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6부
5월 27일 목요일 밤 9시 55분
(제 36 회)
$#1. 카페 안, 낮
길진, 현수 앉아있다.
길진 무리하게 일하면 안좋다는 거 알고 있어?
현수 ....
길진 일 시키지마라. 그리고 일어나. 지난번에 치료 안받았다면서, 오늘까지 안받을수
없잖아.
현수 (외면한 채, 서글픈, 천천히) 근데 오빠, 내가 만약 재홀 살리 수 없다며... 재
홀 살릴 수 있는 사람이 (길진 보고, 눈물 주룩 흐르는, 담 담하게) 누굴까?
길진 ...
현수 (눈물 닦고, 피하려는 마음이다) 나 먼저 일어날게. (하고, 일어나면)
길진 현수야.
현수 (보면)
길진 힘들면, 또 와.
현수 (작게 웃으며) 고마워, 오빠. (하고, 나가고)
길진 (가는 현수, 안스럽게 보는)
$#2. 학교 일각
길진과 신형 나란히 퇴근 차림으로 걸어가고 있다.
신형 (혼잣말처럼) 이젠 완전히 여름이다. 아니지, 벌써 여름이었 지. (하다가, 길진
보며) 아까 막 뛰어가는거 같던데 어디 갔었 어? 후배한테 자료 더 부탁했더니 그거
받으러 갔어?
길진 (묵묵히 걸어만 간다) ...
신형 (멈춰서서, 이상한) 형, 내 말 들어?
길진 (아무말 않고, 걸어만 가는)
신형 (그런 길진 이상하게 보는)
$#3. 공사현장
재호와 책임자, 내부 도면의 이곳저곳 보며,
'준공기한 지킬 수 있겠죠?'', '차질없이 하겠습니다' 등등의 말 하고는, 도면 접으며,
걸어가며 말하는
책임자 점심 드셔야죠?
재호 전 배 안고픈데, 먼저 드시죠.
책임자 같이 가시죠?
재호 아니예요. (하는데, 뭔가 느낌 이상해 앞을 보면)
현수, 한쪽에 서있다.
재호 (그런 현수 보고) ?
$#4. 공사현장 주차장
재호의 차, 견인되어 가고 있다.
재호, 현수, 현수의 차 앞에 서 있다.
재호, 견인되어 가는 자기 차를 황당하게 보며, 화나 굳은 얼굴로 현수에게
재호 뭐 하는 짓이야? 차 없이 어떻게 다니라고 차를 끌고 가?
현수 (담담하게) 내 차 타고 다니면 되잖아.
재호 너랑 나랑 하는 일이 같애? 넌 책상 앞에서 하는 일이고, 난 현장을 뛰어 다니는
일이야. 어떻게 너랑 나랑 맨날 붙어다 녀?
현수 (주변 눈치 보고) 길거리야, 사람들 본다, 차에 타.
재호 (포기하듯 한숨 쉬고) 어디 가는데?
현수 병원.
재호 병원엔 안가. (안 보고) 치료 안받는다고 벌써 병원에 전화했 어.
현수 (낙담하는, 애써 맘 다잡고) 그럼 집에 가자. (하며, 자기 차문 여는데)
재호 (조수석 차문 열면) 회사로 가.
현수 (재호 보며, 단호한) 너 짤렸어, 회사 안가도 돼. 내가 짤랐어.
$#5. 재호의 아파트 전경
재호E 왜 언제나 니 멋대로야!!
$#6. 재호의 집 안
현수, 재호 서서 얘기하고 있 .
재호 (화난) 일을 하지 말라고? 일을 안하면 내가 뭘 해? 방구석에 앉아서, 죽을 날만
기다려? 이방에서 벽 보고 앉아 죽을 날만 기다려?
현수 (맘 아프지만, 단호한) 무리하게 일 하는거 해롭대. 널 위해서 야. 치료받자.
재호 (눈에 힘주고, 다구치듯 말하는) 치료 받으면 낫는데?
현수 ...
재호 치표 바으면 낫는대냐구? (하고, 전화기 들어 현수 주며) 물어봐. 그 의사한테
한 번 물 어 보라구? 그래서 낫는다 그러면 치료 받을게. 물어봐?
현수 (맘 아프지만, 단호한) 물어봤어, 낫는데.
재호 (전화기 집어던지며, 큰소리) 거짓말이야!
현수 (눈가 그렁해 재호 보면)
재호 (눈가 그렁해, 현수 보며, 가라앉은, 떨리는 목소리로) 나두 생각이 있는 놈이야.
수술두 안시켜준대. 머리가 아퍼, 미치겠 는데... 두통약을 하루에 서너알씩 먹어두
미치게 아프기만 한 대, 수 술두 안시켜준대, 그게 무슨 뜻인지 내가 모를 것 같니?
현수 (맘 아픈, 작게) 재호야...
재호 (자리에 앉으며, 현수 안 보고, 가라앉은 자조적인 말투로 혼 잣말 처럼) 곰곰히,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이 병, 아주 오래 된거 같애. 나, 왜 이런 병이 걸렸을까?...
살면서 한 번두 착한 일리라곤 한적이 없으니까, 하느님이 벌 주신걸까? 나 같은 놈,
이세상에 둬서 뭐하나, 하느님도 징그 러우니까 버리신걸까. (눈가 붉어져, 이 앙 다
물고, 터져나올 것 같은 울음 참으며, 힘주어 말하는) 좋아, 그럼 그러라지 뭐. 구차
하게 가망두 없 는 병을 가지고, 됐어. (강하게) 죽어 줄거야.
현수 (서서 재호의 머리를 안고 울며, 혼잣말처럼 작게) 이러지마, 이러지마, 재호
야...
재호 (현수의 손을 떼어내고, 일어나 냉장고로 가 물 마시고, 현수 안보고, 자조적인,
힘주어 말하는) 우리, 결혼하자. (현수 보며, 눈가 붉어져 힘주어 말하는) 나 사랑한
댔지. 내가 이렇게 됐다고 버리진마!!
현수 (맘 아픈, 작게) 재호야...
재호 (자조적인, 현수 안보고 말하는) 나, 니 옆에서 죽고 싶어.
$#7. 길진의 집 전경, 밤
$#8. 길진의 집 안
길진과 정윤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정윤 (술 마시고, 잔 내려놓으며, 담담하게) 그 사람, 오늘두 치룔 안 받았어.
길진 (정윤 보는) ?
정윤 (길진 보며) 의지가 없는거 같애.
길진 (애써 맘 다잡으려 하며, 정윤 안보고) 너무 충격이 크니까 그럴거야. 받아들이
기 힘들겠지. 좀 더 기다려보자. (정윤 보고) 언젠가 그런 말을 들은거 같아. 불치병
에 걸긴 환자들이 처음엔 자기병에 분노하고 나중엔 수긍한다든가... 뭐 그런 말, 재
호도 그런걸거야. 그렇게 생각 안해?
정윤 (길진 보며, 담담하게 고개 젖는)
길진 무슨 뜻이야?
정윤 아니야. 소위 말하는 시한부 환자들의 순서적 몇가지 반응? (고개 저으며) 이건
아니야.
길진 자세히 말해 봐?
