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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부
5월 19일 수요일 밤 9시 55분
$#1. 재호의 집 전경 (이후, 진숙의 집), 낮
$#2. 재호의 방 (이후, 석구의 방)
재호, 책상 의장에 (약혼식한 복장) 앉아있고, 재영은 벌서는 사람처럼 두려운 얼굴로
진숙을 보며 서 있다.
진숙, 화난 얼굴로, 거칠게 가방에 재호의 옷가지 등을 싼다.
재영 이모....
진숙 (옷가지들 챙긴 가방을 재호 앞에 놔주며) 옷가지들만 대충 챙겼다.
재호 (어두운 얼굴로 진숙 보며)
진숙 (속상한 것 참고) 컴퓨터니 책상이니 이런건 가져갈 필요없잖 아. 재영이 주자.
돈 많은 집에서 어련히 다시 잘 장만해줄 까...
재호 (답답하게 일어나, 가방 들고 나간다)
$#3. 수돗가
신자, 속상한 얼굴로 자기집 툇마루에 쪼그려 앉아 재호의 방쪽 보고 있고, 그때, 재
호, 가방 들고 방에서 나와 신발 신고 나가려는데,
진숙, 눈가 그렁해 뛰어나와 소리치는
진숙 야, 이자식아, 너 인사도 안하고 가!
재호 (등 돌린 채 가만 서 있는)
재영 (울먹이고 무서워하며 뛰어나와 진숙 옆에 서 있는)
진숙 (속상해, 울며 재호에게 뛰쳐가 돌려세우며) 너 부모 없이, 내 품에서 산게 십수
년이야. 코흘릴때부터 이만치 클때까지 너 내 품에서 컸어. 그런데 그 동안 고마웠습
니다. 그런 인사도 못해, 이 자식아!
신자 (속상한) 이왕지사 보낼거 잘 보내라. 왜 그래, 또?
진숙 (신자에게) 이 자식 하는 거 봐, 언니두. (재호 보며) 너랑나랑 남이야, 어떻게
니가 나한테 이렇게 못 을 박어? 야, 자식아... 너 이러는거 아니야.
재영, 그런 진숙 팔을 잡고 뭐라 말도 못하고 울먹이는 재호, 무표정하게 아무런 말도
없다.
진숙 엄마 다음에 이모야 자식아, 어떻게 말 한마디 없이...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어, 엉? 말해봐, 말해봐!
신자 (속상한, 재영에게) 재영이 이모 데리고 드가라. (재호에게) 니도 참 어지간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랐치 약혼 식하고 그날로 짐 싸가지고 가는 경우가 어딧노.
재호 (진숙 보며) 또 올게요. (하고, 나간다)
진숙 (그런 재호 보며, 울며 소리치는) 저 자식이 기어이 그냥 가 지, 그냥 가!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니가 나한테 이래, 이 자식아!
신자 (진숙 보며) 고마해라. 내리사랑이랜다. 재호가 니 맘 몰라주 는 거 당연하다,
고마해라.
재영 이모... (하고, 울고)
진숙 (울면서, 방으로 들어가고)
신자 (그런 진숙 안된 마음으로 보고)
$#4. 동네
재호, 가방들고 맘 아프지만 무표정한 얼굴로 차로 걸어와서는 트렁크 열고 가 방 넣
고, 차문 열고 차에 탄다.
$#5. 차 안
재호, 맘 아픈 얼굴로 운전대 잡고 앉아있다.
$#6. 도서관, 낮
신형, 책 펴놓고 재호 생각하는지 넋나간 얼굴로 앉아있다.
그러다 작게 한숨쉬며 종이컵에 담긴 커피 마시려 잔을 드는데, 재호가 그 옆을 스쳐
지나간다.
신형, 조금 놀라 다시 뒤돌아보면, 서가쪽으로 간 사람은 재호가 아니다. 신형, 작게
실망한 얼굴로 가방에 책을 챙긴다.
$#7. 거리, 낮
신형, 넋나간 사람처럼 길을 걷다가 리어커 점포를 스쳐 지나가는데 재호 목소 리 들
린다.
재호E (밝은) 이것 보단 이게 이쁘지 않아요?
신형 (밝은) 난 이게 이쁜거 같은데...
신형, 그 소리에 뒤돌아보면, 리어커에서 두 남녀 서로 핀을 골라주며 얘기하 고 있다.
신형, 그들을 부러운 듯 보는
$#8. 공중전화 부스 전경, 저녁무렵
$#9. 공중전화부스 안
신형, 눈가 그렁해 애써 웃으며 혜자와 전화하고 있다.
신형 조금만 있다가 들어갈게. 말 안하고 늦으면 엄마가 걱정할 거 같아서 그래서 전
화 한거야...
혜자E (속상하면서도 안스런) 그냥 집으로 오면 안돼.
신형 많이 안 늦을거야, 걱정마세요. (눈물이 왈칵 날것만 같다. 목 소리 떨리는 거짓
말이다.) 친구가 좋은 영화 나왔다구 그거 보자구... 보구 들어갈께요. (사이) 네, 괜
찮아요. (사이) 그래, 엄마, 끊는다. (하고, 전화 끊고, 밖으로 나와 길을 걸어가는)
$#10. 고수부지 벤치
신형, 넋을 놓고 울고 있다.
$#11. 길진의 방
길진, 신형 앉아있다.
길진 (신형 안스러운) 어머니, 좀전에 이리로 전화하셨드라. 너 여 기 없냐구. 많이
걱정하시는거 같더라.
신형 (길진 안보고) ...
길진 어디 갔었어, 이 시간까지?
신형 (안보고, 넋나간 사람처럼) 걸었어.
길진 얼마나, 걸은거야?
신형 몰라, (사이, 안보고) 형, 나 이상해, 미쳤나봐.
길진 ?
신형 (길진 안보고, 눈가 그렁해 말하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는데, 재호가 옆을 지나가
드라... 길을 가는데, 또 재호가 옆을 자나가. 형한테 오는데 이젠 걔 가 뒤에서 쫓아
와. 잠을 자면, 옆에 있구...
길진 (신형 안스럽게 보는)
신형 이러다 미치는거 아닌지 모르겠어. 그러면 안되는데, 엄마 아 버지 봐서라두...
(애서 정신 차리려하며) 형, 나 갈래. (하고, 일어나는)
길진 데려다 줄게.
신형 싫어, 혼자 갈래. (하고, 나가는)
길진 (일어나 가는 신형 안스럽게 보는)
$#12. 신형의 집 대문 앞
혜자, 웃옷 입고 걱정스런 얼굴로 신형을 기다리고 있다.
병국, 현관문 열고 그런 혜자에게 말하는
병국 들어와, 언제까지 기다릴거야?
혜자 (길가쪽만 보며) 당신 먼저 자요, 나 애 오는거 보고 들어갈 게요.
병국 (답답한 얼굴로 안으로 들어가고)
혜자 (신형 생각하며, 답답하게 자기 발끝 보다가 고개 드는데)
길가쪽에서 신형, 넋을 잃은 얼굴로 걸어오는
혜자, 그런 신형 보고 안스러워 눈가가 그렁해진다.
$#13. 재호의 집 (원룸 형식)
재호, 짐 정리를 마무리하고 있다.
카메라, 주방으로 가면 현수, 차에 토스트를 해서 들고 가지고 와 탁자에 놓는 다.
