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의 전인적 돌봄
윤화섭 (대전호스피스회 회장)
I . 호스피스에 대한 일반적이해
1. 호스피스의 어원
호스피스라는 용어는 고대 희랍과 라틴어에서 유래된 단어로 초기 기독교회 시대에 성지 순례자나 여행자들이 쉬어 가던 휴식처라는 의미에서 유래, 병자와 죽어 가는 사람들을 위해 숙박소를 제공해 주고 필요한 간호를 베풀어주고 특별한 돌봄을 받았으며 이들은 임종 후에도 계속되는 긴 여행의 정류장에 있는 여행자로 생각되었다.
그들은 "남들보다 빨리 앞으로 진하는 사람들"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정성스런 예우를 받았으며, 왕과 왕자들도 수도원의 Hospice를 자주 방문하여 인류를 위하여 특별한 기도나 중재를 하나님께 드리도록 그들에게 부탁하곤 했다. 왜냐하면 임종 직전의 환자에게는 천국의 문이 크게 열려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호스피스라는 용어는 라틴어의 호스피탈리스(hospitals)와 호스피티움(hospitium)에서 기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호스피탈리스는 '주인'을 뜻하는 호스페스(hospes)와 '치료하는 병원'을 의미하는 호스피탈(hospital)의 복합어로서, 주인과 손님 사이의 따뜻한 마음과 그러한 마음을 표현하는 '장소'의 뜻을 지닌 '호스피티움'이라는 어원에서 변천되어왔다. 오늘날 널리 사용되고 있는 현대적 의미의 호스피스 개념은 영국 여의사 시실리 손더스에 의해 시작되었다.
호스피스는 말기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의학적으로 관리함과 동시에 말기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부정적 증상을 경감시키기 위해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으로 도우며 사별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경감시키기 위해 지지와 격려를 제공하는 총체적인 돌봄이다.
2. 한국의 호스피스
가) 1963년 강원도 강릉에서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수녀들에 의해서 갈바리 의원이 세워져 임종자들을 간호하기 시작, 1981년에는 14개의 침상을 마련하여 본격적으로 임종자들을 돌보았으나 현재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병상 운영은 하지 않고 가정방문 호스피스만을 시행하고 있다.
나)1981년 가톨릭의대와 간호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호스피스 활동이 시작되어 1987년 여의도와 강남의 성모병원에 호스피스과를 개설, 1988년에는 강남에 10병상의 호스피스 병동이 신설되었다.
다) 1988년 세브란스 암센타에서도 가정 호스피스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1989년에 춘천의 성 골롬반 호스피스가, 1990년에는 부천 성가복지병원과 광주 성 요한병원에서, 1992년에 이화여대 간호대학에서도 가정호스피스 활동을 시작하였다.
라)1991년 한국호스피스 협회, 1992년 가톨릭 호스피스협회, 1998년 한국 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가 창설되어 활동하고 있다.
2. 호스피스의 정의와 철학
가. 호스피스의 정의
1)호스피스는 죽음을 앞둔 말기환자와 그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는 행위로 서, 환자가 남은 여생동안 인
간으로서의 존엄성과 높은 삶의 질을 유지,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하도록 신체적, 정서적, 사
회적, 영적으로 도우며, 사별 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경감시키기 위한 총체적인 돌봄(Holitic care)이다.
2)호스피스는 돌봄의 개념이며 그 목적은 환자가 죽는 날까지 생기 있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엘리사벳 퀴블러로스에 따르면 "호스피스는 서로의 안녕을 빌 수 있는 시간이며, 분리된 관계를 치유할 수 있는 때이며, 서로 용서를 주고받으며, 풀어진 삶을 단정히 모으는 때이므로 인간의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몇 달, 몇 주, 혹은 마지막 날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호스피스는 양적인 삶이 더 이상 증진되지 않을 때, 삶의 질을 최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나. 호스피스의 철학과 배경
1)말기환자와 임종환자, 그 가족들을 돌보고 지지한다.
호스피스의 간호 단위는 환자와 그 가족이 다. 환자가 죽음의 과정을 겪는 동안 가족도 함께 그 모든 과정을 겪으며 고통을 당하기 때문에 예측되는 상실과 슬픔에 대비하도록 가족을 돕게 된다. 즉, 가족도 함께 치료하고, 또한 치료에 동참시켜 지나간 삶에 필요한 회개와 화해가 이루어지도록 도와주고, 가족의 일치 속에서 사랑의 절정에 이르도록 도와준다.
임종환자 간호는 임종과 더불어 종결되지만 유가족은 상실한 가족에 대한 슬픔으로 오랫동안 실의와 상실감에 시달리게 된다. 따라서 유가족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1년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
2)남은 생을 가능한 한 평안하게 하고 충만 된 삶을 살도록 해 준다.
환자의 통증 등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 문제들을 해결하여 평안한 삶을 살게 해 주고 삶의 질을 높임으로써 환자에게 생명과 기쁨과 희망이 넘쳐흐르게 한다. 충만한 삶이 불가능하다면 삶은 무의미한 것이 되고,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임종자의 질적인 삶의 유지란, 가능한 진실하고 참된 삶의 유지와 더불어 편안하고 생기 있는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다. 호스피스는 환자가 가족과 더불어 삶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남은 삶의 의미를 찾고 죽음을 강조하기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 있다.
3)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죽음은 삶의 자연스런 일부분으로 받아들인다.
