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치(愛知)현 토요타(豊田)시에 자리잡은 도요타자동차의 모토마치(元町)공장. 공장 입구에 들어서니 거대한 조립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기계음이 불규칙적으로 들렸지만 연간 8만대를 생산하는 토요타의 주요 공장치고는 조용한 편이었다.
모토마치 공장은 세워진 지 50년이 넘었다. 아시아 지역에서 승용차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한 최초의 공장이기도 하다. 도요타의 대표적 세단인 크라운(Crown)과 미니밴 에스티마(Estima) 등이 이 곳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대규모 리콜사태를 겪으면서 공장은 왠지 활력을 잃은 듯 보였다. 그냥 보기에는 여느 자동차 공장과 별 다를 바 없어 특별한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조금만 눈여겨 보면 도요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일본 도요타 모토마치 공장 생산라인 모습.
◆ 첫째도 품질, 둘째도 품질
리콜 이후 토요타가 쇄신을 외친 부분은 무엇보다 품질이다. 이를 위해 올 3월 도요타 아키오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글로벌품질특별위원회를 설립했다. 사장을 비롯, 본사 각 본부의 본부장과 전 세계 품질 담당 최고위 임원 등 150여명이 여기에 소속을 뒀다. ‘품질만이 살 길’이라는 도요타의 의지를 실천한 것.
3월 30일 첫 전체회의를 가진 글로벌품질특별위원회는 조기발견과 조기해결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EDER(Early Detection and Early Resolution)이라는 시스템 강화를 천명했다. 예전 같으면 내부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갔지만 이제는 고객의 관점에서 모든 공정을 살피겠다는 뜻에서다.
도요타가 EDER의 성공사례로 언급한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지난달 있었던 100만대의 자발적 리콜이다. 브레이크 마스터 실린더에서 오일이 새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를 숨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야모토 신지 품질보증부 부장은 “고객의 기대치가 높아져 안전에 관한한 빨리 대응해야 고객을 안심시킬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고객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품질향상에 적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협력사와의 우호적인 관계확립도 빼놓을 수 없다고 도요타측은 강조했다. 신지 부장은 “부품 구매시부터 협력 관계를 명확히 해 품질에 있어서 만큼은 공존공영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일본에 위치한 도요타 자동차 회관에 차들이 전시돼 있다.
◆ “모든 것은 고객의 눈높이에서 생각한다”
대규모 리콜을 불러온 이유로 도요타측은 높아진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품질을 개선해 나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 2000년 이후 자동차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물량을 늘리는 데만 주력했지 실제로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신경쓰지 못한데 대한 반성이다.
공장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좋은 품질, 좋은 생각’이라는 구호의 기준도 이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품질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 도요타는 신차 시판 전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고객평가단을 늘리고, 평가기간도 훨씬 늘리기로 했다. 실험단계에서 부터 고객의 참여를 활성화 하겠다는 것이다.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보다 고객에게 충분한 설명을 통해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 직원 의견 반영 적극적..인재관리에도 열심
도요타가 뒤늦게 눈 뜬 분야중 하나는 바로 적극적인 인재육성이다.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활용한다든지 효율적 관리를 통한 인재육성 등이 바로 그 것.
증거는 모토마치 공장 현장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공장 라인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차량 내부 작업시 보다 편한 이동식 라꾸라꾸 의자에 앉아 작업을 하고 있었다. 동선을 최소화 하기 위한 작업대도 설치돼 있다. 모두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현실화된 것들이다.
현장에는 관람객들이 이를 직접 해 볼 수 있는 시설들도 구비돼 있다. 나사를 빨리 끼우기 위한 판넬이라든지, 줄을 감기위한 소형봉 작업대 등 현장에서 직접 쓰이고 있는 장비와 도구들을 시연해 놓고 있다. 부문별로 가장 빠른 시간내에 작업을 마친 직원의 작업 모습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관람객들에게 시연해 놓고 있는 점도 이채로웠다.
인재육성에도 변화의 조짐이 불고 있다. 이전에는 그룹장 한 명이 수많은 직원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이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부문에 걸쳐 팀장을 두고 현장교육을 강화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인원의 배치에도 품질제일이라는 원칙이 준용됐다. 고객 대응과 이를 품질 개선에 적용하는 품질활동 전담부서의 인력이 강화된 게 그 예다. 올 한해만 품질활동 관련 부문 인력만 1000명이 보강됐다.
▲ 첫째도 품질, 둘째도 품질. 도요타 모토마치 공장 생산라인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
◆ 변화를 알리자..홍보도 주력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려고도 안간힘이다. 올 여름 미국과 유럽을 시작으로 토요타는 전세계의 기자들을 본사로 불러들이고 있다. 이달초에만 아시아 지역 8개국 기자들이 도요타를 찾았다.
도요타의 홍보를 맡고 있는 마치모토 아키코 홍보그룹장은 “올 초에 발생한 품질 관련 문제를 반성하고 그 결과 나타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라며 “설명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해를 촉구하고자 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의 모토마치 공장은 이미 한 해에 30만명이 다녀가는 명소가 됐다. 하지만 리콜을 전후로 생산량도 줄고 관람객 수도 정체상태다. 이를 타개해 보고자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회사 이름이 그대로 도시 이름이 된 도요타시는 물론이고 인접도시인 나고야(名古屋), 그리고 이 두 도시가 속해 있는 아이치현 모두 도요타자동차와 함께 다시 예전처럼 아시아의 대표적인 자동차 도시로의 부활을 꿈꾸고 있었다.
첫댓글 우리나라는...?
덮어두기 바쁜.........
꼭 그런것만 아닙니다.....현재 현대모비스같은 경우도 모듈쪽에 생산라인이나 품질은 이미 BMW의 미니쿠터측에서도 인정하고 생산라인을 벤치마킹한다고 합니다. 문제가 있다면 현대의 대가리와 밑에 하청업체가 문제가 있지요
하청업체도 현대 대가리 때문에 압박들어와서 어쩔 수 없다라고 하던데 결국 대가리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