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특구로 지정된 만큼 다문화음식도 빠질 수 없다. 지하철 4호선 안산역 2번 출구로 나가면 오른편으로 길게 길이 나 있는데 일명 '다문화음식거리'다. 표지판이 있어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일직선으로 난 거리에 늘어선 상점과 노점상, 흥정하는 사람들의 풍경은 우리나라 여느 시장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다양한 길거리 음식, 동남아의 열대과일과 식재료 등 판매되는 상품들은 대체로 낯설다. 그래서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판매상은 대부분 외국인들로 한국말을 거의 못한다. 손짓 발짓으로 겨우 어떤 물건인지, 값이 얼마인지 알아낸다. 흥정은 아예 엄두도 못 낸다. 우리나라 꽈배기보다 훨씬 큰 꽈배기가 있어서 중국식 이름을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충격적이다. '꽈배기'란다. 허를 찔렸지만 그래도 꽈배기만큼 맛있다.
다문화음식거리에는 각국을 대표하는 음식점도 많다. 가장 많은 음식점을 차지하는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네팔, 우즈베키스탄 등 15개국 170여 곳이나 된다. 그중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인 '사마리칸트'와 태국 음식점인 '수왈'을 찾았다.
사마리칸트는 우즈베키스탄의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홍차와 쌈사, 야채칼국수, 양고기꼬치를 차례로 주문했다. 다른 테이블을 둘러보니 모두 홍차나 녹차를 마신다. 물어보니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식사할 때 꼭 차를 마신다고 한다.
쌈사는 리뾰스카(빵)와 함께 화덕에 구워 먹는 빵인데, 안에 소고기와 양파가 들어간다. 살짝 느끼한 맛이 나지만 홍차가 이내 가라앉혀준다. 양고기꼬치도 우리나라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양고기를 숯불에 굽고 그 위에 양파를 썰어서 낸다.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입안에 맴돌긴 하지만 이 정도면 우리 입맛에도 맞을 듯하다. 우즈베키스탄 음식은 전체적으로 향신료 맛이 강하지 않고 식재료 특유의 맛을 그대로 살려 자극적이지 않다.
'수왈'은 '가족'을 뜻하는 태국말이다. 태국을 대표하는 요리 똠얌꿍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볶음쌀국수인 팟타이가 맛있는 집이다.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쏨땀뿌, 꿔어이띠아우 느아,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팟타이와 카우팟꿍(태국식 새우볶음밥)을 주문했다.
쏨땀뿌는 참게젓갈을 소스로 사용하는 파파야 샐러드이다. 언뜻 궁합이 안 맞을 것 같지만 은근한 젓갈 향과 파파야, 당근의 조화가 괜찮다. 꿔어이띠아우 느아는 일명 소고기 쌀국수다. 시원하고 담백하면서도 진한 소고기 육수가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