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쯤 우리회사에서 새 장비를 출시해서 엔지니어를 5명 정도 뽑으려고 신문에 작은 광고를 내게 되었다.
제길 돈도 수백 들어갔는데 미국회사 인데다 나스닥 상장회사 인데도 이력서가 별로 안왔다..
그래서 그냥 그때까지 들어온 것과 Internet Job_Link 에서 열몇통 뽑은 것으로 수일내로 면접날짜를 잡고는 회사빌딩 8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직원들과 담배를 피고있는데 키는 165정도의 빤질빤질하게 생긴 젊은이가 편지봉투를 한 손에 들고 내린다,
유행지난 넥타이에 제 딴에는 굵은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회색 싱글 수트를 입고 있었고 구두는 2가지 톤으로 구성된 나로서는 양복이던 구두던 절대로 소화할 수 없는 그런 스타일이었다.
약간은 여늬 나이트클럽의 강호동 내지는 조용필 스타일이다.
바로 사무실 문 앞에서 담배 피우는 나와 직원들을 무시하고는 Secom 시건장치가 된 유리문을 민다.
나: 누구세요?
녀석: 사람뽑는다 해서 이력서 가지고 왔는디요. (사투리가 엄청 심했다. 전남 고흥이란다)
나: 어! 우편으로 보내면 되는데 직접? 어디서 오셨는데요?
녀석: 고흥에서 어제 올라와서 서울 누님댁에서 자고 나왔는디요…
나: 어쨌던 이력서이면 절 주고 가세요. (봉투를 여는데 편지도 아닌데 풀로 정말 단단히 봉했다.)
나: 어! 공고도 아니고 농고 졸업했내요? 전자 기계 전기 전공도 아니고… 이번에 대졸 이상 선발하는데… 경력도 간호조무사고 우리하고 전공이 전혀 맞질 않고… 인사부에서 입사광고 문구를 바꿨나? (인사담당 박XX 차장에게 녀석을 앞에 두고 전화를 한다.)
나: 야! 박 차장 어케 된거야? 내 허락도 없이 요건을 바꾼겨? 씨발씨발 어쩌구 저쩌구 우편으로 접수해도 되는데 직접 고흥에서 왔다잖아! 어떻게 해!
박 차장: 저도 그런 사람 전화 받은 적도 없고… 상무님이 그냥 이력서 받아놓으시고 면접날짜를 일러주시죠!
나: 자격요건이 안맞잖아! 조그만 회사에 양호실 둘일 있어!? 돈이 쌨냐? 알았어!
(그리곤 그 녀석에게 이력서는 접수 할 테니 언제 몇시에 오라고 하곤 보내는데 전혀 기가 죽지않은 눈초리였다.
짜슥 어느 정신병원 간호조무사라고 쓰여있던데 키는 작아도 병원에서 온갖 험한 짓을 겪었으니 팔뚝 힘은 쎄겠다 싶었다.
녀석 조금 당황은 했는지 엘리베이터를 타지않고 계단을 내려가려고 한다.)
나: (이젠 반말로) 어디 가? (면접 할 때 선발은 내가 하니까…)
녀석: 그란디 이 회사 이름이 “필승 씨큐리티” 맞지라?
나: 어! 아닌데… 회사 보안장치만 쎄콤에서 하는데… (갑자기 떠오르는 뭔가가 있었다. 아! 4층에 필승경비 주식회사인가 뭔가는 있는데 렌터카 사업도 하고 어디 요인 경호업무나 재개발 지역에 데모진압도 한다는데… 덩치들이 아주 큰 사람들이 많던데… 사실 말 그대로 조폭이나 깍두기들이 영위할 수 있는 사업영역은 모두 갖춘 그런 회사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릴때면 덩치 큰놈들이 허리를 90도 꺽으며 “행님 안녕하십니까?” 하던 그 쉐이들… 젊은 남자 사장과 동업한다는 얼굴이 조금 맛이 간 여자 부사장에게는 그 쉐이들이 똑 같은 인사로 “누님 안녕하십니까?” 한다.)