현수 (편하게) 저녁도 안먹고 배고플텐데, 이리 와서 좀 먹어.
재호 (말없이 와서는, 토스트를 집어 맛없게 먹는다)
현수 어때?
재호 (안보고) 맛있어. (하고, 토스트 내려놓고, 차 마시고, 현수 보 며) 집에 가야
지?
현수 낼 쉬는데, 더 있다 가면 안돼?
재호 피곤해.
현수 (서운함 감추고, 애써 대수롭지 않게) 그래, 그렇겠다. 약혼식 한다고 긴장하고,
생각보다 친척들이 많이 왔어. 내가 아버지한테 그러지 말랬는데 아버지가 기어인 사
람들 을...
그때, 재호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가 문 연다. 현수, 왜 그러나 싶어 재호 보면,
재호 (안보고) 잘 가.
$#14. 엘리베이터 안
현수, 맘 아프게 서 있다. 엘리베이터 열리면 현수 타고, 문 닫히고
$#15. 재호의 방
재호, 창가쪽에 멍하니 서있다.
$#16. 신형의 방, 희뿌옇게 동 트는
신형, 침대맡에 앉아있다. 잠을 못 잤는지 피곤한 얼굴이다. 신형, 머리맡에 있는 탁
상시계를 들어서 보면, 6시가 넘었다. 신형, 시계 내려놓고, 피곤하게 머리 쓸어넘기
는
$#17. 거실
혜자, 앞치마 두르고 현관문 열면, 길진, 운동복 차림으로 들어선다.
혜자 아침 일찍 웬일이야?
길진 운동 갔다가 어머니한테 밥 좀 얻어먹으려구요. 주실거죠?
혜자 (어색한 웃음 지으며) 물론 주지.
그때, 병국 안방에서 외출복 입고 나오다 길진 보며
병국 (조금은 퉁명스레) 왜 왔냐?
길진 (병국의 말투에 조금은 당황한)
혜자 (병국 보며, 길진 두둔하는 투로) 무슨 그런 인사가 있어요. 왜 오긴, 왜 와. 길
진이가 뭐 못올데 왔어요. 밥 먹으러 왔대 요.
병국 니네 집엔 쌀이 없냐, 밥을 왜 여기와 먹어. (하고, 주방으로 들어가는)
길진 (난감한)
혜자 (병국 보다, 길진 보며, 미안한) 저 양반 기분이... 니가 이해 해라.
길진 (어색하게 웃으며) 네. (하고, 주방쪽으로 시선 트는)
$#18. 주방
병국, 혜자, 길진, 신형(입맛 없는, 조금씩 먹는) 밥 먹고 있다.
병국 (밥 먹다, 그런 신형 보며, 속상하고 화난) 야, 신형아.
신,길,혜 (병국 보며)
병국 팍팍 먹어. 팍팍! 뭐 하는 거야. 밥상머리에 앉아 깨작깨작... 들어오던 복도 나
가. 임마!
신형 (미안한) 네. (하고, 부러 밥 크게 떠먹고 반찬 많이 집어먹 는)
병국 (그런 신형 속상하게 보고 밥 먹는)
길진 (불편한 맘으로 밥 먹는)
$#19. 거실
병국(불편한 맘으로), 길진 (그런 병국 눈치 보며) 차 마시고 있다.
길진 (차 한 모금 마시고, 어렵게 말꺼내는) 아버님...
병국 (그말에 차 마시다 길진 보고, 다짜고짜) 너 우리집에 오지마.
길진 ?
병국 신형이 당분간 혼자 있게 놔둬. 아니, 나중에라도 니가 위로 할 생각일랑은 추호
도 하지마.
길진 (못보고) ...
병국 선배로서 오빠 동생으로는 몰라도 전처럼 남자로선 신형이 만나지마.
길진 (보면)
병국 신형이 많이 다쳤다. 오래 갈거야. 저놈 너한테 안가. 어쩌면 혼자 늙어 죽는다
고 할지도 몰라. 말리지 않을 생각이야. 그러니까, 괜한 맘 고생 하지마. (찻잔 놓고)
일 나간다. (하고, 주방에 대고 소리치는) 여보, 나 일 나가! (하고, 현관 으로 가는)
길진 ...
$#20. 주방
신형, 설거지를 하고 있고,
혜자, 식탁 닦다가 나가요? 하며 나가는
신형, 설거지 다했는지 수돗물 잠그고 수건에 손 닦는데, 길진 들어와 식탁의 장에 앉
는다.
길진 너 오늘 강의 없지, 정윤이가 오랜만에 등산 가자는데, 같이 갈래?
신형 (짐짓 편하게) 데려가줄래?
$#21.재호의 집 거실쪽
재호, 현수의 전화받고 있다.
현수E (편하게 조금은 밝은) 회사에 전화해서 낼모레 화요일부터 출 글한다 그랬어.
피곤한 건 어때, 좀 풀려?
재호 응.
현수E 오후에 집으로 갈게. 오늘은 이모님댁에도 가봐야지. 약혼식 하고 인사두 못드
리고,
재호 (말꼬리 자르며) 1까지 와.
$#22. 현수의 집 안
현수, 전화하는, 서운하지만 애써 밝은.
현수 그래, (사이) 참 밥 먹어, 어제 내가 시장봐서 이것저것 사다 놨는데 입맛에 맞
을지 모르겠다.
재호E 응. (하고, 전화 끊는)
현수 재호야, (하다가, 암담하게 전화기 내려놓는)
$#23. 재호의 집 주방
재호, 물잔 들고서서 냉장고 문을 열어본다.
인써트 - 냉장고안 (좋은(?) 물품들로 잘 정돈되어 가득 채워져있는)
재호, 자기 집안의 냉장고를 생각한다.
인써트 - 자기집의 냉장고안 (너저분하게 이것저것 쌓여있는)
재호, 담담하게 냉장고 문을 닫는다.
$#24. 재호의 집 베란다.
재호, 물잔 들고 와 밖을 내다 본다.
인써트 - 깨끗한 네 (부촌 느낌의) 전경.
재호, 무표정하게 생각하는
인써트(회상) -
재호의 동네 (복작거리는) 전경.
재호, 멍하게 물을 마시며 생각하는
인서트(회상) - 진숙의 집, 수돗가.
재호와 석구, 서로 웃통을 벗고 등목을 하고 있다. 재호, 기분좋게 석구의 등에 물을
뿌려주면, 석구, 앗 차거, 앗 차고 하며 기분 좋은. 그때 신자, 시장보고 들어오다 놀
라, 이게 뭐꼬! , 뒤따라 들어오던 미선 옷 벗 었다 소리치고, 석구, 재호 난감하면,
인숙의 방에서, 인숙, 희진, 달건 내다 보고 웃고. 진숙의 방에서, 재영, 진숙 나오는
진숙, 사람들에게 모른척들 좀 해 하고 웃는. 재호, 석구와 난감한 눈빛 주고 받으면
서도 웃는.
그 얼굴에 현재의 재호 얼굴 디졸브되는 그런 재호의 얼굴 위로.
재호E (서글픈) 재호야, 너 여기서 뭐해?
서글픈 재호의 얼굴에서 화면 어두워지는
$#25. 병국의 회사 앞
병국(작업복 잠바 입고 열심히 일하는), 정수기를 자동차에 싣고 있다.꽤 많은 분량이
다. 자동차 뒤트렁크, 뒤좌석, 조수석까지 많이 쌓는다. 그런 병국보며, 정과장 걱정
스레 말하는.
