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7 한국전쟁 휴전협정일, 전쟁반대 1인 한강 선상 시낭독회를 마치고
2026년 7월 27일, 한국전쟁 휴전협정 73주년을 맞아 김포 마리나항출발 김포관문을 열고 한강 물결위에서 뜻깊은 선상 1인 시낭독회를 가졌다. 행사의 무대는 공연장도 광장도 아닌, 바다와 한강이 만나는 물결 위 작은 요트 갑판이었다. 분단의 역사를 품은 한강 한가운데에서 전쟁의 종식과 항구적 평화를 염원하는 시를 낭독한다는 것 자체가 이날 행사의 가장 큰 의미였다.
요트는 김포 마리나를 출발해 바다와 한강을 연결하는 관문을 지나 행주나루 인근 한강 중앙으로 향했다. 이 일대는 일제강점기 최초로 선상 만세운동이 펼쳐졌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민족의 독립을 외쳤던 그 물길 위에서 오늘은 전쟁 없는 한반도와 종전협정 체결을 염원하는 시를 낭독했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평화를 향한 염원은 여전히 같은 물결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다행히 하늘은 옅은 구름을 머금고 있었고, 강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왔다. 거센 햇볕 대신 부드러운 빛이 강물을 감싸 안았고, 바람은 시의 운율을 따라 요트 갑판을 스쳐 지나갔다. 자연은 이날의 낭독회를 위해 가장 아름다운 무대를 마련해 준 듯했다.
관객은 요트 선장을 비롯한 다섯 명 남짓이었다. 그러나 이날 시는 몇 사람에게만 들려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한강의 물결과 바람, 하늘과 역사, 그리고 분단으로 갈라진 남과 북을 향해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였다. 시 한 줄 한 줄에는 전쟁을 끝내고 정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었다.
한강 한가운데에서 바라본 풍경은 깊은 감동을 안겨 주었다. 북쪽으로는 행주나루가 평화롭게 자리하고 있었고, 남쪽으로는 방화동과 김포공항 일대가 서울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서로 다른 풍경이 하나의 강물로 이어져 있듯, 언젠가 남과 북 또한 하나의 평화로운 강물처럼 이어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게 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바다와 강을 잇는 거대한 수문이 열리는 장면이었다. 생전 처음 마주한 그 광경은 장엄했다. 닫혀 있던 관문이 천천히 열리고 요트가 그 사이를 지나가는 모습은 마치 분단의 장벽이 열리고 평화의 길이 시작되는 상징처럼 다가왔다. 돌아오는 길, 저녁노을 속에서 조명을 밝힌 관문은 더욱 아름다웠고, 언젠가 남북을 가로막은 모든 장벽도 저 장면처럼 열리기를 간절히 소망하였다.
요트가 물살을 가르며 나아갈 때 문득 한 가지 상상이 떠올랐다. 이 바람을 따라 서해를 지나 대동강으로 들어가 평양의 냉면집에서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을 먹고, 다시 압록강과 두만강을 찾아 오늘 읽었던 평화의 시를 낭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날의 시는 더 이상 전쟁을 멈추라는 절규가 아니라 평화를 축하하는 노래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번 한강 요트 선상 1인 시낭독회는 단순한 낭독 행사가 아니었다. 역사의 강 위에서 평화를 노래하고, 문학으로 분단을 넘어서는 작은 실천이었다. 비록 작은 목소리였지만, 그 울림은 한강의 물결을 따라 서해로, 그리고 언젠가 대동강과 압록강, 두만강까지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전쟁은 끝나야 한다. 휴전은 종전으로 이어져야 한다. 문학은 그 길을 비추는 작은 등불이 되어야 한다. 나 역시 시인으로서 그날이 올 때까지 한강의 물결처럼 쉼 없이 평화와 통일의 시를 써 내려갈 것이다.
초청해주시고 협조해 주신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지부 백창환 대표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