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의 저온현상은 고개를 넘어 정선에도 밀려와서
간간 빗방울은 흩날리고,
서늘한 날씨가 연일 이어지매 한낮에도 소매 긴 옷을 찾는다.
그리고는 저녁 어스름이 깊어지면 난로에 장작넣어 불을 피워야
밤새 춥지 않으니,
무릇 날씨도 제철이 있어 여름에는 더워야 하고
겨울에는 추워야 하거늘,
여름도 한참을 지난 시점에서의 추위는 그리 달갑지 않다.
여기저기에서 가뭄이 심하다 하나 항골계곡의 차가운 물은 변함없어
작은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청아하여 그야말로 별천지다.
예로부터 정선을 일러 별천지라 하였으니
이는 이백의 시에서 연유함이라,
지금도 정선에서는 별천지박물관을 비롯하여
별천지라는 이름을 많이 볼 수 있다.
問余何事 棲碧山 (문여하사 서벽산)
笑而不答 心自閑 (소이부답 심자한)
桃花流水 杳然去 (도화유수 묘연거)
別有天地 非人間 (별유천지 비인간)
묻노니 왜 푸른 산중에 사는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없는 그 마음 한가롭다
복사꽃 떨어져 유유히 흘러가니
정녕 인간세상 아닌 별천지로세
일찍이 황희 정승이 정선을 찾아 꽃잎떨어져 흐르는 물을 바라보매
이백의 시 山中問答을 떠올려 정선 또한 별천지라 불렀다 하더라...
오늘날도 그 때와 별 다름없어 항골계곡 맑은 물은 쉼없이 흘러가고
사람들은 옥수수, 감자심어 짧은 여름을 보낸다.
세상살이 고단하여도 궁벽진 산촌에는 사람이 그리우매
오고가는 길손들을 허투루 보내지 않음을,
정선아리랑의 노랫가락으로서도 알 수 있음이라,
아우라지 강물이 소주 약주만 같다면
오고가는 친구는 모두 내 친굴세
그러나 세월은 흘러 아라리를 부르는 사람들은 늙어가니
무정한 세월일랑 야속하다 또 노래한다.
세월 네월아 갈철 봄철아 오고가질 말아라
알뜰한 이 내 청춘이 다 늙어간다
경기도 안성 한적한 시골에 땅을 마련한 길손이 손수 집을 짓겠노라
어찌어찌 연결되어 정선을 찾아 집은 어찌 짓는가 묻는다.
노래에도 있듯이 오고가는 친구는 모두 내 친구라
누구라도 찾으면 반가운 일이고,
역시나 늙어가는 마당에 가슴 속에만 담고 있을 필요도 없으니
알려줄 수 있는 일은 모두 알려준다.
집을 짓는 이야기로 한 나절을 보내고 찾은 항골계곡에서
이런 시 저런 노래가 생각나니 새삼 별천지가 예로구나 한다.
봄에 뿌린 상추와 쑥갓도 꽃을 피웠기에
오늘이나 내일은 모두 뽑고 새로이 씨를 뿌려야겠다.
쑥갓 노란 꽃도 이쁘다...
첫댓글 정선나그네님 상추와 쑥갓 오늘 아침에도 상추겉저리 먹는데 맛있네요,나그네님 이 정성스럽게 키워서 그런지 아직도 아삭아삭 시장에서 사오는것같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맛있게 먹고 있고요,옥수수 딸적에도 가려고 하는데 삶방식구분이들이 뒷통수 대고 "것이기" 하는 느낌이 들어유ㅎㅎ~~.나그네님 글 감사 합니다.
지금 다시 씨를 뿌리면 옥수수 딸 즈음에 뜯을 수 있습니다.
그 때 뵙지요.ㅎ
애해이!! 박닥프님은 삶방 초년생인데도 벌써 정선을 다녀 가셨구랴?? 캭!!..ㅎㅎㅎㅎ
온다 온다 하면서도 오지 않는 고참보다 무작정 오는 초년생이 더 이뻐요.ㅎ
초년생이라도(4개월차) 삶방글을 인기작가님 것은 1년전까지 두루섭렵해서 에만한 흐름을 꿰뚤어 보고 있시유,~~
그런데... 나도 무심코 썼지만 가만히 생각하니 다 같은 도반들인데
우리 사이에 초년생, 고참을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ㅎ
정선나그네님 괜찮아요,오늘은 운동쉬는 목요일 옆지기 메실 사다가 씻고 있고 도와주다가 잠깐틈을 내서...