간부 이걸 다 어떻게 파실려구요?
병국 (짐 실으며, 안보고 대꾸하는) 30년 넘게 사회생활했는데, 이 거 내다팔데 없을
까봐, 걱정마. 오늘 안에 쫑내고 들어올테니 까.
간부 하루 이틀 영업하실 것두 아니구, 욕심껏하세요.
병국 (땀나는지, 수건 꺼내 얼굴 닦으며) 정과장 내 그간 농땡이 핀 것까지 곱 절로
갚을테니까, 두고봐. (하고, 차에 올라 차 타고 가는)
간부 (가는 병국 보며, 씁쓸한) ...
$#26. 거리
병국의 차 오서 멈춰선다.
$#27. 차 안
병국 한숨쉬며 혼잣말.
병국 큰소리 치기는 쳤는데, 저걸 다 어디다 내다 파나.
$#28. 석구의 방 안
이사갈 집처럼 한쪽에 짐 챙겨져 있는
진숙, 오기부리듯 이불을 싸고 있고,
재영, 석구, 기죽은 듯 그 옆에 쪼그리고 앉아있다.
진숙, 이불을 다 싸 한쪽에 놓고, 일어나 석구에게 말하는.
진숙 짐들고 인나.
석구 (난감한) 재호 온다며요. 재호 왔다가면 그때 옮길게요.
재영 그러자, 이모.
진숙 (한심한 얼굴로 앉으며) 언제까지 피할래? 살다가두 재호 집 다니러 오면 동네
다방가서 피해있을래?
석구 그게 아니라. 이모...
진숙 그게 아니면 인나. 나혼자 (짐들 턱으로 가리키며) 이 큰 짐 들구 갈 힘 없어.
문 앞에 리어카 구해 놨다. 어서 실어. (하 고 나간다)
석구 (난감한 얼굴로, 재영보는)
재영 (난감한 얼굴로 석구 보며)
$#29. 석구의 방
신자, 도배를 하고 있다. 거의 다한 분위기다.
미선, 그 옆에서 씩씩대고 서서 신자에게 말하는.
미선 그만 하랄 때 그만해.
신자 (도배하며, 코 웃음치며) 웃기네. 니 말 듣고 살거면 내 여적 살아있지도 안았다.
미선 (화난, 도배한 걸 한 장 북 찢어버린다)
신자 (다른 쪽에서 도배하다 놀라, 그런 미선의 등짝이며 어깨를 냅다 치며) 뭐해 이
게?
미선 (아픈 듯 제 팔 만지며, 울상돼 소리치는) 엄만 속두 없어? 석구랑 재영 이가 나
한테 어떻게 했는데, 걔들이 살 방을 엄 마가 도배를 해? 엄마, 내 엄마 맞어?
신자 (갖잖다) 석구 잊었대며? 그리고 나 이방 공짜로 도배하는거 아이야. 진숙이한테
삼 만원 받고 그라고 하는기야. 돈버는 일을 왜 마다해? 넌 언제 철이 들거야? 일자리
알아 보라꼬 그래 귀에 못이 박히게 얘기해도, 방구석에 쳐박혀가 만화책만 디다보고,
콩자는 왜 왕자를 못만났시까? 만화 책이라꼬 희안빠꼼한 것 만 쳐보고. (머리 쥐어박
으며) 이거이걸 어데 쓸까?
미선 (오기 부리는, 신자 노려보며) 내 가 삼만원 줄게. 아니 십만 원 줄게 도배 하지
마.
신자 아직도 그 얘기야? 왔다 질긴 년이네. 좋다. (손바닥 벌리며) 십 만원 도. 니가
그거 주면 내 도배 안할게.
미선 (손바닥 내밀며) 십 만원만 빌려줘.
신자 (냅다, 머릿통 때리고, 한심스런 듯) 뭐 이런기 다 있노. 내 니 낳게 한 니 얘비
가 다 원망스럽다, 년아. 내 니한테 도체 몇번을 말해. 세상엔 인간이 딱 세종류가 있
어. 남자, 여자, 너 같은 채인 년. 니 운명을 깨까시 받아들여. 알겠나?
$#30. 수돗가
대문 열고, 진숙과 석구, 재영, 짐들을 들고 들어온다.
진숙 (재호 방쪽에 대고) 신자 언니 도배 다했어?
신자 (속상한 듯 방에서 나오며) 다했다.
진숙 (짐내려 놓고, 재영 보며) 청소해. 이모 시장 좀 갔다 올테니 까. (신자 보며)
언니, 시장가자.
신자 (신발 신으며) 시장 가주고, 음식까지 차려주면 오 만원은 줘 야한다.
진숙 (작게 웃으며) 알았어요. 근데, 인숙인 어디갔어.
신자 오늘도 경희 찾는다꼬 나갔다.
진숙 (답답한) 가요. (하고, 나가는데)
신자 (진숙따라 대문 나가려다가, 재영 보고) 니들 신혼방에 땅콩 있다. 저 안에서 아
주 진상을 떤다. 속상해 마라. 채인게 미선이 운명이면, 재한테 시달림 받는건 니운명
이겠거 니, 그래 생각해. (하고 나가고)
진숙,석구,재영 (무슨 말인가 싶다) ?
$#31. 석구의 방
석구, 미선, 재영 앉아있다.
석구 (진심이다) 미안하다.
재영 미안해.
미선 (담담한, 석구보며) 미안하다구, 뭐가 미안해. 박석구, 아니 석 구오빠부터 말해
봐.
석구 재영이 좋아하면서 너 좋아하는 척 했던 거, 그래서 너 헷갈 리게 한거.
미선 (속상하지만 참고, 재영에게) 넌.
재영 다.
미선 (깊게 한숨 쉬고, 작심한 듯 말하는) 난, 여지껏 내 멋대로 살 았어. 하지만 며
칠전 알았지. 내 멋대로 살기엔 나한텐 너무 귀한 사람이 있어.
석구,재영 (보면)
미선 울 엄마야. 울 엄만 내가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길 바라시 지. 좋아. 그렇게
하지. 단, 두 사람 절대로 싸우지도 말고, 헤 어지지도 말아. (재영의 한 팔을 들어주
며) 니가 이겼어. 석구오빠 속 썩이면 나한테 말해. 내가 니 대신 버릇을 고쳐 줄테니
까. 난 건달같은 남자들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잘 알고 있거든. 어떻게 아느냐? 내가
여건달이니까. 잘자. (하고, 일어나는데)
재영 지금이 몇 신데, 자.
미선 (험악하게, 재영 보며) 이따 자면 되잖아. 밤되면. (석구 보며) 이불 오빠가 깔
어.
석구 (눈치보며) 그런 내가 알아서 할게.
미선 (속상한 표정으로 나가는)
재영 (석구 보며) 이제 쟤 우리 안 건드리겠지?
석구 (재영 보며) 또 다시 하면 또라이지.
$#32. 수돗가
미선, 마루에서 신 신고 나와 자기집 툇마루에 앉는데 눈가가 그렁하다.
미선 (속상해, 하늘 보며, 혼잣말, 쳐지지 않게) 나한테도 드디어 상처가 생겼구나.
