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노트
Director’s Comment
분명 <킹메이커>는 ‘스릴러’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지만
제작과 개봉시기만큼은 ‘정치적 상황’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1년 반을 준비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희망과 행복의 시대가 열렸고
반대로 영화는 너무 직설적이고 냉소적이었다.
우리는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1년 뒤, 다시 이 영화를 관객들 앞에 내 놓을 ‘때’가 왔다.
ABOUT MOVIE
2011 베니스 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 영화 <킹메이커>
‘제 2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 조지 클루니 1인 4역 눈길!
2011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화려하게 평단과 관객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 영화 <킹메이커>는 할리우드의 대표 ‘꽃중년’ 스타 ‘조지 클루니’의 4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이전 연출작들에서 그만의 냉철한 비판의식이 가미된 블랙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 왔던 ‘조지 클루니’는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를 뽑는 특정당의 경선”이라는 다소 민감한 소재를 통해 그 만의 통렬한 풍자를 다시 한번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각종 영화제에서 ‘감독상’ ‘작품상’ 등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것은 물론, 평론가들로부터 “이제 그의 연출력은 흠 잡을 데가 없다”는 평을 듣기도 한 ‘조지 클루니’는 이번 영화를 통해 ‘각본가’라는 또 다른 분야에도 도전한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2012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각색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그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전미비평가협회에서는 영화 <킹메이커>를 2011년 “올해의 영화 10”에 선정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 면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조지 클루니는 이번 영화를 통해서 그저 잘생기고 연기 잘하는 배우가 아닌 ‘연출’과 ‘각본’까지 다재다능한 면을 지닌 배우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ABOUT MOVIE
‘신’과 ‘조지 클루니’만 가능한 미친 캐스팅!
전무후무 아카데미 인정 연기파 배우들 총 집합!!
영화 <킹메이커>가 대중의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완벽한 캐스팅 때문. 기획영화<오션스 일레븐> 시리즈가 할리우드 톱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하여 눈길을 모은 이후 이토록 엄청난 배우진이 총 출동한 영화는 거의 전무후무 한 것. 영화 <킹메이커>에는 이번 영화의 감독이자 주연을 맡은 ‘조지 클루니’를 비롯하여 영화 <노트북> <드라이브>를 통해 명실공히 할리우드 ‘대세남’에 등극한 ‘라이언 고슬링’ 그리고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과 ‘폴 지아마티’ ‘마리사 토메이’까지 할리우드 블랙 라벨급 연기파 배우들이 총 집합하여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이 배우들의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연기상 부문 노미네이트 기록을 살펴보면 이 캐스팅의 위용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다. 먼저, ‘골든글로브’에서만 배우들의 노미네이트 기록을 모두 합하면 총 23회다. ‘조지 클루니’는 2012년 영화 <디센던트>를 통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드라마부문’에 ‘라이언 고슬링’ 역시 영화 <킹메이커>로 노미네이트 되어 한 영화의 감독과 배우가 같은 부문의 상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카데미에서는 배우들을 모두 합하여 총 13회의 노미네이트를 기록해 눈길을 모았다.
이토록 쟁쟁한 배우들이 한 영화를 위해 총 집합 한 것은 모두 감독 ‘조지 클루니’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고. 배우들은 출연 이유에 대해 ‘밀도 높은 구성과 조지 클루니에 대한 믿음’을 1순위로 꼽으며 ‘조지 클루니’ 감독에게 무한 신뢰를 표했다.
ABOUT MOVIE
조지 클루니 정계 입문설 만들어낸 ‘통렬한 풍자’
선거를 앞둔 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영화!