마지막을 의미 있게 살게 될 때, 죽음을 긍정적인 자연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정직하게 열린 마음과 신뢰로 임종자의 죽음에 동참, 평안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도울 수 있게 된다. 생이 지상에서의 삶으로 끝나는 유한한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갖게 될 때, 죽음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게 되며, 이를 삶의 한 과정으로 수용,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다.
4)호스피스는 삶을 연장시키거나 단축시키지 않는다.
임종환자의 생명을 더 이상 연장시킬 수 없음을 알 때 삶의 질을 최대로 높이려고 노력하게 되며, 삶에 대한 선택이 가능하다면 존엄스러운 죽음을 택할 것이다.
5)환자와 그 가족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가능한 한 모든 자원을 이용하여 신체적, 사회 심리적, 영적 요구를 충족, 지지하여 죽음을 준비하도록 돕는다.
3. 호스피스의 목적과 기본 원리
가. 목 적
1)호스피스는 대상자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이다.
2)남아 있는 삶 동안 질병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증상을 완화시키며 질적 간호를 향상시키고, 환자와 가족의 신체적, 정서적 안위를 실현하는데 있다.
3)임종자를 지지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시켜 준다.
4)병원 간호와 더불어 임종자의 가정간호를 통해 가족의 정서적, 심리적 지지와 함께 임종자와 가족에게 지속적인 간호를 제공한다.
5)사별가족 간호를 제공한다.
6)환자와 가족, 호스피스 요원, 지역사회 요원들을 위한 교육을 계획하고 제공한다.
나. 기본원리
1)대상자의 품위를 유지하도록 한다.
2)의학적 치료 및 중재는 보조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3)통증 및 증상 조절은 완화보다는 예방적 측면에서 환자에게 시행되어야 한다.
4)환자와 가족이 돌봄의 단위이다.
5)여러 분야에서 팀을 이루어 공동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6)임종 및 사별과정 동안에 가족구성원 및 친지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제공해야 한다.
7)사별 후 가족들이 슬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8)인종, 국적, 종교, 경제적 지위나 지불능력 등에 관계없이 봉사하고 돌보아 준다.
4. 일반적인 임종 호스피스의 실제
1)가정호스피스: 가정에서 말기 환자의 증상 및 통증관리를 적절히 이루어 의미있는 삶이 되도록 도와 주며 가족 지지는 물론 가족과 함께 환자의 편안한 죽음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1)가족을 위한 지지
가족에게 요구되는 기술을 가르쳐줌. 직접 개입하기 보다는 환자나 보호자의 자기결정과 자기관리를 유도함. 환자나 가족이 기존의 지지망을 규명하고 행동하도록 도와줌. 친척, 친구, 교회인,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고용된 간호 제공자들을 확장된 자원으로 이용하도록 격려. 환자와 가족이 스스로 격려하고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과 신념을 조장. 환자 곁을 떠나 잠시 쉬는 것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권면. 가족을 전화 및 가정방문을 통해 격려하고 안심시킨다.
(2)장례계획: 장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게 돕는다.
(3)죽음에 임박한 증상
환자는 수면 시간이 길어지며 쉽게 깨어나지 않고 무호흡 시간이 점차 늘어나며 분비물의 축적에 따라 코고는 소리가 커질 수 있다(분비물이 많을 시엔 아트로핀 약제 줄 수 있음). 감각이 상실되고 손발이 차가워지며 맥박이 느려지다가 멈추게 되며 호흡은 얕아지다가 끊어진다. 대소변이 나올 수 있으며 심장박동과 호흡이 정지된 후 수 분 내에 사망. 청각은 다른 감각보다 늦게까지 남게 되므로 필요 이상의 대화는 하지 않게 한다.
(4)사후관리
종교의식에 따라 가족이 사체를 어떻게 하고자 하는지 파악한 후 도와준다. 환자의 유품은 가족이 정리하도록 하고 그동안 사용했던 약제나 물품은 가족의 요구에 따라 신속히 처리한다. 호스피스팀은 가족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안에서 그들을 지지하고 도우며 죄의식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다.
5.호스피스와 전통적 치료
가. 전통적 치료
1)죽음을 부정
2)의료기술의 발달로 생명연장기간을 강조(환자의 의사와는 무관)
3)질병의 진행과정에 중점을 두어 적극적인 치료 시행 - 검사, 진단, 치료
4)통증조절을 위한 제한된 투약
5)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패배로 본다(의학의 실패).
6) '희망을 빼앗지 말라' - 묵계된 침묵. - 심리적, 영적 요구가 무시됨
7)임종 환자는 소외
8)비인격화 현상 - 중환자실, 심폐소생술
나. 호스피스 완화치료
1)죽음을 삶의 자연스런 부분으로 수용
2)환자를 인격적으로 대하여 가족의 구성원으로 삶의 질을 강조(환자와 가족이 함께 의사 결정)
3)환자와 가족에 중점을 두어 적극적인 돌봄 시행(삶의 질을 강조)
- 통증 및 증상의 질적인 조절, 팀 접근
4)최대의 관심은 통증조절이며 목표는 무통(無痛)
5)'항상 무언가 더 할 수 있는 기회'로 본다(통증완화, 실의, 두려움, 소외 등에 대해 대처)
6)새로운 희망 - 진실을 알리는 기회, - 분야별 팀의 지지로 개별적 도움
7)지속적인 간호, 의사소통과지지
8)개별적인 인간존엄성과 최대의 안녕을 유지하면서 평안한 임종 준비
6.호스피스의 유형(모델)
가. 현행 호스피스 운영 실태
1) 병원내의 호스피스 : 병원 부속형(병동형) 호스피스로 병원내의 지정된 병동에서 호스피스 활동을 하는 것으로 호스피스 요원으로 훈련된 의사, 간호사가 호스피스 목적 하에 환자 및 그 가족을 돌보는 체제이다. ⇒ 강남 성모병원, 부천 성가병원, 광주 성요한 병원, 원주 가톨릭병원, 대구 동산병원, 대전성모병원 등
2) 산재형 호스피스 : 병원 내에 흩어져 있는 호스피스 대상자를 일컫는다. 환자들은 주로 내과 병동, 암 병동에 입원, 빈 병상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반면, 같은 병실의 다른 환자가 회복되어 퇴원하는 것을 보는 것이 호스피스 환자에게 심리적 불안을 일으킬 수도 있다.