이렇게 힘들 때 비라도 왔으면 정말 좋겠구나.
$#33. 재호의 아파트, 앞
재호, 나오는데,
현수, 주차장에 주차 된 새 차 앞에서 재호야 하며 손 흔든다.
재호, 현수 보고 간다.
현수, 오는 재호를 보고 웃고, 가방에서 키를 꺼내 재호에게 준다.
재호 (얼결에 받으며) ?
현수 (웃으며, 너무 들뜨지말게 할 것) 니 차 팔았어. 회사 다니면 서 스포츠카는 그
렇잖아. 차 맘에 들어?
재호 (현수의 행동 맘에 안드는) 왜 한마디 상의도 없이, 니 맘대 로 이런 일을 정해?
그 차를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어?
현수 (미안한) 난,
재호 난 그냥 니가 해주는대로, 하는대로 가만 있어야 하는 거니?
현수 미안해, 난 니가 좋아할 줄 알았어.
재호 난 너한테 지금 보다 더 빚지기 싫어. 다시는 나한테 돈 쓰지 마. 부담스러워.
(하고, 차로 가서 타고)
현수 (그런 재호 보는)
$#34. 백화점 전경
$#35.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재호, 현수 나란히 아무말 없이 올라가다가 재호 말하는
재호 (어렵게, 그러나 굳은) 아까... 미안했다.
현수 아니야, 내가 생각이 모자랐어.
재호 (담시, 그대로 있다가 현수의 손을 잡고 여전히 굳은 얼굴로 앞을 보는)
현수 (그런 재호 보는)
$#35. 백화점
현수, 식료품점에서 포장된 선물세트 보고 있다.
재호, 그런 현수룰 보다 둘레를 보려 하는데, 사방이 빙글빙글 돈다.
재호, 이상해 고개 젖고,
눈을 감았다 뜨며 다시 종업원하고 말하는 현수를 보는데 어른어른 하다. 재호, 암담
한 마음 드는
재호 (현수에게) 나 먼저 차에 가 있을게. (하고, 나가는)
현수 (그런 재호 조금 이상하다는 듯 보고)
$#37. 백화점 출입구 앞
재호, 몸이 힘들어 정신이 없는 얼굴로 사람들과 부딪히며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길을 걷는데, 자꾸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다. 재호 간신히 몸을 추스리
며 가는
$#38. 주차장, 차 안
재호, 차에 기진한 듯 숨을 몰아쉬고,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그런 재호의 얼굴 위로
신형의 이펙트 들리는
신형E 안 힘들어. 조금만 더 걷자. 형.
$#39. 산
신형, 길진, 정윤 산을 오르고 있다.
신형은 앞서 걷고, 길진과 정윤(몹시 힘들어하는)은 뒤쳐져 있다.
신형 (O.L 뒤에 있는 두사람 돌아보며, 조금 헉헉대며) 힘들면, 천 천히 올라 와. 나
먼저 갈게. 정상에서 만나. (하고, 다시 뒤돌아 오기 부리듯 산에 오르는)
길진 (그런 신형 조금 걱정스레 보며, 서있는)
정윤 (가는 신형 보고, 헉헉대며 길진 보며) 쟤 아직 젊다. 쉬지를 낳고 오르네. 안
힘든가봐?
길진 (작게 웃으며) 안 힘들긴 왜 안힘들겠어. 산에 오를때마다 내 가 늘 배우는게 뭔
줄 아니?
정윤 모르겠는데.
길진 (다시 앞 보고, 걸으며) 사는게 아무리 힘들더라도 버티자. 오 기라도 버티자.
그러야.
$#40. 산 다른 일각
신형, 오기부리듯 땀을 내며 산을 오르는
$#41. 신형의 집 전경, 저녁무렵
병국, 차를 조심스럽게 운전하고 와서 멈춰선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문열고 나와, 대문을 따고 주위 눈치를 살피며 차 트렁크의 정수기
를 가지고 집뒤쪽으로 간다.
$#42. 지하실, 창고
병국, 정수기를 창고 한쪽에 쌓고 있다. (이미, 몇번 그렇게 짐을 옮겼는지, 정수기
대여섯대 보이는) 병국, 그 정수기들을 심란하게 본다. 그런, 병국의 얼굴위로 정과장
이펙트 들리는
정과장E 그걸 다 파셨어요?
병국E 그럼.
병국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이걸 다 어쩐다지...
$#43. 길진의 집 안
신형, 탁자쪽에서 신문을 뒤적거리고 있고, 길진 주방쪽에서 차를 타며 웃으며 말하는
길진 정윤이는 아주 기어가드라. 기어가. (하고는, 차를 가져와 한 잔은 신형의 앞에
놓아주고, 한 잔은 마시며, 자리에 앉는다) 오늘밤 집에 가서 끙끙 앓을 텐데, 낼 병
원이나 나갈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신형 (작게 웃으며) 그래도 끝까지 포기 안하고 정상까지 오르더 라.
길진 걔가 어떤 앤데 포길해. 걔네 병원에서 그 나이에 신경외과전 문읜 걔 하나랜다.
남자들두 또래는 없구.
신형 대단해. (차 마시는)
길진 너두 밤엔 피로회복제 먹구 자.
신형 (작게 웃으며) 싫어.
길진 그러다 몸살이라두 나면 어쩔려구?
신형 (안보고 서글프게 웃으며) 아프고 싶어. 끙끙 한 사흘 앓고 땀 내면 개운 할 거
같애. (길진 보며) 우리 몇시간 걸었지? 8시간 그런데 말짱하지. (안 보고) 오늘밤에
두 잠 자긴 다 그른 것 같네.
길진 (걱정스런) 잠 못자니?
신형 (서글픔 감추며) 어. (하고 차 마시는)
길진 (걱정스런 맘 감추고 짐짓 편하게) 그럼 낼두 수업끝나고 가 까운 산에라도 갈
까? (단호한) 너무너무 피곤해서 지쳐 떨어져 곤한 잠들때까지 매 일 같이 산에 올라
보지 뭐.
신형 (서글픈, 길진 안보고)
길진 (신형 보며) 서두르지마. 서두르면 서두룰수록 늦어질 수도 있어. 같이 노력해보
자. 혼자뿐이라고... 그래서 니맘대로 해도 된다고, 망가져도 된다고만 생각하지 마.
니가 무슨짓을 저지를까봐, 두렵다. (마음 아픈 것 감추며, 차 마시는)
신형 (맘 아프게 찻잔만 만지는)
$#44. 진숙의 집 수돗가 전경, 밤
신자E 아이고, 신부 이쁘네.
$#45. 진숙의 방
진숙(담담한), 재호, 현수, 재영(미안한), 인숙(재호밉고, 현수 싫은), 달건(즐거 운),
희진, 신자(즐거운), 미선 모두 상차려 놓고 앉아 밥상을 받아놓고 앉아있 다.
신자 (현수 보며) 우데 이래 이쁘게 생겼시꼬. 전생에 공주였는갑 네.
인숙 (작게 궁시렁) 공주는... 뭐 아무나 공준가...
진숙 (인숙 눈치주고, 현수보며) 오느라 힘들었죠.
현수 (웃으며) 아뇨. 전혀요.
신자 목소리도 곱네.
