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근교나들이-미술관, 찻집, 억새 그리고 야구장
언제: 2008년 10월12일, 19일
뒷동산에 올라 대구를 내려다본다. 가을이 깊어간다.
청도 가는 길에 가창댐을 지나다 동제미술전시관에 들른다. 동제미술관은 강성규 사진작가의 작업실겸 전시관인데 전시관도 예쁘게 꾸며놓았지만 전시관에서 둘러보는 풍광이 아주 좋은 곳이다.
자연의 편안함이 살아숨쉬는 수채화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생각지도 않은 횡재다.
미술관 A관, B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찬용님의 수채화전시회 그림이 좋아 옮겨보고 싶지만 무단배포금지다. 전시관을 알리는 안내표지 옆에 보리수가 알알이 총총 매달려있다.
비슬산으로 이어지는 헐티재를 넘어 청도군 각북면으로 차를 몬다. 아자방이라는 찻집이다.
곳곳에 분재와 조각품들이 전시되어있다.
연잎이 가득한 자그마한 연못 둘레에 의자들과 정자들이 있어 쉬면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테이블에 쌓인 낙엽을 치우지 않은 채 커피를 마신다. 커피향이 더 좋다.
본채 안에서는 차를 마시는 것이 제격일 것 같다. 찻집을 아기자기 아주 예쁘게 꾸며 놓았다.
기와담장 너머로 청도 어디를 달려도 볼 수 있는 감나무들이 주렁주렁 감을 단 채로 늘어서있다.
분재전시관을 한 바퀴 돌아나오면 기이한 바위 틈새로 심어진 야생화를 볼 수 있다.
올 가을은 낙엽이 쌓인 산 속을 걷지는 못해도 은은한 차향과 각종 미술작품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아자방을 나와서 청도를 달리다 청도반시를 한 상자 사서 차 안에 넣고 팔조령을 넘어서 다시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으로 들어온다.
대구 남쪽에서 앞산과 마주보고 있는 높이 905m의 최정산을 차로 오른다.
억새너머로 보이는 곳이 kt네트워크 최정산 중계소이고 그 왼쪽에 최정산 정상이 있지만 그곳엔 아직도 군부대가 있어 저 중계소까지 차로 올라간다.
목장이 있던 곳에 고쟁지 채소 농장이 들어섰다.
kt중계소 앞에서 아까 지나온 농장을 건너다 본다.
신선이 카메라를 겨누는 저 끝지점 뽀족한 것이 보이는 산이 비슬산 자락이다.
지뢰가 있어서 위험한 곳이니 방송을 듣는 즉시 내려가라는 방송에 화들짝 놀라 차를 몰고 다시 내려온다.
10월 19일 일요일, 삼성-두산 3차전이 열린다. 생각지도 않게 표를 얻었다.
설마 가셔서 두산을 응원하시지는 않겠지요? 내가 서울에서 왔다고 그런가보다. 근데 이상하다. 왜 두산이 서울팀일까? 1980년 프로야구 원년에 오비베어스는 대전이었는데...
프로야구 원년에 서울에서 MBC청룡 경기하는 거 한 번 보러가고 미국에서 밀워키브르워스가 한창 잘 나갈 때 Rob Deer와 그누구더라 무척 유명한 투수가 있었는데 그 사람들 보러 야구장에 한 번 가고 이번에 다시오니 마치 20년 주기마다 하는 행사가 되었다.
그럼 칠순잔치를 야구장에서 할까...
근데 야구장에서 보는 것, 1루석에서 보는 맛이 최고인 것 같다.
5회였던가, 최형우의 3전짜리 홈런으로 야구장의 열기가 최고가 되었다. 너무 열광하다보니 홈런치고 들어오는 광경을 못 찍었다. 아, 카메라멘들은 흥분도 못하겠구나.
그러고 보니 응원가도 많이 바뀌었고 우리가 젊은 시절 열광하던 선수들이 벌써 코치가 되고 감독이 되었다.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을 느낀 하루였다.
올해는 이것저것 다양한 모습으로 맞이하는 가을이지만 새로운 맛이 있어 좋다.
2008년 대구에서 신선과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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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미술관, 찻집, 억새풀, 야구장까지~~~골고루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순잔치와 야구장! 재밌는 발상이네요.
요즈음 부쩍 나이를 느껴요.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에 10년이 흐른 뒤에도 다시 설 수 있을까 20년이 지난 뒤에는.... 참 세월 빠르죠?
네~~정말 세월이 넘 빨라서 중심 잡기가 힘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