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털루 전투와 나폴레옹의 실수
나폴레옹은 과거에 미련을 두지 않고 쉴 새 없이 새로운 할 일을 찾아 나서는 사람이었다. 그런 나폴레옹이 죽기 전까지 두고두고 미련을 보인 전투가 워털루 전투이다. 그는 세인트헬레나섬에서 유배 생활을 하면서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그 전투를 지휘할 수 있다면’이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나폴레옹은 워털루에서 너무나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나폴레옹의 전기 작가들은 워털루에서 나폴레옹은 자신이 가르친 교훈조차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적이 충분히 대비하고 있고, 자신은 제대로 관측조차 하지 못한 곳에서 전투를 벌였다. 전장을 충분히 돌아보지도 못하고, 말 위에서보다 테이블 앞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전투를 너무 늦게 시작했고, 전투 중에는 미셸 네 원수에게 지휘를 맡기고 너무 뒤에 머물렀다. 프로이센군이 워털루 전투에 합세하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지만, 나폴레옹은 그들이 도망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역시 아무런 근거 없는 추정이었다.
이전의 그에 비해 굼뜨고, 망설이고, 냉철한 판단이 아니라 믿음에 의지해서 움직였다. 나폴레옹의 몰락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은 그 원인을 다양하게 추정한다. 위경련, 치질, 비만, 수면 부족…. 그 추정들을 모으면 나폴레옹은 병상에 있어야 할 중환자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워털루 전투를 망친 결정적 원인은 근거 없는 확신이었다. “30분이면 우리는 승리한다.” 과거에는 그 말이 거짓말처럼 맞았다. 하지만 워털루에서는 맞는 말이 없었다. 나폴레옹은 러시아 원정에 실패하고 한 번 몰락을 맛보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이성을 압박했던 것은 아닐까?
나폴레옹이 감정에 휘둘리자 누구도 직언을 하지 못했다. 요즘 우크라이나 전쟁이 화두인데, 한쪽에 불리한 말을 하면 당장 당신 어느 편이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늘었다. 사회의 모든 이슈에 대해 이념과 대중의 감정에 영합하는 사람도 늘었다. 어떤 분야에서도 이래서는 승리할 수 없다.
임용한 역사학자