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간들로 이어진 추억의 하루
2020년 10월 21일,청암선생께서 아침 식사초대를 초대한 자리에서 성고(星高)라는 호를 지어주셨다.
한달 전 쯤 오랜 고심 끝에 호를 지어 보았다며, 지현(智賢)이라 하면 어떻겠느냐고 하셨으나,성의로 보면 거절 할수는 없는 상황이었으나, 선듯 내키지 않아 응답을 드리지 못한바 있다.
그러다가 박 병무 원장이 그 호를 자기에게 주면 어떻겠느냐 하길래,박 원장에겐 내가 따로 주고 싶은 호가 있다며, 란고(卵高)란 호와 내가 아끼며 소장해오던 김삿갓 의상일체를 전수해 주었더니 무척 흐뭇해 하였다.
그리고서 김삿갓 의상을 갖추고, 수덕사를 거쳐 오서산을 오르던 차에, 청암선생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나의 호를 스타라고 해야 겠다며,내일 아침 고 종원교수와 더불어 조찬을 함께 하자고....
그렇게 하여 아침 조찬을 나누며,나의 호를 성고라고 하면 좋겠다고 하기에, 별로 싫지않아 쾌히 승락했다.
뜻으로 보나, 나의 이름과도 괜찮게 어울리는듯 싶고,닉네임 파란 하늘과도 매칭이 잘되는 듯 싶었기 때문이다.
아침식사를 마친후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보내고,박 원장한테서 고구마를 캐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 아산으로 달렸다.
고구마가 얼마 안될줄 알았는데,예상보다 많은 양을 캘수 있어 하루 종일이 걸렸다.
고구마 캐는 중에 화성 정 여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와,고구마 좀 함께 캐자고 했더니,맛있는 음식(아구찜)까지 준비하고 기꺼히 달려와 주었다.
정 여사가 오는 바람에, 무우를 솎아주는 일까지 할수 있어, 오늘 얻어 갈 수확물이 푸짐하게 늘어나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박 병무 원장은 뜻밖의 횡재를 한 날이 되어, 그냥 지나갈수 없다고, 거한 저녁을 사겠다고 횟집에 예약해 둔 상태이기도 했다.
횡재란 어린이집을 하던 시절, 예금통장들을 다 없앤다고 없애버렸는데,그중 하나가 자기도 모른체 은행에 남아있던게 발견된 것이다.
금액도 적지않은 4백 60여만원이라니,이 어찌 뜻밖의 횡재가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횡재한 기쁨을 함께 나누자며, 저녁만찬을 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준비해온 음식이 있다보니,횡재 턱은 다음기회로 미루고,저녁은 아구찜 파티를 하기로 결정을 보았다.
손수 준비한 시래기국 아침식사.
시래기국이 어찌나 맛깔스런지,얼마전 제천 맛집에서 먹었던 시락국밥보다 훨씬 맛이 좋았다.
제천에 갔던 길에, 제천의 여걸 전 미녀 여사를 만나고 왓다고 고 교수에게 말했더니,자기 숨겨논 애인을 허락도 없이 만나고 왔다고 시비(?)를 걸어온다.
그런 시비의 연장선에서 전 미녀 여사와 통화를 나누기도 하였고,우리가 방랑 김삿갓 처럼 여러 날을 여행한 것이 참으로 부럽다며 고 교수께서 난고 평생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난고 평생시 낭송중
난고평생시
새도 둥지가 있고 짐승도 굴이 있건만
내 평생을 돌아보니 너무나 가슴 아파라.
짚신에 대지팡이로 천 리 길 다니며
물처럼 구름처럼 사방을 내 집으로 여겼지.
남을 탓할 수도 없고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어
섣달 그믐엔 서글픈 마음이 가슴에 넘쳤지.
초년엔 즐거운 세상 만났다 생각하고
한양이 내 생장한 고향인 줄 알았지.
집안은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렸고
꽃 피는 장안 명승지에 집이 있었지.
이웃 사람들이 아들 낳았다 축하하고
조만간 출세하기를 기대했었지.
머리가 차츰 자라며 팔자가 기박해져
뽕나무밭이 변해 바다가 되더니,
의지할 친척도 없이 세상 인심 박해지고
부모 상까지 마치자 집안이 쓸쓸해졌네.
남산 새벽 종소리 들으며 신끈을 맨 뒤에
동방 풍토를 돌아다니며 시름으로 가득 찼네.
마음은 아직 타향에서 고향 그리는 여우 같건만
울타리에 뿔 박은 양처럼 형세가 궁박해졌네.
남녘 지방은 옛부터 나그네가 많았다지만
부평초처럼 떠도는 신세가 몇 년이나 되었던가.
머리 굽실거리는 행세가 어찌 내 본래 버릇이랴만
입 놀리며 살 길 찾는 솜씨만 가득 늘었네.
이 가운데 세월을 차츰 잊어 버려
삼각산 푸른 모습이 아득하기만 해라.
강산 떠돌며 구걸한 집이 천만이나 되었건만
풍월시인 행장은 빈 자루 하나뿐일세.
천금 자제와 만석군 부자
후하고 박한 가풍을 고루 맛보았지.
신세가 궁박해져 늘 백안시 당하고
세월이 갈수록 머리 희어져 가슴 아프네.
돌아갈래도 어렵지만 그만둘래도 어려워
중도에 서서 며칠 동안 방황하네.
蘭皐平生詩 (난고평생시)
鳥巢獸穴皆有居 顧我平生獨自傷 조소수혈개유거 고아평생독자상
芒鞋竹杖路千里 水性雲心家四方 망혜죽장로천리 수성운심가사방
尤人不可怨天難 歲暮悲懷餘寸腸 우인불가원천난 세모비회여촌장
初年自謂得樂地 漢北知吾生長鄕 초년자위득락지 한북지오생장향
簪纓先世富貴人 花柳長安名勝庄 잠영선세부귀인 화류장안명승장
隣人也賀弄璋慶 早晩前期冠蓋場 인인야하농장경 조만전기관개장
髮毛稍長命漸奇 灰劫殘門飜海桑 발모초장명점기 회겁잔문번해상
依無親戚世情薄 哭盡爺孃家事荒 의무친척세정박 곡진야양가사황
終南曉鍾一納履 風土東邦心細量 종남효종일납리 풍토동방심세양
心猶異域首丘狐 勢亦窮途觸藩羊 심유이역수구호 세역궁도촉번양
南州從古過客多 轉蓬浮萍經幾霜 남주종고과객다 전봉부평경기상
搖頭行勢豈本習 口圖生惟所長 요두행세기본습 구도생유소장
光陰漸向此中失 三角靑山何渺茫 광음점향차중실 삼각청산하묘망
江山乞號慣千門 風月行裝空一囊 강산걸호관천문 풍월행장공일낭
千金之子萬石君 厚薄家風均試嘗 천금지자만석군 후박가풍균시상
身窮每遇俗眼白 歲去偏傷빈髮蒼 신궁매우속안백 세거편상빈발창
歸兮亦難佇亦難 幾日彷徨中路傍 귀혜역난저역난 기일방황중로방
전미녀 여사가 들려었던 멋진 애송시
고 종원 교수에게 명사들이 보내온 연하장들을 정리한 화첩을 보며....
무우 솎아주기 작업중
고구마를 캐는 중
저녁 만찬의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