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이번 태국 집회에 가서 벌레와 모기가 물어대는 바람에 밤마다 고통이 많았단다. 아마도 모기가 아비를 되게 좋아하나보다. 다른 일행은 아무도 안 물리는데 유독 아비만 물리는 것을 보면 말이다.
지난 번 과테말라 집회에 가서도 말벼룩이 온통 물어 대서 무척 고생을 했는데 말이다. 그 때 말벼룩이 다리를 물었는데 아무리 약을 발라도 낫질 않고 가려운 거야.
그래서 우리 성도인 의사에게 보여줬더니 말벼룩이 그곳에 유충을 까놓아서 약으로는 안 되고 물린 자리마다 주사를 놔서 완전히 박멸시켜야 완치가 된다는 거야.
그러니 어쩌겠니. 물린 자리마다 다 주사를 맞는 수밖에. 그 의사가 “목사님은 해병대 출신이니 이 정도 아픈 것은 무난히 참으실 줄 믿는다.”면서 막 찔러대는데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그런데 이번에도 또 잔뜩 물렸으니.
아들아,
악한 것과 나쁜 것은 완전 박멸을 해야 한단다. 왜냐하면 설 다뤘다가는 내성이 생겨서 그 놈들이 더욱 악해지고, 독해지기 때문이란다. 그것은 나무를 톱으로 자르다가 놔두면 거기에 진액이 나와서 더욱 두툼해지고 단단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지.
아비 말은 잡초는 뽑아내야지, 잘라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는 거란다. 혹시 발본색원(拔本塞源)이란 말을 아니? 이것은 나무는 뿌리까지 뽑아야 자라지 않고, 흐르는 물은 물길의 시작인 원천을 찾아 메워야 다시는 흐르지 않는다는 뜻이지. 쉽게 말하면 거미줄을 거둬낼 것이 아니라 거미를 잡아야 한다는 말을 하는 거란다.
민수기 31장에 여호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미디안을 치라고 말씀하신다. 이 명령은 하나님께 사악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 대해 하나님께서 심판을 실행하신 거지. 미디안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우상을 숭배하도록 유혹하고, 그 결과 이스라엘로 하여금 하나님의 징벌을 받게 했기 때문이었단다(민25:1~9).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나가 미디안을 쳐서 남자는 다 죽이고, 부녀자와 아이들을 사로잡아왔지. 그런데 그것을 본 모세가 대노했단다. 왜 그랬냐 하면, 음행으로 범죄케 한 여자와 반란의 소지가 있는 남자아이를 살려뒀기 때문이란다. 죄의 싹을 왜 자르지 않았느냐는 것이었지. 모세의 예상은 적중했단다.
이스라엘은 미디안을 철저히 멸절시키지 못함으로써 훗날 다시 세력을 규합한 미디안 족속에 의해 엄청난 시련을 당해야만 했단다(삿6~8장). 이처럼 죄악된 존재를 철저히 근절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 죄악으로 인해 큰 화를 당하게 된단다.
어디 죄악뿐이겠니? 마태복음 12장 43~45장에 “더러운 귀신이 사람에게서 나갔을 때에 물 없는 곳으로 다니며 쉬기를 구하되 쉴 곳을 얻지 못하고 이에 이르되 내가 나온 내 집으로 돌아가리라 하고 와 보니 그 집이 비고 청소되고 수리되었거늘 이에 가서 저보다 더 악한 귀신 일곱을 데리고 들어가서 거하니 그 사람의 나중 형편이 전보다 더욱 심하게 되느니라 이 악한 세대가 또한 이렇게 되리라”는 말씀이 있지.
귀신도 완전히 쫓아야지, 어설프게 내쫓으면 더 강한 놈들을 데리고 들어와 더 형편없이 만든다고 했단다. 그러니 예수 이름으로 내쫓고 다시는 들어오지 못하게 성령의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거지.
어릴 때 너의 작은 잘못에도 아비가 불호령을 내린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였단다. 이제 이해가 되니?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