⇒ 여의도 성모병원, 영동세브란스 병원, 충남대학병원, 부산 가톨릭병원, 으리대학병원, 건양대병원등
3)독립형 호스피스 : 별도의 건물을 가지고 호스피스만을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 용인 샘물호스피스, 강릉 갈바리의원 대부분 후원금에 의한 무료 운영
4) 가정 호스피스 : 병원에 기반을 둔 호스피스 가정간호는 병원 내에 호스피스 사무실을 두고 환자가 입원했다가 퇴원할 경우 가정간호를 통해 추후관리를 하고 있으며, 이미 치료를 포기했으나 경제적인 형편으로 가정에서 생활하는 환자들을 돌보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또 한, 별도의 호스피스 기관을 가지고, 병원이나 가정을 방문하여 호스피스 환자를 돌보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 신촌 세브란스병원, 이화대학부속병원, 춘천 성골롬반의원, 광주 성요한병원, 모현 호스피스, 인천 호스피스, 대전호스피스회, 천안 사랑의 호스피스 등
나. 바람직한 호스피스 전달체계 모형
1)호스피스 환자 의뢰 및 연계체계는 형태별 호스피스 기관간의 상호 환자 의뢰 및 연계, 기존 의료전달 체계와의 연계, 그리고 의뢰 및 회송 시 수가를 지불하는 의보수가 지불 방식을 통한 연계체계 구축이 바람직함
(1)A형 모형 : 병원을 중심으로 호스피스 팀을 구성하고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하면서 가정 호스피스를 함께 병행하는 모형
(2)B형 모형 : 병원을 중심으로 하는 전체적인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게 중심을 호스피스 병동에서 지역의 개업의, 보건소, 교회 및 지역사회 단체와 연계하는 가정 호스피스로 옮기는 모형
2)바람직한 호스피스 조직망이 구성됨으로써 환자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팀과 협력자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자신과 가족이 원함에 따라 가정과 병원, 호스피스 병동 등에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7. 호스피스 대상자 선정
가. 호스피스 대상자 선정 기준
1)말기암 환자로서 임종이 3개월 - 6개월 이내로 예견되는 자
2)암 환자가 아니더라도 예후가 나빠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진단 받은 자
3)의사의 동의가 있거나 의뢰된 자
4)환자와 가족이 진단 결과를 수용하고 예후를 논의한 후 통증 및 증상완화를 위한 비치료적인 간호를 받기로 결정한 자
5)가족, 친지가 없어 호스피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인정된 자
6)의식이 분명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자
7)수술, 항암요법, 방사선요법 등을 시행하였으나 더 이상의 의학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 하기 어려운 환자 등
나. 호스피스 대상자의 사전 동의
1)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자신의 질병으로 인한 두려움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이외에도 독립성의 상실, 자유 상실, 의사결정에 대한 간섭 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환자가 개성을 가진 인격으로 고려되지 아니하고 단지 치료나 간호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환자의 독립성, 특히 행위와 의사결정에 있어 자율성의 보장이 요청된다.
2)호스피스에서는 다른 일반병동에서 제공되는 특수치료나 검사, 투약, 심폐소생술 등을 비롯한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의료행위는 하지 않는다. 이러한 행위는 단지 생명연장을 위한 것이거나 첨단과학 기술을 이용한 의료혜택을 준다는 의미만 있을 뿐 환자 자신의 안위나 편안함을 위한 것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스피스에서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질적인 삶을 유지하도록 하고 통증과 증상조절을 위해서만 치료를 베푼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전 동의서를 받는다.
다. 비용에 관한 고찰
호스피스의 관리는 종합병원에 비해서 보다 싼 관리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며 정밀한 검사나 기구가 불필요하므로 소요비용은 저액이나 인건비가 비싸게 든다.
* 독립된 호스피스시설: 간단한 기구와 가정과 같은 분위기만 필요하므로 비용은 일반병원 보다 싸다.
*가정관리비용: 입원관리의 약 50% 정도로 추정되며 외래관리의 비용은 가정관리와 입원관리비용의 중간 정도로 예측된다.
Ⅱ. 호스피스에서의 영적 돌봄(Spiritual-Care)
인간은 신체적 욕구뿐만 아니라 심리적, 사회문화적, 영적인 욕구를 지닌 전인적인 존재이다. 이러한 인간을 돌봄에 있어서 의학적 치료뿐만 아니라 종교적, 영적인 차원이 중요하다. 회복할 수 없는 질병으로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를 돌봄에 있어서 영적 케어를 통하여 직면문제에 대처하도록 한다면, 영적안녕(spiritual well-being) 상태가 심리적, 사회문화적 안녕은 물론 신체적 안녕감에도 통전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1. 영적 돌봄의 개념
199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개념을 새롭게 정립, 건강이란 질병의 부재가 아니라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및 영적 안녕상태’로 규정하고 있다.
