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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조직에 필요한 사람
“김주임님~, 김주임님?”
부산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옆에 우 대리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과 그곳의 분위기는 나를 긴장감을 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더더욱 알 수 없는 모르는 용어를 쓰고,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로 대화하는 외국어를 쓰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더더욱 두려웠다.
톡톡!
“김주임님!”
“어! 깜짝이야!”
다시 한 번 화들짝 놀랐고, 다행히 이번에는 비명소리까지는 내지 않았다.
불렀는데도 대답이 없었던 내 잘못이고, 답답해서 그런 것은 이해가 가지만, 어깨를 툭툭치면서, 얼굴을 들이대는 것이 여기 내력인가 싶었다. 물론, 아까 보다는 기분이 좋았다. 또라이 우 대리님이 아니라 예쁜 여자였기 때문이라고 하면, 유키가 화내려나 모르겠지만 말이다.
“후~주임님, 아 바쁘니까 빨리... 아니다. 그냥 1층 회의실로 내려오세요. 설명해야할게 한 두 가지가 아니네요.”
“네~”
그녀는 짜증나는 한숨과 함께 말을 뱉으면서 회의실로 서류를 주섬주섬 챙겨서 1층 회의실로 향했다. 나는 바로 일어나 우대리에게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목례를 했고, 그녀를 따라 사무실을 나섰다.
“이현진 대리님, 김형일 방문자님, 00시00분 외출 하십니다.”
라는 기계음이 났고, 정말 이런 식으면 화장실도 담배도 피우러 자주 못 가겠구나 싶었다.
실제로 WD 로지텍의 직원들은 한 명도 담배를 피는 사람이 없었다. 다시 말하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게 아니라. 일부러 참는다는 편이 맞다. 그리고 출입에 의해 근무시간이 기록되기 때문에 화장실도 자주 가지 않았다. 참 돈 벌기 쉽지 않은 회사임은 분명했다.
그녀는 1층의 소회의실에 문을 열었고, 그녀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자 그럼, 제 소개부터 할게요. 저는 이현진 대리구요. 원래 총무부에서 해야되는데 왜 저보고 하라고 하시는지는 이해가 안가지만, 팀장님 지시 사항이라서 제가 왔구요. 대략적으로 회사 소개와 김주임님이 하실 업무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정말 바쁜데 거치장스러운 것을 시키는 엄마의 부탁으로 남동생 챙겨야 되는 예전 우리 누나의 짜증을 느꼈다. 분명, 나보다 3살이나 어리지만 말이다.
“저희 회사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GLS그룹은 물류업계 1위 회사구요. 저희는 계열사지만, GLS의 완전한 소유는 아니에요. 주식 지분이 여러 군데로 나뉘어 있어요. 애매한 위치에 있긴 하죠. GLS 가 실질적인 운영과 소유주가 맞지만, 해외 자본, 정부의 투자 지분도 있어요. 그리고 물류업쪽에서 특수화물, 위험물,... 등을 하고 있고 ...”
내가 속한 회사가 어떤 계열사고 어떤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어떤 일들을 주로 하는지 나의 수준에 맞게 간결하고 쉽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가 한 번에 오다보니 회사가 어떤 회사라는 처음에 말한 것 빼고는 이해도 안 되고 수용도 되지 않았다.
“자 다 이해되었죠? 이해 안하셔도 알게되니까 다음 부분만 확실히 하시면 되요.”
“네~”
“일단, 처음에 오실 때, 같이 왔던 사투리 쓰시던 과장님 아시죠?
“네”
“그분께 서류작성하시고, 출입등록 하시구요. 아! 고용 계약서는 없어요. 3개월 뒤에 결정하신다고 했으니, 아직은 비정규직으로 진행할거구요. 그에 대한 계약사항도 총무부에 문의하시면 되요. 이건 오늘 바로 해야 되니까 점심 드시고 꼭 등록하세요.”
“네”
“그래서 항공 수출입 경력은 얼마나 있으시죠?”
“네?...그 없습니다.”
“네? 뭐라구요?”
“없다구요. 부동 화재에서 영업관리했구요. 유통업체에도 영업관리 업무 경력이 좀 있습니다.”
“하...미치겠네 진짜! 아나~장난하나 진짜!
그녀의 표정은 무섭게 일그러지며 소리쳤다.
그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보며, 전혀 사과같지 않은 사과를 하며 말했다.
“하~죄송합니다. 제가 좀 격했네요. WD에서 신입을 뽑은 적이 없어서요. 저도 GLS에서 5년 물류 경력 쌓고, 아니 5년도 적다고 말씀하시는데 하~.”
