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가 울고 있습니다. 안개가 자욱이 끼여 사방을 분간 못할 지경에 이르면, 등대는 대낮에도 배들을 위해 소리로 방향을 알려줍니다.
제가 있는 숙소에도 지속적으로 들려오고 있습니다. 요즘, 참으로 한가합니다. 대게철에는 정신없이 바쁘다가, 그 시기가 지나면, 너무나 한가한 나머지 무력감에 빠지곤 합니다.
아내와 1주일 여행을 다녀왔어도 그 증상은 멈추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유독 증상이 심하네요.
산에도 가기 싫고, 사우나도 싫고, 술을 마셔도 별로고, 천곡동의 이쁜 술집 여주인 만나러 가기도 싫고......다행이 오늘 큰 딸이 온다는데 그나마 위안이 되는군요.
"아빠 나야 주희, 요즘 어때? 아직도 바빠?......................
아빠, 나는 아빠가 찡그리지 않고 웃으면서 지내는 게 나의 큰 희망이야..................그리고 아빠, 나에게 세상을 보는 시선을 주어서 고마워..............나는 이게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힘이 된거 같아. 돈과 경쟁에 욕심내지 말고 약자부터 보려하는 나의 시선은, 아빠가 항상 했던 말로 부터 시작된 거 같아............
말은 못해도 항상 아빠를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 걱정마, 고마워..미안해................
2013년 5월 30일 "
얼마 전에 큰 딸이 손수 써서 보낸 편지를 다시 읽어봅니다. 그리고 잠시 눈물을 글썽이다 텔레비젼을 봅니다.
축구선수 박지성이 아나운서와 사귄다고 기자회견을 하는군요.
지들 사귀는데 기자회견까지 하고 난리를 치는지....법무부 차관이 성폭행을 하고 동영상까지 찰영했는데 경찰의 구속을 검찰이 기각을 했다는군요.
국정원장이 인터넷 댓글로 선거에 개입했다는군요.
유명 가수가 도심에서 엘범 발표 공연을 하고 있군요.
케이블 체널을 아무리 돌려보았자 쓸데 없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말장난으로 헛웃음만 자아내네요.
이런 식이랍니다.
아무리 텔레비변에 몰두하고 싶어도 모든 것이 의미가 없어집니다. 나의 삶, 우리의 삶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 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구슬픈 등대 울음만 내 가슴을 후벼파는군요.
이곳 묵호항 사람들은 텔레비젼을 볼 시간이 없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관심도 없습니다. 박지성이 아나운서와 사귀든, 법무부 차관이 성 접대를 받으면서 난장판을 벌이든, 북한 정권이 꽃제비 아이들을 북송을 하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말장난을 아무리 피워도, 그들은 늘 현장에서 하루를 보낼 뿐입니다.
대게 철이면, 저는 무지막지하게 매출을 올리고 돈을 법니다. 4, 5 개월 동안, 아마 대기업 이사 정도는 벌겁니다.
소비자와도 엄청 싸웁니다. 기를 쓰고 돈에 몰두합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신경을 쓸 겨를이 없습니다.
그러다, 5월이 지나면, 네 모든 육신과 정신이 다운됩니다.
저가 장삿꾼으로서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은, 세상에 대해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서부터입니다. 이 세상은 절대로 바로 잡히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든거죠. 정치든, 문화든 , 교육이든, 예술이든...그 모든 것이 이 사회의 잘못된 시스템에 종속되어 있는 겁니다. 간혹, 그 부조리에 반항을 하는 집단이나 정치조직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바위에 계란치기입니다.
그것에 대한 증거는, 텔레비젼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처럼 여겨지는 문화와 정치와 예술, 또는 그외의 그 어떤 것도 우리의 삶과 괴리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사회에서는 그런 것들이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우리의 삶에 녹아 있었지요.
