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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 - almeida
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 (Vittorio De Sica)
각본:
비토리오 데 시카 외
원작:
루이지 바르톨리니
출연:
람베르토 마죠라니 (안토니오 리치 역)
앤조 스타이오라 (브루노 리치 역)
리아넬라 카렐 (마리아 리치 역)
음악:
알레싼드로 치코니니 (이탈리아 영화음악 작곡가)
이탈리어 원제목은 Ladri De Biciclette (자전거 도둑들) 입니다.
본 영화는 1945년 명장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의 영화 '무방비 도시 (Rome, Open City)에서
시작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을 대표하는 또 다른 걸작입니다.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이 표방하는 그대로, 노동자 계급의 가난과 사회 부조리의 고발,
비전문 배우들, 그리고 스튜디오 촬영이 아닌 현장 촬영 등의 특징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두 주연 배우는 전문 배우들이 아닌데요 실제로 아버지 안토니오 리치역의 람베르토 마죠라니
는 공장 직공 그리고 아들 브루노역의 앤조 스타이오라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발탁이 된 경우입니다.
그리고 모든 촬영 역시 스튜디오가 아닌 현장 촬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제2차 대전 전후 이탈리아 사회의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며 초반 이탈리아 내부에서는 다소 비판이 있었지만
세계적으로 걸작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 명작입니다. (아카데미/골든 글로브/뉴욕 비평가/ 영국 아카데미 등
셀 수 없이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 (외국어 영화상))
알레싼드로 치코니니라는 이탈리아 영화음악판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의 영화음악도 훌륭하지만
역시 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 갈 수는 없는대요,
언급한대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대표 인물 중의 한분이고 칸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그리고
아카데미 영화제 외국어 영화상을 비롯 수많은 국제 영화상들을 수상한 이탈리아 영화사에 빛나는 명장 중
한분이기도 합니다.
대표작으로 '밀라노의 기적'(1951, 칸 영화제 그랑프리 황금 종려상),
핀치 콘티니의 정원 (1970, 베를린 영화제 대상 황금 곰상,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먼저 오프닝 그리고 앤딩곡이기도 하며 영화 내내 영화을 이끌어 나가는 애잔한 분위기의 주제곡입니다.
1분 20초 정도까지가 메인 테마입니다. (OST에 수록되고 영화에 등장하는 연주 버전은 아닙니다)
위에 소개된
오프닝 테마입니다. 사실 더 오래된 느낌이라 더 가슴에 와닿는 느낌도 있는듯
사실 백미는 맨 끝에 링크된 영화의 라스트씬에서의 주제곡입니다.
영화사적으로도 유명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일자리를 구하는 가난한 노동자들로 가득한 거리.
다행히 포스터를 붙이는 일자리를 얻게 된 주인공 안토리오 리치입니다.
안토니오:"이제야 가난 탈출이군요."
담당자:"리치, 자전거를 잊지말게. 필요할거야. 그게 없으면 이 일자리는 취소네."
거리에서 물을 기르고 있던 안토니오의 아내, 마리아.
이미 자전거를 저당잡힌 안토니오.
답답한 마음에, 아내에게 푸념입니다.
마리아, 침대보 없이도 잘 수는 있다며
남편을 위해 침대보를 팔기로 합니다.
린넨을 팔아 다시 자전거를 찾게 된 안토니오.
당장 내일부터 일을 시작하게 된 안토니오.
이제 가난 탈출입니다.
슬하의 두 아이도 이제 제대로 먹일 수 있게된 두 사람.
행복해 보이는 부부.
새벽부터 일어나 자전거도 닦고
아빠를 돕고 있는 큰아들 브루노 리치입니다.
영화 '철도원'의 기관사 안드레아의 막내 아들 '산드로'를 떠올리는 귀엽고 야무진 캐릭터입니다.
포스터 붙이는 일을 하는 첫날 .........
포스터를 붙이던 중 자전거를 도둑맞게 되고
범인을 쫓아갔지만 그를 놓치고 마는 안토니오.
경찰에도 신고해 보지만 ....... 자전거 찾는 일에 성의를 보일 경찰은 당시에 없어 보입니다.
짧은 영화 소개글로는 옮길 수 없는 많은 당시 전후 이탈리아의 낙후되고 척박한 도시를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모습들이 화면들을 스칩니다.
저녁에 다시 만난 아들 브루노.
아빠는 아들에게 할 말이 없습니다.
아들을 집에 데려다주고 차마 집엘 들어갈 수 없어 거리를 헤매는 안토니오.
그러다 친구 바이요에게 자전거 찾는것을 도와 달라는 부탁도 해봅니다.
그리고 들어오지 않는 남편을 찾아나선 마리아.
남편의 직장은 두 아이와 가정의 생사를 의미하기에
잃어버린 자전거는 두 부부에게는 전부입니다.
실의에 빠진 마리아.
