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잠수함 4개월 만에 부산 입항 “내달 한미훈련까지 대북감시 맡을것”
연합훈련 겨냥 北도발에 경고 의미
美, 괌훈련 무인공격기 참가도 공개
태극기-성조기 내걸고 美핵잠수함 부산에 23일 부산 해군 작전 기지에 입항한 미국 해군 핵잠수함 ‘스프링필드’(SSN-761·6000t급) 선체 함교탑 측면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부착돼 있다. 미 태평양함대는 25일 페이스북에 “로스앤젤레스급 공격잠수함 스프링필드가 부산에 도착했다”며 이 사진을 공개했다. 미 해군 제공
미국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공격잠수함인 ‘스프링필드’(SSN-761·6000t)가 23일 부산 해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미 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는 지난해 10월 말 이후 4개월 만이다. 최근 한미 국방 당국자들이 워싱턴에서 북한의 핵공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 직후 전략핵잠수함(SSBN) 내부를 공동 참관한 데 이어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공개하면서 대북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이다. 다음 달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한 북한의 무력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미 태평양함대가 25일(현지 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사진에는 선체 함교탑 측면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부착한 스프링필드의 입항 장면과 우리 해군의 환영행사 등이 담겼다. 미 태평양함대는 “스프링필드는 괌 기지에 전진 배치된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 5척 가운데 1척이고, 미 7함대 작전구역에서 정기적으로 작전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군 소식통은 “스프링필드는 부산항에서 군수물자를 보급받은 뒤 다음 달 한미 연합훈련 때까지 한반도 주변에 머물며 대북 감시 및 억지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이 연합훈련을 빌미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7차 핵실험 같은 고강도 도발을 강행할 경우 즉시적 확장억제 태세를 과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프링필드는 최대 90일간 물 밖으로 부상하지 않고 수중작전이 가능하다. 최대 3100km 밖의 표적을 초정밀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수십 발과 어뢰, 폭뢰 등 강력한 무장을 갖추고 있다. 군 당국자는 “화성-15형(ICBM)과 초대형방사포(KN-25) 등을 잇달아 쏴 한미에 대한 핵위협을 노골화하는 북한에 B-1B 전략폭격기보다 더 은밀하고 치명적인 확장억제 수단으로 적극 대응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최근 괌 일대에서 진행된 미국과 호주, 일본 등 3국의 코프 노스(Cope North) 연합 공중훈련에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리퍼(MQ-9) 무인공격기가 참가한 사실을 25일 SNS에 공개했다. 이 훈련은 북한 등의 군사적 위협 저지가 주된 목적이란 점에서 리퍼 참가 공개가 대북 경고의 일환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0월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의 자위대 기지에 리퍼 8대를 배치하고 작전 운용에 들어간 바 있다. 이 기지에서 평양은 약 950km 떨어져 있다. 리퍼의 항속거리(약 5900km)와 무장능력을 고려할 때 북한 대부분 지역이 작전범위에 들어간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