그런 것들이 우리의 분리되면서 세부화 되고 전문화되고 고도화 되었죠. 우리는 이제, 그것들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는 소극적 지점에 서게 되었습니다. 아니, 그것들과 우리 서민들의 삶은 전혀 상관이 없는 겁니다.
수출 실적이 우리의 소득에 지대한 영향이 있는 것 처럼 사이비 경제학자들은 사기를 치고 있지요.
진보적 정책과 법으로 서민들이 잘 살 수 있다고 정치인들은 거짓말 하고 있지요.
이 거대한 시스템을 그대로 내버려두고는 그 어떤 것도 도로아미타불입니다.
그래서, 저가 선택한 최후의 방법은 세상을 향해 욕이나 해주는 거죠.
그 방법 중에 하나가 이곳 묵호항에서 장사는 겁니다. 법의 한도 내에서 소비자를 우롱하고 돈을 긁어내는 거죠.
그런 야비한 마음을 먹고 장사를 하고나니까, 이렇게 벌을 받고 있나봅니다.
세상에 대해 볼 장 다 본거죠. 이것이 저의 무력감의 원인입니다.
"상업화된 영화 시스템 속에 뛰어들 너의 두려운 마음은 이해를 한다. 그러나, 전혀 두려울 필요가 없다.
아무리 그곳에서 벗어날려고 해도 결국에는 그곳으로 돌아 올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신 당당해라. 눈치를 보지 말고 너의 생각대로 영화에 뛰어 들어라. 그리고 꼭 영화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어떤 것이 진전항 예술인가는 이제 의미가 없다.
그저 너의 생각대로 하면 된다. 어차피 세상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기 때문이다.
손바닥을 아무리 애를 써도 세상을 가릴 수 없다. 그러나, 지긋이 눈을 감고 용감하게 세상에 뛰어 들어라"
나는, 위와 같이 써서 문자를 딸에게 보냈다.
그리고 문득, 딸아이를 일본에서 낳아서 처음 안았을 때, 나를 뚫어지도록 노려보던 녀석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등대가 울고 있습니다. 안개가 자욱이 끼여 사방을 분간 못할 지경에 이르면, 등대는 대낮에도 배들을 위해 소리로 방향을 알려줍니다.
제가 있는 숙소에도 지속적으로 들려오고 있습니다. 요즘, 참으로 한가합니다. 대게철에는 정신없이 바쁘다가, 그 시기가 지나면, 너무나 한가한 나머지 무력감에 빠지곤 합니다.
아내와 1주일 여행을 다녀왔어도 그 증상은 멈추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유독 증상이 심하네요.
산에도 가기 싫고, 사우나도 싫고, 술을 마셔도 별로고, 천곡동의 이쁜 술집 여주인 만나러 가기도 싫고......다행이 오늘 큰 딸이 온다는데 그나마 위안이 되는군요.
"아빠 나야 주희, 요즘 어때? 아직도 바빠?......................
아빠, 나는 아빠가 찡그리지 않고 웃으면서 지내는 게 나의 큰 희망이야..................그리고 아빠, 나에게 세상을 보는 시선을 주어서 고마워..............나는 이게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힘이 된거 같아. 돈과 경쟁에 욕심내지 말고 약자부터 보려하는 나의 시선은, 아빠가 항상 했던 말로 부터 시작된 거 같아............
말은 못해도 항상 아빠를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 걱정마, 고마워..미안해................
2013년 5월 30일 "
얼마 전에 큰 딸이 손수 써서 보낸 편지를 다시 읽어봅니다. 그리고 잠시 눈물을 글썽이다 텔레비젼을 봅니다.
축구선수 박지성이 아나운서와 사귄다고 기자회견을 하는군요.
지들 사귀는데 기자회견까지 하고 난리를 치는지....법무부 차관이 성폭행을 하고 동영상까지 찰영했는데 경찰의 구속을 검찰이 기각을 했다는군요.
국정원장이 인터넷 댓글로 선거에 개입했다는군요.
