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의 마지막 밤과 핼러윈(Halloween)데이 ◈
가을은 여름과 겨울 사이에 숨을 쉬는 계절이지요
그래서 가장 짧은 계절이 가을이라 하지요
‘잊혀진 계절’은 1982년 가수 이용이 처음 부른 노래인데
이용은 지난 40년 동안 이 노래를 8,000번 이상 불렀다고 하지요
하루에 137번 방송돼 일일 최다 방송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은 ‘잊혀진 계절’의 가사이지요
매년 10월 31일마다 참 많이 부르고 들어온 노래인데
그러다 보니 노래 제목을 ‘시월의 마지막 밤’으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래서 그런지 중년층들은 이날을 의미있게 지내기도 하고
때로는 가는 가을이 아쉬워 소주 한잔에 목을 축이며 애수(哀愁)에 졌기도 하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10월의 마지막 밤을 '핼러윈 데이'라 하여 즐겨 왔어요
특히 젊은 층이나 어린이들의 경우 평소에 하지 않던 '변장'을 할수 있다는 이유로
‘변장을 하고 즐기는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지요
하지만 핼러윈은 분명 외국의 기념일(미국의 대표적 축제)이고
우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언제 부터인가 우리 문화에 깊숙히 자리하게 되었어요
핼러윈은 고대 켈트족의 삼하인(Samhain) 축제에서 비롯되었지요
켈트족은 1년의 끝을 10월 31일로 인식해 그날이 추수 기간이 끝나는 날이자
온기와 불빛과 작별하는 날(겨울이 시작되는 날)이라고 믿었어요
동시에 저승으로부터 유령이나 마귀가 찾아오는 날이라고 생각했으며
그래서 이들로부터 해를 입지 않기 위해 귀신 변장을 하고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악령들을 달래기 위한 일종의 제사(?)를 지냈던 것이지요
삼하인은 고대 켈트족에게는 산 자와 죽은 자들 사이의 간격이 가장 좁아지는 때로서
죽은 이들과 소통하기 가장 좋은 때이자 미래를 예측하기에 가장 용이한 때로
믿고 있었다고 하지요
서기 800년 이후 로마 제국이 승리하면서 그리스도교의 전파와 함께
많은 켈트 전통이 로마 전통과 섞이게 되었는데
이때 삼하인 축제도 '모든 성인(聖人) 대축일(만성절)' 전날 밤의 행사로서
자리 잡게 되었어요
로마 가톨릭 교회는 11월 1일을 '모든 성인 대축일(만성절)'로 정하고
미사와 모닥불로써 또 천사와 성인의 복장을 한 신자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성인들을 기렸는데 이 날 'All Hallows' Day 또는 Allhallowmas'의 전야라는 뜻의
'All Hallows' Eve(n)'라는 말이 줄어서
'올핼러우윈(All Hallow e'en)' 또는 '핼러윈(Halloween)'이 된 것이지요
이것이 오늘날에는 가장 축약된 형태인 '핼러윈(Halloween)'으로 불리게 되었어요
가톨릭 문화권에서는 지금도 10월 31일 '핼러윈 (데이)'에 이어 11월 1일을
'모든 성인 대축일'로 기념하고 11월 2일은 '모든 죽은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로
기리고 있는데 그렇다면 원래는 핼러윈 데이보다
모든 성인 대축일이 더 중요한 날이자 기준이 된다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2년전 이 10월의 마지막 밤을 하루 앞두고
이태원에서 어이없는 압사사고가 발생하여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 했어요
지진이 나서 멀쩡한 길이 갈라진 것도 아니고 집이 무너진 것도 아니었지요
그냥 멀쩡한 길에서 도미노 처럼 쓰러져 압사를 당한 것이지요
원인은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주체할수 없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 하지요
'핼러윈데이'는 원래 종교 축제이지요
‘모든 성인의 날’이란 기독교 축일이 아일랜드 전통 축제와 섞이면서
1000년 전부터 유럽에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아일랜드와 영국, 그리고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정도에 국한되었지요
