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주말이던 지난 금요일(2일)저녁 6시부터 3일 오전 9시까지는 당직(숙직)근무를 하였어요.
원래 숙직은 23일인데, 다른 과 직원이 2일에 집안에 일이 있어 하루 년가(年暇)를 내야한다며
저와 숙직을 바꿔하길 원해 그렇게 한 거였어요.
어차피 한달에 한번 정도 하는 숙직인데, 사정이 있다는 직원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게 좋은 거죠.
안 그래요?
덕분에 저는 이달 당직 걱정은 않고 지낼 수 있겠어요.
3일 아침 9시에 일직근무자와 교대하고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어요.
평소처럼 종점인 대전청사 역에서 내려 집에까지 걸어갔죠.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여니, 아녜스가 반겨 맞으며
어서 “아침식사를 하고는 병원에 다녀와야 한다”더라구요.
1월 첫 주 주말에 갔었으니 어느덧 한달이 된 거였는데,
토요일에는 오전에만 외래 진료를 하니까 서둘러야 했어요.
희귀성 난치성질환인 “궤양성 대장염(U.C.)”을 앓고 있는 제 짝지는 한달에 한번씩 병원에 가서
진료 받고 처방전으로 약을 구입해 복용하고 있거든요.
숙직근무를 하고 막 집에 왔던 “저”였지만,
부지런히 아침밥을 먹고 준비해 아녜스와 함께 집을 나섰어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얌전히 주차해둔 제 차의 시동을 걸어 출발했죠.
목동 선병원을 향하여... “부르릉~!”
시간여유를 갖고 가니 교통신호 잘 지키며 안전운전을 해도 15분만에 도착했어요.
원무과 창구에서 접수하고 순번을 기다렸다가 담당주치의를 만났고,
문진 대화를 하면서 상태를 확인하는데, 요즘 나쁜 증세가 없이 잘 지내고 있다는 아녜스 말에
안심이 되었고 치료가 잘 되고 있다니 기분 좋았어요.
쉽게 치료되고 나아지는 질병이 아니지만, 그래도 날마다 약을 투약하며 치료에 애쓰는 데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니 행복합니다.
병원과 약국의 의사ㆍ간호사ㆍ약사 같은 의학전문의의 올바른 처방과 환자 본인의 치료 노력,
환자 가족의 기도(祈禱) 같은 정성이 함께하며,
3박자가 맞아야 난치병 치료도 잘 되는 거라 생각합니다.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한달치 약을 구입하고는 집으로 가는 길에 둔산동의 할인점으로
갔어요.
그동안은 저 혼자 쇼핑 다니는 일이 많았었는데,
이 날은 병원에 같이 갔다 오는 길이니 자연스럽게 함께 간 거였어요.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매장을 둘러보면서 1주일 동안 저희 네 식구가 먹고 살아갈 식품류 같은
생필품을 구입해왔죠.
화장품 매장의 늘씬한 아가씨 구경을 한 건 물론이구요. (하하하)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 되지 않는 거고, 얼굴에 뺑끼칠 하지 않아도 이뿌게 봐줄테니, 그냥 생긴 대로
살아라”고 하지만,
그래도 남자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려는 게 여성의 본능(本能)이라 제게 예쁘게 보이려고 애써서
그런지, 한달 생활비 가운데 화장품 값 지출비중이 상당합니다.
하긴, 아녜스 뿐 아니라 제 딸애 세실리아도 열심히 찍어 바르며, 얼굴에 화장빨 표시하려 애쓰니...
그저 “동가홍상(同價紅裳)-같은 값이면 다홍치마”이라는 말처럼, 좋게 봐 줘야죠.
쇼핑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시각이 오후 2시30분이었으니 병원 다녀서 쇼핑까지 마치고 돌아오는데,
5시간 가까이 되었어요.
집에 와서는 숙직 근무 후 제대로 쉬지 못한 걸 보상하듯이 이불 깔고 푹 쉬었죠.
피로가 쌓이면 안 된다니, 피곤하다 싶으면 그때그때 잘 쉬는 게 필요할 겁니다.
프랑스에서는 점심시간 후 같은 근무시간 도중에 15분 정도 “토막 잠”을 자는 게
근무능률이 좋아지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며 회사에 따라 장려하고 실천하고 있다죠.
일벌레 같이 맡은 일에 몰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건강해야 일도 열심히 할 수 있는 거니 자신의 몸이 고달프거나 아프지 않게 해야겠습니다.
어제(4일) 낮에는 본당에서 연중 제5주일 교중미사 참례하였습니다.
지난 1일자로·새로 부임해 오신 한태호 미카엘 주임신부님과 최선종 사무엘 보좌신부님께서
집전하셨고
미사 끝난 후에는 환영행사가 있었어요.
저는 미사 중 제병제주 봉헌 모습은물론, 환영행사에서도 사진 촬영에 애썼어요.
주임신부님께서 사진 촬영을 쑥스러워 하시던데... (ㅎㅎㅎ)
환영행사 후에는 미사에 참례하신 형제자매님들께 보좌신부님께서 안수기도를 해 주셨어요.
교회전통으로 서품을 막 받고 시작하시는 첫사제의 안수기도를 받으면 하느님의 축복이 더해지며
신앙의 신비를 많이 체험한다는데,
형제자매님 한분 한분께 정성껏 해주시는 사무엘신부님의 안수기도를 저도 받았습니다.
저는 안수기도를 아녜스에게 가끔 해 주는데, 기도에 효과가 있어서인지, 병 증세가 좋아지고 있어
다행이죠.
사람의 사지(四肢)가운데 손은 무척 신비로운 지체입니다.
사실, 밖에 드러나는 기관(器官)치고 손만큼 정교하고 신비로운 것이 없다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손은 보이지 않는 정신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외적(外的)
표상“이라고 했구요.
저희가 어린시절에는 꼬맹이들의 배에 어머니의 따뜻한 손이 만져지면 배 아팠던 게 씻은 듯이 사라지곤
했었어요.
이것도 안수기도와 마찬가지죠?
“엄마 손이 약손이다. 우리 장군 쑥쑥 나아 잘 자라거라~!”하셨었는데,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 계신 제 어머님.... “박양임 아가다”.
마침 오늘(5일)은 “성녀 아가다 동정순교자 기념일”입니다.
성녀 아가다 영명축일을 맞아 전 세계 아가다 자매님들께 축하인사 올립니다.
저는 제 어머님을 위해 특별기도를 드려야죠.
오늘은 2월5일입니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인데,
저는 전에 말씀드렸던 대로 수녀님들 종신서원 행사가 오전에 목동성당에서 있어서 다녀올 거여요.
이 이야기는 다음에 올려 드리겠어요.
어제(4일)는 입춘이었어요.
우리 조상님들은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고 대문이나 문설주에 써붙이고
가정에 기쁜 일이 많아지길 바라셨었죠.
우리 회원님들도 행복해 지시는 일이 많아지소서~!!!
샬롬~!!!
첫댓글 용화사랑님 생활 글 잘 보고갑니다...
용화사랑님 가정에도 행복한일 많으소서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