유명 가수가 도심에서 엘범 발표 공연을 하고 있군요.
케이블 체널을 아무리 돌려보았자 쓸데 없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말장난으로 헛웃음만 자아내네요.
이런 식이랍니다.
아무리 텔레비변에 몰두하고 싶어도 모든 것이 의미가 없어집니다. 나의 삶, 우리의 삶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 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구슬픈 등대 울음만 내 가슴을 후벼파는군요.
이곳 묵호항 사람들은 텔레비젼을 볼 시간이 없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관심도 없습니다. 박지성이 아나운서와 사귀든, 법무부 차관이 성 접대를 받으면서 난장판을 벌이든, 북한 정권이 꽃제비 아이들을 북송을 하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말장난을 아무리 피워도, 그들은 늘 현장에서 하루를 보낼 뿐입니다.
대게 철이면, 저는 무지막지하게 매출을 올리고 돈을 법니다. 4, 5 개월 동안, 아마 대기업 이사 정도는 벌겁니다.
소비자와도 엄청 싸웁니다. 기를 쓰고 돈에 몰두합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신경을 쓸 겨를이 없습니다.
그러다, 5월이 지나면, 네 모든 육신과 정신이 다운됩니다.
저가 장삿꾼으로서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은, 세상에 대해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서부터입니다. 이 세상은 절대로 바로 잡히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든거죠. 정치든, 문화든 , 교육이든, 예술이든...그 모든 것이 이 사회의 잘못된 시스템에 종속되어 있는 겁니다. 간혹, 그 부조리에 반항을 하는 집단이나 정치조직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바위에 계란치기입니다.
그것에 대한 증거는, 텔레비젼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처럼 여겨지는 문화와 정치와 예술, 또는 그외의 그 어떤 것도 우리의 삶과 괴리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사회에서는 그런 것들이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우리의 삶에 녹아 있었지요.
그런 것들이 우리의 분리되면서 세부화 되고 전문화되고 고도화 되었죠. 우리는 이제, 그것들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는 소극적 지점에 서게 되었습니다. 아니, 그것들과 우리 서민들의 삶은 전혀 상관이 없는 겁니다.
수출 실적이 우리의 소득에 지대한 영향이 있는 것 처럼 사이비 경제학자들은 사기를 치고 있지요.
진보적 정책과 법으로 서민들이 잘 살 수 있다고 정치인들은 거짓말 하고 있지요.
이 거대한 시스템을 그대로 내버려두고는 그 어떤 것도 도로아미타불입니다.
그래서, 저가 선택한 최후의 방법은 세상을 향해 욕이나 해주는 거죠.
그 방법 중에 하나가 이곳 묵호항에서 장사는 겁니다. 법의 한도 내에서 소비자를 우롱하고 돈을 긁어내는 거죠.
그런 야비한 마음을 먹고 장사를 하고나니까, 이렇게 벌을 받고 있나봅니다.
세상에 대해 볼 장 다 본거죠. 이것이 저의 무력감의 원인입니다.
"상업화된 영화 시스템 속에 뛰어들 너의 두려운 마음은 이해를 한다. 그러나, 전혀 두려울 필요가 없다.
아무리 그곳에서 벗어날려고 해도 결국에는 그곳으로 돌아 올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신 당당해라. 눈치를 보지 말고 너의 생각대로 영화에 뛰어 들어라. 그리고 꼭 영화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어떤 것이 진전항 예술인가는 이제 의미가 없다.
그저 너의 생각대로 하면 된다. 어차피 세상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기 때문이다.
손바닥을 아무리 애를 써도 세상을 가릴 수 없다. 그러나, 지긋이 눈을 감고 용감하게 세상에 뛰어 들어라"
나는, 위와 같이 써서 문자를 딸에게 보냈다.
그리고 문득, 딸아이를 일본에서 낳아서 처음 안았을 때, 나를 뚫어지도록 노려보던 녀석의 시선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