같은 기독교라도 유럽 대륙의 가톨릭, 동유럽 정교회 나라에선
여전히 낯설어 하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한국과 일본은 매우 특이하게 이 축제를 받아 들었지요
종교적 의미는 사라지고 청춘들의 열기가 분출하는 축제로 변했어요
핼러윈 파티가 우리 유치원, 초등학생에게 생일잔치만큼 중요하게 된 지
벌써 10여년 가까이 되었지요
어린이 영어 교실에서 교육에 핼러윈 축제를 활용하면서 유행했다고 하는데
성인들에겐 젊은 원어민 영어 강사들의 파티가 영향을 미쳤어요
외국인이 많이 사는 서울 이태원이 핼러윈 성지가 된 것도 이 때문이지요
일본 역시 같은 이유로 외국인 클럽이 많은 '도쿄 시부야'가 핼러윈 성지가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테마파크, 식품업체의 상술이 여기에 개입했지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환경적인 위험성도 비슷해 졌어요
6년 전 시부야에서 일명 ‘크레이지 핼러윈 사건’이 일어났지요
한꺼번에 몰린 군중이 폭도로 돌변해 기물을 때려 부수고
패싸움을 벌인 것도 모자라 여성을 성추행하는 난동을 일으켰어요
일본인은 집회, 응원, 축제 때 비교적 질서를 잘 지키는 민족이지요
그런데 핼러윈 불상사만은 끝없이 일어난다 하지요
그래서 10월 마지막 주가 되면 일본 경찰은 테러 대비에 준하는 경비를
시부야에서 펼친다고 하지요
젊은 사람이 모이면 열기가 도를 넘을 때가 있어요
술까지 취하면 더 심해지지요
‘복면 심리’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지요
핼러윈 축제 때 많은 사람이 기괴한 가면과 복장으로 분장을 하는데
한일 핼러윈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변신하는 ‘코스프레’ 놀이까지 등장하고 있어요
그러니 영미권처럼 최소한의 종교적 경건함이 있을리가 만무하지요
한마디로 긴장이 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안전이 언제든 무너질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하지요
이태원에서 많은 아까운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어요
안전 대비에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원점에서도 돌아봐야 하지요
외래 문화를 이런 식으로 받아들인 게 과연 정상이었을까?
남의 문화를 잘못 받아들인 것이 사고의 원인은 아닐까?
영미권에서도 핼러윈 사고가 없는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이웃을 돌아다니며 사탕을 받아오는 것처럼
그들에게 핼러윈은 공동체의 결속을 확인하는 문화라고 볼수 있어요
모든 축제의 본래 의미도 사실 이런 것이지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핼러윈 속엔 축제라는 가면을 쓴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지요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어요
2년전 코로나로 인해 3년만에 되찾은 ‘새로운 일상(New normal)’이자
10월의 마지막 밤이 아픔과 슬픔으로 점철되는 밤이 되었지요
이제는 이런 어이없는 불상사는 다시는 없어야 하지요
이 나이에는 다시 못올 10월의 마자막 밤 !!
이용의 '잊혀진 계절' 처럼
모든것이 잊혀졌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10월의 마지막 밤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있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一松) *-
첫댓글 마음은 아리지만 ~ ~ ~ 우리의 지금 이 현실을 개탄 스러워 하는 마음도 있어요 ~ ~ ~ 우리 고유의 일상도 아닌것들에 매몰이 되어 그 현실을 따라 가려 하는 이 현실이 ~ ~ ~ 다시 돌아보면서 마음속으로는 진정으로 안타까워 하지만 , 이제 돌아보고 , 정신좀 차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네요 ! ! !
그래요 맞아요
정신 차려야 하지요
10월의 마지막 밤도 가고
이 가을도 깊어지고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