정윤 그래, 처음엔 환자들 대부분이 안믿지. 암이란게 한 집안에 한 사람 정도는 반드
시 있을 정도로 흔한 병인데도, 내가 왜 걸려요, 그래. 첨엔 다들 그러지. 하지만, 곧
이렇게들 생각해. 난 안죽는다, 살고 싶다. 내가 죽을 리가 없다. 그리고 치룔 받아.
그 의지와 믿음이 크면 클수록 오래들 살지. 개중엔 기적처럼 낫는수도 있고.
길진 그런데?
정윤 강재호 다르단 얘기야. 그 사람은 죽길 기다린사람 같애. 마치 오래 기다리던 기
횔 잡은 사람 같다구.
길진 (고개 숙인 채, 무거운) ...
정윤 (술잔 들고 보며, 심란하게 혼잣말처럼) 이러면 가망은 없어.
$#9. 재호의 아파트 단지
석구, 손에 주소 적힌 쪽지 한 장 들고 이리저리 동수를 확인하다가 재호의 아 파트
동을 찾고는 됐다 싶은지, 주머니에 쪽지 넣고 들어가는.
$#10. 재호의 집 안
재호, 석구 앉아있다.
석구 (주변을 구경하며, 작게 웃음띤) 동네두 좋구, 집두 좋다.
재호 (안보고 담배만 피우며, 담담하게) 가질래.
석구 (손사래 치며, 부정하는) 그런 뜻 아니야. 내가 여길... 감히 어떻게... 절대로
그런 뜻 아니야. (그러다, 가만 미동도 없이 앉아있기만 하는 재호 보며) 근데, 나 왜
불렀어?
재호 (담배 끄고, 석구 보며) 부탁이 있다.
석구 무슨... 부탁?
재호 먼저 약속해. 들어준다구.
석구 (두려운) 재영이랑은... 못헤어지는데...
재호 그런거 아니야.
석구 (안도하며, 어색한 웃음 지으며) 그럼 말해. 들어줄게.
재호 (석구 안보고, 담담하게) 엄마 좀 찾아줘.
석구 !!
재호 고등학교땐가 엄말 찾으려고 한 적이 있었어. 이모가 말려서 포기했지. 4년전에
독산동쯤에서 신자 할머니 가 얼핏 엄말 본것도 같다는 말을 들었어. 니가 다시 한 번
찾아봐. 만약 돌아가셨으면, 나한테 말하지마. 그냥, 못찾았다 고 해. 그럼 알아들을
테니까.
석구 (눈가 붉어져, 먹먹한) 갑자기 아줌말, 아니 장모님을 왜 찾을 려고 그래?
재호 보고 싶어. 다른 이윤 없어.
석구 찾아볼게.
재호 재영이나 이모는 모르게 해. 괜히 기대갖고 들떠 있다가 실망 하는 모습 보기 싫
어. 약속할 수 있지?
석구 응, 갈게. (하고, 일어나 눈치보며 나간다)
재호 (굳은 듯 가만 있다) ...
$#11. 신형의 집, 거실
병국, 신문 보고 앉아있고
신형, 현관문 열어주면 혜자 들어온다.
병국 (거칠게 신문 접으며) 당신 도대체 뭐하는 여자야?
신형 (두 사람이 싸울까봐, 겁을 먹은 듯 눈치 보는)
혜자 (담담하게) 동창 모임이 있었어요.
병국 회사에서 11시에 전화해두 집에 없대?
혜자 12시에 모임 있어서 일찍 나갔어요.
병국 낮 12시에 모여서, 밤 열한시까지 여적 모여서들 뭘 한거야, 대체?
신형 (혜자 두둔하는) 오랜만에들 만나셨으니까 그렇죠. 아버진, 맬 친구들 만나서 술
드시고 늦으시면서...
병국 (신형 보고) 이 자식이, 너 누구 편이야?
신형 (미안하지만) 나두 여잔데, 설마 아버지 편일까...
병국 (그다지 화나지 않은) 어, 어... 이 자식 봐라.
신형 (작게 웃으며) 화 풀리셨죠? (혜자 보고) 식산 하셨어요?
혜자 (병국 눈치 보며) 어.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신형 (그런 혜자 보고, 병국 옆 쇼파로 와 병국 안색 살피며, 조금 장난스레) 아버지,
엄마 이상하죠?
병국 (신문 보며) 뭐가?
신형 엄마가 아버지 눈치 보는거 보셨어요?
병국 니 엄마가 어떤 사람인데, 내 눈칠 봐?
신형 못보셨어요? 아버지가 소리 지르실까봐, 애처럼 (흉내내며) 이렇게 눈치보고 그
러던걸요. 엄마, 아버지 되게 좋아하는거 같애. 아버지두 엄마 엄청 좋 아하죠? 엄마
가 늦게 들어오시는게 그냥 싫은게 아니라, 보고 싶어셔서 그런거죠?
병국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네. 자, 임마 (하며 방으로 들어가고)
신형 (그런 병국 보며, 편안하게 웃고는 이층으로 올라간다)
$#12. 안방
혜자, 이불을 대충 깔고 끙끙 앓으며 자리로 들어가 눕는다.
병국 왜 그래, 아픈 사람처럼.
혜자 (누우며) 몸살이 있나, 그러네요. 나 먼저 누울게요.
병국 도대체 아줌마들끼리 뭘 하고 놀았길래 그래? 카바레 가서 춤이라도 추셨나?
혜자 으으으... (하며, 끙끙 앓고)
병국 (기막힌 듯) 어어, 참 내, 왜 그런지 모르겠네. 나 봐봐. (하며, 혜자 바로 눕히
며) 어디가 아픈데 그래?
혜자 온 몸이 안쑤시는데가 없어요.
병국 이런 이런 (하며, 발 주무르며) 발이 그래, 팔이 그래? (하며, 주무르고)
혜자 놔둬요.
병국 놔두긴 뭘 놔둬, 가만 있어봐. (하며, 주무르며) 아프지 마라, 아프지 마. 건강
이 젤이야. 노 는거 뭐라고 안할테니까, 아프지만 말어. 몸이라고 뼈다귀만 남나선,
좀 시원해? (하며, 주무르는)
혜자 (그런 병국 서글프게 보다가, 일어나 앉는다)
병국 왜, 일어나?
혜자 (병국 보며, 눈가 그렁해져) 여보..,
병국 ?
혜자 (병국 보고, 어렵게) 여보...
병국 (멋적은) 어허, 이 사람 왜 이래?
혜자 (차마 못보고) 당신 영업하는 거 힘들지?
병국 뭔소리야?
혜자 당신 영업하는거 알아요. (안 보고) 난 이삼일 걸은게 이렇게 아픈데, 당신은 그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거야. 왜 나한테 말 안했어?
병국 (속상하고, 맘 아픈) 언제 알았어?
혜자 (안보고) 얼마 안됐어요. (보고) 여보, 당신 기죽지 마? 그리고 치사하다고 사표
낼 생각도 하지 마. 당신 이렇게 밖에 대접 안하는, 회삿놈들한테 뽄데를 (맘 아퍼 울
먹이는) 보여 주고...
병국 내가 미쳤어. 사푤 내게. 그리고 이삼일 걸어다녔다는데 뭔 말이야? 창고에 보니
까 정수기 서너개 없던데 혹시 그거 팔 러...
혜자 (고개 끄덕이며)
병국 (맘아픈 큰소리) 이 여편테 보게, 여편네 하는 짓 좀 봐. 당신 쓸데 없는짓 하지
마. 나, 이병국 아직 건재해. 딸내미하나 여 편네 하나 건사할 능력은 있다고! 어디서
건방지게 여편네가...
