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일여행이라 더욱 소중했던 대천 여행
이번 여름은 100년만의 온 폭염이라고 합니다. 우리 6학년은 폭염을 이기고 매일 학교에 와서 회의했습니다. 참 대단한 아이들입니다. 오늘은 뜨거운 태양을 이기고 준비하고 기다리던 우리들의 여행 떠나는 날입니다. 안전하게 풍성하게 누리고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출근했습니다.
함께 가는 요섭오빠, 은별이와 함께 기차 안에서 아이들과 먹을 주먹밥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열심히 만들고 있을 때 한빈이와 은섭이가 도담도담실로 들어왔습니다. 반가운 얼굴이 보입니다. 은섭이입니다. 전날 은섭이에게 내일 친구들 배웅해줄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오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은섭이도 속상하고 아쉬울테니 더 이상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은섭이가 한빈이랑 함께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놀랐습니다. “은섭아~~”은섭이는 오자마자 저에게 과자도 주었습니다. 은섭이의 마음이 느껴졌지요. 그 마음 너무나 고맙습니다.
9시 10분 6학년 아이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한빈이가 오늘 일정을 말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조용히 귀담아 듣습니다. 일정 브리핑 후 응원 글을 읽었습니다. 3,4,5학년 동생들이 6학년 언니, 오빠, 형, 누나들에게 안전하게 잘 갔다 오라고 편지를 써주었습니다. 대욱이는 3학년, 유나는 4학년, 채영이는 5학년의 편지를 읽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연 선생님께서 써준 응원편지는 수연선생님께서 직접 읽어주었습니다. 아이들은 박수로 보답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출발하니 든든합니다. 편지 써준 3,4,5학년 친구들과 수연이에게 고맙습니다.
“애들아~ 이제 우리 출발하자! 그 전에 1층에 내려가서 교감선생님께 인사드리고 갑시다!”
아이들이 짐을 들고 함께 1층으로 향했습니다. 교감선생님께서 나오셔서 잘 갔다 오라고 배웅해주십니다.
“하나 둘 셋, 잘 다녀오겠습니다~”
교감선생님의 배웅까지 받으니 진짜 떠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출발합니다.
교통 팀이었던 경진이가 앞장섭니다. 푸른 마을2단지아파트에서 662번을 타고 영등포역에서 내리기로 했습니다. 신호등이 초록 불이되길 기다리는 중 눈 앞에서 타야할 662번이 지나갑니다.
“어! 선생님~ 저거 타야해요!”
“이럴 수가! 괜찮아~ 또 올거야?”
“기차시간 놓치면 어떡하죠?”
“아직 시간은 있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오길 기다립니다. 혹시나 기차를 놓치면 어떡하나 긴장되었습니다. 10분 후 버스가 왔습니다. 버스 탄 후 버스 안에서 서영이와 요섭오빠. 은별이와 함께 끝말잇기를 하니 영등포 역에 금방 도착했습니다. 영등포역에서 가면서 먹을 간식을 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기차를 탑니다.
2시간 30분 동안 가야 대천에 도착합니다. 유나 채영 서영 화현선생님이 함께 앉고, 경진 아영 은별 제가 함께 앉았습니다. 대욱이와 요섭오빠가 함께 앉고 한빈이는 혼자 앉았습니다.
함께 앉은 경진, 아영이와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평소 회의 할 때도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가면서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많이 웃었습니다. 함께 웃었습니다. 준비한 간식도 함께 나눠 먹으니 마음까지 꽉 찼습니다.

기차안에서 함께 사진 찍으면 웃는 경진, 아영
화현선생님과 유나, 서영, 채영이는 웃음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기차타면 멀미한다고 간식을 안 먹겠다던 유나는 선생님 계란은 두 개나 먹었다고 합니다. 귀여운 아이들.
대욱이와 요섭오빠는 함께 영화를 보며 갔습니다. 서로 함께 집중해서 봅니다. 대욱이에게 추억이 하나 생겼을 겁니다.
한빈이는 처음 보는 할머니와 함께 앉았습니다. 한빈이가 심심할까봐 뒤돌아 보았는데 할머니와 이야기 중 이었습니다. 어찌나 할머니와 이야기를 잘하는지 멋집니다. 기차에서 내릴 땐 할머니께 인사합니다.
“할머니 목동에서 지나가다가 보면 인사드릴게요!”
“응? 목동?”
“할머니가 목동에 사신데요!”
신은초등학교와 알고 보니 가까운 곳에 사셨던 할머니 이었습니다. 우리 한빈이 대단합니다. 목동에서 본다고 얼마나 반가울까요.
가는 도중 은섭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샘~ 저 물리치료 받고 왔어요!”
“정말? 우리 은섭이 잘했다~ 내일 꼭 보자!”
은섭이는 도담실에서 3학년 친구들에게 컴퓨터 알려주고, 물리치료도 잘 받으며 보냈다고 합니다.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은섭이가 전화를 이야기해주고 잘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가 고마웠습니다.
서로 다르고 다양하게 기차 안에서 시간을 보내니 벌써 대천역에 내릴 시간입니다. 대천역에 내리고 대천역 앞에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여자친구들은 사진찍을 때 꼭 얼굴을 가립니다. 그 예쁜 얼굴을 왜 가리는지

