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 식품과 알칼리성 식품[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산성 식품과 알칼리성 식품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기질에 대한 상식이 필요하다. 독자들이 잘 알고 있는 5대 영양소 중 탄수화물, 단백질, 지질, 비타민은 탄소, 수소, 산소 및 질소 등의 원소가 서로 결합되어 구성되어 있는 반면, 흔히들 미네랄이라 불리는 무기질은 단일 원소로 존재하며, 그 자체가 바로 영양소이다.
무기질은 분자 구조에 탄소를 함유하고 있지 않으므로 에너지가 없으며, 식물이나 동물을 태워도 없어지지 않고 재 속에 남는다. 식품 속의 무기질 역시 조리, 가공 및 유통 과정 중 전혀 파괴되지 않는다. 그리고 무기질의 절대량은 우주 안에서 불변의 상태로 존재한다. 무기질을 제외한 탄수화물, 단백질, 지질 또는 일부 비타민은 생물체 내에서 합성이 가능하나 인간을 포함한 지구 상의 어떤 생물체도 무기질을 합성하지 못한다.
무기질은 약 60여 종류가 있으며, 이 중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는 22종류이며, 사람의 몸에는 체중의 약 4%에 해당하는 무기질이 존재한다. 그리고 인체의 필요량에 따라 다량 무기질과 미량 무기질로 구분하는데
하루 필요량이 100mg 이상인 칼슘, 인, 마그네슘, 염소, 나트륨, 칼륨, 황이 다량무기질에 속하고,
하루 필요량이 100mg 미만인 철, 아연, 구리, 요오드, 불소, 셀레늄, 망간, 크롬, 몰리브덴 등이 미량무기질에 속한다.
그러니까 산성 식품과 알칼리성 식품은 식품 중에 어떠한 무기질이 함유되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며, 신맛, 단맛, 쓴맛 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방송이나 신문에 퀴즈 문제로 신맛을 내는 식초나 매실이 산성 식품인지? 아니면 알칼리성 식품인지를 묻는 질문에 거의 대부분 산성 식품이라고 답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답인 것 같다. 왜냐하면 ‘신맛=산’이라는 인식이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적으로 산성, 중성, 알칼리성을 구분할 때는 페하(pH)를 기준으로 하는데, 매실이나 식초의 페하는 산성이다. 그런데 왜 알칼리성 식품이라고 하는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산성 식품과 알칼리성 식품의 구분은 섭취하기 전의 페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식품을 섭취한 후 체내에서 대사된 후 생기는 물질을 물이나 조직에 녹이든가, 혹은 오줌에 녹였을 때 최종적으로 어떤 원소가 남게 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과실류, 채소류 및 해조류를 연소하면 무기염류인 칼슘, 철, 마그네슘 등의 원소가 남기 때문에 알칼리성 식품이다.
반면에 탄수화물이 많은 곡류나 단백질과 지방이 많은 육류와 어류는 산성 식품이다. 왜냐하면, 탄수화물은 생체 내에서 분해되어 H2CO3을 생성하고, 단백질은 황, 지방질은 인이 많기 때문이다.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과일류가 모두 알칼리성 식품은 아니다.
매실, 감귤, 사과의 신맛 성분인 구연산은 체내에서 완전히 대사되어 주로 칼륨이온(K+)을 남기므로 알칼리성 식품인 반면에
서양오얏이나 크랜베리는 함유되어 있는 유기산이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산성 식품이다. 이외 해조류의 마른 김이나 채소류의 아스파라거스는 인의 함량이 많아 산성 식품에 속한다.
건강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 중에는 산성 식품과 알칼리성 식품을 어설프게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일례로 고기 한 점을 먹으면 채소 한쪽을 반드시 먹어야 산·알칼리의 균형이 맞아지고 그렇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우리 몸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밥이 주식이기 때문에 피가 산성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천만에 말씀이다.
