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교를 건넌다
요강바위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이 보이고
현수교를 건너 섬진강 종주 자전거길을 따라 가는데
강 건너편에 기산과 지나온 내룡마을이 보이고
용궐산 자락 아래에 평온하게 자리잡은 전원주택들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섬진강 종주 자전거길을 계속 따르면
좌우에 커다란 바위가 있는 지점에는 '석문(石門)' 안내판이 있고
"조선 현종 때 양운거라는 선비는 흉년이 들 때마다 가난하고 굶주린 이웃들을 도와주어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았고, 임금은 양운거에게 관직을 하사하여도 그는 사양하고
오직 종호바위와 섬진강 일대에서 친한 벗들과 함께 시를 짓고 풍류를 읆는 낙으로 여생을 즐겼다고 한다
예전에는 종호바위 인근에 종호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찾아볼 수 없고
석문(石門)이라는 큰 글씨만이 바위에 남아있어 당시 선비들의 풍류와 호연지기를 짐작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바위 암벽에 '石門'이라는 큰 글자는 희미하게 보이지만
나무가 앞을 가리고 있어 사진상에는 잘 구분이 안된다
섬진강 마실휴양숙박시설단지 주변의 데크로 조성된 캠핑장이 보이더니
14:18 마실휴양숙박시설단지가 나온다
이제 치유의 숲 주차장으로 돌아가 원점회귀를 위해서 저 징검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징검다리가 지난번 호우 피해로 인해 끊겨있다
물살은 이리도 거세게 흐르는데 어찌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앞서가던 용감한 부부가 신발을 벗어 제키고 도강을 감행한다
조심조심~ 이렇게 이 부부는 무사히 강을 건넜고
나도 용기를 얻어 신발을 벗는데, 발목과 종아리의 색깔이 완전 구분이 된 것이 보인다
7~8월 두 달 동안 반바지 차림으로 산을 돌아다녔으니 이럴수 밖에 ㅎㅎㅎ
내 뒤를 이어 하나 둘 도강을 하는데
자칫 미끄러지면 낭패를 당할 절대절명의 순간이다
14:29 용궐산 치유의 숲 주차장
섬진강변 길을 따라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돌아 간다
당산나무 쉼터를 지나 걸음을 계속하면
이윽고 섬진복지회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산악회 버스가 보이고
14:58 산행을 모두 마친다
총소요시간 : 4시간 39분 (산길: 3시간, 평길:1시간 39분)
돌아오는 길, 순창 공설운동장 인근의 식당에서
즉석 순두부찌개로 하산식을 한다
첫댓글 그 먼 길,
산악회 동호인들과 원행하느라면
제법 정이 드는 좋은 사람들도 만나겠다.
느진목, 된목,
버팀목, 장구목, 등
향토색 짙은 지명들 속에
순 우리 옛말의 정취가 고스란히 스며있다.
용골산 정상 그 동족상잔의 흔적들,
민족이란 개념보다 이념이란 사상이
훨씬 더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일제 식민지의 질곡을 벗어난 같은 향토를 공유한 사람들이
이념의 제물이 되어 원수처럼 죽고 죽인 역사의 지난 날.
이제 개명한 우리들은 그렇게 살지 말아야 할텐데.
장군목 계곡의 섬진강 바위들이
도무지 범상치 않구나.
요강바위를 훔쳐간 외지인의 주도면밀함과
기어이 그것을 제자리에 갖다 놓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 저리게 한다.
석문 바위 연역을 보고 섬진강 맑은 물을 보면서
강이 흐르고 산이 좋으니
요산요수의 고장인 것을 말하지 않아도 쉬 알겠네.
원점 회귀의 징검다리에서
그대 벗은 종아리와 발을 보며
고된 산행의 흔적이 투영되어 있구나.
식당에서 순두부찌개며 푸성귀 정갈한 반찬이
차린 사람의 정성이 가슴으로 다가온다.
역시 전라도가 맞긴 맞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