세계기독의사회(World Christian Medical Society)는 1982년, 영적인 측면을 포함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영적, 사회적으로 정상인 상태”라고 정의. 즉 인간은 단순한 생리적인 존재만이 아니라 신체적, 심리적, 사회문화적, 영적으로 통합된 다차원적인 존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들을 돌봄에 있어서 영적 케어는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과제다.
2. 말기환자의 영적 상태, 돌봄 방안
- 현대인들은 눈에 보이는 것과 물질문명에 가치를 두지만, 그것만으로는 삶과 죽음의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영적 도움이 필요하다. -임종과정을 겪는 환자와 가족들은 초월적인(절대자) 힘에 의지, 자신의 영적인 부분을 돌아보게 되며, 다양한 영적 요구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간병과정에서 대상자의지 영적 고통을 최대한 감소시키고 잘 극복하도록 도와주며, 대상자의 영적인 욕구를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통하여 절대자(신, 하나님), 자신, 이웃, 환경과의 올바른 관계를 맺어 영적인 안녕상태에서 희망을 가지고 평온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1)영적 욕구
- 모든 사람은 세 가지 기본적인 영적 요구를 경험한다. 첫째, 사랑받고 사랑하는 것, 둘째, 용서를 경험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용서를 베풀려는 것, 셋째, 인생의 의미와 목적, 미래의 소망을 찾으려는 것 등이다. 영적 욕구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의미와 목적을 추구하려는 욕구;
과거와 현재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알고자 한다. 즉 ‘왜 사는가?’, ‘이 경험은 왜 당하는가?’에 대한 의미 또는 ‘내가 왜 이러한 고통을 당하는가?’, ‘왜 내가 병이 걸리는가?’ 등의 의미를 찾는 일이다.
(2)용서받고 싶은 욕구:
누구나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후회와 아쉬움이 있기 마련이다. 호스피스 대상자들도 점차 쇠약해지는 상황 속에서 지난날의 잘못을 용서받고 싶어하며 타인의 잘못을 용서하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 때 절대자나 의미 있는 타인이 자신을 용서해준다는 것을 느끼거나 확인하게 되면 좀 더 평화롭게 죽음을 맞을 수 있으며, 생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3)사랑과 관심을 받고자 하는 욕구:
남은 생의 기간 동안 절대자의 사랑뿐 아니라 대인관계에서도 사랑을 경험하고자 한다. 또한 과거에 사랑을 나누었던 이들을 기억하며, 특히 임종이 가까워지면 사랑하는 이와 가족, 친지들을 그리워하고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싶어 한다. 가족과 친지들은 그 대상자가 자신에게 베풀었던 사랑에 대해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한 대상자에 대한 자신들의 애틋한 마음과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희망에 대한 욕구:
호스피스 대상자들은 ‘혹시나’하는 희망을 가진다. ‘혹시 새로운 약이 개발되어서, 혹시 기적이 일어나서 완치되지 않을까’하는 희망이다. 이러한 희망을 꺾을 이유는 없지만 부추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 호스피스 활동자가 줄 수 있는 희망은 “끝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 “당신이 필요로 할 때 늘 옆에서 도움이 되어 주겠다”, “정기적으로 방문하겠다”는 말이다. 혹시 대상자가 영원한 세계에 대한 소망을 간직하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더없이 좋은, 의미 있는 희망이 될 것이다.
2) 영적 고통
위의 욕구와 더불어서 환자가 지닌 문제는 ‘영적고통’이다. 카르페니토(Carpenito, 1983)는 영적 고통을 힘과 희망의 근원이 되는 믿음이나 가치체계의 붕괴를 경험하는 위험한 상태라 고 하였으며, 이러한 영적 고통은 죄의식, 원하는 종교의식에의 참여와 수행 불가능, 종교적 영적 믿음과 처방된 건강관리법간의 모순, 자신의 삶과 실제 처해있는 환경에 대한 의미감 결여, 절대자와의 관계 붕괴, 의미 있는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된다고 하였다.
-영적 고통을 경험하는 호스피스 대상자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
➀생의 목적, 죽음, 신앙체계 등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다.
➁절대자에 대한 분노를 나타낸다.
➂고통에 대한 의미를 질문한다.
➃신앙에 대한 내적 갈등을 말한다.
➄절대자와의 관계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다.
➅자신의 존재의미를 질문한다.
➆영적인 도움을 구한다.
➇종교적 표상에 대한 분노를 표시한다.
➈악몽 또는 수면장애의 문제를 표현한다.
➉ 화를 내거나 울기도 하며 침울하고 편집하며 근심, 적개심, 무감동한 정서를 나타내거나 행동에 변화가 온다.
⑪질병을 징벌로 생각한다.
⑫절대자는 용서하신다는 사실을 체험하지 못하고 있다.
⑬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다.
⑭문제에 대한 책임감을 회피하거나 부정한다. 이러한 영적 고통의 특징은 절대자, 가치, 믿음과 관련된 수직적 차원과 자신의 존재 의미, 대인관계, 환경 등과 관계된 수평적인 차원을 포함한다. 영적 고통이 해소되고 필요한 영적욕구가 채워지면 인간은 영적 안녕상태에 있게 된다.
