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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녀 정책’으로 더욱 커질 中유아용품시장
2009년 이후 급성장···소득수준 상승 따라 수요도 고급화
중국의 9세 이하 유아수는 2012년말 현재 1.25억명으로 전체 인구의 11.2%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신생아는 매년 1600만~1800만명 정도 출생하고 있으며, 4세 미만의 영유아수는 64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유아수가 전체 인구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관련 소비재시장의 규모도 상당하다. 중국의 유아동 관련 전체 소비 규모는 1조위안(한화로 약 170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영유아용품의 소비 규모는 2500억위안(한화 약 42.5억원)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유아용품시장으로 성장하는 바탕이 됐다.
●부모 소득수준 따라 소비패턴 고급화 추세 = 영유아용품이 주로 소비되는 지역은 베이징, 상하이, 광둥 등 비교적 소비수준이 높은 곳이며, 전체 소비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영유아용품에 대한 주요 도시의 가정별 월평균 지출액은 973위안으로 2년 전인 2011년의 913위안보다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생을 전후로 2년간 유아용품에 대한 지출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월별로 1079위안씩 연간 1만2946위안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유아용품 소비패턴의 변화. 분유, 기저귀, 의류가 전체 유아용품 소비 중 63%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부모의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종이 기저귀의 사용이 크게 늘고 있고 베이비케어용품에 대한 지출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아용품을 구입하는 주된 경로는 전문 판매매장으로 전체 유통채널 중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내 유아용품 전문매장은 이미 4만개를 넘어섰으며,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매장 다음으로 많이 찾는 곳은 대형마트와 인터넷쇼핑몰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특히 인터넷쇼핑몰의 경우 2012년 교역액이 61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86%나 증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中분유·기저귀·의류시장 = 중국의 분유시장은 2009년 이후 연평균 2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해 2013년 645억위안 규모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 확대의 과실을 누리고 있는 제품은 수입산이다. 지난 2008년 멜라닌분유 파동 이후 중국산 유제품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외국브랜드의 선호도가 높아진 탓이다. 이 때문에 현재 중국 분유시장에서는 외국브랜드가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08년 이후 분유수입은 연평균 35.8% 증가했다. 2013년 수입액은 전년대비 41% 증가한 14.8억달러를 기록했다. 최대 수입국가는 네덜란드로 전체 수입액의 22.4%를 차지했으며, 최근 3년간 뉴질랜드의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 제8위의 수입국으로 2013년 5300만달러의 수입액을 기록했으며, 최근 3년간 평균 81%의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저귀시장도 소득수준 향상과 종이기저귀 사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13년 연간 264억위안 규모로 매년 20% 이상의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저귀 소비량 또한 2008년 85억개에서 2012년 204억개로 약 2.4배 증가했으며, 2007년 17.6%에 불과하던 사용률도 2012년 44.3%로 약 2.5배 상승했다.
분유와 마찬가지로 기저귀시장도 외국산 제품이 주름잡고 있다. 10대 브랜드 중 대부분이 외국 브랜드이며, 10대 브랜드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는 중국 토종브랜드의 품질 저하와 구매력 상승에 따른 고급(프리미엄급) 제품 선호도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시장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수입 비중은 무려 91.7%로 사실상 이 두 국가가 수입을 독점하고 있다. 2013년에는 對중국 수출을 크게 늘린 일본이 처음으로 1위 수입국으로 올라섰고, 기존 1위였던 한국은 2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의류시장은 하오하이쯔(好孩子), 미치(米奇), 바라바라(巴拉巴拉) 등 로컬 브랜드와 디즈니(Disney), 바뿌또우(巴布豆)등 다국적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월소득 4000위안 이상 가정은 다국적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시장 역시 외국브랜드가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기업의 약 70%는 브랜드 파워가 없는 영세업체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의류를 구매할 때 재질, 품질, 디자인의 순으로 고려하며, 외국브랜드의 재질과 디자인이 중국 제품보다 월등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세계 제1의 의류생산국인 때문인지, 중국에서 구입하는 영유아의류의 90%가 ‘중국산’으로 수입액은 시장규모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외국브랜드의 직수입품 선호도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수입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2013년의 경우 전년대비 51.2%의 높은 수입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자녀정책 실시로 시장규모 더 커질듯 = 이처럼 어마어마한 규모를 갖추고 있는 중국의 영유아용시장은 정부의 인구정책 변화에 따라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3년 11월 제18기 3중전회에서 부부 중 적어도 한 명이 독자녀일 경우 둘째 출산을 허용하는 ‘두자녀 정책(单独二胎)’을 시행키로 결정한 바 있다.
2014년 5월말 현재 중국 내 24개 성, 자치구, 직할시에서 두자녀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매년 약 200만명의 출생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2년 한해 동안의 출생인구가 1640만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자녀 정책으로 인해 신생아수가 12%가량 증가하는 셈이다.
그동안 중국 유아용품시장은 부모의 소득수준 향상과 자녀양육에 대한 관심 증가에 따른 소비지출 증가로 연간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주요 품목별 성장 예측치는 분유 14%, 기저귀 20%, 의류 19.7%였다.
하지만 2014년부터 두자녀 정책에 따른 신생아수 증가에 따라 영유아용품시장은 종전 예상치보다 3~9%p의 추가적인 증가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는 2018년에는 시장규모가 2013년보다 2.3배 성장한 6000억위안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시장이 커지면서 외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도 늘고 있다. 2012년부터 영유아용품의 3대 품목인 분유, 기저귀, 의류의 수입이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2013년 수입증가율은 기저귀가 66.7%로 가장 높았고 의류와 분유가 각각 51.2%, 41.0%로 그 뒤를 이었다.
이같은 중국의 유아용품 수입은 중국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높은 소비지출로 인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산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낮은 신뢰도에 따라 외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가정이 늘고 있는 점도 유아용품 수입 증가를 더욱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中진출 앞서 고급제품 이미지 심어줘야 = 이와 같은 중국 유아용품시장의 흐름은 국내 관련 기업에게 좋은 기회와 함께 적잖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중국 유아용품시장이 단순히 양적인 팽창만을 거듭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 이면에 질적인 변화도 함께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소비자(부모)들의 수입 유아용품 구매 증가와 자녀에 대한 아낌없는 지출은 프리미엄급 제품 선호로 이어지고 있고, 이에 따라 부모들의 안전성 및 품질 등에 대한 요구 수준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중국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
다시 말해 중국 소비자들이 유아용품을 구매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부분(분유의 경우 안전성, 기저귀는 품질, 의류는 재질 및 디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그 요구 수준을 상회하는 제품 개발로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확보한 후 시장개척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중국 정부가 조제분유 사전등록제 등 안전기준 및 수입통관 강화 등의 조치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점도 반드시 체크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신뢰도 향상과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서다. 따라서 이러한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동향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 마련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