정상인의 경우 산성 식품을 과다하게 섭취하더라도 레이다 탐지보다 더 정밀한 시스템, 즉 혈액에 존재하는 완충재에 의해 신속하게 중화되기 때문에 산·염기의 불균형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다만 당뇨병의 산독증, 위산과다 및 위궤양 등에 걸렸을 때는 산·알칼리의 식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건강한 사람이라면 산·알칼리성의 문제로 걱정하지 말고 체내 자동 조절 기능을 믿고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 산성이고, 어떤 것이 알칼리성인가
'오리 고기는 몸에 좋은 알칼리성 식품입니다.'
오리 고기를 파는 가게에 붙어 있는 홍보용 문구이다. 이처럼 우리는 생활 속에서 '산성'이나 '알칼리성'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런데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쓰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도대체 산성과 알칼리성은 무얼 뜻하는 걸까? 그리고 왜 산성은 몸에 나쁘고 알칼리성은 몸에 좋을까?
우리는 귤과 같은 과일이나 식초와 같은 물질이 '산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신맛' 때문이다. 대부분의 과일은 이러한 신맛이 있으며, 산성을 띤다. 그러면 알칼리성이 몸에 좋고 산성은 좋지 않다고 했으니까, 그럼 과일도 몸에 좋지 않을까?
놀라지 말라! 과일은 산성 식품이 아니라 알칼리성 식품이다. 우리가 먹는 식품을 산성과 알칼리성으로 구분하는 기준은 일반적으로 물질을 산성과 알칼리성으로 구분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이때는 식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성질이 아니라, 그것이 몸속으로 들어갔을 때 산성이냐, 염기성이냐에 따라 결정한다.
과일의 경우, 그 자체는 산성이지만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면 알칼리성으로 변하기 때문에 알칼리성 식품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왜 우리 몸은 알칼리성을 원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우리가 매일 먹는 밥이 산성인지 알칼리성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보통 쌀로 만드는 밥은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면 산성 물질로 변한다. 따라서 우리는 매일 꾸준히 산성 물질을 먹고 있다. 그러니 우리 몸이 산성으로 변하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이 정도면 왜 알칼리성 식품이 우리 몸에 좋은지 알았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 몸은 태어날 때 원래 약한 알칼리성이었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계속 산성 식품을 주로 섭취하니 알칼리성을 원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왜 어떤 물질은 산성이 되고, 어떤 물질은 알칼리성이 될까?
밥을 예로 들어 보자. 밥이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면 분해가 되기 시작한다. 밥은 주성분이 '탄수화물'이라는 물질인데, 이 물질이 분해가 되면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변한다. 이 중 이산화탄소는 물에 녹아 탄산을 형성하고 결국 탄수화물은 산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밥은 아쉽게도 산성 식품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식품들이 산성 식품이다. 단백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육류, 달걀, 생선 등도 산성 식품인데, 그 이유는 단백질 속에 함유되어 있는 황(S), 인(P), 질소(N) 등의 원소들이 몸 안으로 들어와서 산성 물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우리가 좋아하는 과자, 아이스크림, 사탕, 초콜릿 등이 모두 산성 식품에 해당한다.
알칼리성 식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앞에서 오리 고기는 왜 알칼리성 식품이라고 했을까? 분명히 육류는 산성 식품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알칼리성 식품은 칼슘(Ca), 나트륨(Na), 칼륨(K), 마그네슘(Mg) 등의 알칼리성 무기질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말한다. 이 알칼리성 무기질이 우리 몸속에 들어가면 몸 안에 있는 물에 녹아 알칼리성을 만든다.
오리고기는 비록 육류이지만 이러한 물질들이 많이 들어 있어서 알칼리성 식품이다.
그럼 어떤 것들이 알칼리성 식품일까? 채소나 과일 같은 식물성 식품과 다시마, 미역, 김 등 해조류가 이에 속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 음식인 김치는 무, 배추 등의 재료에 젓갈, 고춧가루, 파, 마늘, 생강, 갓 등을 섞고 유산균을 발효시켜 익힌 것으로서 비타민 A, B, C와 칼슘, 칼륨, 철분 등이 풍부한 알칼리성 음식이다.