3)영적 안녕
영적 안녕이란 절대자, 자신, 이웃, 환경과의 관계에서 조화된 삶으로의 영적 고통이나 갈등이 감소되고 영적 요구가 충족된 상태를 말하며, 영적인 안녕감을 갖게 되면 어렵고 힘든 처지와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엘리슨(Ellison, 1983)은 영적 안녕을 설명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지표들을 제시하였다.
①나는 절대자(신, 하나님)가 나를 사랑하시고 돌보아주심을 믿는다.
②나는 절대자(신, 하나님)와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관계를 갖고 있다.
③나는 절대자(신, 하나님)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고독감을 느끼지 않는다.
④나는 삶이 긍정적인 경험이라고 느낀다.
⑤나는 삶이 충만 되고 만족하다고 느낀다.
⑥나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있음을 믿는다.
- 호스피스 대상자의 영적인 상태는 영적 고통에서 영적 안녕에 이르는 연속선상에서 기복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간병인은 임종자의 영적 상태에 따라 나타나는 행동을 이해하고, 특히 임종자의 영적 문제에 접근 할 때, 다양한 개인의 영성을 수용함으로써 행동특성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고 영적 상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야 한다.
4)영적 돌봄
-간병제공자는 대상자의 영적 문제와 개별성, 복잡성에 따라 접근해야 하고, 자신의 영적 신념을 확실하게 하여 대상자에 의해 위축되거나 자신의 감정을 대상자에게 강요하지 않도록 한다.
-이를 위해서 효과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익히고 훈련하여 대상자의 말과 감정을 기꺼이 들어주고, 받아주고, 공감하며, 기분을 북돋아 주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대상자의 영적 요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적 요구를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하다. 이러한 -영적 요구는 대상자를 관찰하고 직접 면담을 통해 파악될 수 있는데, 그를 위한 방법의 한 예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4. 영적 요구 파악 방법
<영적 요구파악을 위해 관찰하여야 할 내용>
비언어적 행위 |
정서상태를 관찰한다.
*대상자의 정서나 태도가 고독, 우울, 분노, 흥분 혹은 불안을 수반하는가?
행위를 관찰한다.
*대상자는 하루 동안 얼마나 기도하는가?
*대상자가 고독할 때 종교서적이나 다른 서적에 의지하는가? |
언어적 행위 |
*대상자는 그의 질병 정도와 무관하게 불평하는가?
*수면곤란을 호소하는가?
*매우 높은 용량의 진정제나 진통제를 요구하는가?
*어떤 방식으로든 절대자(신,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하는가?
*기도, 믿음, 희망 혹은 다른 종교적 측면에 대해 이야기하는가?
*삶의 의미와 방향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가?
*삶의 의미와 질병의 관계에 관심을 표현하는가?
|
상호인간 관 계 |
*방문객이 있는가?
*대상자가 방문객을 환영하는가? 혹은 당황해 하는가?
*종교단체에서 온 방문객이 있는가?
*대상자는 의료진 및 다른 환자들과 상호작용을 하는가?
*대상자는 종교경전이나 다른 종교서적을 가지고 있는가? |
환 경 |
*대상자는 종교적인 물건을 이용하는가?
*대상자는 종교적인 의미가 담긴 선물을 받았는가?
*대상자는 그림, 음악을 통해 영적인 평안함을 얻는가? |
<영적 요구파악을 위한 질문내용>
절대자(신,
하나님)에
대한 개념
에 대해 |
*종교나 절대자가 당신에게 중요한가?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당신은 일상생활 중 기도를 하는가?
*그렇다면 기도는 어떤 방식으로든 당신에게 유익한가?
*당신은 절대자가 당신의 삶에 관여하고 있다고 믿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당신의 삶에 관여하고 있는가?
*당신이 믿는 절대자는 어떤 분인가?
*하나님은 당신의 삶에 어떻게 관련되어 있습니까? |
종교적 실천
파악하기 |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고 행해 온 종교적 실천은 어떤 것입니까?
*늘 같은 교회에 다녔습니까?. 종교와 관련된 당신의 내력을 말해 주십시오
*교회 다니는 것이 당신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쳤습니까?
*당신의 믿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입니까? |
영적 자원을
점검하기 |
*당신의 믿음은 당신을 어떻게 도와줍니까?
*기도는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합니까?
*성경이나 다른 종교서적이 도움이 됩니까? 얼마나 그렇습니까?
*어떤 사건이나 경험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느낌이 달라진 적이 있습니까?
*당신이 현재 겪고 있는 질병, 위기로 인해 믿음에 변화가 왔습니까?
어떤 변화가 왔습니까?
*당신을 영적으로 지원하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
희망과 힘을
얻는 원천이
현실에 기초
한 것인지
점검하기 |
*당신의 믿음은 어떤 면에서 당신에게 중요합니까?
*두려움이나 외로움을 느낄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지금 바라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좀더 자세히 말해 보십시오
*지금 당신이 힘을 얻는 원천은 무엇입니까? |
영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제공하기 |
*당신의 믿음 안에서 당신을 지원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
고 생각하십니까?
*당신을 위해 기도해 주거나 성경을 읽어 주어도 되겠습니까?
*당신 교회 목사나 교인들이 심방하기를 원하십니까?
