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제설작업
2023년 1월 8일 일요일
음력 壬寅年 섣달 열이렛날
거의 폭설 수준으로 쏟아놓은 눈도 모자라는 듯이
하루종일 눈발이 흩날린 어제는 그야말로 세상이
온통 순백의 색깔, 하얀 눈꽃으로 뒤덮어 놓았다.
눈이 내려 포근했지만 오늘은 날씨가 돌변했는지
이른 아침 수은주가 사정없이 곤두박질을 하였다.
영하 17도, 그렇지만 바람이 없어 그다지 춥다는
느낌은 없다. 제대로 추위에 단련되어 그렇겠지?
어제 적설량은 아마 20cm는 족히 넘었을 것 같다.
아침나절 눈이 내리고 있는데 이서방이 제설작업을
하는 것 같아 내려갔더니 넉가래로 혼자 진입로에
내려가 치우고 있었다. 옆집은 주말이라서 손님이
있는지 일찌감치 진입로를 치워 염화칼슘을 뿌려
길을 터놓으려고 좀 서두르는 것 같았다. 이서방이
함께 마무리를 하고 우리 진입로에 잔뜩 쌓인 눈을
치웠고 촌부는 바람돌이를 짊어지고 단지 내부를
치웠다. 그리고나서 염화칼슘을 잔뜩 뿌려놓았다.
계속 쏟아지는 눈이라 아무래도 그친 다음 또다시
제설작업을 해야할 것 같아서 오전작업은 마쳤다.
아내와 처제가 함께 준비한 뜨끈뜨끈, 쫀득쫀득한
수제비를 맛있게 먹고 쉬었다가 다시 제설작업을
시작했다. 그때까지도 눈발이 흩날렸다. 아침나절
염화칼슘을 뿌려놓은 진입로는 내리는 대로 녹아서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문제는 단지 내부였다. 워낙
넓은 단지라서 주차장 두 군데, 중앙통로, 집주변의
제설작업도 만만찮은 일이다. 얼마전 새로 구입한
이서방 바람돌이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지만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넉가래로 치워야했다.
이서방은 주차장을 치우고 촌부는 바람돌이를 이용
중앙통로를 따라 올라오면서 집주변까지 다 치웠다.
아내의 운동길을 치우려는데 연료가 떨어져 작업을
할 수가 없었다. 기왕 연료도 떨어졌고 힘도 들어서
다음에 하기로 하고 마쳤다. 그 운동길은 오늘 아침
운동삼아 빗자루로 마무리했다. 운동길은 잘 치울
필요는 없다. 많이 내린 눈이라서 발이 빠지지 않게
추운 날씨에 얼어 미끄러지지 않게만 대충 치우면
된다. 아내와 처제를 위한 배려라고 할까? 힘이 좀
들긴 해도 제설작업을 마치고 나면 너무 뿌듯하고
아주 흐뭇하다.
어제 아침나절 진입로를 다 치워갈 무렵 택배차가
올라왔다. 멀리 전주에서 '잘익은 언어들' 이라는
서점을 운영하는 옛 동료가 택배를 보내왔다. 책
뿐만아니라 카렌다, 다이어리, 손수 자필로 손편지
같은 카드와 스넥 봉지에 글을 써서 보내와 아내와
함께 센스가 넘친다며 웃었다. 꽤 오래전 광고회사
시절부터 우리는 그녀를 지카피님이라고 불렀다.
예전 광고회사 시절의 카피라이터,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함께 일했던 인연을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얼마전 지금의 서점 건물을 지어주신 아버님께서
작고하셔서 슬픔으로 일상을 지내고 있을 것이라
여겨지는데 꿋꿋하게 서점을 운영하며 카피까지
쓰는 광고일을 계속하고 있는 그녀가 참 대단하다.
굳은 의지로 성실하게 서점 운영과 광고일을 하는
지카피님의 발전을 기원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첫댓글 눈길을 보면서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서울에는 눈이 안와서 그저 반갑기만 한데 촌부님이
치우시는 것을 보니 공연히 죄송할 따름입니다. 건강한 날 되세요
전혀 그러실 필요가 없습니다.
각자 처해진 현실에 충실하는 것이니까요. 걱정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눈이 정말
많이 내렸네요
제설 작업이 너무 힘드시겠어요
많이 내렸습니다.
힘들긴 하지만 뿌듯함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무주 적성산 설경 같네요?
즐감 합니다
무주도 눈이 많이 내리는 고장이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