“네~제가 좀 부족하긴 하지만, 시키시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저기...여긴 시켜서 업무하는 곳이 아니구요. 모든 것을 팀장님 업무에 맞게 영업 사원들에게 맞게 자율적으로 협의하고 진행해야하는 곳이에요. 물류공부나 무역 쪽으로 조금이라도 아시는 부분이 있으세요?”
“사실 없습니다. 대학 다닐 때, 국제관계이론과 미국 외교사 쪽을 공부한 적은 있습니다.”
“아~그렇군요. 없네요. 여긴 신입 교육에 대한 시스템은 없습니다. 이건 제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팀장님과 다시 상의해야할 문제인 것 같네요.”
정말 답이 없는 얼굴이었다.
그는 나를 두고, 바로 팀장에게 뛰쳐나갔고, 30~40여분이 지나서야 다시 시커멓고 멀대같은 남자와 함께 모습을 보였다.
저벅저벅 탁!
그들은 문을 열고, 회의실로 들어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주임님, 어떻게 경력 없이 아니, 됐구요. 일주일간 이분께 업무에 필요한 이론 배우시면 되요. 그게 주임님 업무에요. 다음 주에 바로 일 보조 안 되면, 새로운 분 뽑는걸로 이야기 되었으니 그렇게 아시면 됩니다.”
“네? 그게 아닐 3개월 말씀하셨는데 시간이...”
“주임님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회사에 배우러 놀러온건 아니잖아요? 이것도 많이 봐드린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네..,”
그녀는 온갖 짜증이 올라오는 것을 억지로 억누르며 조용하고 강한 말투로 나에게 통보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정식루트로 들어온 것도 아니고 경력도 없다고 하지만, 너무한 처사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 하나하나가 틀린 것은 없었다. 회사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사람을 굳이 돈을 내면서 쓸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정규직으로 채용이 결정된 것도 아니고 내가 스스로 말한 것이 맞다. 회사가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나가겠다고 말이다.
이현진 대리는 그 말만을 남기고 바로 사라졌다.
“안녕하세요~! 저는 GLS 교육지원팀 서준기입니다. 저는 본사 소속이구요. 하하 원래 신입직원 관리담당이라 물류업에 대한 큰 경력은 없어요. 그래서 많이 알려드리기가 힘드네요. 제가 몇 가지 서적이랑 강의 소개해 드릴테니까 집중적으로 공부하시면 될거 같아요.”
그는 WS로지텍의 WD 팀은 본사와는 다른시스템이고, 자신의 업무 영역을 넘어선다고 하여, 따로 업무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고만 말했다. 실제로 그는 물류업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고, 주로 직원 복지 및 신입사원 지원부서였다. 그런데, 도저히 WS 로지텍의 인원을 따로 동원하여 교육시킬 가치가 아직은 나에게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본사에 압력을 넣어 한명을 오게 한 것이 바로 이 사람이었다.
그가 처음에 말한 것처럼 그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말들만 한 채, 항공사에서 발행한 수출입 진행 관련한 책을 몇 권 주고, 물류업에 대한 무료강의 쿠폰을 주더니, 인사를 하고 나가버렸다. 단 10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사는 하루살이 나의 생활 패턴이 말이다.
시간은 일주일, 머리가 하얕다 못해 불투명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일단은 사무실로 가자.”
어쨌든 사무실에 출근했으니 사무실로 가야되는 것이 맞다. 모든 이동기록이 남으니까 말이다. 그 때, 문자하나가 전송이 되었다.
띵동~문자가 왔어요~
-팀장님께는 말씀드렸습니다. 어차피 사무실 오는게 의미 없으실 거 같아서, 앞으로 소회의실에서 공부하시고, 필요한 거 있으면, 본사 교육팀 직원에게 요청하세요. 그게 아무래도 편하실 거에요. 연락처는 000-0000-0000입니다. 아! 그리고 노트북 오후에는 아래 소회의실에 설치해 놓을 거에요. 참고하세요. 서현진 대리 드림-
이렇게 긴 장문의 문자하나를 받았고, 정말 어디서도 받아보지 못한 푸대접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당연한 듯이 하는 저 여자는 도대체 어떤 사고방식의 소유잔지 궁금했다. 오랜만에 정말 화가 머리끝가지 치솟았다. 정말 이런 내가 싫어 미쳐버리겠다.
‘내가 왜 왜 하~아 그래. 버텨내자. 버티고버티고 버텨보다 안되면 그때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나는 책을 봤다.
