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다.
날씨가 좋은가?
미동도 없다.
창문을 여니 따스한 햇살이
마당 그득이다.
역시~
녀석은 날씨따라 움직임이 달라진다.
따스하고 상쾌한 날은 나긋나긋한
편인데 궃고 찌뿌드한 날은
심술사납게 군다.
녀석의 기분따라 내 컨디션도
좌우되기 마련.
온화한 분위기에 한껏 풀어진
녀석이 기분 좋게 어깨 위에라도 앉아 있을 땐, 나도
잠시 녀석의 존재를 잊기도 한다.
그러나 꾸무룩하고 우중충한
기운이 감도는 날엔 녀석의
심통은 그악스럽다.
물어뜯고 할퀴고 발광을
해댄다.
그럴 때면 오만 정이
다 떨어져 당장에라도
땅바닥에 패대기를 쳐 버리고
싶지만 꿈에라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내가 무엇엔가 몰림을
받거나 지적질을 당하기라도
하는 때엔 녀석의 몸놀림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감추고 있던 발톱날을 죄다
세워 내 살 깊숙히 쑤셔 넣곤
혈관 하나하나 가야금 뜯듯
잡아채 대는데는 도리가 없다.
애당초 놈을 분양 받겠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그저 몸 여기저기에서
이상 반응이 나타나고
힘이 들어 용하단 이들을
찾았는데~
제각각 편하고 쉬운 답만
주는데 어떤 이는 개라고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돼지!라기도
하여 조바심나게 만들었다.
그렇게 두 해를 떠돌다가
드디어 만난 이.
근동에서 가장 용타 소문난
지금의 선생이시다.
그는 익숙한 솜씨로 내 몸 속
여기저기에서 증상들을 끌어
모으더니, 머리 속 깊은 곳에
자리한 땅콩젤리 하나를 꺼내어
함께 버무린 뒤 내게 건내주었다.
(젤리의 반은 벌써 닳아져 없었다)
고양이입니다!
아무렇지 않은듯한 선생의 목소리
그날 이후 녀석은 내 살, 내 피,
내 정신 속에 파고 들고 녹아 들어
한 치의 틈도 없이 나를 옥죄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고 ( 요한복음
1 장 1 절)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14절)
그러나 그뿐!
언젯적? 5 년 전 !
그동안 선생이 건내준 약만 하여도
왠만한 이삿짐 용달차
한 대 분은 너끈할 것이다.
녀석의 기를 꺽고
준동蠢動치 못하게 만든다는
성장억제제~ 가 약의 전부..!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복용해왔다.
기운 없이 추욱 늘어져
고개도 들지 못하다
마침내 죽어나가는 녀석을 기대하며.
그리하여 과거의 영광을
되찾은 내가 공중 높이 뛰어
오르며 환희의 송가!를
흥얼거릴 순간을 기다려왔다.
(은근히 ~ 신묘한 약을)
어쩐 일인지
녀석의 성장억제제는
먹으면 먹을수록 기운을
잃어가는 건 내쪽이고
녀석은 더 건강하고 기운차게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기름져 빛나는 털빛,
포동포동 살 올라 듬직한 체구.
혹시 억제제가 아니고
영양제가 아닐까?
잘 먹고 편안해져
튼튼하고 빛나는 모습으로
녀석은 나를 올라 타
앉은채 제 기분 내키는데로
물어 뜯기도 하고
할퀴기도 하면서 짓누르고 있다.
녀석의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은
내 살을 뚫고 파고들어
혈관마저 끊어 내려든다.
도움을 청하려 주위를 둘러봐도
짙은 어둠 뿐이고
그 어둠 속에서 서성이는 이들
모두 고양이에 짓눌려 고통
받고 있다.
심한 경우 서너 마리의
고양이를 업고 안고 이고 있는
이들까지도 보인다.
그들의 피로와 상처는 또 다른
아픔을 던져주는데~
정말 이대로 이어야만
할 것인가?
( 다음 글 있습니다.)
첫댓글 엉뚱한 질문 하겠습니다
약을 찿아도.못찿고 초파에서 중파로 넘어갈즈음 밤실님이시라면
병원에
누구랑 ?
가시겠습니까 ?
친한 친구,?
남편,.?
아들,.,?
딸?
이중에
누구랑 가시겠습니까,?
밑도 끝도 없이 원하는 동반자만
말하라면 딸. 이유 대고 고르라면, 친구, 아들, 딸, 남편 순으로~ 두고두고 신세져야하니까.
답글
감사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약은 필요한대 찿지못해이곳 저곳
병원을 찿고있지만 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경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