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책소개>
흥, 나 이제부터 삐칠 거야!
예나는 오늘도 삐쳤다. 아빠가 예나만 쏙 빼놓고 오빠랑만 마트에 갔기 때문이다. 이렇게 너무너무 속상할 때는 실컷 삐칠 곳이 필요하다. 그래서 예나에게는 삐치는 방이 있다. 예나가 삐치는 방에 들어가 있으면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다. 딱 한 친구만 빼고 말이다. 그건 바로 예나의 마음을 꼭 들여다본 것처럼 위안을 주는 친구, 삐치는 쿠션 떼떼이다. 떼떼는 바다를 좋아하는 예나를 위해 바다 차를 내주고, 예나는 바다 차를 마시며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는데, 문득 가족들과 바다에 놀러 갔던 일이 떠오른다. “떼떼야, 기억나? 저번에 바다 갔던 날, 진짜 좋았잖아.” “응. 사실 그날 얼마나 애먹었는지 몰라. 예나 오빠가…….” 예나는 떼떼에게 미처 몰랐던 오빠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오빠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예나의 속상한 마음은 잘 풀릴 수 있을까?
마음껏 삐쳐도 괜찮아!
체한 것처럼 속이 답답하고, 정신이 아득해진다. 입꼬리는 축 처지고, 눈에서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다. 마구 소리치고 싶기도 하다. 이런 증상은 주로 친구나 선생님 또는 가족 등 누군가에게 서운함을 느낄 때 나타난다. 바로 삐치기 직전의 상황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당장 말할 사람이 없어서, 말해도 이해받지 못할 것 같아서 마음 편히 삐치지 못할 때도 있다. 우리는 속상한 마음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삐치는 쿠션』은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는 과정을 보여 주며 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우선 삐치는 공간을 마련한다. 그다음 마음을 받아 줄 삐치는 쿠션을 찾는다. 그리고 삐치는 쿠션에 얼굴을 파묻고 울거나 소리치고, 몸을 부대끼며 화를 낸다. 다 했으면 얼굴을 들어 삐치는 쿠션을 바라본다. 내가 무얼 하고 있는 건지 잠시 멍해진다. 만신창이가 된 삐치는 쿠션을 바라보니 슬슬 미안해진다. 괜히 쿠션을 한 번 쓰다듬는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사실 그게 무엇이든 좋다. 나의 속상한 마음을 무시하거나 방치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내 마음을 알은체해 주고, 다독여 주어야 한다. 이 세상에서 나만큼 내 마음을 잘 알고 사랑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다 삐치고 난 예나의 표정이 후련해 보이는 것도 실컷 삐쳤기 때문이다. 떼떼의 말처럼 얼룩은 사라질 때까지 씻으면 언젠가는 사라진다. 그러니 언제든 속상하면 마음껏 삐치자.
내 마음을 알아줄 삐치는 그림책 『삐치는 쿠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이야기와 감성을 자극하는 따뜻한 그림이 인상적인 박서현 작가의 그림책 『삐치는 쿠션』은 전작 『오늘은 우리 집 놀이터』에 이어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한 작품이다. 대상을 나와 동일시하는 아이들의 직관적인 표현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삐치는 쿠션’이라는 이름 역시 작가가 어린 시절 사용하던 입말에서 온 것이다. 『삐치는 쿠션』은 현재와 상상, 과거를 오가며 진행되는데, 떼떼가 내준 바다 차를 클로즈업하며 상상의 공간으로 이어지는 장면이나 네모난 틀을 이용해 과거의 사건을 입체적으로 보여 주는 회상 장면 등 자연스러운 시간 변화의 표현이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또 일상 속 공간이나 대상의 디테일한 묘사들이 더욱 친근한 느낌을 자아낸다. 마치 내 이야기인 것처럼 공감을 일으키는 그림책 『삐치는 쿠션』 역시 누군가에게는 속상한 마음을 들어주고 달래 주는 또 다른 삐치는 쿠션, 삐치는 그림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책 속의 예나처럼 나만의 『삐치는 쿠션』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첫댓글 나도 삐치는 쿠션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