혜자 쓸데없는 소리말고, 자, 불꺼. (하며, 자리에 눕는다)
혜자 (그런 병국 보며, 이불 잘 덮어주고, 일어나 불끄고)
$#13, 신형의 방
신형, 책상정리를 하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신형, 무심히 전화기 드는.
신형 여보세요?
재호E ...
신형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여보세요? ... 재호니?
$#14, 재호의 방, 어두운
재호, 전화기 들고 가만 있다.
신형E (타이르듯) 재호야...
재호 ...
신형E 이러면 안돼. 내가 말했잖아. (짐짓 모질게) 힘들어두 참어. 니가 선택한 일이
야.
재호 (차분하게, 가라앉은) 그래요, 내가 선택한 일이예요.
$#15, 신형의 방
신형 ?
재호 목소리 한 번 듣고 싶어서 전화한 거예요.
$#16. 재호의 방
재호 (맘아픈, 가라앉은) 목소리 들었으니까 됐어요. 잘 있어요. 다 신 전화하지 않을
게. (전화기 들고 있다, 가만 내려놓는)
$#17. 신형의 방
신형, 천천히 전화기 내려놓가가 눈가 그렁해지는, 맘 아프게 눈감는
$#18. 재호의 방
재호, 넋놓고 무거운 마음으로 가만 있는.
$#19. 진숙의 집 전경, 아침
희진E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20. 수돗가
인숙, 희진을 배웅하고 있다.
인숙 그래, 차조심하고 애들하고 싸우지 말고.
희진 네. (하고 대답 하고도 가지않고 가만 있다)
인숙 가, 왜 안가고 그래.
희진 (시무룩한) 엄마, 나 오늘도 진숙이 이모방에서 자?
인숙 ?
희진 아빠가 엄마, 동생 만들때까진 그러라 그러는데, 난 동생 싫 은데.
인숙 (난감한) 동생 싫어?
희진 엄마가 동생 낳고 싶으면 할 수 없구요. (하며, 인사하고 나 가고)
인숙 (그런 희진 보다, 진숙의 방으로 들어가는)
그때, 신자의 방에서 소리나는.
신자E 뭐라, 학원 등록을 안해?!
$#21. 신자의 방
신자, 미선 얘기하고 있다.
신자 그럼 돈 갖다 뭐했노?
미선 (장난치듯) 땅콩 사먹었지.
신자 이거봐라, 이거. (하며, 빗자루 찾는다) 매가 어딨노, 매가.
미선 (자기 등에 숨기고 있던 빗자루를 들어 보이며) 그거 여깃 지?
신자 (빗자루 보고, 뺏으러 하며) 놔, 이년.
미선 (안뺏기고 버티는)
신자 (힘을 쓰지만, 못 뺏겠다)
미선 (안뺏기려고 버티며, 굳은 얼굴로) 와, 울 엄마 이렇게 늙으셨 나, 나를 못이기
네.
신자 내가 니를 와 못이겨. (하며, 뺏으려 하지만 안되는)
미선 (굳은 얼굴로, 제 딴엔 맘 아픈) 역시 울엄만 이제 늙으셨구 나. 그래요, 가져요.
(하며, 힘주어 붙잡고 있던 빗자루 탁 놓으면)
신자 (뒤로 벌러덩 자빠진다)
미선 (그런 신자 보고) 엄마 괜찮아?
신자 (기운 없으면서도, 큰소리) 니 때릴 힘은 있다, 이년아! (하고, 빗자루로 내려치
려 하면)
미선 (빗자루 손으로 막으며) 됐어, 난 그거 갖고 아프지도 않어. 그리고, 때릴라면
내 말이나 듣고 때려.
신자 좋다, 어데 말 좀 들어보자. 학원 등록한다꼬 에미 돈 뺐아가 우쨌노? (하며 냅
다 한 대 친다)
미선 악!
신자 일단 때려놓고 얘길 들어도 들어야지, 안그렇나, 말해라. 뭐 했노?
미선 나 대학은 아무래도 무린거 같애. 만약 내가 정치학괄 나와서 정치가가 되면 이
나라 꼴이 어떻게 되겠으며, 내가 항공공학 과를 나와서 비행길 만들면 승객들의 안전
은 끝장난거지. 엄 마도 그렇게 생각하지?
신자 그래서?
미선 그래서, 난 대학을 과감히 포기하고 식당주인이 되기로 결심 했어. 어제 엄마가
준 돈은 요리학원 등록비로 썼지. 엄마가 딸 대학생 만들고 싶은 맘은 이해하지만 어
쩌겠어, 엄마딸 능 력이 안되는데, 난 이제 뜬구름은 안잡어. 현실적으로 살거야. 엄
마 도와주세요.
미선 (고개 끄덕이면)
신자 라면도 못끊이는 년이 식당주인을 한다카는기 현실적인 거 가? 미역국 끓인다꼬
미역 사러 보내놓니까 다시마 사들고 오는 년이, 식당을 차려, 그기 현실적인기야?
미선 (투덜대는) 식당개 삼년이면 라면을 끓인다는데, 노력하면 되 지. 엄만 그럼 내
가 개만도 못하단 얘기야?
신자 똥개보단 났지. 하지만 진돗개보단 낫다곤(고개 절레절레 흔 들며) 내 말 몬하네.
$#22. 진숙의 방
진숙, 인숙, 달건 차 마시며 있고,
재영, 전화 받으며 있다.
재영 (걱정스런) 일하러 안갔다구요?
남자E 그렇다니까요. 활어라 당장 배달 안하면 난린데, 안왔어요.
재영 일 나간다고 갔는데...
진숙 이게 뭔 말이야?
인숙 석구 일 안갔대?
달건 (재영 옆으로 와) 전화 나 줘봐. (하고, 전화 받으며) 여보세요? (사이) 어, 김
사장, 어어, 그 래? 그럼 내가 곧 갈게. 미안해. 알았어, 전철 타면 30분이면 가. 30
분, 오케이, 가서 보자구. (하고, 전화기 내려놓는다)
인숙 당신이 어딜 가요? 전에 택시회사 일자리 얻어서 거기 간다 며, 시장엘 왜가?
달건 (일어나며) 그럼 물건 산거 버릴래? 시장갔다 회사 갈테니까 걱정마. (하고, 나
간다)
인숙 근데 석구 이 자식은 일 안가고 어디 간거야?
진숙 조카사위한테 이 자식이 뭐야, 이 자식이.
인숙 (찔끔한다)
재영 (속상해 시무룩하게 있다가) 학교 다녀올게요. (하고, 나간다)
진숙 (재영 보며) 다녀와라. (하곤, 혼잣말처럼) 석구 이 자식 또 병 도지나보네, 이
거.
인숙 (투덜) 언니두 자식이라 그러면서.
진숙 (인숙 째려 보고)
$#23. 수돗가
재영, 신발 신다가 석구 생각에 속상한.
$#24. 동사무소 안
석구, 직원과 심각하게 얘기하는.
$#25. 정윤의 진료실 안
정윤, 전화 받고 있다.
정윤 (작게 한숨쉬고) 이유가 뭐죠? 치룔 안받겠다는 이유가 뭐예요?
재호E 치룔 받으면 낫는다고 장담하실 수 있습니까?
정윤 (냉정한) ...