나: 그런데 어떤 직종으로 그 회사를 지원 하셨습니까? (이제 깍듯이 존댓말로 바꿨다. 그 쉐이 거기 뽑히면 별로 안 좋을 것 같아서 미리 굽혔다. 체구도 조그만 녀석이 어떻게?)
녀석: 이력서?
나: (쓰바 아까 이력서 봉투 찢을 때 심하게 찢어 봉투는 구겨서 버렸는데… 바짝 쫄아서 알맹이만 두 손으로 건네준다. 아! 오늘 도대체 내가 왜 이러는 거야… 미치겠다.)
나: (녀석 계단을 내려간 한참 후에) 덩치도 작은놈이 뭘 한다고?
직원 A: 렌트카 운전인가 보죠 별일 업겠죠!
직원 B: 요즘 덩치로 싸우나? 칼만 잘 휘두르면 되지! (아! 영화 공공의 적에서 유해진과 성지루의 능숙한 칼 다루는 솜씨가 갑자기 떠오른다. 아! 노덕호 오늘 젓 되었다!)
직원 A: 그 쉐이 간호조무사 출신이니 팔힘도 쎄서 깊게 들어가면 빼기 힘들 것 같은데요?
(아! 정말 미치겠다.)
결국 한동안 은신자중하며 회사를 다니는데 한 달인가 지나서 그 회사 지난 1년간 보증금도 없이 4층 전체를 세 들어 있었는데 한달치 월세도 안내고 사무실 빼고 도망쳤단다.
어디가서 빚 해결사 한다고 단체로 가서 행패부리다 상대 여러명을 칼질 했다나?
이건 보태고 뺀 것도 없이 실화다. 그 회사가 들어와서 빌딩 분위기가 이상해서 실제로 수원에서 분당으로 이전까지 고려했었다.
덕호 상무된거 꾀 된 걸로 아는디...어쨌든 나도 축하혀. 축하 많이 해서 나뿔건 없을 테니까.. 그리고 담배 빨리 끊고.. 싫으면 시집가고.. 전에 어떤 영화에서 계백장군인가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데 엄청 웃끼더구만...조폭이 충청도 사람이면 웃겨서 쌈이 될라나 몰러??? ㅎㅎ
첫댓글 날씨도 더운데 재밌고 무서운 이야기 잘 읽었어. 좀 긴게 아니라 많이 길구만.. 연제하지 그랬어. 이 글 혹시 비서한테 타이핑 시킨 거 아녀 ㅎㅎㅎ 암튼 성의에 감사해. 근데요 왜 하필 조폭같이 생긴 사람은 한결같이 전라도 사람이냔 말이지요 ^^
덕호야! 너 아직도 담배피냐? 난 어린것들하고 옥상에서 맞 담배질하는게 쪽팔려서 몇 해 전에 끊었느데....... 진짜 얼마 전쯤 너 금연한다고 했던것 같은데..... 승렬이가 그랬나? 좌우당간 상무 진급한거 축하한다. 요사이는 슬쩍 진급하는게 유행인가?
덕호 상무된거 꾀 된 걸로 아는디...어쨌든 나도 축하혀. 축하 많이 해서 나뿔건 없을 테니까.. 그리고 담배 빨리 끊고.. 싫으면 시집가고.. 전에 어떤 영화에서 계백장군인가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데 엄청 웃끼더구만...조폭이 충청도 사람이면 웃겨서 쌈이 될라나 몰러??? ㅎㅎ
나 5년전에 상무되었고 전무는 2년전에 고사했고 담배끊은건 승렬이 같은데? 이번 골프치며 3년전 끊은담배 다시 피운다면서 한대 물더라. 내가 글을 억지로 길게 쓰는 이유는 한타 연습때문이다 요즘 미국회사 비서가 한타 대신쳐주냐? 함 뽑아보자.
난 이사된 줄 알았는데... 뭐가 젤 높은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