산성은 몸에 좋고 알칼리성은 몸에 나쁠까
우리는 상식적으로 산성 식품은 몸에 나쁘고 알칼리성 식품은 몸에 좋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산성 식품이 무조건 몸에 나쁜 것일까?
위에서 열거했던 산성 식품을 다시 떠올려 보자. 쌀, 고기, 생선, 달걀 등, 여러분들은 이런 것들을 먹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우리의 현실로 볼 때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다.
몸에 좋다는 알칼리성 식품들로는 채소, 과일, 우유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런 것만 먹고 산다고 생각해 보라. 이는 쉽지 않은 일일 뿐만 아니라 아마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할 것이다.
산성 식품이 몸에 나쁘다고 산성 식품을 먹지 않고 살 수도 없고, 알칼리성 식품이 몸에 좋다고 알칼리성 식품만 먹고 살 수도 없다. 사실 우리 몸은 이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그런데 왜 갑자기 산성 식품은 몸에 좋지 않고 알칼리성 식품은 몸에 좋게 되었을까?
그것은 사람들이 산성 식품만 너무 많이 먹고 알칼리성 식품은 잘 먹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다. 원래 우리 몸은 약한 알칼리성이다. 그런데 산성 식품만 자꾸 먹게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당연히 균형이 깨지고 몸에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원래 산성 식품이 나쁜 것이 아니라 산성 식품만 좋아하는 습관이 산성 식품은 나쁜 것이고 알칼리성 식품은 몸에 좋은 것으로 만들었다.
만약 우리가 알칼리성 식품 위주로 먹고 산다면 아마도 산성 식품이 좋다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 알칼리성, 산성 따지지 말고 골고루 먹는 게 건강의 지름길이다.
유산균
포도당과 같이 단맛이 나는 당류를 분해하여 젖산을 생성하는 세균이다. 젖산은 몸에 해로운 세균이 자라지 못하도록 하는 작용을 해, 유산균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염기성과 알칼리성
우리는 가끔 책이나 신문을 보다가 어떤 곳에서는 염기성이라 하고 어떤 곳에서는 알칼리성이라고 하는 표현을 만나게 된다. 도대체 어떤 것이 정확한 표현일까? 사실 둘 다 비슷한 뜻이지만, 정확히 말하면 염기성이 알칼리성보다 더 큰 개념으로, 이 둘은 구분해야 한다.
염기성이란 산성과 대비되는 말로 염기가 나타내는 성질을 말한다. 염기란 분자 구조 속에 'OH기'를 포함하는 물질이다. 예를 들어 수산화나트륨(NaOH), 수산화칼슘(Ca(OH)2) 등과 같은 물질이 염기이다. 염기는 공통적인 성질을 나타내는데, 이 성질을 염기성이라고 한다. 염기성의 대표적인 성질로는 쓴맛이 난다거나 만지면 미끌거리는 것 등이 있다.
염기성은 대부분 염기가 물에 녹을 때 나타난다. 즉, 물에 녹기 전에는 이러한 성질을 잘 알 수 없다. 염기가 물에 녹을 때 나타나는 성질을 알칼리성이라고 한다. 알칼리(alkali)라는 말은 알(al)이 물질, 칼리(kali)가 재로, 즉 '재로부터 나온 물질'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결국 염기성도 염기가 물에 녹을 때 나타나는 성질, 알칼리성도 염기가 물에 녹을 때 나타나는 성질이므로, 또 다시 구분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화학에서는 염기 중에서도 물에 잘 녹는 염기를 알칼리라고 구분하여 부르며, 이 알칼리에 의해 나타나는 성질을 알칼리성이라고 한다. 염기 중에서 알칼리에 속하는 염기로는 물에 매우 잘 녹는 수산화나트륨, 수산화칼륨, 암모니아 등이 있으며, 물에 잘 녹지 않는 수산화칼슘 같은 것은 알칼리에 포함되지 않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산성 식품과 알칼리성 식품 (상위5%로 가는 화학교실2, 2008. 3. 31, 스콜라(위즈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