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전화를 하여 "이사를 가야된다"고 하여
"먼저 방을 내놓으라"고 하였다.
마침,
큰딸이 자취방에서 기숙사로 들어가게 되어 돈이 준비가 되어
일부만 먼저 주고
"나머지는 방이 나가는 대로 주겠다"고 하고 있었는데,
집이 계약이 되어 정산을 하려고 전화를 하게 되었다.
지난 번 변기 물이 넘치게 되어 '수도요금이 과하게 나온 것'에 대해 물으니
"전체를 다 교체하면 비용이 7만원이라 고무바킹만 교체했다"고 한다.
"기름 보일러도 문제가 생겨 부품을 구입했고,
화장실 변기도 부품을 교체해야 된다"고 하여
"비용이 15만원 들었는데,
많이 부담시킬 수는 없고 5만원을 공제하고 송금하겠다"니 하니
"그러세요"한다.
잠시 후에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이유인 즉 "이사 들어올 때 도배, 장판을 새로 해 주시지 않았으며,
기름 보일러는 이사왔을 때부터 냄새가 났으며,
자신이 망가뜨린게 아니라서 비용 부담을 못하겠고,
변기 교체비용의 절반인 35000원만 부담하겠다"고 한다.
"1년도 살지 않은 집이라 도배와 장판은 새것이니까 그냥 사용하라고 한 것이고,
보일러는 고장이 나서 새로 교체를 하였는데,
그 때 말해주지 않았으니 당연히 비용을 부담해야죠"하니
계속 자기의 입장만 말한다.
"나는 멀리서 집 신경쓰느라 비용까지 들여가며 집을 관리하고 있는데,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였으니 그 댓가로 비용을 부담하세요"하고
나도 고집했다.
한참을 얘기해도 계속 같은 얘기만 한다.
서로 화는 내지 않으며 계속 자신의 입장만 주장한다.
핸드폰으로 통화라 '요금이 많이 나올 것인데...'하는 생각이 든다.
'젊은 사람이 참 차분하고 조리있게 계속 자신의 주장을 하는구나,
직업이 뭘까?'하는 생각을 하며 통화를 한다.
화장실 부분은 "관리를 소홀히 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는데
보일러 부분은 계속 인정을 하지 않는다.
"보일러 부분은 화재 하고 연결된 곳이라 더 소홀히 하면 안되죠,
혹 다른 사람이 모르고 담배재를 던졌을 때 불이 나면
이웃에까지 피해가 가니 더 신경을 써서 관리해야 할 부분이고"
"젊은 사람이 알뜰하게 살려고 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데(계속 나를 설득시키는 모습에서)
내가 사는 동안은
'내 집이고 내 살림이다' 생각하면 마음이 다를 꺼예요"
"5만원 공제없이 다 송금할 테니 잘 사세요"하니
"고맙습니다, 집이 너무 좋아 잘 살았는데 결혼을 하게 되어 이사를 가게 되었어요,
이사간 집에서도 앞으로는 내 집처럼 살피며 살겠어요,
안녕히 계세요"한다.
"네, 건강하시고 부자되세요...."하며 통화를 끝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경계에서 돈이 아까워 화를 내며
언성을 높이게 되고 그러다 보면 감정이 상하게 된다.
나도 끝까지 받으려고 하였는데 그 모습에 감동이 되어
35000원도 양보해 주었다.
첫댓글 그러네요 ..서로가 마음을 보며 이야기가 되었나 보네요 ... 조금의 이를 챙기고자 따지다 보면 화가 나는 것인데 그 일에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것을 보니 마음을 잘 챙기신것 같네요 ... 35000원마져 양보를 했으니 그 사람이 참으로 고마워 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