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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암
 
 
 
카페 게시글
나도 사진 작가 스크랩 남해 바래길 1코스 다랭이 지겟길 -하나-
하늘바다 추천 0 조회 160 11.02.05 20:15 댓글 8
게시글 본문내용

 

남해 바래길 1코스 다랭이 지겟길 -하나-

 

물때에 맞춰 바닷가에서 해초류와 어패류등을 잡는 행위를 남해말로 “바래”라고 합니다. 

“남해 바래길”은 가족의 반찬거리나, 자식의 학비를 위해 바다에 바래를 하러 가고, 장에 내다 팔러 돌아오던

남해 어머니들의 사랑과 애환이 담긴 길을 말하는 것입니다.

 

1코스 : 다랭이 지겟길(16Km, 소요시간 - 5시간)

  평산항  - 유구 철쭉군락지 - 사촌해수욕장 - 선구 몽돌해안 - 항촌 조약돌 해안 - 항촌전망대 -  가천다랭이마을 - (구)가천초교

 

 

 - 1코스 다랭이 지겟길은 평산항에서 시작하여 가천 다랭이마을까지 이어지는 남해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척박한 생활환경을 극복하기 위하여 들과 산, 바다로 다녔던 지겟길을 통하여 우리 선조들의 억척스러운 삶을 느낄 수 있으며, 몽돌해변의 파도를 연인삼아 걸을 수 있는 길로 16Km, 5시간이 소요됩니다.

 

 

벌써, 2010년 11월 26일 금요일의 일입니다.

남해 바래길 제1코스가 정식으로 개장하기 바로 전날입니다.

평산항에 도착할 때까지 아침을 먹지 못했습니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겨우 열려진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아침식사를 해 줄 마땅한 재료가 없다고 합니다.

있는 밥에 김치 하나면 된다고 졸랐습니다.

옆집 아저씨도 손님인데 빈배로 돌려보내서야 되겠냐고 맞장구를 쳐 주셨습니다.

잡고기 몇마리로 찌게를 끓여 주셨기에 넉넉히 밥을 먹었습니다.

 

 

 

신발끈을 조이고

카메라를 점검하고

모자를 쓰고

배낭을 어깨에 매고

짧은 기도와 함께 찬공기 속으로 출발합니다.

10시 45분 당연히 오전입니다.

 

정식 개장을 준비하기 전에는 위의 이정표가

시골집 담 위에 소박하게 자리했었는데

지금은 앞선 사진의 도시화된 이정표에 자리를 내주고 모습을 숨겼습니다.

 

 

제주 올레에는 간세다리가 있었는데

바래길에는 땀 흘리는 거북이가 있습니다.

둘 다 느림보들입니다.

 

 

 

평산항 마을 뒷길을 올라오면 한눈에 평산항과 마을이 한꺼번에 들어옵니다.

 

내가 그곳에 있을 때는 그곳이 가장 컸었는데

멀찍이 거리를 두고 그곳을 돌아보면 그곳은 단지 한 점에 지나지 않습니다.

세상은 넓습니다.

 

 

순방향은 노랑

역방향은 하얀 화살표

오늘은 노란 화살표를 따라 걷습니다.

 

바다를 만나면 휘 둘러가면 되는 것을...

 

 

저 멀리 바다 저 반대편은 전라남도 여수입니다.

돌산대교의 모습도 아련히 보입니다.

남해의 흙은 붉고 진한 황토입니다.

비탈에도 모퉁이에도

어머니, 아버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나봅니다.

다랭이...는?

 

 

정식 개장 전날이라 길손은 보이지 않습니다.

갈대의 인사를 독차지합니다.

 

 

쉼터입니다.

화장실도 있구요!

저도 물론입니다....?

 

개장을 앞두고 있는 날이라 많은 사람들의 수고를 길목마다 느낄 수 있었지요.

"고맙습니다."

 

 

"안녕!"

무뚝뚝하기는... 대답도 없습니다.

"자투리 햇빛 가리지 말구 가던 길이나 계속 가시오."

눈빛이 전한 말입니다.

 

 

겨울의 짧은 해를 온몸으로 지금은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곧 늙으신 어머니는 꾸둑꾸둑 잘 마른 생선을 포장하겠지요.

삐뚤삐뚤 아들딸들의 이름을 정성스럽게 택배박스에 쓰시겠지요.

그리고는 어머니의 푸근한 웃음, 봄날 아지랭이처럼 당신 얼굴 주름사이에서 피어오르겠지요.

 

 

봄날에는 철쭉이 장관을 이루려나

가던 길 잠시 멈추고 겨울 찬바람 속에서 따뜻한 봄바람 맞으며

철쭉핀 동산을 그려봅니다.

