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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밀라노13 - 밀라노 코모호수를 거쳐 귀국하는 길의 에피소드!
7월30일 터키 이스탄불 시내의 한국인 민박(?) 동양호텔에서 새벽 3시에 일어나 공항
으로 가려고 내려오니 터키인 지배인이 쇼파에 자다가 일어났는지 아는체를 한다.
그런데 약속시간이 지나도 픽업차 는 오지 않고..... 비행기 시간 때문에 초조해져서는
지배인을 재촉해 본다.
2003년에는 이곳 이스탄불 호텔에 미리 약속했던 차량이 결국 나타나지 않아 신용 없는
터키인들이라고 욕을 하며 택시를 타고 갔었는 데......
4시가 넘어 픽업차가 나타났는 데, 공항까지는 새벽이라 30여분 밖에 걸리지를 않아 체
크인 수속을 하고 알이탈리아항공 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밀라노에서 다른 비행기로 환승해야 하는 데, 항공사가 같기 때문에 수화물은 동경 까지
부쳐 준다네...
07시 55분 밀라노공항 에 도착했는 데, 도쿄 가는 트랜스퍼 항공기가 15시 15분이라 6시
간 가량 여유가 있기로 밀라노 시내로 들어가기로 한다.
EU 국가에서 오는 비해기는 시내에 가까운 레나테 공항에 내리지만, 기타 지역은 북서쪽
으로 멀리 떨어진 이곳 말펜사공항 에 도착한다.
지도를 보니 코모호수 는 북동쪽이라 밀라노시내로 들어가지 않고 리무진버스로 바로
코모 에 가기로 한다.
하루 3편 있다는 버스가 마침 다행스럽게도 시간이 맞아 탑승하는 데.... 손님이라고는
달랑 우리 부부와 선배님 부부등 우리 일행 4명 뿐이다!!!
처음에는 남쪽으로 잘달리는 것 같더니....... 그만 밀라노 출근시간 러시아워 에 걸려
버렸다.
겨우 밀라노 가는 길에서 갈라져서 북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시원스레 달린다 싶었는데
그만 코모 외곽 에 접어들면서 굼벵이걸음 이네...
운전수에게 도착시간을 물으니 “I don't know" 란다. 잼에 걸리면 예측을 못하는 데,
더우기 돈도 안된단다!
그러면서 "코리안" 이냐고 묻는다. 어찌 알아 보았느냐니까, 자기는 필리핀사람 으로
몇년 전에 한국에 관광여행으로 며칠 다녀온 적이 있었다네......
그러면서 지나가는 차를 보고 “made in korea" 란다. 뿌듯한 마음도 잠시.... 한국
중고차, 부릉부릉.... 피이이이이이......
요란을 떨며 고개를 내젓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 한국은 불량품을 수출 한다나!!!
그러더니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 Japan Car, Number One" 이란다. 우리가 실쭉해
지자 엄지 손가락을 밑으로 내리면서 ” China..." 하며 형편 없단다!!
한국 제일주의자로 외국 것이라면 무조건 폄훼하는 선배님은 무엇 밟은 얼굴인데....
중고차를 수출하는 분들에게 이런 애기를 드려야 하는 데!!!
차는 밀려도 너무 밀린다. 시가지에 들어서니 정체가 더 심하고... 호수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돌아가야 하는 데.... 돌아갈 버스는 한편 뿐인 데, 연착 을 심하게 했으니....
하여 버스가 정류소에 도착하니 운전 기사가 하는 말이 이 버스는 10분후에 밀라노로
출발 한다네!
기차로 가면 여기서 밀라노로 가서 그 복잡한 기차역에 내려 다시 기차나 리무진버스로
공항으로 가야하는데 둘러가는 길이라 시간이 어찌 될려나?
그리고 그나마 공항가는 기차는 자주 있는지...... 참으로 걱정스럽네?
일단 비행기를 놓치면 대형사고 를 치는 것이니... 불안한 마음에 이 버스를 다시 타기
로 하고 "10분의 시간" 을 얻어 코모 호수로 달린다.
한 6~ 7분 정신 없이 사진을 찍었나... 급한 마음에 되돌아 달리니 선배님이 기차시간
을 확인 해 보란다.
하여 버스정류소 옆 기차역으로 달리니........ 여긴 국철인 산 조반니역 이 아니라,
사철인 코모 노르드 라고 역 이다.
여기서 밀라노까지 왕복만 하는 단순한 노선 인 탓에, 시간마다 기차가 있어 참으로 다행
스럽다.