ㅎㅎㅎ 나그네님!! 고참 나무라셔도 됩니다...ㅎㅎㅎ더 반가울라고 늦나봐요...ㅎㅎㅎ
별천지에 사시는 나그네님은 흐르는 물과 옥수수.감자를 벗삼아 시인 이백의 마음 처럼 느긋한 마음으로 세월을 보네고 계시는 군요.
늙어가는 마당에 알고 있는것 다 토해내고 가벼히 살아가시는 나그네님.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글 감사합니다..건강하세요
공감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내내 평안하시길...
맞습니다! 예전엔 세상이 높은 줄만 알고 올라 가려구만 했죠 이제 돌아보니 세상은 넓기도 하드군요
가슴에 담고 있을 필요가 없음을 동감합니다
내게 있는 모든것을 다 나누고싶습니다..필요로 하는이들에게....
그것을 실천하며 사시는 정선님께 ! 감사드립니다
늙은이의 꼴불견이 인색이라 합디다.
나이가 들며 점점 나누는 행복을 알게 되지요...
시골 고향의 향기에 험뻑취해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하다 하시니 감사하지요.
앗...글중에 한시 있어
노행자 님이신가 착각...ㅋ ㅋ ㅋ
다시 위로 올라가 다시 아래로 내려 옵니다.
왜 정선을 별천지라 하는가를 설명하자니 어쩔 수 없이 한시가 필요...ㅎ
에고 내가 자꾸 걱정이 되오,,,ㅎㅎ
정선자랑 너무 하시어 카페사람들 줄줄이 몰려가면 어찌 감당 하시려요,,,ㅎㅎ
걱정않으셔도 됩니다.ㅎ
정녕 인간세상 아닌 별천지로세..← 요기가 형님이 사시는 정선인감유?
참나~ 정선 자랑은 그만 하시는게 좋겠씨유..
별천지가 거덜나것네유...ㅎㅎㅎㅎㅎ
역사를 살펴봐도 거덜난 적이 없는디...ㅎ
여유롭고 느긋한 삶이 부럽습니다. 이해와 나눔의 생활이 정선님의 멋진 인품이 보이네요,
글 잘 보았습니다.....감사해요..*^^*....
잘 보셨다니 감사하지요.
여름은 여름다워야 하고
모든게 다 다워야 하는데
기후며 세상사가 다워야 하는 바람에서
비껴 가나 봅니다
언제 읽어도 소롯이 묻어나는
정겨운 정선 이야기에
감사드리며 ~~~~
그렇지요. 세상 모든 일이 자연의 섭리에 맞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은근히 걱정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런데... 더위를 많이 타는 내도 시원해서 좋은데
여름에 추우면 농사도 아니 되고 이래저래 걱정이지요.
이번 옥수수는 직접 가서 따올수 있었으면...ㅎㅎㅎㅎ여기 경주도 저온현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 긴 옷을 입어요...늘 여유로운 삶에 박수~~~ㅎㅎㅎ
그러세요. 옥수수따고 감자캐는 체험도 즐겁지요.ㅎ
이백의 시를 접하니 님께서 정선에 터 잡고 눌러앉으신 까닭을 쉽게 알 수 있군요.
마치 님의 사시는 모습을 보고 이백이 지은 시 같기도하구요.
이젠 나그네가 아닌 터줏대감으로 개명도 하심이 당연 하지싶습니다.
님의 글 대할때마다 내 마음도 따라 여유로워지니 늘 감사 합니다.
감히 옛선인들을 어찌 따라 하는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시골살이라 피할 수 없으니 즐기자 합니다.ㅎ
퇴근시간도 모르고 나그네님 글 읽고 좋은 공기 마시니
쥐 나던 머리엔 아우라지 깨끗한 물과 소리에 마음까지도
시원합니다. 항상 좋은 소식으로 정선의 소식을 전해주시니
정말 고맙구요. 빨리 달려 가고픈 심정.. 언제 나도 여유로움
마음을 가져볼 수 있으까....감사 ^^
공감하여주시니 그저 감사합니다.
잘 보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오랜만에 뵙는군요.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어느 새 여름이 왔군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