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에서 9살 남자아이 면역치료 받은지 3개월 되었습니다.
2주만의 내원이고, 오늘은 병원에서 Pentamidine(펜타미딘)만 iv 투여 받고 왔습니다.
펜타미딘은 폐기능 강화, 폐렴 및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한달에 한번 iv로 투여 받고 있습니다. 싸이클로스포린을 복용하는 동안은 한달에 한번씩 계속 맞는다고 하네요.
수혈없이 지낸지 한달 이상이 되었고, 오늘 수치를 보더니 다음 내원은 한달 뒤인 9월 11일로 했었는데, 싸이클로스포린의 농도를 4알에서 5알로 높여야 했기 때문에 혈중농도를 확인 하러 다음주에 혈액검사만을 위해서 내원하라고 하네요.
지난 2주동안 있었던 일들을 공유 하겠습니다.
- 지난주 월요일(8/3)에 두번째 응급실(ER)을 다녀왔습니다.
요즘 혈구 수치들이 조금씩 오르고 있어서 집앞에서 10분정도 산책을 했습니다. 엄마와 함께 조금씩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며 산책을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멀리 왔었는지 다리가 아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집에 있는 저에게 전화 콜이 왔고, 차로 데리러 갔습니다. 땀을 많이 흘렸고, 에어컨 앞에 얼굴을 갖다 대더라구요 (마스크 없이). 아마도 이게 원인이였던것 같습니다. 그러더니 오후부터 열이 조금씩 나기 시작하더니 37.3도 -> (30 분 후) -> 37.5도 -> (30분 후) -> 37.9~38.2도...바로 응급실에 전화를 했더니 한시간 후에 다시 측정 한 후 열이 내려가지 않으면 다시 전화를 달라고 하더라구요. 역시나 한시간 뒤에도 38.2도. 응급실로 전화 했고, 저녁을 아주 맛있게 먹고 응급실로 여유있게 출발 했습니다. 열만 조금 있었을 뿐 상태는 굉장히 좋아 보였습니다. 응급실에 도착하자 마자 바로 채혈 한 후 타이레놀과 Ceftriaxone (iv, 항생제, 항박테리아제, 2,000 mg/50 ml)을 투여받고, 두세시간 후 열이 내려간것을 확인하고 집에 왔습니다.
정말 놀라웠던 것은 백혈구, 호중구 수치가 눈에 띄게 증가 한것을 확인 했습니다. 닥터의 의견으로는 뭔가에 가볍게 감염이 된것 같고, 이것에 대응하기 위해 백혈구, 호중구등의 면역시스템에 관여하는 혈구들이 급증 했다는 것은 조혈모 세포들이 조금씩 정상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하더라구요. 아마도 다음 내원때는 면역담당 혈구 수치들이 조금 감소 할 수도 있으니 너무 놀라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실제로 오늘 내원에서 백혈구와 호중구 수치가 조금 감소 했습니다.
이번 일로 느낀건 제가 아이들을 너무 깨끗하게(?) 키운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 놀면서 흙도 주워먹고, 벌레도 만지고, 모기한테도 쏘여가면서 조금은 지저분하게(?) 키워야 면역력도 높아진다는 것을 말이죠. 혈구 수치들이 어느정도 정상 범위안으로 들어오면 그렇게 해야 되겠습니다. ㅎㅎㅎ
- 헤모글로빈 수치가 9를 넘겼습니다.
지난 한달동안 수치가 8언저리에서 왔다갔다 해서 조금 답답 했는데, 오늘 결과에서 9를 넘겼습니다. 식탁에 앉으면 저와 얼굴을 마주보고 앉는데, 최근에 얼굴의 볼 살이 조금씩 핑크색을 띄고 잇몸에 핏기가 도는 것을 확인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까불까불 거리거나 조금씩 뛰어 다니거나, 뭔가 재미있는 것이 있을때 환호성을 지르는 횟수가 늘어난것을 보고 "아~ 혈액에 산소량이 증가 했구나 (헤모글로빈이 조금 증가 했을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을 했었죠. 그리고 헤모글로빈이 조금씩 증가 하고있다는 것은 손톱을 보고도 판단하고 있습니다. 손톱의 표면이 이전에는 바늘로 찔러놓은것 처럼 움푸움푹 패여 있었는데, 요즘은 표면이 매끈한 손톱이 자라고 있어서 호전되어 가고 있구나 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 싸이클로스포린의 농도를 높였습니다.
