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은-Golden Fingers, 봄을 부르는 기타 선율
◀Flower Dance(꽃의 춤) ◀바다야 안녕 ◼홍이삭✕장하은
◀Caprice 24 ◀보헤미안 랩소디 ✱슈퍼밴드2 1라운드
◀Daddy ✱슈퍼밴드2 결승라운드 ◼제이유나✕장하은✕정민혁✕김진산
◀서른즈음에 ✱아빠와 함께 ◼장형섭✕장하은
◀Libertango ◼장하은 ft; 알렉산드 쉐이킨
◉눈꽃이 여러 번 피고 진 주말이었습니다.
나뭇가지에 활짝 피어난 눈꽃들은 영상의 기온에서 이내 져버립니다,
그리고 다시 내린 눈에 꽃을 피우지만 역시 오래 머물지 못합니다.
정월 대보름달이 뜰 무렵에도 눈이 내려 눈꽃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일요일엔 날도 맑고 별도 총총해서 하루 늦은 휘영청 보름달에 지각 소원을 건넬 수 있었습니다.
◉봄을 부르는 춘설(春雪)이 내려 눈꽃이 피고 지기를 거듭한다는 것은 근처에 봄이 다가와 있다는 것을 일러주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처마에서 떨어지는 봄눈 녹은 물소리도 봄의 소리로 들립니다,
시골 장터에 나가보면 달래, 냉이에 고로쇠 물을 권하는 상인들의 외침에도 봄의 소리가 가득 담겨있습니다.
◉2월의 마지막 주를 시작합니다.
싱그러운 기타 선율에 묻어오는 봄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좋은 때입니다.
천재 클래식 기타리스트 장하은을 오랜만에 초대합니다.
그녀의 황금 손가락들이 (Golden Fingers) 빚어내는 기타 선율에서 봄의 기운을 느껴 봅니다.
◉아직은 꽃도 피지 않고 나무에 잎도 나지 않은 겨울 끝자락입니다.
봄나물들을 비롯한 로제트식물들만 길섶에 미리 선발대로 나와 녹색을 찔끔 보여주는 때입니다.
오는 봄을 마중하기 위해 장하은이 빨간색 방울꽃 모자를 쓰고 숲길 한가운데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봄이 돼 피어날 꽃들이 추는 춤을 미리 기타 연주로 담아갑니다.
◉연주곡은 ‘Flower Dance’(꽃의 춤)입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DJ 오카와리(Okawari)의 2011년 J-Pop입니다.
한국의 피아니스트와 기타리스트가 자주 연주하는 인기곡입니다.
우주의 여인에게 꽃을 선물하려는 지구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입니다.
지구 남자에게 봄꽃은 로맨틱한 감정의 상징물이지만 우주 여인에게는 꽃은 단지 산소를 공급하는 매개물이어서 다소
감정이 엇갈립니다.
그런 스토리와 관련 없이 장하은이 엮어내는 섬세하고 화려한 연주에는 초록빛 봄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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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야기를 좀 해보고 연주를 들어봅니다.
대중적으로 가장 가깝고 친숙한 악기 가운데 하나가 기타입니다.
기타는 피아노 수준의 음계를 소화할 수 있는 악기입니다.
그러면서도 휴대가 간편해서 이동해 다니면서 솔로 연주가 가능합니다,
그런 점 때문에 대중적인 악기로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젊은 시절에 대부분 기타 연주에 한 번쯤은 도전해 봅니다.
그런데 쉽지 않습니다.
노래 반주에 사용되는 코드만 익히는 데도 힘이 듭니다.
여기에 본격적인 연주에 들어갈수록 더욱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절반 이상이 중도에 포기합니다.
관악기나 건반악기보다 입문이 더 어렵습니다.
기타 잘 치는 사람을 부러워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싱어송라이터에게는 기타가 가장 기본입니다.
얼마 전에 끝난 ‘싱어게인 3’에서도 뛰어난 기타 연주를 실력을 보이면서 노래한 세 명이 차례로 우승과 준우승,
그리고 3위를 차지했습니다. 홍이삭과 소수빈, 이젤이 바로 그들입니다.
이들의 기타 연주 실력은 전문 기타리스트 수준에 버금갈 정도로 뛰어납니다.
여기에 편곡과 노래 실력까지 보태져 오랜 무명에서 벗어나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싱어게인 시즌 3의 우승자 홍이삭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멈추지 않고 음악 활동을 계속 이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장하은과 호흡을 맞추는 인연도 있었습니다.
2020년 음악영화에서 남녀주인공으로 출연했습니다.
16회 제천영화제 개막작으로 호평을 받았던 영화 '다시만난 날들' 입니다,
청춘의 꿈과 방황을 담은 이 영화는 전문 배우가 아닌 두 사람이 음악인이 가진 연주와 노래만으로도
충분히 인정받을 영화음악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랐습니다.
◉홍이삭과 장하은은 이 영화를 계기로 랜선 콘서트를 열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노래들을
함께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 가운데 홍이삭이 만든 ost ‘바다여 안녕’을 들어봅니다.
홍이삭의 노래야 최근에 자주 들었지만 장하은의 뛰어난 기타 연주는 물론 보컬도 매력적이어서 귀 기울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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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k90oBy7g-E
◉기타는 고대 페르시아에서 흘러 흘러 지금에 이른 대표적인 현악기입니다.