*예배 테이프나 자료를 받기 원하십니까? |
호스피스 봉사자가 처음으로 환자를 만날 때, 환자와 환자가 처해 있는 정황을 관찰해야 한다.
이때 영적인 관심을 보여 주는 단서를 찾기 위해 눈과 귀를 사용한다
1) 방을 둘러본다:
텔레비전이나 레디오가 켜져 있는가? 종교방송이 나오고 있는가, 아니면 드라마인가?. 종교서적이 곁에 있는가?. 많이 읽은 것 같이 보이는가?. 걸려있는 글이나 그림을 보라. 종교적인 그림이나 글이라면 무슨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가?.
2) 관찰한 대상들을 탐색하라:
사진이 걸려 있다면, 그 속에 있는 사람과 장소에 대해 질문하라. 특정한 사진에 특정한 추억이 있는지 살펴본다. 특별한 읽을거리, 좋아하는 경전의 구절, 묵상자료에 대해 질문한다.
3) 환자의 정서와 태도를 살펴보라:
외로워 보이는가, 우울, 화가 나거나 불안, 흥분한 것같이 보이는가?.
4) 영적 요구를 나타내는 행동을 주의해서 보라:
식사 때 기도하는가? 종교서적을 읽는가? 부적절한 농담을 하는가? (지옥에 갈지 모른다는 이야기)
5) 주의 깊게 들으라:
환자가 영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주저 할 때가 있다. 짧게라도 신, 기도, 믿음, 교회, 혹은 종교적인 주제를 언급하는가?. 성직자의 심방을 원하는가? 죽음의 두려움을 표현하는가?
6) 대인 관계를 보라:
가족끼리 어떻게 행동하는가? 누가 방문하는가? 환자는 방문객을 어떻게 대하는가? 외로워 보이는가?
5. 호스피스 봉사자의 영적인 자기 점검
- 다른 사람들의 영적 요구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영적 요구를 알아야 한다.
아래의 지침서는 당신이 맺고 있는 인간관계의 맥락속에서 절대자(하나님)와의 관계를 점검하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깊이 생각해보고 노트에 적어보자.
▣ 호스피스봉사자의 영성 이해를 위한 점검표
1.어린 시절을 간략하게 표현해 보십시오
2.성장기와 지금, 가족과의 관계는 어떤 모습인지 설명해 보십시오
3.기혼이나 결혼 경험이 있다면, 배우자 혹은 전 배우자와의 관계를 말해 보십시오. 미혼이라면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사람에 대해서, 그리고 그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설명해보라
4.당신이 부모라면 자녀와의 관계를 말해 보십시오.
5.어린 시절 긍정적인 사건들은 어떤 것입니까? 성인기에는?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6.어린 시절 부정적인 사건들은 어떤 것입니까? 성인기에는?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7.하나님에 대해서 어떻게 배웠습니까?
8.자라면서 하나님을 어떤 식으로 경험하였습니까?
9.어린 시절 믿음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은 누구? 성인이 되어서는 어떻습니까?
10.어떤 의식, 훈련 혹은 종교적 실천들이 특별히 도움이 되거나 의미가 있었습니까?
(성례전, 예배, 기도, 경건의 시간, 예불, 명상수행...)
11.인생의 지금 시점에서 어떤 종류의 영적지지가 필요합니까? 지금 그런 지지를 받고 있습니까?
12.하나님을 불신했던 때를 말해 보십시오. 그 기간을 어떻게 극복하였습니까?
13.하나님은 지금 당신의 삶속에서 어떻게 역사하고 있습니까?
14.어떤 면에서 당신의 믿음이 일상생활에 도움이 됩니까?
15.당신의 믿음은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16.믿음이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 일에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17.짓눌리는 느낌이 들 때, 당신은 어떤 영적 자원을 사용합니까?
6. 호스피스 봉사자의 영적 케어 방안
- 영적 케어를 제공하기 위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자신의 사용
①자신을 치유의 도구로 사용한다. 대상자 곁에 있어주고, 친절과 인내, 사랑과 정겨움, 정직한 태도로 대상자를 대한다.
②잘 들어주는 것, 감정이입, 민감성, 겸손, 헌신의 태도가 필요하다. 잘 듣기 위해서는 귀와 눈과 마음을 열도록 해야 한다.
③ 감정이입은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환자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이며, 환자의 고통은 물론 기쁨을 발견하고 나눌 수 있는 민감성,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면서 환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수용하는 겸손과 환자의 고독과 불안,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헌신적인 돌봄이 필요하다.
(2)기도를 통한 도움
①자신의 고백과 회개는 신체, 정신, 영의 조화를 회복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②기도를 통해 영적, 정신적 수준뿐만 아니라 신체상태도 크게 향상될 수 있다. .
③기도는 대상자의 상태나 환경에 따라 내용과 방법을 잘 선택하여 적용해야 하며 대상자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잘 파악한 후 그에 알맞은 기도를 해야 한다.
④간병인의 종교가 대상자와 다를 때, 대상자가 종교적인 문제로 갈등을 겪지 않도록 하며, 기도에 대한 대상자의 의견을 존중, 함께 있어 줌으로써 대상자에게 평안한 환경을 마련해 주고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한다.
(3)경전(성서)이나 다른 종교서적의 사용
종교 경전을 읽는 것은 대상자에게 안정감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대상자가 어떤 종류의 책을 읽고 무엇을 느끼는지를 알아보고 그에 대한 개인적인 의미를 파악해야 하며 대상자가 감정을 억제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간병자가 다루기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피하지 않도록 한다.
