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과는 가혹했다. 스코어에 관계없이 일곱 판을 전부 두는 남해 슈퍼매치 7번기는 랭킹 1위 신진서 9단(오른쪽)이 2위 박정환 9단에게 7전 전승을 거두며 막을 내렸다.
신진서vs박정환 남해 슈퍼매치 제7국
신진서, 7전 전승으로 박정환에 압승
지독하고 모진 승부였다. 최종 스코어 7-0. 시작할 때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방적인 결과는 냉혹하고, 또 가혹했다.
한국 바둑계의 쌍두마차가 벌인 7번의 진검승부.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 신진서vs박정환 슈퍼매치 7번기'는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2위 박정환 9단에게 7전 전승을 거두는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 랭킹 1위 신진서 9단. 강한 실력으로 무서운 스코어를 만들었다.
2일 오후 경남 남해군의 남해유배문학관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최종 7국에서도 신진서 9단이 완승의 내용으로 266수 만에 불계승, '퍼펙트 스코어'를 완성했다. 박정환 9단에게 '1승'은 최소한의 자존심이었으나 전의를 상실한 듯 무념의 패점이 또 쌓였다.
"4승3패나 3승4패를 예상하고, 4승3패로 이기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한다." (신진서 9단)
"가장 원하는 스코어라면 7-0이겠지만 그렇게 될 수는 없고 4-3이면 가장 재미있을 것 같다." (박정환 9단)
▲ 랭킹 2위 박정환 9단. 역전패와 패배가 반복되면서 전의를 잃어갔다.
개막 전 두 기사의 말이다. 박정환 9단은 신진서 9단에게 톱랭커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74차례 1위를 차지한 바 있고 현재 신진서는 11개월 연속, 통산 19차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존심을 걸고 싸운 대결은 '최고와 최고의 만남'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한 쪽으로 크게 치우쳤다. 상대전적에서도 신진서 9단은 6월부터 12연승을 달리며 18승16패로 역전시켰다(올해는 14승1패). 올 현재 65승7패로 90.278%의 승률. 전인미답의 '연간 90%' 도전에도 힘을 실었다.
▲ 슈퍼매치 7번기를 마감하는 최종국은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열렸다. 남해유배문학관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문학관으로 유배와 유배문학에 관한 전문 문학 공간이다.
국후 인터뷰 자리에 선 신진서 9단은 "좋은 곳에 와서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아서 성적이 좋았던 것 같다. 저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는데 처음에 잘 풀려서 다른 부분에 흔들리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결과 나온 것 같다"는 소감을 말했다.
박정환 9단은 "너무 좋은 곳에서 초청해 주셔서 기뻤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많은 배움이나 깨달음이 있었고, 아쉽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 슈퍼매치 7번기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남해군의 주요 명소를 배경으로 펼쳐졌다.
남해군의 주요 명소를 배경으로 펼친 슈퍼매치 7번기는 세 판의 야외 대국을 비롯해 '보물섬'의 천연 비경과 어우러져 바둑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매판 승자 1500만원, 패자 500만원을 받는 상금은 신진서 9단이 1억500만원을, 박정환 9단이 3500만원을 획득했다.
한편 남해 슈퍼매치를 성황리에 치른 한국기원은 신진서 9단과 중국 1위 커제 9단 간의 한ㆍ중 슈퍼매치 10번기(또는 7번기)를 남해군, 중국기원, CCTV 등과 함께 추진 중이다. 중국 측에서는 긍정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7번기의 마지막 오찬을 함께 들었다.
▲ 신진서 9단의 올해 전적은 65승7패, 승률 90.278%.
▲ 박정환 9단의 올해 전적은 36승26패, 승률 58.065%.
▲ 놀라움을 넘어 무섭다는 느낌이다.
▲ 올해의 맞대결 전적은 신진서 9단이 12연승과 함께 14승1패로 박정환 9단을 압도한다.
▲ 포졸도 죄수도 코로나19 시대.
▲ 남해군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슈퍼매치의 총 규모는 2억9000만원이다.
▲ 힘든 7번기가 됐다. "올해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고 코로나19로 다들 힘든 시기 겪고 계신데 힘내시면 좋겠다. 곧 중국리그를 두는데 일곱 판에서 많이 배웠기 때문에 그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하겠다."
▲ 3년 연속 기록부문 3관왕(다승ㆍ승률ㆍ연승)도 사실상 굳혔다. "올해 좋은 기회를 많이 놓쳤는데 내년에는 좀더 기회가 왔을 때 잡았으면 좋겠고 올해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 바둑팬들에게 선물을 주었다.
▲ 남해군에서 두 기사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