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웨딩드레스좀 맞쳐줘."
"..이여자, 누구야?"
나의 물음이 끝나기 무섭게 내팔을 잡고
구석으로 끌고간 이남자는, 내게만 들리게 속삭인다.
"곧 나와 결혼할 신부.부모님이 원하셔."
.........끝까지 이러지.
"..너, 너무 하다고 생각하지않니..?"
"어쩔수없어."
"그러니깐, 지금. 너 결혼하니깐, 신부 드레스를 나보고 만들으라고..?"
"어."
"그리고, 그 드레스는 내께아니고..?"
"어."
"지금, 내 남자친구 결혼식에 쓸 웨딩드레스 만들으라는거지."
"어."
"나랑 장난하니?"
"장난아냐. 너 웨딩드레스 만드는 솜씨하나는 인정하니깐."
..하.
피시식, 하고 새는 웃음이 나왔다.
이별을 고하는 말도 없이 자신의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만들으라는 이남자와,
지금 저쪽에서 나를 의아한눈으로 보고있는 저여자와,
자신의 남자친구인 신부를 위해 웨딩드레스를 만들어야하는 나와,
...그러면서도 어쩔수없이 치수를 재러가는 이 개같은 상황에 화가 났다.
가까이서 여자를 본 내입에서 절로 '에게게.' 하는 소리가 나왔다.
정말 그정도였다.
이쁘지도 않은 얼굴과 꾸미고 살것같지 않은 옷차림.
유행에 따를만큼 센스있어 보이지도 않고,
그냥 어디서나 볼수있는 여자였다.
적어도 나보다는 나은 여자를 찾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꼼꼼히 치수를 적으며 작은 수첩에 기입하고 있던 내게,
여자가 조용히 물었다.
"성하씨요, 원래 알던 사이에요?"
..뭐라 대답할까. 사귀는 사이라고,
어제만해도 만나서 데이트를 했다하면 믿을까.
"아뇨, 그냥 알던 사이였어요, 그냥..아, 팔좀 들어주실래요? 사이즈 재야하거든요."
"전요, 정말 성하씨랑 결혼해서 너무 좋아요."
"...네, 좋으시겠어요."
애써 덤덤하게 말하며 말꼬리를 돌리려던 내게
여자가 정말 행복한듯 말을 이었다.
입을 다물어야 했다.
더이상 손댈수없을만치 눈물이 가득 고였으니까.
"자, 다 됬습니다. 아, 결혼식예정일이 언제세요?"
"이주일남았어요. 하하,그안에 완성할수있을까요?"
"네,날은 언제잡으셨어요?"
"꽤 됬어요.음, 한달됬나? 언제쯤 찾으러 올까요?"
"...10일정도 후에 오시면 될꺼에요. 신..랑분이 많이 기다리시겠어요. 안녕히 가세요."
"네. 안녕히 계세요."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지금 이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결혼한다잖아...나, 버림받은거잖아...
뚝뚝 흘러내리는 눈물은 어찌할 도리없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크게 느껴지는 비참함과 결혼식 모습이 겹쳐보이는 바람에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버림받은거야.........
그럼에도 미워할수가 없었기에, 그만큼 많이 사랑한다는걸 깨달았기에..
\
그이후로 여자는 자주 찾아왔다.
'성하씨'가 직접 그려줬다는 웨딩드레스도안을 보이며 웃는 여자는 정말 행복해보였다.
연한 분홍빛 드레스.
드레스를 보자마자
'까무잡잡한 피부의 저여자와는 안어울릴텐데'
하는 생각이 먼저들었다.
직접 드레스도안을 그릴만큼 패션에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그가 자신의 신부가 입을 드레스를 이렇게 언밸런스 하게 맞출리가 없는데.
약간의 의아함이 들었지만, 그것도 곧 하나의 '질투'라고만 여기며
열심히 드레스만드는것에만 몰두했다.
..마지막 선물, 내가 그에게 줄수있는 마지막 선물이 될테니.
"..다 만들었어?"
"당연하지."
"1월 26일이야. 오전8시까지, 꼭 와."
...너 사람 끝까지 비참하게 만든다.
드레스를 들고가며 청첩장하나없이 오라고만
달랑말하고 뒤돌아 가는 그모습이 얼마나 아프던지.