대천역 앞에서 찍은 단체사진
다음 일정은 대천 해수욕장을 가기로 했습니다. 100번 버스를 타고 40분가는 거리인데 10분 만에 가는 버스를 발견해서 탔습니다. 교통 팀인 경진이가 당황했습니다. 준비한 버스를 타지 않아 어디에서 내려야 할지 혼란스러워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곳에서 내리는 것에 좋을 것 같아!”은별이가 말합니다. 그렇게 지나다 보니 사람들이 우르르 내립니다.
“애들아 우리도 지금 내리자!”
내려서 걸어가니 바다가 보입니다. 얼른 아이들이 바다에 들어싶다고 합니다. 먼저 자리를 잡았습니다. 회계 담당이니 유나가 자릿세를 냅니다.

회계 담당 유나
“선생님 빨리 옷 갈아입고 들어가요!”
“좋아! 다들 옷 갈아입고 만나자!”
옷을 갈아입고 오니 이미 남자친구들은 물에 빠져있었습니다.
“선생님 저희도 들어가요!”
“그래! 들어가자!”
우르르 달려가는 아이들 모습을 보며 더위가 날아갑니다. 다행이 바닷물이 많이 차갑지가 않아서 오래 놀 수 있었습니다. 한명 한명 어찌나 잘 노는지 그 체력을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한빈이는 요섭 오빠에게 붙잡혀 계속 물에 빠집니다. 왼쪽으로 날아가고, 오른쪽으로 날아가고 아마 가장 많이 빠졌을 겁니다. 아영이와 경진이는 같은 팀을 해서 요섭 오빠를 물에 빠트리기로 했는데 배신합니다. 결국 저를 빠트리고 좋아합니다. 덕분에 물을 먹었습니다.

물 속에서 찰칵!
4시까지 물놀이를 하고 저녁식사를 할 예정인 우리의 일정표. 그러나 아이들이 더 놀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치킨 두 마리를 간식으로 먹고, 4시 30분까지 논 다음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노니 저 또한 즐거웁니다. 흠뻑 젖고 나와서 치킨 먹고 또 바다로 향하는 아이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놉니다.
4시 30분, 회계 담당 유나는 친구들에게 돈을 지어주고 샤워장에서 씻고 오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씻는 동안 유나와 화현선생님은 먼저 음식점에 가서 주문하고 있겠다고 합니다.
물놀이 마치고 나온 아이들이 말했습니다.
“오랜만에 안경 벗고 신나게 놀았어요!”
“저는 물에 얼마나 빠졌는지 셀 수 없어요!”
“가기 너무 아쉬워요.”
얼마나 즐거웠을까요. 얼마나 신났을까요. 안 들어가겠던 유나도 흠뻑 젖었습니다. 바다에서 놀았던 그 순간에는 가장 친했고, 가장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저녁 먹을 시간, 여행준비하면서 직접 찾아본 바지락 칼국수 집으로 향했습니다. 칼국수가 나오자 누구나 할 것 없이 두 그릇, 세 그릇 먹습니다. 잘 먹는 아이들을 보고 잘 놀았구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앞에서 사진 찍는 줄도 모르고 맛있게 먹고 있는 한빈, 대욱
“기차시간이 얼마 안남았다!”
기차시간이 다가옵니다. 얼른 먹고 아이들과 나왔습니다. 버스정류장을 물어서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100번 버스를 타고 대천역에 다시 왔습니다. 다시 대천역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선생님들은 기절하고 아이들은 잠 한숨도 자지 않고 왔습니다. 어느새 버스타고 각자 집으로 갑니다.
“도착하면 선생님께 꼭 문자주기!”
“선생님 고생많으셨어요!”대욱이가 고생했다며 말해줍니다. 예의바르고 말도 예쁘게 잘하는 우리 대욱이. 든든합니다.
길잡이 경진이, 똑 부러지게 돈 관리 해준 유나, 안경 벗고 신나게 놀던 아영이, 잘 먹고 잘 놀았던 한빈이, 요섭 오빠에게 배영 배웠다고 좋아하던 대욱이, 양쪽 볼이 탈 때까지 놀던 채영이, 함께 놀아줘서 감사하다고 문자준 서영이까지 모두 함께 한 여행이라 즐거웠습니다.
인터넷으로 자료 찾고, 알아보고, 홍보를 통해 되살림 장터하여 비용도 마련하고, 예산지원도 부탁드리고 모두 아이들이 했지요. 그렇게 우리 아이들이 계획한 근사한 우리들의 여행, 잘 누리고 돌아왔습니다. 모두 신나게 놀았다니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