처음 나오는 것은 물류업에 대한 소개였다. 솔직히 항공사에 만들어서 그런지, 자기 항공기와 자기들이 하는 업무에 대한 홍보가 주를 이뤘다. 그런데, 문제는 용어 자체가 너무 영어만 가득했다. 먼 소린지 정말 읽으면서 몇 번을 외워도 눈에 머리에 익지 않았다.
한때, 후배들에게 대기업 금융회사 합격수기를 말하면서 한말이 문득 떠올랐다.
“여러분들이 들어가는 회사에서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들이 쓰는 전문용어는 전문용어라 생각하면 안됩니다. 그것이 바로 그들이 쓰는 일상적 용어이고, 그것을 자유롭게 구사하고 이해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을 자기소개서, 면접에서 녹여내야하고, 자격증은 당연히 그것을 할 수 있다는 증명입니다. 이 모든 것이 잘 조합이 되어야, 그들이 원하는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단한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바늘구멍과 같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라고 아주 자신감 있고, 스스로가 너무 자랑스러워 못 참겠다는 말투로 잘난 척을 했지만, 그 영역을 조금만 벗어나니 정말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단순한 뜻이고 상식적인 이야기를 용어로서 상징적으로 쓰는 것 뿐인데, 그때는 너무나 어렵고 힘들게 보였던 것이다.
천장이 뚫어질듯한 한숨을 5초에 한 번씩 세면서 나는 미친 듯이 책을 공부했다. 그리고, 점심이 되자 편의점 도시락을 혼자 사먹었다. 정말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고, 아마도 자신의 업무로 바빠서 내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은 듯하다. 또라이 우대리만 빼고 말이다.
나는 오후에도 잠 오는 눈을 꼬집어 가며, 항공사 물류 책을 보고 있었다.
똑똑~!
“네~”
딸~깍!
“안녕~하세요. 내가 왔습니다. 흐흐흣”
“아 안녕하세요. 대리님”
“소식 들었어요. 단독으로 사무실 줬다고 해서요. 축하하러 왔지 이야~김주임 오자마자 이사급 대우네요. 나도 내 공간 갖고 싶다~단독으로다”
“....”
‘하 진짜 이 또라이 머야 미친놈인가’
“어 이거 대한항공꺼네 올해 최신판이구만! 그리고~포워딩 강의, 이거 듣지 말아요. 이놈 내가 아는데, 능력 없어서 저 꼬라지로 강의하고 다녀요. 예전에 경영학과 동기 놈인데, 예전 근무하던 회사 다닐 때도 물류에 물자도 모른다고 욕만 쳐 먹은 새끼라서요.”
‘동기?...머야 그럼 연대 경영학과야 이 또라이가’
“그래도 제가 물류 쪽에는 전혀 아는 게 없어서요. 기본이라도 익혀야 되요.”
“아 그럼! 이렇게 할까요? 내가 오늘 기분이 좋아서, 반차를 냈거든요. 몇 일 휴가 갔다오라고 팀장님이 하시긴 했는데, 언제 사람 뒤통수 맞을지 누가 알겠어요....”
한참을 그렇게 되도 않는 4차원 같은 말로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웃는 표정을 거두며, 나에게 말했다.
“김주임님, 어쩔 거야? 도와줘? 무릎 꿇고 도와달라고 하면, 내가 도와줄게. 한번 꿇어봐”
“장난이 조금 지나치시네요.”
“이 사람이 장난이랑 진짜랑 구별이 안 되나보네. 지금 당신 처지 알고 있어요?”
그는 장난스럽게 말을 던지며, 차가운 웃음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더더욱 화가났다. 그녀에게서 무관심이 아닌 이제는 무시하고, 나에게 굴욕까지 주려고 하는 이 미친놈에게 말이다. 하지만 감정은 감정, 지금만큼은 이성이 감정에 앞서 있었고, 한참을 침묵한 끝에 그는 자리를 뜨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우 우대리님!”
나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말했다.
“가르쳐주세요. 여기서 어떻게 하면되는지 뭐든지 해볼게요. 조금이라도 괜찮습니다.”
“호오~장난이었는데 라고 말하면 진짜 주먹 날라오겠네요.”
사실이었다. 진짜 때리려고 했다. 이판사판이고 막장인생 어떻게 되도 난 몰랐었던 것 같다.
“흐흐흐흐 오늘은 좀 피곤하니까, 거기 20쪽부터 25쪽 INCOTERMS 만 정확히 이해하고 외워서 오세요. 단, 조금이라도 틀리면, 그 다음은 없어요. 흐흐흐 알죠?”
