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대 그리스인들은 하고 많은 새들 중에 부엉이를 지혜롭다고 했을까? 부엉이의 도대체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지혜의 상징으로 여기게 만들었을까? 미국 어느 대학교는 부엉이 형상을 마크로 만들어 상징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생긴 거나 동작도 굼떠 보이고 우는 소리도 우듬직한데 무엇때문일까? 신성이 컸던 고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데는 이유가 있겠지. 오랜 세월이 흐르고나서야 쌓이게 되는 게 지혜니 겨우 칠십여해를 산 내가 알 수가 있겠는가? 지혜가 부족해도 누구나 올바른 마음가짐이면 영리한 사람이 아니라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오늘 아침 일찍부터 남산에서 부엉이 소리 들려왔다. 지혜가 부족한 내게 살 날 많지 않으니 날로날로 지혜로워져야 한다는 소리로 들려 한참 귀를 기울였다. 나이가 들어 이제는 모든 걸 충분히 안다는 자만심 때문인지 조언이나 충고를 순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때로 착각은 행복하게 하지만 지혜롭다면 빠져서는 안되는 경계해야 할 일이다. 삶은 죽는 날까지 배우는 과정이다. 특히 나는 아직도 이기심과 무지로 사랑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알량한 자존심과 오만때문에 조언이나 충고를 받아들이기 힘들면 조용히 관찰하고 생각하며 배우자.
Let it be! 비틀즈 마지막 앨범 타이틀곡. 내버려 둬라. 순리에 맡겨라. 대충 그런 뜻일게다. 지혜로운 말을 속삭이는 마더 메리는 성모를 뜻하지만 사춘기 때 어머니, 메리 매카트니를 여윈 폴 매카트니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면서 만든 노래라고 한다. 인간에게 어머니의 존재는 신 다음으로 위대하고 그리운 대상이고 우주다. 어쩌면 성모 마리아를 향한 마음가짐으로 어머니를 기리고 그리워하며 노래를 만들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도 그처럼 사춘기 접어들 무렵 어머니를 잃었고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을 알게 되어 동병상련의 감정으로 이 노래를 불러보고싶었다. 나이가 드니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어머니가 짜장면은 드셔보셨을까 하는 애처러움에 눈물짓는 날들도 있다. 내 삶에서 가장 사무치는 사람은 바로 어머니다. 노래 자질이 뛰어났으면 진즉 불렀을테지만 나이가 드니 이제는 미루지 말고 어설프더라도 하고싶고 해도 괜찮은 건 하면서 살자는 마음이다. 아침부터 부엉이는 지혜로워지라고 속삭이고 있고 미련한 나는 도대체 그 맛있는 짜장면은 드셔보셨을까 하는 생각에 목이 매여 어머니 그리워 노래를 부른다.
이런저런 질병과 몸의 쇠약과 어떻게 해볼 수 없는 통증으로 밤의 안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소중한 사람들, 지인들을 보며 생각하며 나의 불평 불만은 자주 슬며시 잦아든다. 슬픔과 고통 가운데 잇는 사람들을 보며 위안이 되고 감사하게 된다. 부끄럽지만 그렇다.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 속에 갖혀 지낼 때 나 또한 누구에겐가 위안이 되고 감사하는 마음이 들게 했을 것이다. 그때 왜 나야? 내가 무슨 큰 죄를 저질러서 신은 벌을 내리는 건가? 원망하고 분노했고, 사랑하고 소중한 이들에게 미안하고 속죄하는 마음이었다. 그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왜 나여서는 안되는데 하는 겸허한 마음이 나를 지켜냈다. 그래서 지금 슬픔과 아픔과 고통 가운데 신음하는 분들이 어서 그 불행에서 벗어나 다시 환한 웃음 웃을 수 있기를 기도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신에 대헤 가장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은 인간에게 서로 사랑하라면서 사랑하는 이가 겪는 통증과 고통을 온전히 나눌 수 없게 만들었나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세상에 온 것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피에르 신부가 말했듯이 우리는 연민과 사랑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만큼 살아보고사서야 시기와 질투가 나 자신을 얼마나 비참하게 하는지,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하는지 겨우 알게 되었다. 그리고 거짓이 얼마나 나를 천박스럽고 비겁하게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이만큼 살고 보니 눈은 많이 어두워졌지만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 구별할 줄 아는 마음의 눈은 많이 밝아졌음을 느낀다. 거짓말을 완전히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지만 적어도 진정으로 아끼는 사람이라면, 진정한 친구로 생각한다면 적어도 그 소중한 사람들에게 만은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자주 하게 된다. 노년은 기력이 쇠하고 신분도 능력도 상실하게 되니 큰 것을 잘 할 수도 크게 잘 못 할 일도 거의 없다. 노년의 순리는 큰 것을 잘하려고 욕심부리지 않고 사소하고 작은 것들을 성심 다해 잘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모든 이치가 다 그렇듯이 솔직함과 정직함이 항상 옳고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노년의 삶은 솔직하게 정직하게 살아야 온전하게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요즘들어 자주 하게 된다. 아마도 늙어서 철이 드는 것이리라.
살자 ↔ 자살 LIVE ↔ EVIL 거꾸로가 극명함을 깨우쳐주는 단어들이다. 삶을 거스르면 죽음이다. 양심을 거슬러 살면 악을 행하는 것이고 악마가 된다. 나는 페미스트와는 거리가 멀지만 여자가 좀더 신의 모습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사랑 중에서 어머니의 사랑이 최고라는데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까? 사회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성격장애)psychopath의 절대 다수가 남성이라고 한다. 남자가 삶을 거꾸로 살아 악마가 되는 성향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동정심, 헌신, 희생 같은 감정도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훨씬 더 높다. 이런 성향으로 여자들이 좌파가 많은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한 때 군대복무 가산제도를 주제로 한 방송 토론회에서 여성단체들이 적극 반대하는 것을 보고 여성들의 좌파 성향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평과 평등을 삶의 가장 소중한 가치라고 외치는 좌파의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의 정치적 성향, 즉 좌파냐 우파냐는 DAN 영향이 47퍼센트나 된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 정치적 성향에 상관없이 순리를 저버리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나의 신념과 이익과 선동에 의해서 편리하게 살아가는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순리대로, 양심이 가리키는 대로 그 길을 가야한다. 과학분명의 눈부신 발달로 우리의 삶은 더없이 편리하고 풍요로워졌지만 그 댓가도 너무 크다. 자연에서 멀어지고 양심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게 된것은 삶의 본질면에서 끔찍한 비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었다는 것은 잃을 게 별로 남아있지 않고 또 바라는 것도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요히 양심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공공의 선을 위해 위험도 감수해야할 시간이다. |
첫댓글 부엉이의 지혜로움의 멋진글을 보며
고르비친님이 부르신 비틀즈의 Let it be! 라이브를
잘 듣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활기 넘치고 힘나게 하는
수리산님 오늘 보람찬
하루 보내셨겠지요.
아름답고 따스한 정
넘치는 오월이 어느새
하순입니다.
노년의 우리에게
매 하루하루가 소중한
날이기에 하루하루를
기쁨과 보람 누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으면
행복하지요.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