(4)종교예식에 참여하도록 돕고, 조용한 환경을 유지해 준다.
종교예식에 참여하도록 배려해주고, 기도, 묵상, 혹은 경전을 보거나 독서를 하는 동안 커튼을 치거나 문을 닫고 대상자가 조용한 시간을 보내도록 한다.
(5)대상자의 영적 지도자나 원목자의 도움
영적 케어는 각 종교의 지도자가 상호 보완되어야 한다. 대상자나 가족구성원이 특별한 종교의식이나 예식을 요구할 때, 대상자가 원하는 종교지도자를 팀의 일원으로 보아 도움을 받도록 하며 종교의식에 필요한 것을 배려해 준다.
(6)음악의 사용
① 음악은 과거 좋은 기억을 상기시키며, 편안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찬송은 인간의 마음에 영감을 불러일으키며, 평화와 기쁨을 얻게 하는 영적 도움을 준다. 따라서 대상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적절하게 맞는 음악은 영적 안녕을 유지, 증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적으로 대상자가 노래를 부르는 것은 자신의 내부에 감정을 밖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질병으로부터 생기는 우울감을 없애주고, 태도와 감정을 변화시키며, 기분을 전환시키며,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② 가장 좋은 노래는 가사의 내용이 대상자의 요구나 상황에 직접 관계된 것으로 자신이 잘 알고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노래이다. 또한 편안한 음악을 듣는 것은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기도 하고, 피로, 고통, 이별, 외로움, 슬픔에 젖어 있을 때 잠을 자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육체적으로 부담이 없다면 악기를 연주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영적 케어에 좋은 방법일 것이다.
7. 말기환자의 임종과정과 돌봄
1)임종(dying):
임종은 “생명이 끝나가는 것, 죽음이 임박한 것, 점차 소멸되는 것” 이라 정의한다(Webster, 1991). 임종이 가까워진 환자의 예측되는 슬픔으로 자신을 읽는 것, 신체. 심리적 기능상실, 익숙한 환경상실 같은 극단적 슬픔을 경험하게 된다.
2)죽음에 관한 현대인의 태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후에 대한 우려의 관념들이 많다. 이는 오랫동안 무속신앙과 유교사상이 지배해 온 이유이다. 즉 기독교와 같이 사람의 육체는 죽어도 영혼은 죽지 않고 영혼이 몸에서 떠난다고 믿었다. 그런데 무속 신앙에서는 돌아가신 자들에게 잘하면 자손에게 복을 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죽은 영혼이 안식을 못 얻고 후손에게 해를 끼친다는 의식이 팽배하였다.
성경에도 죽음과 삶에 관하여 많은 기록을 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생명의 고귀함과 죽음의 준비가 중요함을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죽음보다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다. 죽음은 인식적으로 죽음에 대한 사실을 수용할 수 있지만 경험으로는 수용 할 수 없다.
(1)죽음에 대한 부정인 태도
죽음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반응은 부정과 회피 그리고 죽음은 노인들에게만 찾아오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다. 현대의 사회적인 경향은 노인층보다 젊은 층이 사고로 인하여 생명을 잃은 경우가 높은 것을 볼 때 죽음이란 노인의 소유물로 생각하여서도 안 된다는 점이다. 항상 죽음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넓은 생각이 필요하다.
(2)죽음에 대한 공포
죽음에 대한 공포의 증가다. 현대인들은 죽음을 나쁜 것, 깜짝 놀랄만한 사건으로 생각하고 있다. 죽음은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며 죽음을 맞는 형편은 각각 다르겠지만 죽었다는 결론은 누구나 똑같다
(3)불공평적인 태도
현대인들은 죽음의 불공평성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다. 죽은 자가 나이가 겨우 얼마인데... 그 사람은 죽지 않고 많은 일을 했어야 하는데 애석해 하며 또한 평상시 소홀히 했던 모든 것 때문에 더욱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죽음은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4)죽음에 대한 태도 인식
죽음에 대하여 인식이 사뭇 다르다. <숨을 거두었다. 돌아가셨다, 잠드셨다>는 등 여러 가지 표현을 사용한다. 육체적인 인식론자는 호흡이 멈추었음으로 죽었다는 표현을, 숨을 거두었다고 하고 또한 운명하였다는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돌아가셨다는 것은 인간을 창조하며 생명을 준 자에게로 돌아갔다는 의미의 신앙적인 의식에서 표현하였으며, 이러한 표현으로 소천하였다는 표현과 하나님 곁으로 가셨다는 표현도 한다. 잠드셨다는 것은 유교적인 차원에서 죽은 자의 몸은 쉬거나 잠을 잔 것으로 표현하고 영혼이 활동하는 의식으로 또한 종교적인 차원에서는 부활의 의식을 가진 자들의 인식이라 할 수 있다.
(5)큐블러 로스(Elisabert Kubler-Ross) 5가지 인식
죽음과 임종(On Death &Dying)에서 죽음을 병에 걸린 환자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첫째, 부정(Denial)과 고립(Isolation)단계
환자들은 병에 관한 충격과 자신만은 죽음과는 관계가 없다는 의식을 가지고 "나는 아니야! 뭔가 잘못되었다" 라고 거부하는 단계이다. 어느 정도의 부정은 환자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 볼 기회를 갖게한다. 이 단계에서는 대부분 환자가 비협조적인 행동으로 가족과 병원직원들로부터 스스로 격리시키며, 다른 병원을 전전하게 된다. 고독과 분리에 대한 두려움은 임종 환자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경험이다. 큐블러는 환자와 죽음과 임종에 관하여 의견을 나누라고 한다.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잘 적응 할 수 있고 부정은 인식적 방어수단으로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부분적 수용으로 들어간다.
