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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금지법 발효이후 사교육의 기승이 우려스러운 가운데 성균관대 연세대가 선행을 부추기는 경시대회를 버젓히 열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원서접수를 통한 모객은 물론 일부 시행과정을 사교육업체와 공유한다는 점에서 사교육과 선행학습 확대에 대학이 앞장선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연대 경시대회는 상위학년 응시가능이라는 문구로 아예 선행을 조장하고 있었고 성대 경시대회역시 참가 가능 학년과 하위학년 제한 규정만 있을 뿐이어서 실질적으로 상위학년 응시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돼 선행교육 금지법에 정면으로 맞선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성대 경시대회는 원서접수 배너 옆에 교재 구입 안내가 게재돼 있고 하늘교육에서 경시대회 대비 동영상 강좌까지 판매하고 있어 성대가 입시업체의 영리행위에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두 대회 모두 학부모들 사이에서 명성이 높아 원서접수 기간을 연장할 정도였지만 원서접수 과정에서 사교육 기관인 하늘교육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두 경시대회 모두 하늘교육 홈페이지의 메인에 배너로 버젓이 게재돼 있는데다 하늘교육이 운영하는 연수원에서 접수가 가능한 때문이다.
연대와 성대가 주요대학 가운데 특기자전형을 가장 많이 운영한다는 점에서 특기자전형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기고 사교육업체와 결탁, 선행을 조장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나 자녀에 대한 기대심리를 파고들어 선행을 조장하는 일은 주요 대학이 할 일이 아니다. 대입의 특기자전형이 축소 방향으로 간소화되는 흐름에 역행해 특기자 전형을 고수하는 두 대학이 선행금지법이 발효된 상황에서 사교육업체와 손잡고 들어 사교육을 조장하는 일은 이해하기 힘들다. 현장에서 입시제도의 변화를 잘 모르는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무조건 봐야할 시험이라는 학원 얘기를 믿고 응시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높은 인기의 연대 성대 경시...사교육기관과 선행교육 조장>
연대 창의수학 경진대회도 높은 인기로 접수기간이 2주 동안 연장될 정도였다. 지난 달 22일 연세대 창의수학 경진대회를 이달 5일까지 2주간 연장하는 것이 결정됐다는 공지사항이 게재된 때문이다.
문제는 두 대학의 학력경시대회가 사교육기관인 하늘교육의 홈페이지 하늘교육의 홈페이지(www.edusky.co.kr) 메인에 버젓이 게재돼 있다는 점이다. 사교육기관의 홈페이지에 대학 주최의 경시대회 배너가 걸려있는 것이다.
공적 책무가 있는 대학이 사교육기관과 함께 영리목적성이 다분한 경시대회의 주최가 된다는 점에서 비난의 여지가 크다. 사교육기관과 달리 공적인 지위에서 교육을 실시하는 일종의 공공기관인 때문이다. 설립유형이 사립이라 할지라도 공립대학의 교육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고등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사립학교법과 고등교육법 등을 통해 국가의 법체계 내에서 활동한다는 점이 근거다. 더구나 국가가 부여하는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해 한정적/일시적인 재정지원 및 보조금도 받는다는 점에서 공적 성질이 강하다.
연세대와 성균관대 모두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각각 6억8000만원과 14억원을 받은 점에서 더욱 비난 받아야 한다. 해당 사업에서 직접적으로 경시대회 주최여부를 심사하지는 않으나 입학전형 구조 및 설계상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한 공로로 인정받은 보조금을 받은 두 대학이 사교육기관의 경시대회를 주최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더 큰 문제는 연대와 성대 두 대학이 개최하는 경시대회에서 선행을 부추기는 듯한 배너문구와 시험요강이 게재된 점이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규제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하는 분위기에 정면으로 맞서는 행태라는 점에서 더욱 비난 받을 일이다.
연세대 창의수학 경진대회의 경우 아예 팝업창 배너와 대회 개최 요강에서 ‘상위학년으로의 응시는 제한 없이 가능하다’고 표기하며 선행교육을 부추기고 있었다. 성대 영어 수학 경시대회의 경우 초등학교 1,2학년은 초등학교 3학년 영어에 응시할 수 있다고 명시해둬 일정 부분 선행을 조장하고 있었다. 더구나 참가대상이 영어는 초3부터 고2, 수학은 초1부터 고2까지이며 학년별 시험범위와 하위학년 응시금지규정만 있을 뿐 ‘해당학년 응시만 허용’과 같은 규정이 없어 해석상 상위학년 응시도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대 경시대회는 사교육 콘텐츠를 하늘교육에서 구매가 가능하게끔 안내를 하고 있었다. 성대경시대회 기출문제집을 구매할 수 있었으며, 성대경시대회 대비 동영상 강좌를 구매할 수 있는 페이지로 접속할 수 있는 하이퍼링크까지 탑재하고 있었다. 링크를 누르면 ‘에듀원(www.edu1.co.kr)’이라는 동영상 콘텐츠를 판매하는 홈페이지로 접속이 됐다.
