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상담 선생님의 권유로 MBTI를 해 본 적이 있다. MBTI도 버전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내가 검사 한 MBTI는 최신 버전으로 성격 유형을 과학적으로 오차없이 분석할 수 있는 Form Q 였다. 여러 문항들을 읽으면서 직관적으로 내게 해당되는 문항에 표시를 했다. 반복되어지는 문항들도 있었고 많은 고민 없이 최대한 정직하게 검사에 응했다. MBTI 검사는 검사 자체보다는 검사 후 해석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다행히 전문적으로 해석을 할 수 있는 분이 계셔서 검사 결과에 따른 해석을 듣게 되었다. 내 안의 나를 들여다보는 듯 했다. 눈물겹도록 본연의 나를 벗어나 노력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한다. 나는 사실 내향적이다. 그러나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외향적으로 적극적으로 먼저 행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특이한 사례에 해당될 정도로 성격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다. 다만 내게 있어 단점은 너무 직관적이고 사실적이라는 점이다. 복잡하고 생각이 필요한 것들을 의도적으로 기피하고 단순하게 빨리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하는 성향이 검사에서 역력히 드러났다.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설과 같은 복잡한 사건을 다루고 인간의 심리가 녹아져 있는 글들을 읽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이 있었다. 사실 소설보다는 평론이 더 재미나고 역사나 비평문 읽기가 더 수월한 것이 사실이다.
『나이트 러닝』도 내게 있어서는 결코 쉽게 읽혀지는 소설이 아니었다. 그나마 현실 세계를 다룬 일상에 있을 법한 내용들은 비슷한 선경험들이 있기에 등장인물의 심리와 생각들을 유추하며 읽어내려갈 수 있었지만 「나이트 러닝」과 같은 단편은 순간 무슨 내용인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나의 약점을 조금이나마 보완하기 위해 한 문장 한 문장 꾸역꾸역 읽어나가다 보니 작가가 주인공들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대략 이해할 수 있는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자는 7편의 단편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냈다. 틀에 박힌 삶이 아닌 상상의 세계에서나 펼칠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등장인물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 발붙여 오롯히 힘듦을 스스로 온 몸으로 받아내며 살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도 그려졌다. 다름에 대한 차별을 이겨내고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간 장애 청년의 이야기를 담아낸 단편은 한국 사회의 폐쇄적인 문화와 사회의 단면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글인 것 같다. 눈동자에 생긴 암으로 이해 가짜 눈을 끼워 살아야 하는 청년의 삶이란 그야말로 고통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녀를 바라보는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은 평생 짐으로 안고 살아가야 할 비극적인 모습을 보게 한다.
성 정체성에 따른 사람들의 고민들이 소설 속 군데군데 등장한다. 특히 자녀의 성 정체성을 되돌리고자 여자 아이를 입양하는 부모의 심정과 입양되어 가게 된 이유를 알게 된 그 여자 아이의 심정은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소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이며 내가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의 유형들을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환경에 처해 있고 생각지도 못한 고민들 속에 아픔에 직면하는 이들이 우리 주위에 있음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