미선 (신자보며, 맘에 안드는) 인물은 몰라도 목소리는 솔직히 그 저 그렇다. (현수
보며) 내가 원래가 솔직해요. 이해하세요. 근데, 음식은 언제 먹어요. 뜨거운 건 뜨거
울 때 먹어야 맛있는데. (하고 손으로 음식 집어 먹으며)
신자 (미선의 손을 탁 치며) 니 가만 안있어? 으데 으른들이 손도 안댄 음식을 낼름집
어 쳐먹어.
미선 (손을 엉덩이 밑에 깔며, 눈치 보며)
신자 (현수 보며, 웃음 띤) 집이 부자라꼬? 을매나 부잔가? 가게가 여러개 있나?
인숙 (마땅찮게, 신자 보며, 비아냥조) 가게요? 구멍가게요? 재호가 누군데 그깟 가게
하는 집에 넘어갔겠어요. 그룹회장 딸이예요. 엄청 잘 산대요. 우리같은 사람은 감히
상상도 못 할만큼, 어마어마한 (현수 보며) 우리집 식구들 좀 잘봐주세 요. 재호 친척
이라곤 우리가 전분데, 모른척은 안하겠죠?
진숙 (인숙에게 단호하게) 그만해!
인숙 (대드는) 뭘 그만해! 사람이 입가지고 말도 못하고 살어!
진숙 (밉게 보며) 증말... (하고, 재영 보며) 석구 건너방에 여적 벌 서고 있니?
재호 ?
재영 (재호 눈치보는)
진숙 가서 데려와. 밥 멕여야지.
재호 (진숙 보며) 석구가 여길 왜 와요?
달건 (끼어들며) 재영이 석구 오늘 혼인신고 마쳤다. 식은 석구가 돈 벌면 그 때 하기
로하고, 살림부터 사는거지. 앞 뒤 도리는 아니지만, 형식이 중요한 건 아니잖아.
재호 (답답한 얼굴로 고개 숙이고 있다가, 화난 얼굴로 진숙 보며)
현수 (그런 재호 불안하게 보고)
진숙 (재호 눈빛에 끄덕도 않고, 재호 보며) 얘 나한테 할 말 있는 것 같은데, 인숙아,
밥상 들고 나가. 니들이나 먹어라. 재호나 나나 현수씨나 밥 먹을 기분 아닌 것 같다.
신자 (재호, 진숙 눈치 보며) 그래야겠네. 다들 인나자.
$#46. 수돗가
인숙, 신자, 상들고 나온다.
달건, 희진, 미선, 재영 모두 나온다.
신자 이 상 우리방으로 옮길까?
인숙 애들 보내고 언니랑 같이 먹어야지, 할머닌 자기입만 생각해?
$#47. 진숙의 방
진숙, 재호, 현수 앉아있다.
현수 (어색한 분위기에, 일어나려하면)
진숙 앉아있어요.
현수 (어찌할 바 몰라하며, 앉는)
재호 이모가 결혼 시켰어요?
진숙 넌 누가 시켜서 했니?
재호 (속상한, 눈가 그렁해 진숙 보며, 단호하게) 꼭 그러셔야 됐어 요. (소리치는)
재영이만이라도 번듯하게... 그러실 수 없었어요?! 꼭 이래야만 했어요.
진숙 (맘 아픈, 단호한) 오냐, 꼭 그랬어야 됐다.
재호 (답답해 외면하는)
진숙 (재호 보다, 현수 보며) 아까 오자마자 현수씨 그랬죠. 우리집 아파트로 옮기실
생각없냐구.
현수 ?
진숙 재호가 현수씨한테 뭘 부탁했는지 난 모르겠어요. 그런데, 우 린 우리대로 잘 삽
니다. 혹여라도, 우리 사는 거 보고 돕겠단 생각하지 말아요. 재영이, 나 재호하곤 달
라요. 우린, 맘 편하 게 젤이예요.
현수 (고개 숙이고 있는)
진숙 자리 좀 비워줄래요. 얘랑 단둘이 있고 싶은데.
현수 (자리 일어나 나가는)
진수 (재호 측은한 맘 감추고 본다)
재호 (진숙 보며, 맘 아픈, 힘주어 말하는) 난 내 선택 후회안해요. 왜, 이래야 되는
거죠? 내가 나만 위해서 이런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요?! 도대체 다들 왜 나를 이렇게
밖에 대접 못하는 거예요?
진숙 우리 식구들이 원하는 건, 이게 아니었으니까. 우리가 기쁠 때는 니가 행복할 때
야. 너 행복해?
재호 (오기 어리게 진숙 보며) 좋아요.
진숙 안 좋아보여. 옛날에 내가 너 진짜 맘에 안들어 할 때처럼 독 기만 가득해서....
너 신형이 만날땐 이러지 않았어.
재호 그 사람 얘기 지금 하면 뭐해요? 이제와서 일 다 벌어지고 하면 뭐하냐구요! 그
리고 분명히 말하는데, 난 내 선택 후회안해요. 그래요, 이 모랑 재영이, 나하고 다른
사람들이까, 어디 맘대로 맘대로들 살아봐요! (하고, 벌떡 일어나 나간다)
진숙 (그런 재호 보고 외면하는데, 속상한)
$#48. 수돗가+마루
신장의 방에서 인숙, 달건, 미선 모두 내다 보고 있고, 재호, 화난 얼굴로 신발 신고
대문쪽으로 나가는
석구의 방에서 석구, 재영(울먹이는), 현수(걱정스레) 나오고. 진숙, 방에서 나와 재
영 보며
진숙 따라가봐.
재영 (눈물 그렁해, 따라나가고)
현수 (나가는 재영 걱정스레 보면)
진숙 (현수 보며) 빚진거 갚을게요. 가세요.
현수 ?
진숙 힘든 약혼 하셨어요. 아시죠? (하고, 방으로 들어가 문 닫는)
현수 (난감하고, 맘 아픈)
$#49. 동네 길
재호, 화난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그때, 재영 울며 오빠 하고 뛰어와 재호를 잡는다.
재호, 바로 뒤돌아, 재영을 본다.
재영 (잠시 그대로 있다, 눈물나지만 편안하게) 우리 잘 살거야, 행 복하게 살거야.
재호 (눈물 흘리며, 담담하게) 나한테 이제 동생없다. 어떻게 살든 상관 안할거야. 너
두 나 오빠라고 생각하지마. (하고 돌아서 서 간다)
재영 (울며 소리치는) 싫어! 난 오빠, 오빠라고 생각할거야! 아버지보다 엄마보다 더
좋은 오빠!
그때, 석구 한쪽에 서서 눈가 그렁해 재영 옆으로 걸어와 손 끌고 집에 가자 하고,
재영, 석구에게 끌려가면서도 더는 울지 않으려 애쓰며 가는 재호 더 보려하는 재호
(맘 아프지만, 이 앙다물고 걸어가는)
카메라, 한쪽으로 돌면
현수, 한쪽에 서서 그런 재호 보는
$#50. 석구의 방
재영, 석구 품에 안겨 엉엉대고 울고 있다.
석구 (안스럽게 재영 다독이며) 그만 울어.
재영 (우는)
석구 (재영의 얼굴을 두손으로 잡고, 눈가 그렁해) 다 내 잘못이다. 내가 재호한테 너
무 믿음을 안줬어. 이제부턴 안그럴거야. 낼 부터 시장 품팔이 갈거거든. 열심히 성실
하게 일할거야. 우리, 잘 살자. 그래서 재호한테 빚 갚자!