호중구의 증가로 항바이러스등(플루코나졸, 레보플록사신, 발라시클로비르)의 약을 중단 했는데, 그 때문에 싸이클로스포린의 농도를 3알에서 4알로 7월달 즈음에 증가 시켰었습니다. 오늘의 혈액검사 결과 4알에서 5알로 늘리라는 연락이 오후에 왔습니다. 그리고 혈중 싸이클로스포린의 농도만을 검사하기 위해서 다음주 금요일(8/21)에 내원을 하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 해서 다행입니다.
한국에는 역대 최장기간 장마가 계속 되고 있다고 하네요. 이러다 장마와 같이 여름이 끝날것 같네요.
모두들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
오전
- 싸이클로스포린 125 mg (25 mg x 5알)
저녁
- 싸이클로스포린 125 mg (25 mg x 5알)
- 레볼레이드 37.5 mg (12.5 mg x 3알)
식단
- 오후 2-3시에 ABC + 오렌지 주스 + 약간의 야채 주스
- 하루에 한끼는 반드시 육식
- 오전: 버터로 만든 스크램블(달걀 1개), 밥, 김
- 점심: 그 전날 남은 음식, 또는 피자등의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것
- 저녁: 맛있게 육식
- 간식으로는 포테이토 칩스, 치토스, 초코칩 쿠키 등등, 특별히 만들어 먹이는 것은 없음
- 비타민 물, 하루에 한 병 (약 500 ml)
- 비타민 구미제리 (코스코 제품)
첫댓글 우와아..축하드립니다. 혈구들이 일을 하고 있네요.넘 다행입니다. 여름철이라 에어컨과 모든 위생에 더 조심해야 겠네요.사이폴 복용때 폐기능강화 폐렴과 감염 예방을 위해 펜타미딘을 왜 한국에서는 처방이 없는지 궁금하네요 ~~
펜타미딘은 옵션이라고 하더라구요. 면역력이 약해 지면 감염이 되기 쉬운 조직이 폐이기 때문에 폐를 보호 한다는 의미도 있고, 최근의 코로나 때문에 특히 더 신경을 쓴다고 하더라구요. 아니면 저희 아이에게 뭔가 다른 증상이 있어서 그런것일 수도 있고요. 저희도 자세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그래프 수치 자체가 상승 방향이고 완전반응 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3개월후에는 정상 수치 나올것 같습니다.
면역치료 받은지 3개월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의 수치가 어떻게 반응할지 긴장이 되네요. 잘 되면 좋겠습니다.
처방하고 치료하는 의사들도 효과를 알수 없는게 우리병인데 좋아진 수치 축하드립니다,
제경험은 하루이틀에 생긴병이 아니듯이 치료과정도 우리신체가 적응해 나가는게 아닌가합니다,
우리 환우들은 의사를 다른병과 같이 생각하지말고 스스로 공부를 많이하여 판단해야 할것입니다,
계속 공부 하시며 경험도 나누워 주시고 서두르지 말고 길게 가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하루이틀에 생긴병이 아니라는 것에 200% 공감합니다. 갓난 아기때 부터의 일들을 돌이켜 생각 해 보면 왜 이 병에 이르게 되었는지 알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생활 습관을 조금씩 조금씩 바꾸어 가는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떤 패턴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 다시 적응한다는 마음으로 계속 공부하며 좋은 정보 있으면 같이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력하는 만큼 성과가 있으니 보람 있으시겠네요.. 계속 좋은 결과 기대합니다.
아직도 노력이 많이 부족 합니다. 그래서 아이한테도 미안하구요.
안녕하세요. 좋은 소식입니다. 앞으로 더 좋아지시길 기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축복받으실 겁니다.
항상 치료과정을 상세히 알려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고있어요
하나씩 배워간다는 맘으로 열심히 정독하고 있습니다
늘 감사드리고 응원합니다
도움이 된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