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선 시인의 시들은 쉽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는 친근한 일상을 자연의 시어詩語로 그려내는 작가의 시심詩心이 오후의 평화로운 호수를 그려내는 모네의 그림을 읽는 듯하고, 여유롭고 아름다운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시인은 시집의 서두 시인의 말에서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시사를 꽃이 피기까지의 과정에 올려 깊이 팬 몇 줄의 흔적으로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중략… 그러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 둥근 의자가 들썩이는 백열등 온기 아래 밀린 다정한 말의 문장이 노릇하게 구워지기도 한다. 시인은 꽃을 피우듯 시를 쓴다. 민감한 산고의 고통이 깊을지라도 시인에겐 데시벨이 높게 들리는 통증이 될 것이다. 그 통증으로 쓴 시집 한 권이다. 아련한 것들이 한여름 볕처럼 뜨겁게 밀려오는 한때를 행간에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_ 문정영(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