“네! 네 정말 감사합니다.”
그의 행동이 단순 나에 대한 호기심이었는지 아니면 변덕이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다행히 나에게 좋은 인연이든 악연이든 그와 엮이게 된 것은 신이 준 기회였다. 그는 또라이 미친놈 같긴하지만, 단순히 그것으로만 설명이 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단 하루지만, 팀장이든 과장이든 그 앞에서 함부로 할 수 없는 분위기와 포스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이 대리는 더더욱 그런 것 같았다. 언제부터 그런 분위기로 살아왔는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 그때당시에는 궁금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바로 바로 뒤에 절벽 끝에 걸쳐 있었으니까 말이다.
나는 그날 4년간 처음으로 공부를 하면서 밤을 샜다. 정말 한글자도 빠지지 않고 외웠다. 한글을 처음배우는 구구단을 처음 외는 아이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가 말한 INCOTERMS 운임조건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외우기 위해 익히고 또 익혔다. 밤이 새도록 공부는 계속 되었다. 사실 포워더가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물과 공기와도 같은 이론이긴 하지만, 그 정도 시간을 소요할만큼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한건 이 때의 공부로 누구보다 완벽하게 이론뿐만아니라 활용과 사례, 그리고 변화까지 완벽히 익힌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나는 그렇게 물류용어를 외웠고, 그것을 활용하는 것을 그에게 배웠다.
물론, 기분에 따라 어떨 때는 5분 어떨 때는 20분에서 한 시간 등등 자기 업무가 지루할 때 내려와 심심풀이 땅콩처럼 나를 놀려가며, 이론과 실무를 가르쳐 주었다.
그렇게 금요일이 찾아왔고, 그는 마지막으로 나에게 조언을 했다.
“이제 다음주부터 실무해야되니까 모든 개인회원으로 항공사 가입하고, 운송사도 인천에 검색하면 다 나오니까 우리 회사 이름대고 모르는 거 다 물어보면 알아요. 이건 진짜 꿀팁인데 흐흐흐흐 해봐야 알지 그럼 ~ 하여튼 수고했어요 김주임님 다음 주 월요일부터 일한다고 했는데, 화요일에는 볼 수 있으려나~크큭”
처음과 달리 이제 그의 비아냥거림도 너무도 고맙게 느껴졌다.
그는 정말 최고의 꿀팁을 제공했고, 이론과 실무에 쓰이는 스킬을 그에게 있는 짓 없는 짓 아부떨어가면서 알아냈는데, 써먹지도 못하고, 쫓겨나면 어떡하나 싶은 때에, 그야말로 어둠을 밝혀주는 단 한마디였던 것이다. 그 당시에 나로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가 던지고간 작은 책 2014년 5월 한 달의 기간이 지난 TARIFF 소책자는 그 어떤 베스트 셀러보다 귀중한 바이블과 같은 자료였던 것이다.
다행히 항공사, 운송사, 포워더 운송사까지 거의 24시간 풀로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부킹하는 방법부터 타리프보는 법, 운송 요청하는 것, 그리고 내가 배웠던 화물종류와 그에 따라 부킹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온갖 다양한 항공사와 협력업체에 물어서 알아낼 수 있었다. 물론, GLS라는 물류대기업의 이름으로 말이다.
가끔 WD 나 GLS의 직원에 대해 묻는 일이 있으면 대강 흘러넘기면서 끊고 다시걸고를 반복했다. 그렇게 통화비가 얼마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핸드폰 베터리 충전기를 연결해가며, 전화하고 또 전화했다.
배가 고픈지도 몰랐다. 그래서 이틀 동안 물만 먹고 벼텼다. 아마 그 때 계속 살을 뺐으면, 모델 몸매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는 거의 잠을 자지 않았고, 일요일 오후가 되자 그대로 쓰러졌다.
일주일 동안 너무 무리한 결과 몸에 조금 이상이 생긴 것 같았다. 하지만, 육체보다 조금은 정신이 강했다.
새벽 6시 나는 자동적으로 눈이 떠졌고, 깔끔하게 씻은 후 머리로 지난 일주일 동안 내가 익혔던 모든 것을 되새김질 했다. 아마 수능 날보다 내가 가장 들어가고 싶어 하던 공기업보다 훨씬 떨렸던 것 같다. 나는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컨디션과 우황 청심환으로 무장을 마친 뒤 비장한 각오로 회사를 향했다. 거짓으로 위장한 내가 아닌 진짜 회사에 필요한 WD TF 팀의 조직원으로서 첫 출근으로 말이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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