재영 (울면서도, 고개 끄덕이는)
석구 (재영 안으며, 맘아픈) 내가 재영이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 줄게. 나만 믿어.
$#51. 진숙의 집 전경, 아침
진숙, 대문 열고 심란하게 나가는
$#52. 신자의 방
신자, 미선, 인숙, 진수성찬(엊저녁 음식)을 놓고 밥 먹고 있다.
신자 진숙인 아침도 안먹고 어델 간거야?
인숙 (이것 저것 먹으며) 몰라요. (하며) 이거 맛있네, 맛있어.
신자 (그런 인숙 밉게 보며) 재호 밉다더니, 재호 줄라고 채렸던 음식인데, 그래 맛있
나.
인숙 음식이 무슨 죄예요.
신자 그래 음식 죄없다. 니 살찌는 것도 죄는 아이지. 근데, 니 신 랑은 밥 안멕이나?
미선 인숙이 아줌마가 누구야? 벌써 상들여갔어. 이 아줌마가 여기 와서 왜 밥을 먹는
데, 자기네 음식 축 안낼려고 그러는 거야. 엄마는 통박이 그렇게 안굴러 가냐?
신자 (미선 보며) 통박? (자기 멀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통 박? 이 통박 이 어
딜 굴러가? 이거 이거 말뽄새 보래, 어데서 양아치들 쓰는 말을 에미 한테 써.
미선 (잔소리 듣기 싫다는 듯, 전혀 미안하지 않게) 잘못했어. 잘못했어. 잘못했어,
이제 화 풀려?
신자 (화 더 나는 얼굴로, 흉내) 잘못했어, 잘못했어, 잘못했어, (버럭) 조둥아리로만
잘못했지, 이년!(하며, 수저로 머리를 때 리는)
인숙 (또 시작이군 하는 얼굴로 밥이나 먹는)
미선 (맞은 채 고개 숙이고 있다가, 신자 보며) 엄마 나한테 너무 이러지마라. 내가
말 거친거 인정해. 그런데 이걸 다 누구한 테 배웠지. 엄마한테 배웠어. 엄만 밥 먹어
라 이소리도 제대 로 못하잖아. 밥 쳐먹어라! 그러지? 엄마한테 혼난다, 이럼 될 걸,
(흉내) 니 엄마한테 맞아죽을래? (인숙 보며) 난 어려서요, 울엄마가 진짜로 나 죽이
는 줄 알 았어요. (신자보며) 쫌 아까도 조둥아리가 뭐냐? 새주둥이가 조둥아리지, 사
람 (제 입가리키며) 이건 입이야. (인숙 보며) 아줌마, 울엄마 말투에 대해 어떻게 생
각하세요?
인숙 심하다고 생각하지.
신자 심하긴 뭐가 심해! 그럼 딸년한테 이랬어요, 저랬어요, 그랄 까!
미선 (신자 보며) 엄마, 엄마,
신자 와, 년아!
미선 (질렸다는 듯) 울 엄마도 진짜 오기 끝내줘. 끝까지 이년저년 이야. 알았어. 이
년 밥 쳐먹을게, 맞아 되지기전에 쳐먹을테니까, 노 여움 푸세요. 네. (하며, 밥 먹는
다)
인숙 (신자 보고 슬몃 웃으며) 할머니가 이겼네. 신나세요?
신자 (미선, 씩씩대고 보며) 안 신난다, 년아!
$#53. 애인처럼 안
진숙, 김사장(1, 2부에 나왔던) 앉아있다.
김사장 아니, 왜 그래? 여적 장사 잘 하다가, 전세금 빼주는거야 쉽 지만, 권리금은
어떡하구 아깝잖아.
진숙 같은 업종하는 사람찾다가 언제 가겔 빼. 하루가 급해서 그 래, 빼줘.
김사장 혹시 전에 일로 나한테 서운해서 그런거야?
진숙 (심란한) 서운할게 뭐있어?
김사장 어디 다른데 가게자리 알아봤어?
진숙 아니야, 집에서 놀거야. 더는 말하기 싫어. 가게 빼줘.
(하고, 심란하게 가게안 둘러보는)
$#54. 현수의 방 안
현수, 굳은 얼굴로 전화받고 있다.
현수부E 아저씨, 아줌마한테 그렇게 신셀지고 인사도 안가겠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현수 (답답하고, 난감한) 바쁘니까 그렇잖아요.
현수부E 아버지 모레아침에 떠나는 건 배웅안해도 된다. 그 대신 아저 씨네 집에서
얼굴 한 번 보잔 얘기야. 그래도 안올래?
현수 아빠...
현수부E 낼 보자.
전화 끊고 소리나고,
현수, 답답하게 전화기 내려놓고 그때, 벨소리나고
$#55. 현수의 집, 거실
현수, 재호(고개숙인 채) 앉아있다.
현수 가지말자.
재호 (안보고) 너희 아버님한테 뭐라고 말하고,
현수 내가 다시 전화 해서 말씀 잘 들여볼게.
재호 그럴 필요 없어. 가자.
현수 ?
재호 어떤 이율대도 아버님 합정동 못가는거 이해 못하실거야. 괜 히 큰소리 듣지 말
고 가자.
현수 괜찮겠어?
재호 (자조적인) 나 원래 뻔뻔하잖아.
현수 (그런 재호 보는)
재호 ...
$#56. 신형이 집, 거실 저녁
길진, 혜자, 신형, 과일 먹다가 모두 전화하는 병국 보는
병국 (난감한) 그럴 필요없어, 얼굴 봤으면 됐지, 뭐 한다고 인사를 와.
현수부E 현수 너한테 딸자식 같은데, 무슨 그런 서운한 말이 있어. 모 레 아침이면
나 뉴질랜드 가는데, 나두 안보겠다는 거냐?
병국 (난감한) 그게...
현수부E 그럼 낼가서 보는 거로 한다. 끊는다. (끊고)
병국 상우야, 상우야... (하다, 난감한 얼굴로 전화기 내려놓고)
혜자 왜 그래요?
병국 (난감한 듯 말하는) 낼 현수 보낸다구 인사 받을래네...
혜자 (기두 안찬) 뭐요?!
신형 (거북한, 자리에서 일어나 이층으로 올라가는)
길진 (그런 신형보다, 병국 보며) 저 잠깐 올라가 보고 오겠습니다.
병국 그래라.
길진 (올라가고)
혜자 (병국 보며, 화난) 현수아버지한테 말해요. 현수랑 재호랑 얘 기하라구요.
병국 (혜자 답답한 듯 보며) 말해서 뭐해.
혜자 그럼 걔들 인살 받겠단 말이예요?
병국 나두 몰라. (하고, 방으로 들어가는)
$#57. 안방
병국, 방으로 들어와 앉는데, 혜자 따라 들어와 앉으며,
혜자 현수아버지 한테 말해요.
병국 (혜자 보며) 그만해라, 그소리는...
혜자 만약 얘기하면 우리가 현수랑 재호, 내낸 보게 될지도 몰라 요. 당신은 당신 친
구 맘 상하는 것만 중요해요? 나랑 신형인 안중에도 없는 거예요?
병국 상우 곧 떠나. 그럼, 현수 볼일도 없어. 낼만 참아.
