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음,,,다사다난했던 하루라고 할까요.
컴퓨터교실에선 아이들과 의논해서 새로운 커리큘럼 조정이 있었고
테잎을 사러 아이들 태우고는 집에 다시 와서 놓고간 꿀을 찾아가고
영화 찍으러 속속 모인 십여 명의 친구들이 기념촬영하고 각자 역할분담 해서 각자 촬영하고
글쓰기 시작해서 각자 영화장면들을 구체화해 가고, 거기까지는 별 무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늘이가 아팠어요. 땀을 많이 흘리며 춥다고 고열에 시달렸지요.
잠시 계동마님에 양해를 얻어 이불덥고 계동마님에서 누워 요양을 했습니다.
그러나 차도가 없었죠.
병원 문을 닫을 시간이 되었으니 하늘이를 병원에 데려가 달라는 혜경언니의 부탁은 마땅히 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최소아과도 문닫고 달개비근처 내과도 문을 닫았어요. 아이는 고열이고 집은 금호동이고
다음 수업할 저학년 글쓰기 반이며 역사교실이며 정돈해야 하고
아이들 영화찍기 작업을 도와야 하는데 어쩔 것인가.
퍼뜩 떠오른 계동 한의사. 계동마님으로부터 연락처를 얻어 알아보니 다행히 오라고 합니다. 아직 문 열었다구요.
하늘이는 코에다가도 바늘을 꽂고, 몇 번 비명을 질렀지만 사십 여분 후 돌아가보니 한결 나아져 있었습니다.
하늘이를 한의원에서 요양하게 한 후 다시 돌아와 보니 아이들이 선생님들과 재동 초등학교로 가고 있어요.
수고가 많다고 차를 바짝 대고 창을 열고는 놀라운 얘길 들었습니다.
건하가 큰 사고가 날 뻔했다구요.
계동마님에서 인터뷰하는 팀들을 찾아 쏜살같이 달려나가고 달려오던 차가 급정거를 하고
일촉즉발의 위기를 넘긴 것이었죠.
위기를 넘기고 사고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저를 여러가지 고민을 하게 만들었어요.
당연합니다.
현장에는 다른 선생님들이 계셨습니다.
오늘의 일정이 다소 무리이긴 했습니다.
게다가 하늘이까지 아파 여러 가지로 에너지가 분산되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아이들의 안전문제.
마음 무겁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학교 학생 수가 작년에 비해 늘었지요.
작년엔 제 혼자 일을 해도 커버가 될 만한 상황들이었고 그 정도 인원수였는데
지금은 인원수가 늘어나고 이날은 수업도 많아
아무래도
규모에 맞게 조건을 갖추든, 조건에 따라 규모를 조정하든,
알뜰하게 알뜰하게 가게부를 쓰고 살림을 하듯, 그렇게,
그렇게 이리저리 더 꼼꼼하게 계획하고 고민하고 준비하며 대책을 만들어가야겠단 생각,
얼마나 다행인지요, 아무 사고 없었다는 것이.
사고 없이 지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요.
앞뒤 사정을 들은 후
계동마님과 건하에게 물로 된 청심환을 사다 드리고 먹였습니다.
건하는 웃고 있었지만 아이가 놀랐을 것이 염려되어 애써 태연하게 말했지요.
건하 멀쩡해서 좋다, 건하는 오래 살 거야, 많이 놀랬겠다, 이젠 괜찮아,
그렇게 말하고 난 후부터 제 마음이 놀라기 시작했어요.
놀라움에 그칠일이 아니란 것.
책임과 고민과 그에 따라 계획하고 운영해야 할 여러 가지 해결할 것들....
장소문제, 시간표 배정문제, 아이들 안전을 위해, 또 그때그때 아이들 갈등해결을 도울
유급간사나 확실한 교사를 더 배치할 문제...
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한 인식문제...
아무 사고 없이 무언가를 배우고 전환점이 되도록 기회가 주어져 매우 다행스럽지만
다행이라고만 말하기에는
오늘 놀랐을, 어른들, 건하와 또 건하 부모님들, 또 저까지 포함됩니다만
놀란 가슴 쓸어내려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당황이 되고 송구스럽기도 하고 마음 무겁기도 하고,
앞으로 더 단단히 굴러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자, 그러는데도 오늘은 ....
첫댓글 아휴..정말 놀라셨겠어요. 아무 일 없어, 정말 다행이구요.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구하는 광고를 내보면 어떨까 생각해보는데요...
어떤 자원봉사자들이냐가 중요하겠더라구요...어떤 자원봉사자들의 관계를 소통을 어떻게 만들어갈까,를 고민해야겠단 생각도 들구요.
어휴.. 글 중간에 읽다가 아차 싶었습니다..다행이네요..
하늘이가..나빠졌군요. 너무 힘든 하루를 보내셨어요. 재미있는 학교도 아프면서 크는 것 같네요.
이글을 읽지 않고 교회에서 만나 (인미님께 간단히 들었으나..) 엉뚱하게 이야기한 것 같아 미안.. 일이 커지는 것과 어제의 사고 건은 구분해야 할 것 같아요. 아이들수 적어도 그런 일은 있을 수 있는 것. 많아진 부담은 나누어야 할 것이고.. 아무튼 땀과 심장 뜀박이 다 소중하다는 것을 모두 알게된 날이 되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