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노래 / 김미정
"엄마 은지예요? 덜컹덜컹 끽 진해역 담에서 엄마에게 편지를 쓰고 있어요. 두근두근 소풍이 재미있어오. 조금 있으면 칙칙폭폭 기차를 타요" 일곱살 작은딸 은지의 삐뚤삐뚤 꾹 눌러 쓴 엽서글이다. 은지는 진해에서 숲속유치원 이라는 곳을 다녔다. 자연 진화적이고 체험을 많이 하고 소풍을 자주 가는 유치원 이었다. 함안이라는 곳의 어떤 농장과 연결되어 자주 체험 학습을 갔다. 닭 모이도 주고 닭 울음 소리도 듣고 토끼를 만져 보고 돌아온 날이면 쉴 새 없이 쫑알거렸다.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사육사가 되는 게 꿈이었던 어린 시절의 은지는 동물을 만나거나 만져 본 경험을 엄청나게 자랑하고 즐거워했다. 초등학생이 되고 난 후에도 그 유치원을 다닌것을 자랑스러워했다.
큰딸이 초등학교 4학년이고 작은딸이 초등학교 1학년이던 5월 중순에 진해에서 이사를 왔고 6월 초에 가족들이 함께 제암산 휴양림 근처에 텐트를 치고 1박을 했다. 간단하게 아침을 챙겨서 먹고 주변 산책을 하고 돌아오니 신안 섬 어느 교회 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단체 나들이를 오셨다. 우리 텐트 근처 넓은 평지에 짐을 풀고 짧게 예배를 드리고 쉬고 계셨다. 딸들이 목사님께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노래 선물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목사님께서 흔쾌히 마이크를 주셨고 딸들은 노래를 불렀다. "너는 담장 너머로 뻗은 나무 가지에 푸른 열매처럼 하나님의 귀한 축복이 삶에 넘쳐날거야" 이런 가사의 찬양이었다. 딸들은 떨지도 않고 노래를 끝까지 잘 불렀고 어르신들께 큰 박수를 받았다. 축복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딸들이 기특하다고 하시면서 수육과 회무침과 떡 홍어등을 넉넉하게 나누어 주셨다. 진해에서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아 맛있는 전라도 음식을 푸짐하게 맛보고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나뭇잎들이 반짝거렸고 숲 속 나무와 꽃과 풀의 신선한 향이 나고 낭랑한 딸들의 노래소리가 들려오는 그 시절 소풍날이 그립다.
첫댓글 따님들이 어렸을 적부터 똑똑했네요. 글을 좀 더 길게 이었면 좋았을 것 같아요.
숲속 유치원도 있었군요. 제 조카는 과천에서 사는데 아이를 '숲 학교'에 보내는데 만족도가 엄청 높더라고요.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똑똑한 따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