둘째, 분노(Anger)단계
환자가 "왜 하필 내가 죽어"라는 분노반응을 가족 및 병원 직원들에게 표현하는 단계이다. 여기에서는 분노, 격노, 질투, 원한 등의 감정이 수반 되게 된다. 의사에 대하여 감정 오진일 것이라는 분노, 왜 빨리 발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원한, 그러나 자신의 꿈에 대한 무너짐에 대한 큰 상처 때문에 분노가 더욱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환자가 죽음을 알게 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차츰 충격에서 회복되며 자신을 정리하게 된다. 이때 주위에서는 환자의 요구를 잘 파악하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 죽음의 현실을 직면하려고 하는지 알아보고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개인의 차이가 있지만 분노와 감정이 가라앉는 것을 볼 수 있다.
셋째, 타협(Bargaining)단계
죽을 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과거의 경험에 의해서 자신의 선행이 보상을 받고 그래서 자신의 특별한 소망이 보상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타협을 하려고 한다. 타협의 대상은 의사나 가족, 신이다. 하나님을 위해서 더욱 헌신하려는 약속과 이에 급부적으로 좀더 생명을 연장하려는 의욕이 강하다. 이럴 때에는 자신의 죄의식과 관련한 의식이 지배하는데 성직자일경우는 이러한 현상을 잘 처리하여야 할 것이며 마음을 편안하게 갖도록 해야 한다.
넷째, 우울(Depression)단계
타협 단계를 벗어나면 의기소침한 우울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이 단계는 회복의 기능이 없는 환자가 깊은 침체에 들어가 말도 안하고 혼자 괴로워하는 단계이다. 우울함은 환자가 더 이상 자신의 병을 부정할 수 없고 입원하게 되어 기력이 급격히 감소될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러한 환자는 자신의 슬픈 감정을 토로하도록 하는 것이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우 울감정을 가진 환자에게는 조용히 돌봐 주며 무언으로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비언어적인 침묵으로 상호작용을 원한다. 이런 환자에게는 지지적인(Supportive)방법으로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환자 가족의 구성이 변화되는 문제를 보살펴 줌으로써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 단계에는 가족들도 최악의 슬픔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는 많은 말보다도 행동으로 슬픔을 위로하는 편이 더욱 났다. 즉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거나 손을 잡아 주거나 조용히 곁에서 앉아 있으며 마음과 마음으로 위로하는 편이 더욱 중요하다.
다섯째, 수용(Acception)단계
이 단계는 불안을 해결한 사람만이 도달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단계는 환자가 불안과 공포를 이겨내고 때로는 고통도 거의 없는 감정의 공백기에 이른다. 종종 환자보다 가족들에게 더 위로가 요구되는 단계이다. 죽음은 매우 직면하기 어려운 사건이다. 대부분 그것에 죽음에 직면하면 회피하고 싶지만 그러나 용기를 가지고 생의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받아 드려야 한다. 이 시점에서는 의사소통보다 비언어적이며 말로 이로 하기보다 사람이 곁에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3) 임종관리와 돌봄
(1)생의 마지막 48시간에 나타나는 증상
- 의식정도가 감소하며, 물도 못 먹고 소변량이 줄어 거의 소변을 보지 못하거나 매우 진한 색깔의 소변을 조금 보게 된다. 다리, 팔이 보라색으로 변하고 차가워지고 간헐적으로 무호홉, 호흡곤란을 보이며 인후와 가슴에 부글거리며 끓는 소리가 난다. 임종이 임박한 증상으로는 신경반사의 소실로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식욕이 감소하고 삼키지 못한다. 호흡이 점차 빨라지며 심한 질식 상태 등도 나타낼 수 있다.
(2)통증조절 : 약물투여(진통제, 항우울성 제재), 비참습성 치료(열. 습냉법, 마사지, 부동), 심리적 중재(이완술, 전환요법)가 있다.
(3)영적 돌봄
➀임종자의 영적 신념을 증진시킨다.
➁절대자와의 관계를 회복, 유지, 증진시킨다.
➂영적요구 충족을 위한 영적지지 자원을 제공한다.
➃종교적 의무를 완수하도록 돕는다.
➄자신의 존재의미와 현재의 상황, 고통의 의미를 찾도록 돕는다.
➅대인관계의 개선을 찾는다.
➆죄책감이나 불안을 감소시킨다.
➇죽음에 대한 두려움, 불안을 감소시킨다(기도. 음악)
결 론:
환자의 영적인 상태를 파악, 영적 케어를 제공하는 것은 그들이 죄의식을 숨긴 채 희망 없이 외롭게 죽어가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따라서 영적 케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간병자 자신의 영적 측면을 깊이 이해, 영적인 안녕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환자와의 인격적인 만남과 주의 깊은 경청, 침묵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곁에 있어 준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진실한 관심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선물로 제공할 때, 바람직한 영적 케어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고통, 죽음에 직면하여 신음하는 환자가 남은 생애동안 삶의 질을 높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다가 내세에 대한 희망 속에서 평온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