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의 탈 만한 산들이 더 있나 하고 물색을 해보니
제석산과 용등산을 섭렵한 선답자들의 산행기가 보여 친구와 함께 길을 나섰다
용등산은 지난 8월 11일 칠천도 옥녀봉 산행 때 사환마을 앞을 지나가면서 보았던
맹종죽순 체험길 가운데에 있는 산이다
9:50 관포 정류장
하단에서 9시 10분에 2000번 버스를 타고 가덕도와 바다를 건너
거제도의 첫 정류장인 관포삼거리의 관포정류장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고 SK주유소를 향해 올라간다
망월봉을 오르는 산길은 SK주유소 옆
철조망 휀스가 쳐진 절개지를 따라 오른다
철조망 휀스가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 산능선을 향해
희미한 길 흔적을 따라 간간이 보이는 선답자들의 시그널에 의지하면서 길을 찾아 찾아 가야하는데
중간 중간 거미줄과 함께 잡목과 넝쿨이 길을 막아 발목을 잡지만
오로지 산능선을 고집하며 조금씩 헤져 나가니
이윽고 탁 터진 공간이 나오고 오른쪽 아래로 장동마을이 보인다
시원하게 트이는 조망은 망월봉까지 계속되면서
장목항이 내려다 보이는 지점을 지나
정작 망월봉에 올라서니 조망은 갇히고 만다
10:40 망월봉(望月峰) 정상
산여울 김명근 님과 한마음산악회의 산마루 김복현 님의 시그널이 걸려 있다
오늘 산행도 이 두 사람의 산행기를 보고 코스를 잡았다
망월봉에서 하산하는 길도 지금까지의 길과 마찬가지로 잡목과 넝쿨 투성이지만
오로지 능선을 따라 헤집고 내려오니 무덤이 있는 곳에서 조망이 트이고 거가대로가 보인다
거가대로 아래의 도로로 내려와 두모고개를 향해 잠시 오르막을 오르면
버스정류장이 있는 두모고개가 나온다
10:58 두모고개
두모고개에서 오른쪽 장동마을 쪽으로 잠시 내려가다가
길 왼쪽으로 난 시멘트포장길로 꺾어
잠시 시멘트포장길을 오르다가 오른쪽으로 휘는 지점에서 왼쪽의 나무계단을 따라 오른다
이후 완만한 경사의 편안한 산허리길을 따라 둘레길 걷듯 오른다
훤하게 내려다 보이는 장목항 전경
11:29 도천골 이정표 삼거리
제석산은 이정표의 장터고개 쪽으로 올라가면 되지만
지도상의 제석봉을 다녀오기 오기로 한다
처음엔 무심코 율천고개 방향으로 난 임도를 따라 가는데
왼쪽으로 제석봉이 뻔히 보이는대도 산으로 올라가는 산길이 보이지를 않아
선답자의 산행기를 찬찬히 살펴보니 아까의 그 이정표 삼거리에서 바로 왼쪽의 산능선을 치고 올라야만 하기에
다시 도천골 이정표 삼거리로 되돌아 와서
완전히 묵길이 되어 온통 거미줄과 나무덩쿨로 뒤범벅이 된 밀림같은 가파른 길을 더듬어 올라가니
선답자들의 리본이 걸려있는 제석봉 고스락에 닿는다
제석봉을 내려와
다시 되돌아 온 삼거리에서 이제는 제석산을 향해 장터고개 방향으로 오른다
제석산을 오르는 도중 저기 저도를 가운데로 한 거가대교가 눈에 들어오는데
저 저도는 옛날 대통령 여름별장이 있었던 섬이다
통나무 받침목 계단을 오르면
식탁 테이블 쉼터가 나오고
조금 더 오르면 제석산 정상이 바로 나온다
12:19 제석산(祭石山) 정상
이정표에는 제석봉으로 되어 있다
제석산 정상에서 김밥에 컵라면에 개똥쑥막걸리 두 병까지 까고
커피까지 마시면서 여유로운 휴식을 취한다
거가대교 왼쪽의 바닷가 큰 건물은 농소몽돌해변의 한화리조트 거제벨버디어다
13:18 정상 인증샷 날리고 하산을 한다
제석산에서 내려와 용등산 방향의 북거제지맥을 타기 위해서는
50여m 정도 되돌아 내려오다가 오른쪽에 시그널이 잔뜩 걸려있는 곳으로 꺾어 들어서면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면서 가야할 북거제지맥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산 왼쪽의 산사면 전체가 마치 바리깡으로 밀어버린듯이 깨끗하다
처음엔 산불이 났는줄 알았는데 지나면서 보니 산불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를 않고
어린 편백 묘목이 지줏대에 묶여 줄을 지어 심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수목변경을 위한 조림지인 것으로 보인다
진행방향인 남쪽 저 멀리 높게 솟은 저 산봉우리는 진달래로 유명한 대금산이다
눈이 호강하던 시원한 능선길을 벗어나
