상태에 있다가 입과 몸을 잠잠히 하고
귀로 음악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차분해집니다.
참 아름다운 주님의 세계를 경험하는 하루하루가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