고대 페르시아어 ‘tar’는 현(絃), 즉 string을 나타내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인도의 Sitar는 세 줄의 현악기를 부르는 말입니다.
이 말이 cithera라는 라틴어를 거쳐 스페인으로 넘어와 guitarra가 됐고 영어로 지금의 guitar가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초기에 현을 의미했던 tar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악기 이름이 됐습니다.
◉기타가 오늘날과 같은 기능을 갖추는 데 가장 기여한 나라는 스페인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여섯 줄의 기타도 스페인에서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모양을 갖췄습니다.
특히 클래식기타는 19세기 스페인 안다루시아 지역 출신 기타 제작자 안토니오 토레스에 의해 표준 제작 원형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클래식기타의 개념을 정립한 것이 이름도 익숙한 안드레아 세고비아입니다.
◉클래식기타라고 해서 클래식만 연주하는 건 아닙니다.
대중가요 등 다른 장르의 음악을 충분히 연주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통기타로 클래식을 연주할 수도 있습니다,
크로스오버 음악의 추세속에 이제는 클래식기타로 대중음악을 연주하는 퓨전형 기타리스트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장하은이 바로 그런 유형의 대표적인 기타리스트입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연주로 대중과 좀 더 거리를 좁혀 가까워져 보자’
한때 학업을 포기하고 기타와 함께 보냈던 장하은이 2021년 ‘슈퍼밴드 2’에 도전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하면서 관심사가 넓혀진 것이 바탕이 됐습니다.
◉장하은이 처음 슈퍼밴드 2에 등장했을 때 모습과 연주를 만나봅니다.
심사위원과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던 퀸(Queen)의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sody)의 클래식기타 연주입니다,
조회수가 5백만을 넘어 현재 747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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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는 독주 악기입니다. 그래서 여러 대의 기타로 합주했을 때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는 기타리스트에게
큰 보람과 기쁨이 돨 수 있습니다,
장하은은 슈퍼밴드에 참여해 얻은 가장 큰 선물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승 라운드에서 장하은이 속한 ‘Poco a Poco’팀이 선택한 노래는 2019년 콜드플레이의 ‘Daddy’입니다.
◉멀리 가버린 아빠와 함께 있고 싶어 하는 아이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슬픈 노래입니다.
애니메이션을 제작된 뮤직비디오의 아이 모습이 계속 눈에 밟히는 노래입니다.
보컬과 기타에 리더 제이유나, 클래식기타에 장하은 일렉기타에 정민혁 어쿠스틱 기타에 당시 열여섯 살의
김진산으로 구성된 팀입니다,
◉우선 넉 대의 기타가 엮어내는 환상적인 하모니는 애절한 아이를 보듬는 것처럼 잔잔하면서도 이름답게 흘러갑니다.
그래서 봄눈과 얼음이 녹아 봄을 향해 흘러내리는 계곡 물소리 같습니다.
여기에 제이유나와 장하은의 보컬이 연주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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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이름 ‘Poco a Poco’는 ‘조금 더 조금 더’라는 스페인말에서 가져왔지만 같은 이름의 팀이 이미 있어
양해를 구한 뒤 경연 때까지만 사용하고 경연 뒤에는 ‘Poco’로 팀 명을 바꾸었습니다.
◉이제 장하은의 본격적인 클래식기타 연주를 한곡 만나봅니다.
‘Caprices 24’는 니콜로 파가니니(Nicolo Paganini)가 1805년에 작곡한 ‘바이올린 독주를 위한 24개 카프리스’를 말합니다.
파가니니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재능을 얻었다고 얘기가 확산될 정도로 기교와 재능이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입니다.
◉’Caprice’는 변덕스럽다는 의미의 말입니다.
그래서 ‘악마의 곡’으로 불릴 정도로 바이올린 연주도 쉽지 않은 곡입니다.
이 곡을 장하은이 클래식기타 연주로 도전합니다.
템포의 강약 조절과 다양한 테크닉으로 황홀한 연주를 펼쳐갑니다.
거기에 보태지는 뒷배경의 구름은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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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hte20E74Ikc?si=2MRnoIuaVPeXQe30
◉장하은의 가족은 기타 가족입니다.
그래서 장하은은 대학에서 기타를 가르치는 아버지 장형섭교수와 함께 듀엣 연주도 자주 하는 편입니다.
클래식과 팝 대중가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기타로 교감합니다.
부녀가 함께 연주하는 김광석의 ‘서른즈음에’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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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기타 음악은 주로 라틴풍의 음악이 강합니다.
스페인의 플라멩코와 함께 아르헨티나의 탱고 등 유명한 클래식 음악 장르가 대부분 라틴 문화권에서 발전해 왔기 때문입니다.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Liber tango)가 클래식기타로 자주 연주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 리베르 탱고를 장하은의 연주로 마무리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출신 아코디언 연주자 ‘알렉산더 쉐이킨(Sheykin)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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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로 노래도 함께 하기 시작한 장하은은 봄이 한창 무르익는 4월 말에 콘서트를 열어 대중들과 만납니다.
앞서 들은 ‘리베르탱고’와 ‘Caprices 24’, ‘서른즈음에’와 함께 새로운 연주와 노래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싱어게인 3’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은 다음 주 초봄과 함께 찾아옵니다.
Top 7 가운데 다섯 명이 기타리스트이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올봄에는 기타 선율에 실려올 밝고 싱그러운 봄기운을 자주 느끼려나 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