...1월 26일.
무슨 결혼식이 이렇게 이른 시간에 할까.
마지막으로 거울에 걸터앉아
어제 우느라 부어버린 눈을 얼음으로 가라앉히고,
코트를 걸치며 일어났다.
금방이라도 터질것같은 울음에 입술이 가늘게 떨려왔지만,
어느 생각으로 왔는지, 뭘타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난 예식장 앞에 서있다.
짧은 쉼호흡과 함께 예식장에 발을 들어놓을라 치면.
"에이, 왜이렇게 늦었어요?"
....뭐야, 이거.
왜 신부가 드레스조차 입지않고 화장조차 하지 않은 모습인지.
놀라움에 주위를 둘러보면,
어느새 날 끌고가 누군가의 앞에 세우는.
"...윤성하.."
"........늦었어, 얼른 입어. 평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이잖아."
내게 눈을 찡긋하고 내가 직접만든 분홍색 드레스를 건네는.
......나 지금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니..
신부 대기실에 들어가서
어안이 벙벙해진체 화장을 하고 드레스를 입으면.
..아..이드레스 딱 내사이즈구나..
분홍색..나한테 제일 잘어울린다 그랬던 색이었구나..
그제야 뭔가 알것같은 기분에 고개를 획돌려봤다.
"내가 바람필리는 없잖아, 그치?"
"못됐다, 진짜."
"..미안, 그래도 특별한 이벤트였지?"
"..그럼, 저여자는 누군데?"
"..아아, 사촌누나. 야야, 이상한 생각하지마. 나 근친은 싫다~?"
쿡하고 웃는 그모습이 얼마나 얄밉든지.
어느새 모여있는 가족들과 친구들.
"뭐야, 다 알고있었어??"
"미안미안, 성하가 말하지 말라그러드라고.자자, 얼른 하고 나와."
.화장을 받으면서도..울컥울컥. 괜시리 울컥한 마음이 솟구치고.
"나 이결혼안해!!!!!!!!!!"
결국 입장때가 다 되서야 억울한 마음에 소리를 치면.
그러면.
"미안한데, 벌써 입장이거든?"
하고 슬그머니 팔짱끼는 이남자.
내남자친구의 결혼식. 그리고, 나의 결혼식.
........살며시 고개를 들면,
저쪽 바닥에 떨어져있던 청첩장하나가 눈에 보인다.
[신랑 : 윤성하. 신부 : 이연경]
베시시, 그제야 웃음이 나면.
싱긋 웃으며 내 눈에 고여있던 눈물을 닦아 주는..
"....사랑해..."
하나의 헤프닝으로 기억할게.
하나의 프로포즈로 기억할게.
..........영원히 너만 사랑할게....
네 저같아도 그럴꺼에요ㅋㅋㅋ 어떤 옘병할 새끼가 상처주고 결혼하쟤ㅋㅋㅋㅋ<<
반공윤님 소설은 반전이 무지 잼있어요>0<~~
ㅋㅋㅋㅋㅋㅋ아우 감사합니닼ㅋㅋㅋ
아 감동 ㅠ
ㅜㅜㅜㅜㅜㅜ
오메나 얼마나 놀랬다궁, 호아호아 그래도 해피엔딩이라 얼마나 기쁘던지~
엠캉님ㅜㅜ 계속 꼬릿말 달아주시고ㅜㅜㅜ사랑해요!!
ㄷㄷㄷㄷㄷㄷ 정말 멋지구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남자주인공 욕하고 있엇어 ㅠㅠ -.- ㅎㅎㅎㅎㅎ 멋져욧 !!!! 반전짱~~ㅎㅎㅎㅎ 반공윤님 짱!
전 쓰면서 욕했어요^^^저런 ㅂㅎ제ㅐㅁㅍ;니ㅓㅍㄴㅍㅁㅍ 막요러고ㅋㅋㅋ
우와, 남자분 프로포즈 짱이다 ㅋ ㅋ
아니에요아니에요 !!!!!!욕하셔야 정상이에요!!!!!!!
대박재밌습.. 학생 연애글만보다가 이런 어른스러운!글 보니깐 웬지 ㅎㅎ 좋네요
예상도 못했는데.. 남자가 참.. 짖궂어요..
우왕재밋어요 ㅎㅎ 잘읽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