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단순히 라운딩을 가보기 위해 줄기차게 연습을 한다. 그런 식으로 몇 년을 지나다 보면 회의감이 들 수도 있다. 실력은 늘지 않고 오히려 더 형편없을 때도 있고 돈은 돈대로 깨지고, 툭하면 골프 때려치운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다음날 연습장을 찾는다. 사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스포츠 중에 골프가 제일일 것 같다. 무작정 목표가 없는 연습을 해서 그렇다. 문화체육부가 주관하고 대한골프협회가 주최하는 골프지도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전국 남녀노소가 생각보다 엄청나다는 것을 대부분 잘 모른다. 실기 시험장에 가보면 그 열의가 아주 대단하다. 이들 중 다른 목적이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골프를 즐기기 위한 정당한 목표가 필요해서 모인 것이라 생각된다.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는 자체가 벌써 남들과 다름을 뜻한다. 단순히 휘두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젠가 싱글골퍼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싱글이 되기 시작한 계기가 있었냐고....어쩌다 싱글이 되기 시작했냐고.... 어떻게 하면 싱글이 될 수 있냐고.... 처음에 만난 분에게서는 명확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지만 그 후 많은 프로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서서히 그 느낌을 알기 시작했다.
우선 드라이버 티샷이 물꼬를 터야 된다.
기본적으로 드라이버 거리가 나야 한다. 챔피언 티 기준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무리 못해도 최소한 230m는 나가줘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 예민한 드라이버가 말을 잘 들을 리 없다. 그리고 서두른다고 되는 문제도 아니다. 근력과 유연성 그리고 장비빨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드라이버 티샷은 천천히 시간을 두고 거리를 늘리는 연습을 하되 우선은 죽지만 안으면 된다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남들보다 10~20m 짧더라도 무조건 죽으면 안 된다. 다시 말해서 티샷은 OB가 나면 안 되고 최대한 세컨샷하기 좋은 곳을 공략해야 한다. 어느 프로는 전 홀 5번 아이언 티샷을 했다. 잘 맞은 아마추어 드라이버 티샷보다 짧을 때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비거리에 손색이 없었다. 그는 71타를 기록했다. 이것은 우리 아마추어 입장에서 볼 때 일단은 무조건 티샷이 죽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추어 드라이버 티샷이 OB가 나는 주된 이유는 엄청난 힘이다. 이 힘 때문에 정타를 못 때리기도 하고 비껴맞기도 하고 뒤땅을 쓸면서 치기도 한다. 설렁 쳐도 어느 정도 거리는 나올 건데 괜히 세게 치는 바람에 슬라이스가 나기도 하고 쪼루가 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세게 치는가~ 멀리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반자들의 입방아 영향도 있다. 싱글이 되고자 한다면 자기만의 루틴이 있어야 한다. 주변에 현혹되지 않는 자기만의 길을 걷는 묵묵함이 있어야 한다. 오늘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