재호E 항암치료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더는 힘들고 싶지 않아요. (하고, 전화 끊고)
정윤 (담담하게 전화기 내려놓고)
$#26. 재호의 아파트, 전경
$#27. 재호의 아파트
현수(외출북 차림), 밥을 차리고 있다.
그때, 재호 욕실에서 나온다.
현수 밥 먹자.
재호 밥 맛 없어. (하고, 외출복 갈아입는)
현수 (걱정스런) 어디 갈려고 옷을 입어?
재호 늦었지만 회사 나가봐야지.
현수 (재호 옆으로 와, 옷 뺏으며 담담하게) 회사 나갈 필요 없다 그랬잖아.
재호 (옷 뺏으며, 단호하게) 일 할거야.
현수 (단호한) 니 자리 벌써 치웠어. 거래처에도 너 그만 뒀다구 말했고, 너 일할 곳
없어.
재호 (화나, 현수 보며 소리치는) 그럼 날보고 어쩌란거야? 응? 어쩌란거야? 송장처럼
누워만 있으란 거야?!
현수 (담담한) 잠도 못이길만큼 니 몸 엉망이야, 밥 먹고, 병원가 자. (하고, 주방 식
탁으로 간다)
재호, 화나 잠시 그대로 있다가, 식탁으로 가서는 식탁보를 확 잡아당긴다.
그 바람에 식탁에 차려진 밥이며, 반찬 모두 나뒹굴고.
재호 (현수 보며, 강하게) 안 먹는다. 그랬지? 다신 차리지 마. (하고, 테이블 쪽으로
가고)
현수 (속상하게, 재호 보는)
$#28. 신형의 방 안
신형, 공부하다가 문득 드는 생각있다.
재호E 목소리 한 번 듣고 싶어서 전화한 거예요. (맘 아픈, 가라앉 은) 목소리 들었
으니가 됐어요. 잘 있어요. 다시 전화하지 않 을게.
신형, 답답하게 머리 쓸어올리고.
$#29. 정윤의 진료실
정윤, 나이든 환자와 상담중이다.
정윤 (따뜻하게) 약 먹을 때보다 안 먹을 때가 훨 힘들죠?
환자 (고개 끄덕이면)
정윤 아주 좋은 일이예요. 아저씨 몸하고 병하고, 막 싸우고 있단 얘기거든요. 부작용
아니니까 걱정마세요. 이기실 수 있을 거 예요.
환자 고맙습니다.
정윤 약 잘 드시고, 치료 잘 받으셔야 해요.
환자 네. (하고, 일어나 인사하고 나가고)
정윤 (일어나 눈인사로 환자 보내고 앉고)
정윤, 앉다가 한쪽에 놓인 챠트를 본다.
인써트 - 재호의 챠트다.
정윤, 그 챠트 심란하게 보며 생각하는 인써트 - 회상.
1. 35부의 신형과 같던 호프집.
정윤과 신형 앉아 술 마시고 있다.
정윤 (대수롭지 않게, 농담처럼) 너 전에 만나던 남자랑은 왜 혜어 졌니? 내사랑 길진
이까지 차면서 그 남잘 선택했다면서?
신형 (어색하게 작게 웃으며, 안 보고)
정윤 (그런 신형 보며, 어렵지만, 애써 담담하게 말 꺼내는) 그 남자, 싫어서 헤어진
거야?
신형 (서글픈) 아니. 인연이 아니었나봐.
정윤 (안보고, 술잔보며) 현수한테 뺏긴거야?
신형 (서글프게 웃으며) 뺏고 뺏기는게 어딧어. 인연이 아니라니 까..
정윤 (안보고, 단호하게) 못잊었니?
신형 ...
정윤 (신형 보며, 굳은) 잊기는 커녕 아직도 사랑하나보네.
신형 (눈가 그렁해지며, 애써 웃으면서 외면하는)
현실, 정윤, 의자에 기대 골똘히 생각하며 앉아있다.
길진 (E, 심란한) 재호 그 놈 신형이랑 살려고 참 많이 애써는데... 현수랑은 사랑없
이 약혼한거야. 어쩔수가 없었지. 만약 신형 이가 옆에 있었다면, 치룔 안받으려고 하
진 않았을텐에.
정윤, 전화기 보고 잠시 더 생각하다, 용기 내 전화기 드는.
$#30. 병원 일각
신형 정윤 걸어가며 얘기하는.
정윤 바쁜데 괜히 오라고 한건 아닌가 모르겠다?
신형 (정윤 안보고, 무심히 말하는) 아냐, 그렇잖아도 기분이 가라 앉아서, 길진이형
이랑 오랜만에 배드민턴이라도 칠까 했는데, (보며) 형이 없더라구. 언니 전화 없었으
면 방에 앉아, 답답하기만 했을텐데 나오니 까 좋네.
정윤 (편하게 웃고, 고개 돌리다가, 한쪽에 놓인 벤치 보며) 저리 가서 앉자. 종일 이
병동 저 병동으로 뛰어다녔더니, 다리 아 프다.
신형 (작게 웃으며, 따라 가 앉고)
시간경과,
정윤(생각 많은 얼굴이다)과 신형(환자들 보는), 벤치에 앉아있다.
신형 (환자들 보다가, 정윤 보며) 언닌 왜 의사가 됐어?
정윤 ...
신형 언니?
정윤 (그 말에 신형 보며, 어색하게 웃으며) 어... 뭐라 그랬니?
신형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의사 왜 됐냐고?
정윤 (편하게) 공불 잘 했거든.
신형 (보고, 작게 웃으며, 농담처럼) 참, 내가 잊었네. 언니 잘난 척 잘하지. (하고
웃으며, 환자들 보며) 난 언니 그런 자심감이 좋아. 길진형이랑 결혼하면 진짜 잘 어
울릴거야.
정윤 (신형 보는, 굳은)
신형 따뜻한 남자랑 자신감 있는 여자랑, 어떤 얘가 나올지 궁금하 다.
정윤 (어렵게, 맘 다잡고 작심하고, 안보고, 가라앉은) 신형아.
신형 ?
정윤 (보고, 담담하게) 강재호씨, 이병원에 왔었다.
신형 ?
정윤 말 안할려고 했는데, 혹시나 그 사람한테 니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그 사람 도와줄수 있니?
신형 ?
$#31, 재호의 아파트 안
재호, 탁자 의자에 굳은 듯 앉아있고,
현수, 그 앞에 앉아있다. 맘 아픈, 서글픈 표정이다.
현수 (맘 아픈, 가라앉은) 병원에 안간다구 전활했다구?
재호 (안보고) 말 했잖아. 가망없는 짓에 목 안맨다고.
현수 너 나한테 복수 하는거니?
재호 (현수가 안스러워 맘 아프게 눈 감는다. 가라앉은) 니가 나한테 뭘 어떻게 했는
데, 복수를 해. 그런거 아니야.
현수 (그런 재호 보며, 담담하게) 이모 오셨었어.
재호 (보는)
현수 (터져나오는, 눈물 참으며, 애써 담담하게) 이모집, 내가 차압 넣은거 알고 있었
으면서 왜 가만 있었어? 화 많이 났을텐데, 왜 참았어?
재호 (가만 있다가, 현수 보며 담담하게) 참은거 아니야.
현수 .....
재호 (눈가 붉어져, 진심이다) 난, 참은게 아니라 이해한거야.
