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나 카레니나>는 톨스토이의 소설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때까지 수업시간에 본 러시아 영화 중 가장 단순한 줄거리를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안나 카레니나는 젊은 남자에게 휘둘릴만큼 성숙하지 못하고, 철없는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아이까지 있으며, 그 아이를 끔찍히도 사랑한다. 다만 그녀는 귀족집안의 부인이었지만, 고지식한 틀에 박힌 그녀의 남편과의 결혼생활에서 생활의 행복을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안나 카레니나는 아름답고, 여린 마음을 가졌으며, 그의 남편처럼 사회의 고정된 틀속에길들여진 죽은 영혼도 아니었다. 그리고 어딘가 슬프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가진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의 정해진 틀속에서 생활하고 생각하며 사는 우리가 생각하기에 그녀는 정숙하지 못하고 한 가정을 깨뜨린 무책임한 여성으로 보여질 것이다. 하지만 난 영화를 보면서 그런 거창한 생각들보다는 그녀를 한 인격체로서,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뜨고 그 사랑때문에 고민하는 한 여성을 보았다.
그녀가 겉으로 보기에 평온하고 화목했던 그녀의 가정을 버리고, 새로운 사랑에 미친듯 몰입하다가 끝내 아편에 찌들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의 감정들이 단순한 충동이 아니라 그녀의 인생에서의 사랑과 행복에 대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절망하는 모습이 애절하게 다가 왔던 영화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