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체포안 오늘 압도적 부결”… 與 “소신으로 투표하라”
오늘 표결 앞두고 여의도 긴장
이재명 대표
“검사독재 정권의 사법사냥에 맞서 정치영장을 압도적으로 부결시킬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둔 2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압도적 부결”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민도 민주당을 지지하고 응원할 것이며 단호하고 엄중하게 검사독재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라도 양심에 따라 결단하라”고 강조하자 막판 ‘이탈표’ 방지에 나선 것.
● 민주당 지도부 긴장 속 “부결” 당부
조 사무총장은 “박정희와 전두환 독재정권에 의한 김대중 죽이기, 이승만이 저질렀던 조봉암 사법살인이 21세기에 재연되고 있다”며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적 제거를 위한 악의적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김의겸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은 국회의 책무”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그간 예상해온 10표가량보다 이탈표(체포동의안 찬성)가 더 많이 나올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야권 관계자는 “이미 체포동의안 찬성을 사실상 당론으로 못 박은 국민의힘과 정의당, 시대전환의 121표에 더해 민주당 내에서 29표가 더 나오면 가결된다”며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민주당 의석수는 169석이다.
국민의힘은 26일 추경호 박진 권영세 장관 등 국무위원을 포함한 의원 전원(구속 수감 중인 정찬민 의원 제외 114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27일 표결에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정의당(6명)도 25일 이정미 대표가 당원 전체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우리 당 의원들은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폐지해야 한다’는 당론에 입각해 표결에 임할 것”이라며 찬성 입장을 못 박았다.
본격적인 표 대결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도 ‘단합’을 외쳤다. 강훈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단편적 판단으로 우리 당이 혼란과 분열을 겪는다면, 그것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 검찰의 의도에 휘둘리는 길”이라고 적었다. 장경태 최고위원 등은 전날 서울 도심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규탄 대회에 참석해 “이 대표는 이미 여러 차례 수사를 받았는데, 무슨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 같은 구속 사유가 있느냐”며 “체포동의안을 반드시 부결시킬 것”이라고 했다.
● ‘포스트 체포동의안’ 정국도 첩첩산중
이 대표는 주말 동안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포스트 체포동의안’ 정국 구상에 돌입했다. 그는 25일 페이스북에 고교 현장 실습생의 죽음을 다룬 영화 ‘다음 소희’를 언급하며 “정책적 대안을 꼼꼼히 강구해 보겠다”고 적었다.
이 대표 측은 ‘체포동의안 파고’를 넘기고 난 뒤 본격적인 민생 기조와 더불어 ‘김건희 특검’ ‘대장동 특검’ 등 ‘쌍특검’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다음 달 3일부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이 시작되는 등 사법리스크 논란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을 직접 겨냥한 메시지를 이어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당 대표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민주당의 ‘방탄 올인’을 지켜보고만 있기엔 국민 앞에 송구하고 이제 화마저 날 지경”이라며 “국회의원 양심과 소신으로 한 표를 행사해라”라고 했다. 같은 당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27일은) 이 대표가 아니라 민주당의 운명이 걸린 날”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현명한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