현수 (그 말에 고마운, 눈가 그렁해, 서글픈) 뭘, 뭘 이해해?
재호 (안보고) 넌 그냥 니 방식대로 날 사랑한거잖아.
현수 (울음 참으며) 내가 사랑해서 그랬다는건 믿어주는 거야?
재호 (현수 보며, 진심이다) 그래.
현수 (못보고, 가라앉은, 천천히) 용서해 주는거니? (하고, 재호 보는데 눈물 주룩 흐
르는)
재호 (담담하게, 현수 눈물 닦아주고, 손 내리고 고개 끄덕여주며) 그래.
현수 (가만 재호 보다가, 어렵게) 치료... 받자.
재호 (현수 안보고, 눈물 흐르지만, 담담하게) 현수야, 나 더는 아 둥바둥 그러고 싶
질 않아. 그럴 힘이 나한테 남아있질 않아. 부탁이야, 이대로 놔둬죠.
현수 (눈물 그렁해, 재호 보며, 서글픈, 가라앉은) 내가 신형언니래 도 니가 이런 부
탁을 했을까? 신형언니라면 니 이런 부탁을 듣고 그래주마 그럴까?
재호 (맘 아프지만, 단호한) 신형이란 사람 나 몰라.
현수 ... 이모한테 말 할거야. 너 아픈거. 내 힘으로 안되니까, 도움 청해 볼거야.
재호 (현수 보며) 그럼 널 정말 용서 안할거야. 사는게 머리 아픈 사람이야. 모르게
놔둬.
현수 (맘 아프고, 딱딱하게 재호 보면)
재호 (안보고) 현수야, 난 더 이상 갈데가 없어. 너밖엔 날 받아줄 사람이 없어. 나
버리지마. 부탁이야. (하는데, 눈물 주룩 흐르고, 그런 모습 현수한테 보이기 싫어 외
면하는)
현수 (그런 재호 보며, 맘 아픈)
$#32, 아파트 앞, 저녁
현수, 재호 담담한 얼굴로 걸어나온다.
현수 (잠시 걷다가, 재호 돌아보며) 들어가.
재호 나 낼부터 츨근할거야. 자리 다시 마련해 줘.
현수 (담담하게) 이불 잘 덮고 자. 감기 걸리면 안되는 거 알지?
재호 조심해서 가. (하고, 뒤돌아 걸어가고)
현수 (그런 재호 보는, 뒤돌아 걸어가는)
$#33, 현수의 집 안
현수, 실장 앉아있다.
현수 (말없이, 담담한 얼굴로 앉아있다)
실장 (그런 현수 보다가, 어렵게 말 꺼내는) 두 분 다 회사도 안나 오셨다 그러고, 연
락도 안되고 그래서 온겁니다. 얼굴 뵈었으니까 전 가겠습니다.
현수 (안보고)
실장 (걱정) 강재호 팀장하고 안좋으십니까?
현수 (애써 맘 다잡으며, 숨 한 번 쉬고, 실장 보며 담담하게) 낼,
제 빌라 좀 빼주세요. 저 재호씨 아파트로 들어가요.
$#34, 포장마차, 전경, 밤
길진E 어디까지 말 한거야? 어디까지?
정윤, 길진(평상복) 테이블에 앉아있다.
길진 (화난, 가라앉은) 재호 얘길 신형이한테 해서 어떡하겠다는 거야?
정윤 (담담하게, 길진 보는) ...
길진 너 잘못한거야. 재호한텐 약혼자가 있어. 가족이 있어. 그 사람들만이 재홀 돌봐
줄 수 있어. 신형이한테 말 할 필요 까진 없었어.
정윤 (담담하고, 단호한) 강재호씰 사리고 싶댔지? 강재호씰 살리려고 그런거야.
길진 (큰소리) 신형이가 어떻게 재홀 살려?!
정윤 기적이란거 믿니?
길진 안믿어.
정윤 기적도 안믿고, 이 힘든 세상을 넌 어떻게 사니?
길진 (보면)
정윤 (진지하지만, 편하게) 난 기적을 믿어. 암 말기에 입도 뻥긋 못하고, 낼 당장 영
안실로 갈 환자를 앞에 두고, 그 환자의 산소호흡기를 내손으로 떼면서도 난 빌지. 하
느님 기적을 내려주세요.
길진 (굳은) 그럼 그 사람이 살아나니?
정윤 이 세상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기도와 최선이야. 난 그걸 할 뿐이구.
길진 ...
정윤 신형이한테 강재호씨 얘길한게 그렇게 화가 나니?
길진 넌 신형일 지켜보지 않아서 그래. 난 신형이가 다시 재호 때문에 아파하는 모습
볼 수 없어. 싢 셩이 부모님들이 다시 재호 때문에 고통 받는 모습 볼 수 없 어!
정윤 (차분한) 그래, 그 이유 때문일 줄 알았어. (하고, 술따라 말시고, 길진 보며,,
가라앉았지만 단호한) 그런 데 길진아.
길진 (보면)
정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한 사람을 살릴수만 있다면, 그 사람 에게 살려는 희망
을 줄수 있다면, 우린 감당해야 돼. 세상에 목숨보다 소중한 건 없거든. 나도 신형일
아껴. 하지만, 지금은 내 환자가 더 중요해. (하고, 일어나 나간다)
길진 (맘 아프게, 눈 감는)
$#36, 신형의 방
신형, 침대맡에 기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약한 모습 아니다.
인써트 - 회상 (병원 일각)
정윤 (신형 보며, 걱정스런 맘 감추고, 담담한) 괜찮아.
신형 (얘기 이미 들은 상태로 가는, 눈가 붉어져 앉아있다, 정윤 안보고, 어른스레 참
으며 말하는) 얼마나... 살 수... 있어?
정윤 치료하고 지켜봐야지...
신형 (안보고) 그 사람은... 알고 있어?
정윤 응. (어렵게 부탁하는, 애써 담담한) 신형아, 강재호씨 좀 도 와줘. 치룔 안받으
려고 그래. 넌 도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얘 기한거야.
현실
신형, 흐르는 눈물 모질게 닦아내고 있다.
인써트 -
1, 35부에서 재호가 집 앞에 찾아왔을 때,
현실
신형, 눈물 닦고, 전화기 들어 버튼 누른다. 신호음 가다 떨어지면.
신형 (울음 참으려 하며, 단호하게) 형이야...
$#37, 길진의 방
길진, 침대에 앉아 전화 받고 있다.
맘 아프고 무표정한 얼굴이다.
신형E 재호... 회사전화번호 알지. 전화 번호 좀 알려줘.
길진 ...
신형E 핸드폰 번호가 바뀐거 같아서 그래. 알려줘.
길진 (냉정하게) 몰라. (하고, 전화 끊고, 답답한)
$#38, 신형의 방
신형, 전화기 내려 손에 들고 아픈 마음 참는 F.O
$#39, 재호의 수돗가 전경, 아침
$#40, 석구의 방
재영 (학교갈 준비를 한), 석구 (옷만 갈아입는) 서 있다.
재영 (속상한) 정말 말 안할거야?
석구 (안보고, 담담하게) 일이 있었다잖아.
재영 재호 오빠 만나더니 거기두 안가고 무슨 일인데...
석구 그냥 일이 있었어?
재영 (석구 제쪽으로 돌려 세우며) 무슨 일? 재호 오빠 만난것도 아니고, 시장일도 아
니고 무슨 일?