4유로에 기차표를 구하고는 다시 코모호수로 달려 가는 데... 택시 가 있으면 산모퉁이
너머 타고 갔다가 걸어서 돌아오면 딱인데....
이놈의 도시에는 콜택시 시스템인지 단 한 대의 택시도 구경할 수가 없으니.... 할 수
없이 걸어가는 데, 오른쪽에 고풍스런 푸니쿨라(케이블카) 정류소가 보인다.
코모는 멀리 왼쪽 산이 스위스로 알프스 만년설 녹은 물이 흘러내려 호수를 이룬 것
이다.
시간만 있으면 유람선 을 타고 벨라조는 몰라도 20분 거리라는 체르노비오 라도 갔다
올 수 있겠는데....
호수에는 물이 맑아 고기들이 보일 정도인 데, 오리떼 가 한가롭다. 호반에는 꽃이
화단을 아름답게 장식하건만 아쉬운 발길을 돌리네.....
: 귀국길의 도쿄에서의 에피소드
사철 기차 ( 에어컨 없는 완행열차 ) 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밀라노 중앙역이 아니라
밀라노 북역인 Cadorna 가 종점인 관계로.......
여기 북역에서 출발하는 공항 가는 “말펜사 익스프레스” 를 탈 수 있어 다행스럽다.
( 공항가는 특급 기차는 중앙역이 아니라 다소 남쪽에 있는 북역이라는 카도르나 역에서
출발한다!!! )
북역인 카도르나역 에서 공항으로 가는 기차는 30분마다 출발하는데, 요금은 11유로
한다.
차표를 일반 기차처럼 들어가는 문의 기계에 넣는 것이 아니라, 기둥의 각인기 에 찍어
야 하는 것이 당황스럽다.
때문에 간발의 차이로 첫 기차를 놓치고 다음차를 탔는 데, 가는 도중에 눈덮인 스위스
의 만년설 을 보노라니 분이 좀 풀린다.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여 보딩패스를 받고 출국장으로 올라가서 신체검사를 통해 면세구역
으로 들어간다.
여기서 간단한 점심을 드는 데, 선배님은 양주 한병을 사 오시네. 도쿄가는 알이탈리아
항공 손님의 80%는 일본인, 5~10%는 한국인인 것 같다.
그래도 동남아에서 한국 오는 현지 외국항공사 ( 타이항공, 베트남항공 등 ) 손님의 90%
가 한국 손님인 것에 비하면 낫다고 해야 하나....
한결같이 키가 작은 일본인들이 탑승 게이트에서 오랫동안 줄 서는 동안 우리는 쇼파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다.
비행기야 지정 좌석에 앉는건데 급할것 있나? 마지막으로 타지 뭐.....
7월31일 긴 비행시간 동안, 신경이 예민하여 한숨도 못자는 내가 그 지독한 고통을 견디
는 비법이란....
미리 가져간 “아랍인이 본 십자군” 책을 꺼내 읽으면서 유럽과 이슬람측의 20여 가문의
가계도를 종이에 상세히 작성하는 것이다.
예루살렘, 알렉산드리아, 가자, 하이파, 아크레, 티레, 베이루트, 트리폴리, 다마스커스,
알레포, 안티오키아, 에데사, 모술과......
바그다드의 지배 가문의 세계도 를 작성하니 7~8시간이 훌쩍 흘러가네.... 기내에서
쉽게 잠들지 못하는 내가 지루한 시간을 견디는 비법(?) 이다!!!!
드디어 10시 05분 도쿄 나리타 공항 에 내리니 일본인 직원 아가씨가 “Transit 인천”
하며 주로 한국인인 환승객들을 불러 모은다.
참으로 친절하고 고마워라...... 서양에서는 모든 것이 개인의 자율과 책임 인지라
이런 모습은 기대할 수 가 없는 것이니....
입국하지 않고 트랜짓 구역 으로 바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보딩패스(탑승권) 을 받게 할
모양인 데....
이 사람들은 밀라노에서 탔으니 수화물이 인천 까지 갔을 것이므로 괜찮지만, 우리는
이스탄불 에서 탄 관계로 여기 도쿄에서 짐을 찾아야하는 데,
아무 생각없이 이 사람들의 뒤를 따라 이대로 줄을 서서 트랜짓구역으로 들어가면 안된다.
하여 여직원에게 그런 사정을 설명하고 짐을 어떡하느냐니까, 자기들이 찾아서 인천
까지 부쳐줄 수 있으니 선택 하란다.
그야 당근이지, 무엇 때문에 귀찮게스리 입국하겠어? 하여 그들이 들고 있는 서류에서
우리 이름을 체크 하더니 다른 여직원 한테 부탁을 하는구나.