안토니오, 친구 바이요와 다음날 도둑맞은 자전거가 시장에 팔리기 위해 나오면 찾기로 하는데요.
사람들과 합세하여 자전거가 거래되는 시장에서 자전거 찾기에 나서지만
시장통의 수천 수만에 이르는 자전거 중에서 찾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카메라가 집요하게 보여주는 자전거들이며 무수한 자전거 부품들 ......... 관객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안토니오에겐 생사가 걸린 문제입니다.
흩어져 찾아보지만 비마저 내리고 ..
착한 아들 브루노 .. 덩달아 고생입니다.
우연히 바로 그 도둑이 또 다른 자전거를 훔쳐 어떤 노인에게 넘기는 장면을 포착하고
쫓아가지만 녀석을 놓치고 맙니다. 이제 다시 그 노인을 찾아나서는데요.
자전거를 찾기 위해 필사적인 아버지.
그리고 필사적으로 아빠 곁을 지키는 아들 브루노.
노숙인 보호소에서 다 잡은 노인을 놓쳐버린 안토니오.
감정이 격해져 사소한 일로 브루노의 뺨을 때리고 맙니다.
듬직하기만 하던 브루노도 어린 아이입니다. 울면서 멀찍이서
엄마에게 자신을 때린 사실을 일러 바치겠다며 아빠를 겁주기도/원망하기도 합니다.
안토니오 ......... 이성을 잃어가고 분노와 광기의 모습마저 풍기는데요 ...
당시 가난과 실직이 얼마나 이탈리아 노동자 계층을 짓누르고 있는지 적나라한 모습으로 조명합니다.
보잘것 없어 보이는 포스터를 붙이는 단순한 일 ...... 그리고 자전거 한대 ....두 아이와 아내를 둔 가난한 가장에겐
생명과도 같은 ... 당시 전후 이탈리아의 모습입니다.
아빠가 노인을 찾는 동안 다리에서 아빠를 기다리는 브루노.
여전히 아빠에게 서운한 표정인 브루노.
장남인 어린 아들 ........ 그마저 낡은 '자전거' 한대를 찾는 의미가 무엇인지 잊지 않고 있습니다.
와중에 아이가 물에 빠졌다고 난리가 나고
안토니오는 미친듯이 브루노를 외치며 강가로 뛰어 갑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를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 아들을 보고 안도하는 그 .........
문득 아들에 대한 측은한 마음이 발동합니다.
영화는 가난한 아버지와 어린 아들을 등장시켜 부자지간의 섬세한 감정선 또한 묘사를 잘 해내고 있는데요
잠시 잊어버렸던 아버지의 모습으로의 회복 .........안토니오는 아들이 배가 고픈지 살펴봅니다.
우연의 사건이 부자의 정 ....을 환기시키는것은 물론 의도적인 작가의 장치입니다.
치즈가 들어간 작은 빵 한조각에도 행복하게 웃는 브루노.
아들을, 가족을 더 행복하게 살고 더 잘 먹이기 위해서라도 안토니오는 꼭 자전거를 찾아야합니다.
두 사람이 넵킨 위에 써내려가는 행복한 숫자들 (월급, 잔업 수당, 가족 수당 등등)
자전거만 도둑맞지 않았더라도 보장되었던 그 모든 것들 ....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두 부자는 매일 매일 자전거를 찾아나서자며 전의를 다지는데요.
자전거를 못찾고 있는 답답한 마음에
아내 마리아가 찾아간다고 핀잔만 주던 점집을 아들과 찾게 되는 안토니오.
(희망없이 살아가던 당시 이탈리아 사람들 또한 이런 미신 행위에 의지한듯)
열심히 하면 찾을 것이고 열심히 안하면 못찾는 식의
하나마나한 답변만 듣고 허탈한 표정으로 돈을 내는 안토니오.
그리고 우연히 그 자전거 도둑과 길거리에서 마주칩니다.
자전거 도둑 용의자가 간질로 쓰러지고
한 무리의 건달같은 마을 주민들은 안토니오를 위협합니다.
어느새 브루노가 경찰을 불러오는대요,
증거도 없고 목격자도 없습니다.
법 정의도 그때나 지금이나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 도둑 주변의 마을 사람들은 똘똘 뭉쳐 안토니오를 모함이라며 비난합니다.
사실 이 장면들을 지켜보며 섬뜩한 감정을 숨길 수 없는대요,
법은 정의롭지 못하고 한계로 가득하며 가난에 길들여진 하층민들의 집단은 이기적인 집단 광기를 발산하고 있습니다.
당시 전후 이탈리아는 부조리와 모순, 허술함으로 가득한 세상이고 그 가해자들과 피해자들이 같은 하층 노동자 계층들로
표현되는 모습들이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무기력하게 돌아서는 안토니오.
그렇게 많은 세상의 자전거들 .........