석구 친구 만났어.
재영 친구 누구? 만나서 뭐했어? 어디가서 밤 12시까지 있었어.
석구 너랑 나랑 결혼했다고 내가 모든걸 너한테 말해야 될 의무가 있니?
재영 (기가 막히고, 속상한) 뭐?
석구 친구 만났다고 말했지? 그럼 된거 아니야? 친구 만나서 뭐했 냐? 어디 갔었냐?
꼬치꼬치 그걸 너한테 말애야 되냐구?
재영 (화나 큰소리로) 그런것두 말 안할거면서 그럼 나랑 결혼을 왜 했어? 혼자 멋대
로 살지 결혼은 왜 했냐구?!
석구 (속상해, 큰소리) 그럼 무룰까? 그래, 물러! 물르면 되잖아!
그때, 방문 열리고 진숙 들어서며
진숙 물르긴 뭘 물러?
석구 (진숙 눈치보는)
재영 오늘도 일 안나가봐. 그땐 정말 가만 안있을거야. (하고 진숙에게) 학교 다녀올
게요, 이모. (하고 나가는)
진숙 (나가는 재영 보고, 석구에게) 앉자.
석구 (앉는)
진숙 너 또 빈둥거리는 병 도졌니?
석구 (답답하게 외면하는)
진숙 말해봐. 빈둥거리고 게으른 병 도졌냐구?
석구 (진숙 안보고)
진숙 (작게 한숨, 타이르듯) 시장일이 힘들어서 그러니?
석구 아니예요.
진숙 그게 아니면 왜 그래? 이 집안 살림이 요즘 어떻게 돌아가는 지 너 몰라서 이러
니? 집에 돈 버는 사람이 누구있어? 니가 자장이야.
석구 알아요.
진숙 아는 놈이, 그래? 가장인줄 아는 놈이 일거릴마다하고 친구랑 돌아다니느라 밤
열두시 땡치고 들어와?
석구 일이 있어요. 나갔다 올게요. (하고, 나간다)
진숙 너 행실 바로 해. 자식아!
$#41, 마루
석구, 신발 신는데 진숙, 방에서 나와 그런 석구 보며 말하는
진숙 한 번은 봐준다. 좋게 말할 때, 오늘 일 나가. 오늘두 일 안나 가면 재영이랑 둘
이 이집에서 내보낼 줄 알어. 어디서, 사지육신 멀쩡해서 밥을 얻어먹어. 이모도 남이
야. 나 더는 니들 뒷바라지 못해, 그리 알어. (하고, 방으로 들어간 다)
석구 (무거운 마음으로 일어나, 진숙의 방쪽 보고는 신자의 방쪽 보고, 조심스레 둘레
살피며 그 방 앞으로 거서는, 작게 말하 는) 할머니 계세요?
$#42. 신장의 방
신자, 실밥 뜯다가 '누꼬, 낼 찾는게' 하며 문을 연다
석구 (작고, 공손하게) 저예요. 저 잠깐 들어가도 되요?
신자 여자 혼자 있는 방에 사내자식이 뭐한다꼬 들어와.
석구 저 들어갈게요. (하고, 들어와 앉는다)
신자 와, 진숙이가 밥 안줘가 밥 얻어먹으러 왔나?
석구 저... (하고는 신자 눈치 보며, 주머니에서 비닐 봉지 하나를 꺼내 놓는다)
신자 뭔데?
석구 곶감이예요. 제가 할머니 드릴려고 샀어요.
신자 아이고, 야가 철나나 보네. 으른 공경할 줄을 아고. (하고, 비 닐 봉지안에 곶감
먹으며) 와따, 맛나다
석구 (눈치 보며) 저 할머리 물어볼 말씀이 하나 있는데...
신자 ?
석구 (어렵게) 전에, 전에요, 할머니 독산동 쯤에서 재영이 엄마 보 셨다면서요?
신자 (고개 저으며, 무심히) 아니.
석구 (실망하는) 재호, 아니 재영이 말로는 그런적이 있다던데?
신자 (곶감 먹으며) 뭐, 보긴 본것도 같은데.... (석구 보며) 그기 확실치가 않다. 길
건너에 있는걸 보고 막 뛰가 봤드니, 벌써로 어디로 갔는지 없데. 그때도 내가 돋보
기 안쓰면 뭐 보이지도 않을땐데 맨눈으로 봤으이, 잘못봤겠 지.
석구 (실망하는, 한숨 쉬는)
$#43. 수돗가
석구, 신자의 방에서 나오는.
신자 (방문 내다보며) 근데, 와그래? 이유는 말해주고 가야지. 이자 식아. 답답하게스
리 말도 않고.
석구 (안보고, 힘없이) 나갔다 올게요. (하고, 나간다)
그때, 진숙 마루에서 수돗가로 나오다 그런 석구 보고, 신자 보며
진숙 쟤가 왜 언니방에서 나와?
신자 연애 했다, 와?
진숙 농담 말고요. 쟤 언니한테 무슨 말해?
신자 재영이 엄마, 봤냐꼬 물어보대.
진숙 (어두운) 진순일?
$#44. 현수의 회사, 전경.
재호, 문 열고 치워졌던 자기의 책상을 직원1과 들고 들어온다. 다른 사람들, 모두
자리 배칠 다시 하는 분위기다.
그때, 현수 들어오며
현수 (재호에게) 뭐하는 거예요?
사원들 눈치 보고
재호 (일만 하며) 없어졌던 제 자리 만드는 중입니다.
현수 (답답하다, 맘 다잡고 직원1에게) 책상 도로 빼세요.
재호 (그 말에 현수 보면)
현수 (냉정하게) 강재호씨, 내가 분명히 말했죠. 강재호씨, 사표처 리 됐다구. (직원
1에게) 책상 도로 가져가세요. (하고, 자기 자리로 가 앉 는다)
직원1, 다른 직원과 재호 눈치 보며 책상 도로 가져 나가고.
재호 (속상한 얼굴로 가만 있다가, 현수 앞에 서서) 저 잠깐 뵐 수 있을까요?
현수 (단호한 얼굴로 재호 보는) ?
$#45. 카페 전경
$#46. 카페 안
재호, 현수 마주 앉아있다.
재호 (굳은 얼굴로, 단호한) 책상 다시 제자리에 갔다놔.
현수 (맘 아프지만, 단호한) 못해.
재호 일하고 싶어.
현수 일할 만큼 건강해지면 그때 해. 지금은 안돼.
재호 지금 해야겠어.
현수 나, 집 내놨어. 니 아파트로 들어갈까 해.
재호 ?
현수 필요하다면 나두 일 다 때려치우고, 니 옆에 있을래.
재호 (답답한) 너랑 나랑 한 집에서 일두 안하고, 얼굴만 마주 보 고 있자구?
현수 너 혼자 두기 불안해.
재호 결혼 안하고 한 집에서 사는거 남들 보기에 안좋아.
현수 (맘 아픈) 그럼 결혼할래? 그래, 결혼하자. 그래서 한 집에서 있자. 낼 당장 결
혼하자.
재호 이러지마.
현수 (맘 아픈) 내가 아파트에 들어가는것도 싫고, 결혼도 싫고, 그 럼 어떡해야 되는
거니? 니가 아파트 정리하고 내 집에 들어올래?
재호 (안보고) 회사에 자리나 다시 들여놔.