 

 

굽이굽이마다 절경입니다.

다음에는 혼자가 아닌... 욕심일까요?

 

 

바다를 만나는 곳

가파른 벼랑 윗길을 걷습니다.

저는 철모 쓰고 소총 들고

강원도 원주 고속버스 터미널 앞에서 벽돌 사이의 틈으로 도시의 자동차와 사람들을 봤었는데...

그 시절이 잠깐 스쳐지나갑니다.

"아, 옛날이여!"

 

 

이제 저는 잠깐 화장실 다녀옵니다.

편하게 여러분의 집이라 생각하시고 둘러보십시오.

 

 

 

 

 

 

 

 

 

 

 

 

 

오후 한 시, 늦은 아침 덕에 점심이 아니라 사과 한알 간식으로 맛나게 먹었습니다.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모래알로 떡 해놓고 조약돌로 소반지어

언니 누나 모셔다가 맛있게도 냠냠"

동요 한가락 자연스럽게 흘러나옵니다.

 

 

바래길은 조금 서툴러 몇몇 곳에서 길을 헤맬 수 있게 합니다.

저는 다행스럽게 신발을 벗지는 않았지만 물때에 따라 한두 곳에서는 신발도 벗어야 합니다.

한두 번 길을 읽고 헤매기,

한두 번 신발 벗고 바닷물에 발 담그며 건너기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드디어 몽돌 해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래길을 걷다보면 꽤 많은 몽돌 해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촤르륵~ 촤르륵~ 파도와 몽돌의 만남은 음악입니다.

 

 

 

 

파도의 물세례를 가끔은 받을 수 있는 바위틈에

파아란 아니 보랏빛 해국이 고개들어 사람을 놀라게 합니다.

어찌나 예쁘고 소담스러운지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둥근 얼굴 모두 빤히 저를 바라봅니다.

해를 만난 해바라기처럼 저만 바라봅니다.

이 감격!

 

 

 

 

자그마한 포구와 해변들이 나즈막히 남해를 소개합니다.

평화롭고 빛나고 아름다운 남해를 소개합니다.

첫선 볼 때의 심정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첫선 자리에서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만났을 때 혹 이런 마음이겠지요!

 

 

 

 

 

 

 

 

사촌, 볼수록 평화롭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것일까요?

택배트럭을 기다리는 것일까요?

주인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해의 유자는 유명하다고 합니다.

마당 한 켠에 유자가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남해의 유자로 겨울 감기를 미리 대비했어야 했는데

뒤늦은 후회, 올 겨울 감기로 한 열흘 고생했습니다.

 

 

 

바다 덕장,

엄마의 손길보다는 돈냄새가 약간 나긴합니다.

곰돌이가 허수아비가 되었습니다.

 

 

우리네 식탁에 올라오겠지요.

어떤 모습일까요?

구워먹어도 좋을 것 같고 지져 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몽돌 해변에 엄마의 손길이 닿있습니다.

고추도 말리고....

 

 

 

이불도 말리고

호박도 말리고...(?)

호박 열병식을 합니다.

푸른놈, 노란놈, 큰놈, 작은놈, 둥근놈, 넓적한놈, 온갖놈이 다 모였습니다.

 

 

 

 

 

 

 

 

 

여기서 첫번째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두번째 이야기도 곧 이어집니다.

신묘년 새해 행복하시고 평안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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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1.02.05 20:22

    첫댓글 제주 올레길을 걷다 남해바래길을 걸었습니다.
    진주에 갔다가 다음날 남해에 다녀왔습니다.
    바다와 숲, 해변의 파도와 모래와 몽돌
    남해의 보석같은 햇빛과 바람을만끽했습니다.
    언제 한번 가시지요, 저랑!

  • 11.02.05 20:34

    희망합니다.^^

  • 11.02.05 20:32

    때묻지 않은 곳 같습니다.감사합니다. 새해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신부님.

  • 11.02.05 21:18

    수고로우심 덕분에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11.02.05 21:57

    아, 신부님, 너~무 멋져요! 잘 보았습니다.

  • 11.02.05 23:28

    ㅎㅎ 신부님 덕분에 가만히 앉아서 멋진 길을 천천히 걸어보는 호강을 합니다. 신부님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11.02.08 01:51

    이번에는 남해바래길이군요.. 저도 덕분에 눈으로 멋진 길을 겄습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

  • 11.02.10 15:52

    제가 남해에 다녀온지 얼마 있다가 남해 바래길이 개장 되었군요. 남해의 햇살이 눈에 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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