혜자 그럼 결혼식땐 어쩔거예요? 그땐 두내외가 다 나올텐데, 그 자릴 무슨 수로 피해
요? 걔들 애 낳면 백일하고 돌은 어쩌구 요?
병국 그땐 그때 가서 생각해.
혜자 내가 당신 맘에 안드는게 이런거야. 남한텐 그렇게 배려가 많으면서 정작 식구들
한테 어쩜 그렇 게 잔인해. 난 현수, 재호 나란히 이 집 들어서는 거 못봐요!
$#58. 신형의 이층 베란다
신형, 담담한 얼굴로 바람 맞고 있다.
길진, 들어와 잠시 그대로 서 있다 가 말 꺼내는
길진 예민한 거 아는데, 어른들 속상하게 그러지마. 안보면 되잖아.
신형 (밖만 보는, 서글픈)
길진 (신형, 안스럽게 보다, 어렵게) 신형아, 너 사람 만나라. 내가 소개 시켜줄까?
신형 (가만있는) ...
길진 (가라앉은) 내 말 들었어?
신형 (바깥만 내다 보며, 서글프지만 단호한) 난 이제... 누구도 안 만나.
길진 (그런 신형 보며, 맘아픈)
$#59. 허름한 길거리, 술집 많은 곳, 낮
인숙 (주소를 들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달건, (기죽은, 주춤주춤한) 걸어오고 있다.
인숙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장미싸롱가면 풍차싸롱으로 가래 고, 풍차싸롱 갔더니,
이젠 뭐 과부촌? 황당하네, 이거.
달건 그만 찾자, 벌써 몇 날이냐?
인숙 (달건 서운하게 보며) 돈이 적어서 그만 둬요? 당신이랑 나 랑 그돈 벌려면, 다
달이 삼 십육 만원씩 5년을 붜야돼요.
달건 내가 벌으면 되잖아.
인숙 (무시하며) 따라오세요!
$#60. 과부촌 앞
인숙, 달건 그 앞에 서 있다.
인숙 여기가 맞는 거 같은데... (달건 보며) 같이 들어갈래요?
달건 싫어.
인숙 그럼, 나만 들어갈게요. (하고, 문을 쾅쾅 두드리며) 문열어!
경희 (안에서 E, 들리는) 누구세요!
인숙 (옳다커니 싶다, 목소리 꾸며서) 젖갈장순데, 젖갈 좀 사세요!
경희E 싫어요!
달건 (그만하자고 인숙 이끌며)
인숙 (뿌리치며) 싸게 드릴테니까, 좀만 사세요. (하곤, 문을 쾅쾅 두드린다)
그때, 문 벌컥 열리고 경희 나오며, 짜증스레 말하는
경희 안 산다니까요!
하다, 인숙 보고, 놀라 얼굴 굳어지며, 도망가려는데, 인숙, 경희(반바지에 반소매차
림의 평상복)의 뒤덜미를 잡으며, 이년 어딜가! 하고 잡아챈다.
경희 (무릎 꿇고 싹싹 빌며) 죄송해요, 아줌마. (답답해 등돌리고 서 있는, 달건보며)
죄송해요, 아저씨!
인숙 야, 이기집애야. 죄송하다면 다야! 너 때문에 우리집 풍지박산 났어! 넌 남의 집
다이나마이트 로 폭파하고, 죄송해요 그 말 한마디면 다 되는 줄 알어!
경희 (빌며, 찔끔대는)
인숙 너 내가 영원히 못찾을 줄 알았지? 웃기지 마라. 내 띠가 개띠고, 내코가 개코야,
너처럼 구린 년 찾아내긴 식 은 죽 먹기라구! (하고, 경희의 머릿채를 잡으며) 가자
이년, 서로 가!
경희 악! (하며 끌려가는데)
그때, 가게문 열리고 건달(경희 만났던) 런닝 바람에 바지춤 치키고 나오며, 애원조로.
걸달 그러지 말아요!
인숙, 달건 돌아보면,
건달 (울상) 경희, 애뱄어요. 홀몸이 아니라구요.
달건, 인숙 !?
$#61. 신형의 집, 저녁무렵 전경 (많이 어둡지 않은)
신형E 다녀왔습니다.
$#62. 거실
길진(학교에서 바로 온 모습), 병국(퇴근한 모습), 혜자(기두 안찬 표정) 앉아 있다.
신형, 들어오다 그런 모습들 보고 조금 이상한.
신형 (혜자 보며) 왜 그러세요?
혜자 (속상해, 말하기도 싫다) ...
신형 (길진 보며) 형, 왜 그래? 길진 (일어나 신형 보고) 나랑 우리집에 가 있자.
병국 그래라.
신형 ?
길진 현수, 재호 기어이 온대, 피하자.
혜자 (버럭 소리지르며) 피하긴 왜 피해! 너 여기 앉아. 그 년놈들 무슨 낯짝으로 여
길 오는지, 우리 다 같이 얼굴이 나 한 번 보자. 이것들이 말을 안 하니까, 사람을 병
신으로 아는 거야, 뭐야!
신형 (담담하게, 길진에게) 잠깐만 기다려, 옷 갈아입고 내려올게. (하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병국 (속상한, 혜자에게) 당신도 나가 있어라, 엉? 나가 있어. (길진 보며) 이 사람도
데리고 가라.
길진 (신형 이층으로 올라가는 것보다가, 그말에 병국 보는)
$#63. 달리는 재호의 차
$#64. 차 안
재호, 운전하고 있고, 현수, 조수석에 눈치 보며 앉아있다.
현수 (어렵게 말꺼내는) 괜찮겠어? 나만 들어갔다 나올까?
재호 (앞만 보며, 건조하게 말하는) 아무 말 말고 가자.
현수 (그런 재호 보다, 외면하고, 창가 보는)
재호 (무표정하게 운전만 하는)
$#65. 이층 거실
길진, 서 있다, 그때, 신형 옷 갈아입고 나온다. 편한 얼굴이다.
신형 (짐짓 아무렇지도 않게) 가자, 형
길진 (신형 안스런)
신형 (농담처럼, 편하게) 설마 우리집에서 자고 간단 말은 안하겠 지? 나 잠옷 안 입
으면 못자는데, 가져가야 하는 건가? (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길진 (담담히 내려가고)
$#66. 거실
혜자, 병국 거실 쇼파에 여전히 앉아있는
병국 당신도 나가 있어.
혜자 (오기 부리는) 못 나가요. 내가 죄졌어요, 도망을 가게!
그때, 신형, 길진 내려오다 혜자의 말에 멈칫서는,
혜자 (눈가 그렁해, 신형, 길진 내려온지 모르고 병국에게 소리치 는) 내가 이것들 가
만 안둘거야! 여기가 감히 어디라고... 당신, 친구사이 지키려다, 딸자식, 여편네 가
슴엔 멍이 들어, 알아요!
병국 (난감해, 한숨쉬가 고개 돌린다, 길진, 신형 보고)
길진 (혜자에게로 와 팔잡아 일으켜 세우려하며) 어머니, 일어나세 요.
혜자 뿌리 치며) 놔!
길진 일어나세요.
병국 (길진 보며) 먼저, 신형이 데리고 가라. (혜자 보며, 단호하게) 길진이 집에 가
기 싫음 방에 들어가 있어.
혜자 (원망스레 병국보면)
병국 한마디만 더해.