현수 (눈물 그렁해) 일하면 안된대.
재호 (답답한, 담배 입에 문다)
현수 (속상한, 담배 뺏어 재떨이에 버린다)
재호 (보면) !?
현수 (눈가 그렁해, 맘 아퍼 말하는) 밥두 안먹고, 약도 안먹고, 피 우지 말라는 담배
나 피면서... 차라리 너 다시 집에 들어가. (맘 아퍼 단호하게 말하는) 나 정말 이런
너, 더는 못보겠다.
$#47. 신형의 방
신형, 침대에 담담한 표정으로 넋을 놓고 앉아있다.
$#48. 거실
혜자, 동네 아줌마들 서너명과 얘기하고 있다.
정수기에 대한 설명하는 모양이다.
혜자 이 정수기 정말 써보시면 알겠지만 너무 좋아요.
아줌마1 가까운데 약수터두고 정수긴 무슨... 그리고 난 정수기 싫드라구요. 필터값
이 좀 비싸야지.
혜자 필터요? (손사레 치며) 이건 필터 사용하는거 아니예요. 반영구적인 필터가 내장
돼 있어서 그냥 사용하시면 돼요. 그리고 드셔보시면 알겠지만 물맛이 너무 좋아요.
약수터물 그거 못 믿어요. 지난번 길건 너 장미공원 약수터 수질 검사해보니까 거기서
대장균이 너 무 많이 나왔다잖아요. 들으셨죠, 그 얘기?
아줌마1 (떨떠름한) 그 얘기 뭐, 우리도 듣긴 들었는데... 우리가 다니는 약수터 얘
기도 아니고, 전 그냥 약숫물 먹을래 요. (하고 일어난다)
아줌마들, '나두 가봐야겠네' 하며 따라서 일어나고
혜자 (일어나, 애원하듯) 내 얘기 좀 더 들어보시고들 가세요. 네.
그래도 아줌마들 그냥 가고, 그때, 신형 내려오며
신형 엄마, 무슨 일이야?
혜자 (가는 아줌마들 보고, 정수기 한쪽에 치우며, 신형 안보고) 아 무일도 아니야.
(하고, 신형 보며) 잔다더니, 어디 가니?
신형 (머뭇대며, 가라앉은) 길진이 형네 좀 다녀올려고요.
혜자 그래, 다녀와.
신형 (나가고)
혜자 (심란하게 한숨 쉬는)
$#49. 길진의 오피스텔 안
길진, 신형 앉아있다.
신형 (담담하게, 가라앉은) 전화번호 알켜줘, 오빠...
길진 (안보고) 모른다잖아.
신형 각 회사 연락처, 갖고 있잖아. 취업상담자료로 쓸려고 뽑아논 거.
길진 없어.
신형 (심란한, 작게 한숨 쉬고, 잠시 생각하다 일어나며, 혼잣말하 듯) 내가 왜 그 생
각을 못했지...
길진 (보면) ?
신형 (보면, 차분한) 오빠가 안 알려줘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생각 났어.
길진 (보면) ?
신형 대진그룹이면 대기업인데, 일일사에 나와 있을테지. 그 회사 인사부에 물어보면
재호가 어디서 일하는지 알 수 있을테고. 아니다, 정윤이 언니한테 물어보는게 쉽겠다,
쉬워. (하고, 나가려하는데)
길진 (일어나 신형 돌려세우며, 안타까운) 재호, 만나지마라. 만나 서 니가 뭘 어쩔려
그래?
신형 (길진 안보고, 외면했다가 다시 길진 보는데 눈가 젖어있다)
길진 (안타까운) 재호, 현수 사람이야. 현수가 도와줄거야. 가족들도 있어. 그들한테
맡겨. 다시 만나지마. 신형아, 모르 는척 해라. 너랑 끝난 사람이야. 모르는척해
신형 (자리에 앉아, 터져나오는 울음을 손으로 막고, 맘 진정스키 려 애쓰며 눈물 닦
고 어른스레) 나두 그러고 싶어.
길진 (자리에 앉으며) 그럼 그러면 되잖아.
신형 (길진 보며 울음 참으며, 어른스레) 그런데, 그게 안돼.
길진 ...
신형 재호 나한테 왔었다고 했지? 왜 그랬을까 생각했어. 걘 내가 필요했던 거야. 난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몰라. 하지 만, 걜 혼자 둘 수만은 없단 생각이 들어. 이젠 다
시 걜 혼자두지 않을거야. 형.
길진 (안타깝고 속상한) 신형아...
신형 (울음 참으며, 단호한) 시간이 없대. 나 막지 마. (하고, 외면하는데, 눈물 흐르
는)
$#50. 재호의 아파트 전경, 저녁
현수E 재호야, 이러지마.
$#51. 재호의 집 안
재호, 서서 술을 병째 마시고, 현수, 그런 재호의 술병을 뺏으려 한다.
재호, 현수에게 안 뺏기고 먹는.
현수 (울며 소리치는) 재호야, 제발 이러지마.
재호 (벌컥이며 술을 다 마셔버리고, 빈병을 던져 버리고 현수 본 다, 눈가 그렁하지
만, 단호하다)
현수 (그런 재호 차마 못보겠어서, 주저앉듯 쇼파에 앉는다. 맘 아 프게 머리 쓸어올
리는)
재호 (그런 현수 보며, 비틀비틀 쇼파에 앉아 담배 피워문다)
현수 (애써 담담하려 하며, 이 앙다물고 재호 보는)
재호 (현수 안보고 단호한, 투정하듯 하지 말 것) 일 자리 줘. 만약 그렇하지 않으면,
난 계속 방안에서 이렇게 밖엔 못 할 거야.
현수 (맘 아픈, 힘주어 말하는) 왜 이러는 건데?
재호 (맘 아픈, 이 앙 다물고, 자조적인) 살기 싫은 세상이야, 빨리 가고 싶어.
현수 (그런 재호 보며 맘 아픈, 가라앉은) 우리 헤어지자.
재호 (보면) ...
현수 나랑 있기 싫어서 이런거면, 우리 헤어져.
재호 (현수 외면하고, 담담하게) 아니, 난 니 옆에 있을거야. 어디 에두 안가.
현수 (맘 아픈 거짓말이다) 너 이런 모습, 난 더는 볼수가 없어. 나 너 싫어졌어. 차
라리 이모집에 가.
재호 (현수 보며, 눈가 그렁해) 거짓말이야, 넌 날 사랑해.
현수 (맘 아퍼, 목소리 떨리는) 내가 널 사랑하는걸 알면서, 나한테 이렇게 해야겠니?
재호 (그 소리 멍하니 듣다가 외면한다)
현수 (가라앉은) 말해봐, 말해봐.
그러나, 현수의 마지막대사 재호의 귀에는 '부'하는 부저음 소리로 밖에는 둘리 지 않
는다.
현수, '재호야, 나 좀 보고 얘기하자, 우리 얘기하자' 하지만, 역시 재호의 귀에 는
안들리는.
재호 (현수 돌아보며, 넋나간 듯 가라앉은) 현수야... 너 지금 뭐라 그랬어? 나 아무
소리도 안들려.
현수 (가슴이 철렁한다) ?
시간 경과, 불꺼진
재호, 침대에 누워 자고 있다.
현수, 그런 눈가 그렁해 서글픈 표정으로 그런 재호를 쇼파에 앉아 보고 있다.