안토니오에겐 그 한대마저 이젠 없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싸이클 대회가 열리는 거리를 선수들이 두 부자를 스치며 지나갑니다.
작가들이 때론 무척 잔인한 사람들이죠.
그리고 거리에 홀로 세워져 있는 자전거 한대에 눈길이 가는 안토니오.
브루노에게 다른 곳에서 아빠를 기다리라고 말합니다.
인간이 가장 궁지에 몰렸을 때 인간 본연의 가장 추악한 모습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자전거를 훔쳐 전력 질주하는 안토니오.
하지만 사람들에게 붙잡히는 신세가 됩니다.
사람들의 소란에 상황을 인식하고 두려움에 질려 다가오는 아들 브루노
분노하던 사람들과 자전거 주인은 비참한 모습의 소년과
그 아버지에게서 마음이 움직입니다.
그리고 용서하는 자전거 주인.
안토니오를 놓아줍니다.
말없이 걸어가는 안토니오.
이제 자신의 자전거를 영원히 잃어버렸습니다.
자신의 자전거를 다시 찾을 명분도 ....동력도..... 그 선의조차 스스로 잃어버린 안토니오.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고 찾아 헤매던 자전거 도둑이 스스로 되어 버린 그.
애처롭게 이들 주위를 내내 맴돌던 그 주제곡은 더 비참한 멜로디로 안토니오를 후려칩니다.
아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손을 꼭 쥐는 아들.
그렇게 손을 꼭잡은 두 부자가 군중 속으로 사라지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는 어떤 장미빛도 어떤 희망도 이들과 관걕들에게 부여하기를 거부합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영화의 중간에 아들을 안심시키던 아버지 안토니오의 말을 기억합니다.
'죽을 일도 아닌데 그렇게 걱정할건 없지.'
이들 가족과 희망없이 살아가는 노동자 하층민들에게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떠오르길 기도하며 .....
(아래, 두 부자가 군중으로 서서히 사라지는 장면은 훗날 많은 영화들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습니다)
피날레/엔딩 크래딧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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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알메이다님!
귀한 영상 자료를 올려 주셨네요.
제가 태어나기 한참 전에 나온 영화로군요.
마치 우리나라 6.25전쟁 이후 60년대의
사회와 비슷하네요.
이탈리아도 2차대전 이후 네오리얼리즘에 빠져
빈곤과 갈등 그리고 비관주의로 사회가 무척
어수선하고 가난에 찌들었었죠.
자전거 한대에 온 식구의 생계가 달려 있으니
가히 그 시절의 상황을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배우들은 잘 모르겠지만 이탈리아 영화음악의
1세대인 "알렉산드로 치코니니"의 영화음악과
비토리아 데시카감독의 명성은 들어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추억이 가득한 이탈리아 영화 한편
잘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알메이다님!!
네 드롱님.
영화 철도원처럼 이 시대 이탈리아 영화를 보면
어려운 환경의 노동자들의 삶을 많이 조명하고 있죠.
말씀하신대로 비토리아 데 시카 감독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감독이기도 했고요.
하물며 우리나라도 당시라면 거의 뭐 빈곤한 나라였으니
오늘날 우리가 그나마 얼마나 풍족하게 살고 있는지
사뭇 감사하며 보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한국은 가을이 조금씩 느껴지시는지요
여긴 아직도 한낮엔 34도까지는 올라갑니다.
건강하게 또 한주 잘 보내세요.
감사드립니다.
위에 드롱 님의 댓글을 보니
그렇게 영화의 역사가 오래된 흑백의 영화
역시 영화 마니아이신 드롱 님의 영화 이해를 얻으면서
알메이다 님도 대단하셔요
이렇게 오랜 역사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시니요
저는 영화의 거리가 좀 멀지만 음악으로 영화의 스토릴 많이 알게도 된답니다
한주도 벌써 이렇게 빠릅니다
가을의 기별을 알려주던 가을도 서서히
이별을 고합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셔요
알메이다 님
이젠 이런 대화가 자연스럽게 합니다
감기 조심 하이소를 요 ㅎ
세월을 살았다는 증거지요 ㅎ
감사합니다
알메이다 님
마음이님
네 아주 오래된 영화입니다.
영화에 취미가 있는 사람들은 꼭 챙겨보고 싶어하는
명작이기도 하죠. 영화도 좋아하지만 영화음악을 좀 더
많이 알고 있는데 .... 이런 기회로 한번씩 영화를 좀
꼼꼼히 보는 편입니다.
환절기인가요? 그렇죠 한국은 아침 저녁으로 좀 가끔
쌀쌀하기도 하다던데 .... 감기 조심하시고요
독감 주사 꼭 맞으시고 .........
이곳은 아직은 좀 덥습니다. 빨리 낮에도 좀 시원했으면 좋겠네요 ㅎㅎ.
건강한 가을 준비 잘 하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