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만 무성하던 차선도색 관련 불법행위가 사실로 드러났다. 업계와 시민들은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울산지방경찰청은 7일 지자체가 발주한
차선도색공사를 낙찰 받아 다른 업체에 하도급을 준 전문건설업체 8곳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의하면 이들 업체들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 8월까지 울산 관내 도로17개 구간을 낙찰 받아 작게는 15%에서 많게는 30%가까이 낙찰 수수료를 받고 실제 공사는 다른 업체에
하도급을 줬다고 한다.
건설산업 기본법은 시공과정의 부실공사를 방지하기 위해 1차 도급을 받은 건설업자는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의 공사를 다른 업자에게
재하도급을 주는 것을 금하고 있다. 다시 하도급을 주는 단계마다 총 공사비의 일부가 뜯겨나가 결국 부실공사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당초 저가로 입찰에 참가해 낙찰 받은 업자가 수수료를 챙기고 다시 다른 업체에 공사를 넘기다보면 차선도색 과정에서
저질도료를 사용하는 등 부실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번 불법하도급이 부실공사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쉽게 수긍한다. 실제로 비가 오는 날 도로를
달리다보면 차선에서 씻겨 져 나온 흰색 페인트물이 온통 도로를 덮고 있는 광경을 운전자들은 흔히 볼 수 있다. 만약 제대로 도색이 이뤄졌다면
칠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페인트가 그렇게 쉽사리 빗물에 씻겨져 나오진 않을 것이다. 저품질 제품을 사용했거나, 시방서에 기록된 대로 공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또 도색 작업이 끝나도 일정 기간 안에 문제가 있으면 시공사 측이 사후보증공사를 하게 돼 있는데 이런
일이 버젓이 발생하는 걸 보면 발주기관도 문제를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누구하나 지적하거나 점검에 나선 적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제 낙찰자가 공사를 진행하는지, 불법하도급을 주지는 않았는지 지자체가 살펴봤는지도 조사해야 한다.
차선도색공사 불법하도급으로 인해 저질도료를 사용하는 등 부실공사가 진행될 경우 차선 식별이 어려워지고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차선도색작업에 저질자재를 사용하고 불법시공으로 혈세를 좀먹으며 부당이익을 챙기기는 악덕업자들을 철저히 조사해 일벌백계해야 한다.
기사입력: 2016/09/08 [18:25]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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