‘조지 클루니’가 영화 <킹메이커>를 준비한다고 했을 때 일계에서는 ‘조지 클루니’가 혹시 정계에 입문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데뷔작 <컨페션>부터 장르를 불문하고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이야기를 꾸준히 내 놓았기 때문. 특히,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에서 주목 받은 영화 <굿나잇 앤 굿럭>에선 1950년대 미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카시즘’에 반하는 한 방송사 DJ와 제작진의 이야기를 그려, 당시 사회의 분위기와 ‘냉전주의’를 비판하는 태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위성을 동원해 수단 내전의 참상을 고발하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개 지지를 선언하는 등 자신의 신념을 분명히 해온 그간의 행보로 볼 때, 정계진출은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조지 클루니는 영화 <킹메이커>에 대해 “정치영화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은 뒤 “난 이 영화를 정치적 스릴러라고 부르고 싶다. 이 영화는 특정 당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선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전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킹메이커>의 미국 개봉 당시 개봉시기와 제작시기를 결정하는 데 있어 “사람들이 정부와 정계에 대해서 ‘냉소적인’시선을 보일 때가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다며 2년 여 시간 동안 시나리오를 준비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씨네21 리뷰
영원한 적도, 평생의 아군도 없다. 정치는 배신을 허용하는 유일한 영역이다. 정치를 그래서 추잡한 술수라고 부른다. 또한 정치는 흥미진진한 게임이다. 배신이라는 조커가 없었다면? 정치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자리놀음에 불과했을 것이다. <킹메이커>의 원제는 ‘The Ides of March’(3월15일)다. 이 말은 기원전 44년, 로마의 장군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황제가 되지 못하고 심복 마르쿠스 브루투스가 휘두른 배신의 칼에 쓰러진 날에서 유래됐다. 조지 클루니의 4번째 연출작이자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던 <킹메이커>는 배신이라는 키워드로 권력의 순환도를 꿰맞춘 정치영화다.
스티븐 메이어스(라이언 고슬링)는 전도유망한 정치 신인이다. 유력한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인 마이크 모리스(조지 클루니) 선거캠프의 홍보담당관으로 일하는 그는 뛰어난 연설문 작성 능력과 예민한 정세분석 실력을 갖추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를 결정할 중요한 예비선거를 앞두고 상대 후보 진영의 톰 더피(폴 지아 매티)가 스티븐에게 접근한다. 스티븐은 톰의 스카우트 제안을 단박에 거절하지만 이 만남 자체만으로 스티븐의 상관 폴 자라(필립 세이무어 호프먼)는 곤경에 빠지고, 급기야 경선에서 앞서고 있던 마이크의 지지율까지 급전직하한다. 한편, 스티븐은 선거캠프에서 일하는 몰리(에반 레이첼 우드)와 하룻밤을 보내던 중에 마이크의 부정을 알아차린다. 선거를 좌지우지할 충격적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스티븐은 혼자서 동분서주하지만 외려 마이크와 폴은 그를 해고한다.
네거티브 공세가 난무하고, 갖가지 스캔들로 얼룩진 현실정치의 이면을 <킹메이커>는 꼼꼼하게 묘사한다. 상대 후보의 신체적 약점을 공격하는 건 기본이다. 루머를 사실로 확정하는 건 상식이다. 지지율을 제멋대로 부풀려 언론에 퍼트린다고 문제될 건 없다. 때론 정적에게 요직을 떼주고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 어떻게든 이기면 된다. 원작자인 보 윌먼은 극중 스티븐처럼 2004년 민주당 대선 후보 중 한명이었던 하워드 딘의 선거캠프에서 홍보담당관으로 일했고, 그때 지켜봤던 정치인들의 책략과 술책을 연극 <Farragut North>로 옮겼다. <킹메이커>가 협잡이 판치는 추악한 정치의 세계를 세밀하게 드러낼 수 있었던 건 원작 덕분일 것이다. <킹메이커>에 따르면 정치는 터부다. 터부는 신성한 동시에 절대로 손대선 안될 악마적인 것을 뜻한다. 스티븐은 정치를 숭고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과 달리 폴과 톰은 스티븐의 이러한 신념을 순진하다고 비웃는다. 두 사람에게 정치는 불결하고 기피해야 할 금제의 영역이다. 극중 인물간의 배신이 거듭되는 후반부는 숨가쁘다. 전반부와 다른 양상의 대립이 펼쳐져서다. 전반부의 갈등이 마이크-폴-스티븐 vs 톰의 구도였다면 후반부의 갈등은 스티븐 vs 폴-톰-마이크의 모양새다. 궁지에 몰린 스티븐은 그제야 깨닫는다. 자신은 지금껏 그저 이용당해왔던 애송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터부를 범하면 그 범한 자가 터부가 된다.” 스티븐이 마이크를 향한 복수의 칼을 빼들었을 때, 그제야 마이크는 스티븐을 진짜 ‘킹메이커’로 인정한다.
<킹메이커>가 배신의 드라마를 생생하게 써내려갈 수 있었던 건 쟁쟁한 배우들의 힘이 크다. 점점 괴물로 변해가는 라이언 고슬링과 정치인의 위선적인 제스처를 생생하게 보여준 조지 클루니가 맨 먼저 눈에 띄겠지만, 정치에 대한 환멸과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주저없이 표현해낸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과 폴 지아매티의 냉랭한 표정도 오랫동안 잔상을 남긴다.
글 이영진 2012-04-18
출처: 씨네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