$#67. 신형의 집 앞
재호의 차, 와서 멈춰선다.
$#68. 재호의 차 안
재호, 담담하게 안전벨트 푸는, 현수, 역시 담담하게 안전벨트 푸는.
$#69. 신형의 집, 현관
신형, 길진, 문 열고 나오고 있다. 그러다 길진 문득 앞 보는데,
재호, 현수 차에서 내리는 것 보인다. 길진, 신형에게 (고개 숙이고 나오느라 못 본
상태) 말하는
길진 너 먼저 가라.
신형 ? (그러다, 앞쪽 보면)
재호, 차문 잠그로 돌아서다 신형과 눈 부딪히고 굳은. 현수, 왜 그런가 싶어 앞보고,
난감한. 신형, 재호 담담하게 외면하고, 길진에게
신형 나 먼저 가 있을게, 형 (하고, 재호 스쳐 지나가는)
재호 (자신의 앞을 스쳐가는 신형을 차마 못보고 고개 외면하는)
길진 (재호 앞에 서서 현수 보고, 재호 보며) 돌아가라.
재호 (길진 보면)
길진 우리 모두, 너나 현수 보고 싶지 않아. 현수 아버지한테 안 들키고 싶지? 내가
신형이 아버님한테 말씀 드릴게. 일찍이 다녀왔다 갔다구, 거짓말 하시라고 할게. 그
럼 되는거지. (현수 보고, 냉담한) 가, 임마. (하고, 신형이 간 쪽으로 가는)
현수 (고개 숙이고, 담담하게 있는) ...
재호 (굳은 듯 서 있는)
$#70. 길진의 집 가는 거리
신형, 눈가 그렁하지만 담담한 표정으로 조금 빠르게 걸어가고 있다.
$#71. 달리는 재호의 차
$#72. 차 안
현수, 재호 무표정하게 가는
$#73. 길진의 집 안
신형, 쇼파에서 전화 받고 앉아있고, 길진, 그 앞에 앉아 전화 받고 있는 신형을 보고
있다.
혜자E 엄마가 데리러 가? 길진이한테 바래다 달랠래?
신형 내가 애야, 큰길로 가면 되요. 걱정마세요.
혜자E 조심해서 와.
신형 네. (하고, 전화 끊고, 길진 보고 서글픈) 집에 안들어 가고, 그냥 갔나봐. 아저
씨두 가셨대. 피난 다니기 힘들다. 집에 갈게. (하고, 일어나면)
길진 (일어나면)
신형 왜 일어나, 혼자 갈래.
길진 같이 가.
신형 (미안하지만, 단호하게) 형 이러는 거, 나 부담스러워.
길진 부담스러워 하지마.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야. (하고, 문쪽 으로 가는데)
신형 (따라가지 않고, 길진 부르는) 형.
길진 (돌아보면)
신형 아직도 나 좋아해?
길진 (차마 말 못하고, 가만 있는)
신형 그러지마. 나 형이 아무리 기다려도 형한테 안가.
길진 (원망스레 보면) !
신형 (맘 아프다, 참고) 잔인한 거 알아. 그런데, 차라리 이렇게 말 하는게 날 것 같
애. (눈물이 날 것 같다) 나, 혼자있고 싶어.
길진 (신형의 눈 보며, 화나 말하는) 언제까지.
신형 (길진의 눈 보며, 단호한) 나두 몰라.
길진 (그런 신형의 팔을 잡고, 맘 아프게) 그렇게 말하는게 얼마나 무책임한 말 인 줄
아니? 언제까지 걔 하나만 붙들고 있을 거야, 어!? 제발 잊으려고 노력 좀 해봐.
신형 (눈물 그렁한, 가라앉은) 노력하고 싶지 않아. 이대로 놔두고 싶어.
길진 ...
신형 그리우면 그립게. 안 잊혀지면 안 잊혀지게, 놔두고 싶어. 걜 사랑했어. 아직도
사랑해. 보낸게 아니라 가슴에 묻은거야. 어제두 그제두 만났던거 같은데, 어떻게 잊
어. (하고, 나가는)
길진 (그런 신형 맘 아프게 보는, 어찌할바를 몰라 창가쪽으로 시 선트는)
$#74. 현수의 집, 거실
재호(조금 고개 숙인), 현수(전화받고 있는) 앉아있다.
현수 (전화받고 있는) 죄송해요. 일이 급해서 먼저 인사만 드리고 왔어요. 네, 네, 안
녕히 주무세요. (사이, 전화 끊고, 재호 보면)
재호 ...
현수 (재호 안 보고) 낼 아버지 가시는데, 공항엔 안나와도 된대. 회사 사람들 나온다
고 그러지 말래.
재호 ...
현수 (어렵게) 속상하지?
재호 ...
현수 (서글픈 눈가 그렁해 외면하며) 난 속상하다. 주위사람들 모 두가 나한테 화를
내고 있는거 같아서 감당하기 힘들어.
재호 (안보고) 너한테 화가 난게 아니야. 나한테 화가 난거야.
현수 (서글픈, 재호 안보고, 자조적인) 그런가...
우리가 그렇게 잘못한건가? 내가 너를 사랑하고, 니가 나를 선택한게 그렇게 큰 잘못
이야?
재호 (잠시 그대로 있다가) 간다. (하고, 일어나 웃옷 들고, 문쪽으로 가면)
현수 (안보고, 서글프게 가라앉은) 재호야.
재호 (그대로 서서 안보고)
현수 (안 보고, 눈가 그렁해) 나 오늘 많이 외롭다. 니가 내 옆에 있다는 걸 믿고 싶
어.
재호 (그 말에, 천천히 돌아서서 현수 보는데, 눈가 그렁하다) ...
현수 (안 보고, 눈물 주룩 흐르는) 나... 혼자 있기 싫은데... 내 옆에 있어줄 수 있
니?
$#75. 현수의 거실
현수의 침대방 문 열리고 재호, 손에 웃옷들고 나와 현관으로 나간다.
$#76. 현수의 빌라 복도, 혹은 계단
재호,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걸어나오고 있다.
$#77. 현수의 침실
현수, 속옷차림(너무 야하지 않은)으로 이불 끌어당겨 몸을 덮고 침대에 담담 하게 앉
아있다. 눈가에 눈물 그렁하다. (울지 말것)
$#78. 신형의 집
재호의 차 서 있는
$#79. 차 안
재호, 신형의 집을 올려다 보고 있다.
$#80. 진숙의 수돗가, 전경
전화벨 소리 들리는
$#81. 진숙의 방
진숙, 자다깼는지 피곤한 목소리로 전화 받는
진숙 여보세요. (사이) 여보세요. (사이, 혼잣말처럼) 누가 전활 걸고 말을 안 해.
(하고, 끊으 려는데)
재호 (E, 가라앉은) 이모...
진숙 (다시 전화 받으며) ?
$#82. 재호의 방, 어두운
재호, 옷 갈아입지 않은 그대로 전화하고 있다.
진숙 (E, 가라앉은) 왜, 전화했어. 안 자구?
재호 ...
진숙 (E) 할 말 없으면 전화 끊어.
재호 (한참 있다가, 눈물 그렁해지며, 애써 담담 하려해도 떨리는 목소리로) 이모....
신형인... 지금 뭐할까?
눈물 한줄기 주룩 흐르는 재호의 얼굴에서 엔딩.
(제 33 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