<대학의 공적 책무를 져버린 연대 성대>
연세대 창의수학 경진대회는 대회 주관이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었다. 사교육입시기관을 주관으로 내세우지 않았으나 상위학년 응시 가능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대놓고’ 선행교육을 부추기고 있었다.성대경시대회는 주관사가 명목상 없으나 실질적으로 하늘교육이 주관사라는 정황이 많아 사교육입시기관의 영리행위에 고등교육이라는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대학이 가담해 비난을 받을 소지가 컸다.
하늘교육이 실질적 주관이라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균관대 전국영어수학학력경시대회 홈페이지상의 도메인 주소가 ‘skku.edusky.co.kr’로 하늘교육 도메인을 활용한다는 점 ▲하늘교육 센터 및 교육원 에서 관련 문의를 받고 있으며 원서접수를 받고 있다는 점 ▲성균관대 영어/수학 학력경시대회 고사진행본부 주소와 하늘교육 메인페이지의 본사 주소가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2길 25(여의도동 한진해운빌딩 15층)’으로 동일하다는 점 ▲전화번호도 02-761-3200으로 동일한 점이 근거다.
성대경시대회 동영상 강좌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홈페이지 ‘에듀원’도 하늘교육과의 연관성이 드러난다. 하늘교육, 성대경시대회 고사진행본부와 동일한 주소를 사용하고 있는 때문이다.
연대 경시대회도 하늘교육과의 연관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하늘교육 메인페이지에서 연세 창의수학 경진대회 운영위원회 홈페이지로 접속할 수 있는 배너를 확인할 수 있는데다 하늘교육 지점에서 방문접수를 통해 원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하늘교육 철산교육원이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연세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연세 창의수학 경진대회>를 접수 받고 있다”며 “하늘교육 지점 방문 및 온라인 접수가 가능하다”는 포스팅이 게재돼 있다. 참가 인원을 늘리기위한 사교육기관의 원서접수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접수과정에서 다양한 고입 대입 전형에대한 오해들과 불안심리를 확대재생산 할것이기 때문이다.
<대학경시대회의 문제점...학부모 불안 심리 이용>
실제 외고/국제고/과고 등 특목고 입학전형을 살펴보면 ‘올림피아드, 교내/외 각종 경시대회 등 입상실적, 영재교육원 교육 및 수료 여부 등’이나 ‘TOEFL/TOEIC/TEPS/TESL/TOSEL/PELT/HSK/JLPT 등 각종 어학인증시험 점수, 한국어/한자 등 능력시험 점수’를 자소서나 추천서에서 기재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기재 금지사항을 해석하면 입상실적을 배제할 뿐 입상을 위한 노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지 않아 기재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특목고 입시전형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를 파고들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대입에서는 특기자전형을 통해 외부 수상실적을 기재한 자소서 제출이 허용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4월 자소서에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공인어학성적 기재시 0점 처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교협 공통양식 보도자료에서 “공인어학 성적 등이 제한 되는 것은 학생부 전형에 한정되며 특기자전형에서는 작성이 가능하다”고 밝힌 때문이다.
두 학교 모두 특기자전형을 선호하는 학교라는 점에서 전형에 활용되지 않는다고 기대할 가능성은 떨어진다. 두 학교의 경시대회 모두 총장상을 수여하는데다 수학/과학 분야 특기자전형을 가장 많이 운영하는 학교인 때문이다. 연세대의 경우 2016학년 수시저원 2390명 중 40.58%인 970명이 특기자전형 선발인원이다. 성균관대의 경우 특기자전형은 아니지만 논술위주전형인 과학인재전형에서 자소서를 받는다. 학생부종합전형에 한정된다는 원칙을 비껴가는 셈. 올해 2015 수시에서는 193명, 2016 수시에서 140명으로 선발규모가 줄었지만 의예과와 삼성취업 보장이라는 계약학과들을 선발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더구나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2014고교 유형별 합격자 수에서 성균관대는 서울시내 상위 15개 대학 중 과고 입학생이 212명으로 서울대의 211명 보다 1명이 더 많을 정도였다.
초/중학교의 경우 고등학교와 달리 ‘모의고사’라는 전국단위 성격의 평가가 전무하다는 점도 경시대회가 파고드는 틈으로 작용한다. 매년 6월 시행하는 실시하는 ‘학업성취도평가’가 있으나 지난해 부터 초등학생이 배제됐고 중학교에서도 3학년 학생에 대해서만 실시한다.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을 따라갈 수 있는 지 확인하는 기초학력 수준의 테스트라는 점도 고려하면 ‘공부 좀 한다’는 자녀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실력체크를 하는 ‘모의고사’ 역할도 하고 있다.
베리타스알파 2014.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