회상.
1. 1부에서 재호가 현수의 옷에 커피 쏟던
2. 첫키쓰 했을 때
3. 학교에서 재호가 현수를 안아주던.
$#52. 집으로 가는 길
현수, 눈물 흘리며 담담하게 걸어가고 있다.
$#53. 현수의 집 안
현수, 침대에 앉아 슬픈 얼굴로 술을 마시고 있다.
인써트 - 회상.
신형과 입을 맞추던 재호, 그리고 길진과 함께 처음 넷이 만났을 때, 신형과 행복하던
재호 모습, 지나가는.
현실.
현수, 넋나간 얼굴로 술을 마시는.
$#54. 재호의 방
재호,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55. 신형의 방
신형, 책상 앞에 힘든 얼굴로 머리 괴고 앉아있다.
그때, 전화벨 울리는. 신형, 전화 받으며 무심히
신형 여보세요?
현수E ...
신형 여보세요? (혹시나 싶어) 재...호니?
현수E 언니, 나 현수야.
신형 ?!
$#56. 현수의 방
현수, 눈가 그렁해 전화하고 있는.
현수 (가라앉은) 언니... 보고 싶은데, 나 만나줄거니?
신형E ....
현수 왜, 나 보기 싫어?
신형E 아니야, 그래, 현수야, 우리 만나자.
$#57. 신형의 방
신형, 맘 아프지만, 담담하려 하며 메모장에 약속장소 적는
신형 알았어. 낼 그리로 갈게. (사이) 어, 끊자. (하고 수화기 내려놓고 외면하는데
눈가 그렁해 있다)
$#58. 진숙의 집, 전경, 아침
진숙 (E, 속상한, 가라앉은) 니가 뭘 한다고 재호 엄말 챴냐고?
$#59. 진숙의 방 안
석구, 진숙 앉아있다.
석구 (눈치 보며) 그냥 궁금해서 그랬어요.
진숙 (속상한) 갑자기 죽은 사람이 왜 궁금해.
석구 돌아가셨다구 장담 못하잖아요.
진숙 (십년 넘어 이십년 가까이 연락없으면 죽은 사람이지, 그게 산사람이니? 넌 할
일이 그렇게 없어. 아무리 궁굼해하지 않는 사람을 니 가 뭔게 찾아다녀? 일두 다 팽
개치고 불불대면서, 왜 그러는 데?
석구 (속상하게 가만 있다가, 다짐하듯 진숙 보며) 실은... 재호가, 엄말 찾아요.
진숙 ?
석구 많이 보고 싶은거 같아요. 저 재호 부탁 들어주고 싶어요, 이 모.
진숙 (속상해, 전화기 보는)
$#60. 재호의 집 안
재호, 심란한 얼굴로 전화 받고 있고,
현수, 죽 끓이며 그런 재호를 걱정스레 보고 있다.
진숙 (E, 속상한) 너, 나랑 약속한 거 잊었어? 느이 엄마 죽은 사 람이라고 치고, 다
신 찾지 않기로 분명히 약속했었지?
재호 ...
$#61. 진숙의 방
진숙, 전화하고 있고,
신자, 고구마 삶은 것 들고 무심히 들어와 앉는.
진숙 너 고등학교 때 그렇게 약속했니, 안했니? 그때, 너 공부도 안하고, 이리 저ㄹ
방황하면서 미친 듯이 느 이 엄마 찾아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고 그랬지? 그래서 못찾
았지? (사이, 맘 다잡고) 괜히 쓸데없는 일에 정신 팔지 말고, 회사 일 잘 해. 너 그
만치 사는거 느이 엄마한테 보여주고 싶은 마 음, 이모 이해 못하는건 아닌데, 찾자마,
시간낭비야. (하고, 전화 끊는다)
$#62. 재호의 집 안
재호, 힘들게 전화기 내려놓는다.
그때, 현수 옆으로 와 말하는
현수 죽 먹자.
재호 (식탁으로 가서 앉아, 힘들게 죽 먹는)
현수 (그렇게 먹어주는 재호가 고맙다, 눈가 그렁해지며, 애써 웃 으며) 맛있어?
재호 (먹기만 하는)
현수 (그런 재호 보는)
$#63. 진숙의 방
진숙, 심란한 얼굴로 고구마 껍질을 손톱으로 까고,
신자, 고구마 먹으며 그런 진숙 보며
신자 (어렵게) 니 혹시...
진숙 (고구마 꺼며) 무슨 말이 하고 싶어요.
신자 니, 혹시 진순이 어데 사는지 아나?
진숙 (보면) ? 신자 자고로, 산사람은 연락이 안와도 죽은 사람은 연락이 오는기 다.
와 그러냐, 주민등록증 말솔 해야 하거든. 그란데, 진순인 전혀 연락이 없어. 그라고
니가 막무가내로 찾아보지도 않고, 죽었다 죽었다 카는기 낸 아마캐도 수상쩍다. (떠
보듯) 니 진순이 소식 알쟤? 어데서 살림차려가 사나?
진숙 ... (심란하게 고구마 놓고, 일어나 나간다)
신자 (진숙 나간 방문쪽 보며) 저기 증말 아는거 아이야.
$#64. 마루
진숙, 심란하게 앉아있다.
$#65. 재호의 집 안
상은 이미 치워진 상태다.
재호, 식탁에 아픈 얼굴로 앉아있고,
현수, 물과 약을 준다. 재호, 먹는
현수 도대체 두통약을 얼마나 먹은거야?
재호 ...
현수 오늘은 집에서 쉬어.
재호 그래, 그래야겠다. (하고, 일어나 침대로 가 눕는다)
현수 (그런 재호에게로 가 서서, 이불 덮어주고) 저녁에 봐.
재호 ...
현수 (백 매고, 문 열고 나가려다가, 다시 재호 보는데, 눈가 그렁 한)
$#66. 신형의 집, 앞
신형, 시계 보며 서둘러 대문 열고 나와, 길가쪽으로 뛰어간다.
$#67. 카페 앞
신형, 택시에서 내려 카페 보고 그리로 들어가는.
$#68. 카페 안
현수, 신형 앉아있다.
현수, 힘들게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어색하게 웃으며, 신형 보고 말하는.
현수 차가 맛있다. 언니두 차 들어.
신형 (긴장한 얼굴로 현수 보는)...
현수 (신형 안보는)
신형 (그런 현수 보는)
현수 (안보고, 서글픈, 가라앉은) 나, 헤어질려 그래.
신형 ...
현수 아픈 사람 두고, 도망가려는, 그런 마음은 아니야.
신형 알어.
현수 (눈가 그렁해지며, 안보고, 마음 아픈) 하는데까진 해볼려 그 랬어.
신형 ...
현수 근데, 재호가 허락을 안해.
신형 (맘 아프게 현수 보는)
현수 (신형 보며 울음 참으며, 어른스레) 내 옆에서 죽고 싶대.
신형 (눈가 붉어져, 그래도 맘 다잡고, 현수 보는) ...
현수 (울음 참으며, 가라앉은) 내 앞에선 죽고 싶을지 모르지만, 왠 지 그런 생각이
들어. 언니 앞에선 혹시, 살고 싶지 않을까?
신형 (눈물 주룩 흘리며, 단호하게) 재호, 어딨어.
그런 신형의 얼굴에서 엔딩.
(제 36 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