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난장판 같던 교통사고
소 순 원
신안의 피아노 섬 축제가 어떤 프로들로 구성되어 어떻게 전개되고 있나를 살펴보기로 하였다. 피아노는 놓여 있지만 연주하는 사람은 없었다. 행사장에는 많은 관람객 의자가 놓였으나 프로그램도 없고 축제내용도 알 수 없었다.
우리는 먹자판에 들러 어묵과 김밥으로 조식을 때웠다.
관광에 나선 우리는 오늘 관광이 끝나므로 일정을 낭비할 수 없었다. 목포에 가서 케이블카에 탑승하여 아름다운 목포의 바다와 산이 이뤄낸 풍경을 구경하자고 결단을 내렸다. 고속도와 국도를 들락거리며 목포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안전하게 통행한다는 느김이 들었다.
꼬불꼬불하거나 옆으로 비스듬한 길을 서둘지 않고 여유롭게 운전하기에 잠을 청해볼까 했으나 처음 주행하는 남해안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고 싶었다.
드디어 신안군의 경계를 넘어 목포시에 진입했다. 첫 번째 서거리서 좌회전 들어가려니 조금 늦어 애매한 순간이었다.
신호가 바뀌자 번개같이 출발하는 오토바이가 있었다.
그 오토바이 기사는 우리가 탑승한 차에 부딪치고 우리 차의 우측으로 튕겨가 사거리 바닥에 나뒹굴었다. 우리 차 운전자는 유연하게 좌회전해야 하는데 자꾸만 신호기 기둥으로 가는 듯 보였다. 오토바이가 퉁긴 후 신호기 밑기둥을 받으며 차의 뒷부분이 붕 떴다가 멎었다.
운전자는 차를 신호기에 받으려는 것처럼 보여 나는 잔뜩 겁을 먹고 사고 친 순간 머리와 몸통을 좌석 뒷부분으로 힘껏 젖혔다. 수준 미달의 에어백이 내게 터졌지만 내 얼굴에 닿을 듯 말 듯 하였다. 매캐한 연기가 차 안에 스며들었다. 엔진에서 폭발한 폭발 가스가 사고 순간에 배기 호스가 깨지면서 차 안으로 새어든 것으로 판단되었다.
교통정리를 하던 경찰이 내 좌석의 문을 열고 물러나 버렸다. 뒷좌석에 앉았던 둘째 처형이 이마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차에서 나왔고, 나는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왔다.
남경, 여경이 차례로 다가와 이름 생년월일을 묻고 다친 부위가 없는지 자상하게 물었다.
사고 현장은 도깨비들이 나타나 도깨비방망이를 오토바이와
우리 차에 마구 후려쳐대 벌어진 현상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어 하는 짧은 순간에 벌어진 사고였다. 우리 차가 대기석에서 참고 기다리거나 오토바이가 신호가 완전히 바뀐 후에 출발하였다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
오토바이의 앞 유리가 우리 차 우측 밤바가 박살 난 부분에
떨어져 있었고 내 자리 앞 유리창이 이마 도오토바이 앞 투명 플라스틱판이 우리 차 우측 유리를 강타하여 버글버글 금이 간 것이리라는 추측이 들었다. 그 순간 내 몸도 차의 앞 유리에 부닥치리라 추측했는데 오토바이가 우리 차 우측 바퀴에 접촉해 차의 진행을 늦춰 나의 충돌을 막았다.
차의 운전자는 어떠한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안전을 위한 방어운전에 온 신경이 몰입된 상태여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 본보기였다. 차와 오토바이 수리비가 막대하리란 생각이 들었다. 목포 케이불카 유람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우리 차 운전자와 오토바이 운전자가 순간의 조급성을 극복하지 못한 사고라 할 것이다. ( 2024. 05.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