그러는 사이 트랜짓(면세) 구역으로 들어가는 신체 및 소지품 검사 를 받는데, 우린 여직원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마지막 차례이다.
까다로우면서도, 친절한 것은 좋은데 ( 일일히 여행객의 소지품 소쿠리를 잘 정리 정돈
하여 정중하게 가져다 준다! )...... 시간이 많이 걸리니,
선배님은 그만 버럭 짜증 을 내신다. 이들 일본인의 문화 가 그러하다고 말해보아야....
소용이 없네.
그런데 한 남학생의 짐에서 문제가 생겨서 혼자서 10분 가까이를 끈다. 학생이 밀라노
면세구역에서 양주 를 한 병 샀는 데,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으로 액체 ( 물,우유,치약, 화장품도 안된다! ) 를 기내에 들고
탈 수 없다 는 것이다.
버리기는 아깝던지 학생이 술을 들고 짐을 찾아 되돌아 나가는 데.... 비행기에서 비행기
로 바로 옮겨지는 짐인데, 자기 화물에 접근을 할수 있을려나? 걱정되네.....
그때 선배님이 당신도 술을 한병 가졌다니 공항직원이 좀 기다리란다. 그래서 노인이니
“봐주려나 보다” 라고 순진하게 좋게만 생각했는 데....
결국 차례가 되니 안된단다. 그러니까...... 차례대로 하자 던 뜻이었는가 보네. 지금은
시간이 너무 늦어 이미 우리 짐이 대한항공 비행기에 실렸을 터라 돌아 갈 수도 없다.
그러니까 좀전에 입국했으면 짐을 찾아 그 속에 술을 넣어 부치면 되는 데, 그 때도 아무
생각 없이, 깨질 우려가 있다고 들고 탔을 가능성이 더 많다만....
오랜 실랑이 끝에 결국은 압수당하고 오시는데 선배님은 벌레씹은 얼굴 이시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인정이 있다" 고 얘기하는 것은 지금까지 안되는 일도 간곡히 사정을
하거나 아는 사람을 통해 부탁하면 되는 경우가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누가 일본에 가서 관청에 무슨 서류를 내고 그 결과가 불안하여 일본에 있는
친지에게 물어보니......
"일본의 관공서에서는 되는 일은 되고, 안되는 일은 어찌해도 안되니 " 그냥 편한 마음
으로 기다리라 하더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러니까 일본에서는 모든 일을 "원칙대로 한다" 는 것인데 선배님은 한국에서 어찌어찌
하면 안될 일도 되더라는....
그걸 한국식 인정 으로 생각하는 데, 내가 보기로는 인정이나 안될 일도 아는 사람 부탁
으로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그러니까 후진국에서 공통된 현상이니 일이 원칙대로 되지 않는다는 반증 인 것이네!!!!
트랜짓 구역(게이트) 에 예상대로 대한항공 간이 부스 가 있어서 체크인을 하고 보딩패스
를 받는다.
12시 55분 대한항공 KE0702 출발하니 15시 20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데, 임대 로밍폰
을 반납하고 3층 출국장으로 올라가니 부산 가는 비행기는 8시에나 있네!!
너무 오래 기다릴 수 없어 입국장으로 되돌아 내려온다.
리무진으로 김포공항 으로 와서 시간대를 살피는 데, 선배님은 여긴들 자주 있겠느냐며
차라리 다시 차를 타고 서울역으로 가서 KTX를 타잔다.
그러나 너무나도 지쳐서 한시라도 빨리 내려가고 싶은 마음에 미처 알아듣지 못하고 표를
끊는데... 한시간에 두 대는 있는 것 같다.
17시 50분 아시아나 비행기를 7시50분 비행기라 착각 하여, 다시 줄을 바꾸어 6시30분
대한항공 티켓을 사려는 해프닝은 아직 시차적응 이 안된 탓이리라..... - 끝 -
P.S.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나의 실수와 에피소드가 타산지석이 되어 배낭여행에서 시행
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이즈미르에서 터키항공 이중 발권 ( 항공권을 인터넷으로 발급한 신용카드를 지참하지
않은 탓에 탑승권을 내 주지 않아 다른 카드로 다시 항공권 발권 ) 한 항공권 요금은.....
터키항공에 e 메일 을 보내 회신 받은 내용을 첨부하여 신한 카드회사에 이의신청서 를
낸 결과... 후일 2달만에 결국은 돌려받았습니다. 나의홈페이지 : cafe.daum.net/baikall
<출처 : ★ No.1 유럽여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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