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신차 30%가 친환경차
상반기 경유車 비중 14%그쳐
볼보는 내연차 판매중단 선언
테슬라 '모델3' 6200여대 팔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세그먼트 전기차 ‘더 뉴 EQS(The new EQS)’ 공개 [사진제공 = 벤츠코리아]
최근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사실상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탄소 배출 감축 전략을 발표한 가운데 국내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주요 수입자동차 브랜드가 '탈(脫)디젤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올해 상반기 팔린 수입차 3대 중 1대가 친환경차로 나타났다.
2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6월 경유차 신차 등록대수는 24만238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차와 액화석유가스(LPG)차 신차 등록대수는 각각 7.5%, 21.4% 하락한 46만1028대, 5만5535대에 그쳤다. 반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신차 등록대수는 각각 71.2%, 78.0% 늘어난 11만3451대, 3만9302대를 기록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경유차 신차 판매 비중이 45%에 육박했지만 지난해 30.8%로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는 26.9%까지 추락했다. 이 같은 탈디젤화 현상은 국산차보다 수입차 시장에서 보다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 디젤차 판매량은 2만285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8.6% 감소했다. 판매 비중 또한 작년 상반기 27.5%에서 올해 상반기 14.3%로 '반 토막' 났다.
같은 기간 수입 휘발유차 판매는 7만4717대(판매 비중 55.2%)에서 7만5228대(47.2%)로 제자리걸음한 반면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수입 친환경차 판매량은 2만3341대(17.3%)에서 6만1300대(38.5%)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 팔린 수입차 신차 3대 중 1대가 친환경차인 셈이다. 특히 테슬라의 약진에 힘입어 전기차 판매 비중이 9.0%까지 뛰었고,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 또한 22.4%에 달했다. 모델별로는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 세단 '모델3'가 6275대 팔려나가면서 올해 상반기 수입 친환경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를 차지했다. 이 같은 변화는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 완성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내놓은 전동화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폭스바겐이 2033~2035년 내연기관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볼보 또한 2030년까지 순수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럽에서는 수년 전부터 정부 규제에 발맞춰 완성차 브랜드들이 전동화 전략을 준비했다"며 "미국 또한 친환경차 기조로 돌아서고 있어 국내 완성차·부품 업체가 전동화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국산차 시장에서도 내연기관차 퇴출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고 있지만 속도는 더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산차 5개 브랜드의 휘발유차와 경유차 신차 판매실적은 각각 31만6604대, 10만248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 7.3%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한편 올 하반기 전기차 신차 10여 종 출시가 예고되면서 수입차 시장은 더욱 빠르게 친환경차 중심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업계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12일 콤팩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QA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말에는 럭셔리 대형 전기세단 EQS를 국내 출시한다. BMW 또한 올해 12월 플래그십 순수 전기차 iX를 국내에 공개하며, 아우디는 고성능 전기차 e-트론 GT, RS e-트론 GT를 연내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