용등산 분기점인 242m봉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길을 찾아야 하는데
지맥길을 알리는 시그널은 간간이 보이지만 갈림길을 알리는 시그널은 어디에도 보이지를 않는다
산여울님의 산행기에서는 제석산 출발 20여분 후에 용등산 분기점에 다다른다고 했고
트랭글 지도를 보아도 분명 오른쪽으로 용등산이 표시되어 나오지만
접어드는 갈림길은 물론 선답자들의 시그널도 도대체 보이질 않는다
오던 길을 되돌아가 다시 오면서 둘이서 샅샅이 살펴보아도 역시나다
잡목과 숲을 헤치고 그냥 개척산행을 하자니 친구는 무리하지 말고 그냥 길을따라 가 보자고 말린다
그렇게 투덜투덜 걸음을 옮기는데 제법 커다란 영지버섯이 보인다
친구는 망월봉 근처에서는 떨어진 밤송이를 줏어 담더니
제석산 입구에서는 깨끗하게 자란 목이버섯도 채취한데다가 튼실한 영지버섯까지 쓸어 담는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가 나오는 갈림길에서 지맥길을 벗어나 오른쪽으로 빠지니
한동안 산허리길을 따라 길은 계속되더니
15:38 임도를 만나고 맞은편 샛길을 따라 내려가니
성동소류지 인근의 어느 펜션(힐스토리풀 빌라펜션)이 나온다
바로 앞에는 갈림길을 찾지못해 가지못한 용등산이 마주 보이고
성동마을에 내려서서 뒤돌아보니 우리가 걸어온 산능선과 성동소류지가 보인다
마을주민에게 물어보니 소류지 옆으로 용등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등산로가 있다고 해서
잠시 망서리다가 시간 여유도 있고해서 기어코 용등산까지 올라가기로 합의한다
15:59 정원수가 멋진 어느 전원주택을 지나
성동소류지 옆의 무덤 옆으로해서 산길을 찾아 오르니 마을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나게 되고
16:21 용등산 등산로 입구 정자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900m 거리의 용등산을 향해 마지막 오름길을 오른다
16:33 용등산(龍登山) 정상
김복현 님의 산행기 사진에 보이던 정자 난간에 매달려 있던 표지판은 사라지고 없고
맹종죽순체험길의 모리고개로 하산을 하기위해 정자를 돌아 가야하는데
뚜렷하고 깨끗하던 오름길과는 달리 관리가 안된 나무와 덩쿨이 마구 우거져 길을 막는다
세상에.... 명색이 거제시에서 홍보하는 맹종죽순체험길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산인데
이렇게 방치를 하고 있다니..... 이렇게해서 어찌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을까?
좌우지간 정상의 정자를 떠나 곧 나오는 이 이정표에서 사환고갯길 방향으로
개척산행 수준으로 희미한 길 흔적을 찾아 어찌어찌해서 내려오니
16:50 모리고개에 내려서게 된다
고생하며 용등산을 내려오다보니 맹종죽순체험길을 둘러볼 마음은 싹 사라지고 없어져 버렸고
또 그럴 시간여유도 없어 바로 왼쪽으로 돌아선다
사환마을로 내려가는 길 저 앞으로 앵산과 솔병산이 모습을 보이고
사환마을로 내려와 마을 뒷편의 용등산을 올려다 보고
맹종죽 테마공원도 조망해 본다
맹종죽 테마공원에는 맹종죽과 자연환경을 이용한 치유 및 체험를 하는 죽림 테라피 공간으로
죽림욕을 이용한 치유와 바다경관과 환경예술을 접목한 경관치유 등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맹종죽이란 높이 10~20m, 지름 20cm 정도로 대나무 중 가장 굵은 대나무를 말한다
17:06 사환마을 버스정류장에서 고현으로 들어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오늘의 여정을 마감한다
총소요시간 7시간 16분에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한 6시간 15분을 걸었다
제석봉을 오르면서 임도를 잘못 오간 알바와
용등산 분기점에서 갈림길을 못찾으면서 헤메던 시간까지 시간 로스가 많았다
첫댓글 산행기 언제나 잘보고 있습니다
내가 애용하는 개똥쑥이네
기회되면 같이 갑시다 정수종
개똥쑥 박스채로 마신다는 님의 얼굴 까먹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